문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하지 않겠다"
경향신문ㅣ곽희양 기자ㅣ2017.06.06 10:29:00 수정 : 2017.06.06 10:37:25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현충일 추념사 전문이다.
[문대통령 추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예순 두 번째 현충일을 맞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거룩한 영전 앞에 깊이 고개 숙입니다. 가족을 조국의 품에 바치신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충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오늘 이곳 현충원에서 ‘애국’을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입니다.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 시련이 멈추지 않은 역사였습니다.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습니다. 지나온 10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지킨 것은 독립운동가들의 신념이었습니다. 항일의병부터 광복군까지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의 신념이 태극기에 새겨졌습니다. 살이 찢기고 손발톱이 뽑혀나가면서도 가슴에 태극기를 품고 조국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가를 키우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나라 잃은 설움을 굳건하게 살아냈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이 국가의 예우를 받기까지는 해방이 되고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합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의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겠습니다. 기억하고 기리겠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는 동안, 목숨을 바친 조국의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전선을 따라 늘어선 수백 개의 고지마다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찾고자 피 흘렸던 우리 국군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짧았던 젊음이 조국의 땅을 넓혔습니다. 전선을 지킨 것은 군인만이 아니었습니다. 태극기 위에 위국헌신을 맹세하고 후방의 청년과 학생들도 나섰습니다. 주민들은 지게를 지고 탄약과 식량을 날랐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 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되었습니다. 전쟁의 비극이 서린, 슬픈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전우를 그곳에 남기고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오신 호국용사들에게 눈물의 고지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에 모시겠습니다. 전장의 부상을 장애로 안고, 전우의 희생을 씻기지 않는 상처로 안은 채 살아가는 용사들, 그 분들이 바로 조국의 아버지들입니다. 반드시 명예를 지켜드리겠습니다. 이념에 이용되지 않고 이 땅의 모든 아들딸들에게 존경받도록 만들겠습니다. 그것이 응당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한국경제가 살아났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름에 주저 없이 응답했습니다. 폭염과 정글 속에서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이국의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생긴 병과 후유장애는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입니다. 이제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차례입니다. 합당하게 보답하고 예우하겠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합니다. 1달러의 외화가 아쉬웠던 시절, 이역만리 낯선 땅 독일에서 조국 근대화의 역군이 되어준 분들이 계셨습니다. 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석탄을 캔 파독광부, 병원의 온갖 궂은일까지 견뎌낸 파독간호사, 그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 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도 감사드립니다. 재봉틀을 돌리며 눈이 침침해지고, 실밥을 뜯으며 손끝이 갈라진 그 분들입니다. 애국자 대신 여공이라 불렸던 그 분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이제는 노인이 되어 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 분들께 저는 오늘,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입니다.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습니다. 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습니다.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합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입니다. 저와 정부는 애국의 역사를 존중하고 지키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이 나라의 이념갈등을 끝내주실 분들입니다. 이 나라의 증오와 대립, 세대갈등을 끝내주실 분들도 애국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무엇보다,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그동안 우리의 보훈정책은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군사원호에서 예우와 보상으로, 호국유공자에서 독립, 민주유공자, 공무수행 유공자까지 그 영역도 확대되어 왔습니다. 국가유공자로 모시지는 못했지만 그 뜻을 함께 기려야할 군경과 공무원, 의인들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제도도 마련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분들의 공적에는 많이 못 미칩니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가겠습니다. 국회가 동의 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습니다.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습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애국이 보상받고, 정의가 보상받고, 원칙이 보상받고, 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어 나갑시다. 개인과 기업의 성공이 동시에 애국의 길이 되는 정정당당한 나라를 만들어 나갑시다. 다시 한 번 순국선열, 호국영령, 민주열사의 애국헌신을 추모하며,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6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文대통령 "애국에 보수와 진보 없다... 새 대한민국 여기서 출발"
연합뉴스ㅣ2017.06.06. 10:32 수정 2017.06.06. 11:31 댓글 1530개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국가유공자인 박용규씨(가운데)씨를 부축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들. /jieunlee@yna.co.kr
"애국의 역사, 통치에 이용한 과거 반복 않겠다..이념·편가르기 정치 청산"
"독립운동가, 참전용사, 파독 광부·간호사, 청계천 여공 모두가 애국자"
"보훈은 국민통합 이루고 강한국가로 가는 길..증오·대립 끝내고 화해해야"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통해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뉘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한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이곳 현충원에서 애국을 생각한다.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 시련이 멈추지 않은 역사였지만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다. 지난 10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하다.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며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 되고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겠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여야지도부 등 참석자들이 6일 오전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헌화·분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srbaek@yna.co.kr
문 대통령은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는 동안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찾고자 피 흘렸던 국군이 있었다. 한 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에 모셔 명예를 지켜드리겠다"며 "베트남 참전용사의 병과 휴유장애도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로, 이제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차례이다. 합당하게 보답하고 예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기억하고자 한다"며 "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석탄을 캔 파독광부, 병원의 온갖 궂은일까지 견뎌낸 파독간호사,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 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린다. 재봉틀을 돌리며 눈이 침침해지고 실밥을 뜯으며 손끝이 갈라진 그분들"이라며 "애국자 대신 여공이라 불렸던 그분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인이 되어 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분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린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고, 파독 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다. 서해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다"며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고 언급했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에 헌화한 뒤 분향하고 있다. /srbaek@yna.co.kr
문 대통령은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상 화해를 넘어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며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 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애국의 역사를 존중하고 지키겠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여러분들이 이 나라의 이념 갈등을 끝내주실 분들이고, 이 나라의 증오와 대립, 세대갈등을 끝내주실 분들도 애국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회가 동의해주신다면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해 위상부터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애국이, 정의가, 원칙이, 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文대통령 "전쟁경험을 통치수단 삼는 정치 청산할 것"
뉴시스ㅣ김형섭ㅣ입력 2017.06.06. 10:31 댓글 123개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17.06.06. amin2@newsis.com
제62회 현충일 추념사
"국가보훈처 위상, 장관급 기구로 격상"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인 6일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2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눠지지도 않는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고 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으며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다"면서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며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애국의 역사를 존중하고 지키겠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이 나라의 이념갈등을 끝내고 이 나라의 증오와 대립, 세대갈등을 끝낼 분들도 애국으로 한평생 살아온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동의 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다.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며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국이 보상받고, 정의가 보상받고, 원칙이 보상받고, 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며 "개인과 기업의 성공이 동시에 애국의 길이 되는 정정당당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ephites@newsis.com]
문재인 대통령, 국가 유공자증서 수여자 박용규 父子 위로..
전자신문ㅣ이희진 기자ㅣ입력 2017.06.06. 10:51 수정 2017.06.06. 11:20 댓글 323개
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 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국가유공자 박용규, 아들 박종철 씨에게 국가유공자증서를 수여했다. 박종철 씨는 이날 아버지를 대신해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전장은 제가 태어나기 이전에 일어났습니다. 전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어린시절부터 들어온 아버지 이야기가 제게도 전쟁의 기억이 됐다. 처음 아버지는 지원군이었다. 강릉에서 해안선을 따라 울산까지 꼬박 1주일을 걸어가 석달간 교육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올 때도 다시 1주일을 걸어 왔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먹을 것도 신을 것도 마땅치 않았을 길. 내 나라를 지키겠다는 아버지. 그후로 군에 입대한 아버지는 제주에서 훈련을 받고 전라도에 배치 됐고, 춘천으로 왔고 춘천에서 철원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전우를 잃었다고 했습다”고 전했다. 이어 “어젯밤 아버지는 한숨도 못 주무시고 뒤척이는걸 봤습니다. 65년 전 겪은 전장을 함께했던 전우들 함께 돌아오지 못한 전우를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든 처절했던 시간들을 이겨내고 조국을 지켜냈다는 자부심,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있던 그 자부심을 이제 국가가 알아주고 대통령께서 유공서증서를 주시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저희 집안은 아버지부터 저희 형제, 자식들까지 3대가 병역을 이행했다.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아버지 덕분이 아닌가 한다. 제가 듣기로 저희 아버지는 6.25 전쟁에 참전하고 국가유공서증서를 받지 못한 전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생존자라고 하신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자긍심을 지키신 분들을 대표해 아버지께서 이 자리에 서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아버지를 통해 전쟁을 이해하고, 나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분들을 기억한 저처럼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나라가 제 아버지 같았음 좋겠다. 그분들의 희생이 기억되고 자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나라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소감을 듣던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훔쳤고, 소감을 다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박용규 부자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고 자리까지 함께 돌아왔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
"그들이 대한민국입니다"... 62회 현충일 추념식에 1만 인파
이데일리ㅣ김보영ㅣ입력 2017.06.06. 13:11 댓글 86개
↑ 62번째 현충일을 맞은 6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치된 참전 용사 및 국가유공자들의 묘역을 참배하러 온 시민들. /사진=이슬기 기자
서울국립현충원서 '62회 현충일 추념식' 열려
文 "국가 보훈처 장관급 기구 격상해 위상 높일 것"
묵념 시간 전국 225곳 주요 도로 차량 통행 일시 정지
"전우들 희생 기억해주었으면", "태극기만 봐도 눈물"
[이데일리 김보영 이슬기 기자]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당신들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놓지 않으셨던 분들, 그 분들을 대표해 저희 아버지가 지금 이 자리에 서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계속해 기억되고 자랑스레 느껴질 수 있도록 나라가 그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6·25 참전 국가 유공자 박용규(88)씨의 아들 박종철(59)씨는 발언을 마친 뒤 고개를 숙였다. 추념식에 참석한 국가유공자들과 가족들도 떠나간 전우와 가족의 이름을 되뇌이며 눈물을 흘렸다.
文 대통령 “보훈은 국민통합의 길…
보훈처 장관급으로 기구 격상할 것”
현충일인 6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는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됐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 맞은 첫 추념식에는 , 전몰 군경과 순직 경찰·소방 공무원 유족, 국가유공자, 학생, 시민 등 1만여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은 오전 10시 전국적으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1분 동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묵념 시간에는 서울 18곳(세종로사거리, 광화문로터리, 한국은행 앞, 국회의사당 앞 사거리, 삼성역 사거리 등)을 포함해 부산과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도로 225곳의 차량 통행이 일시 정지됐다.
이날 추념사를 낭송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 분 한 분이 바로 대한민국 그 자체”라며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해 국가보훈처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추념사 다음으로 진행된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식에서는 6·25 참전 용사 박용규씨와 지난해 8월 구조활동 중 순직한 고(故) 박권병 해양경찰(경장)의 유족을 비롯해 5명이 대통령 명의의 국가 유공자 증서를 수여 받았다.
박용규씨의 아들 박종철씨의 소감문 낭독과 추모헌시 낭송,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2009년이 되어서야 유해가 발굴된 고 강태조 일병과 유족들의 사연이 담긴 추념 공연들도 이어졌다.
“조국 위해 몸바친 전우들의 희생
청년들이 기억해줬으면”
이날 서울현충원은 현충일과 추념식을 맞아 국가유공자들의 묘역을 참배하러 온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6·25 참전 용사였던 외할아버지의 묘역을 참배하러 이날 오전 6시부터 아내와 함께 현충원을 찾았다는 회사원 김원삼(38)씨는 “외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신데다 지방에 거주하셔서 우리 부부가 대신 현충일을 방문한 지 5년째”라며 “다른 묘소에 다른 유족들이 적어두고 간 편지들을 읽으니 더욱 마음이 찡해지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유공자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6·25 참전용사 고 김낙훈씨의 아들인 김강래(64)씨는 뿔뿔이 흩어져 사는 6남매 가족의 얼굴을 모두 볼 수 있는 날이 현충일이라고 했다. 김씨는 “4살 어린 시절 꼭 내손을 꼭 잡아주신 뒤 떠나셨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태극기를 볼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우리들을 홀로 키워오신 어머니의 노고에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함께 참전한 생존 동기 10여명과 함께 묘역을 찾은 김선희(80)씨는 “베트남전 참전 동기생 6명을 추모하러 왔다”며 “2명은 전사했고, 4명은 나이가 들어 우릴 떠났다. 동고동락한 전우들에 대한 그리움에 매년 이 곳에 올 때마다 슬프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위해 몸바쳐 싸워 희생한 용사들의 노고에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고,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떠나간 전우와 용사들을 기억하고, 진심으로 애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추념식은 서울현충원 외에도 국립대전현충원과 전국 충혼탑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 및 226개 시·군·구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현충원의 적폐] "친일파와 독립운동가 함께 누워있다"
노컷뉴스ㅣ김현정의 뉴스쇼ㅣ입력 2017.06.06. 10:03 댓글 1108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한용(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현충원 적폐, 반 헌법행위자 안장
안장기준강화, 묘역 분리 등 필요
예. 오늘 현충일입니다. 국립현충원을 많은 분들이 찾으실 텐데요. 이 국립현충원은 잘 아시다시피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분들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죠. 그런데 이 현충원에도 청산해야 할 적폐가 있다, 이런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기 위한 현충원에 부적절한 인물들이 함께 안장돼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건데 왜 고쳐지지 않는 걸까요? 62번째 현충일 아침, 이 문제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민족문화연구소 박한용 교육홍보실장 연결돼 있습니다. 박 실장님, 안녕하세요?
◆ 박한용>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민족의 성지라고 불릴 만한 이 국립현충원의 적폐라.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 박한용> 예컨대 우리나라 헌법이념에 맞추자면 자주독립과 민주주의가 가장 큰 대한민국의 가치체계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정작 이 현충원에 모셔진 사람 가운데에는 과거에 친일 행적들이 있는 분들이나 또는 해방 이후 민간인 학살, 독재권력에 부역했던 사람들이나 당사자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셔져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반헌법 행위자들이 함께 안장돼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적폐이고...
◆ 박한용> 그 다음에 보면 기준 자체가 가치 개념이 아니라 한마디로 말하면 아무리 과거에 나쁜 짓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일단 고위공직자가 돼서 있었거나 장기근속을 한다든지 이렇게 하게 되면 당연히 현충 시설에 모시게 됨으로써 전혀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관계없이 출세한다고 할까요? 그렇게 되면 현충시설에 안치되는 방식이 있어서 사실은 가치개념이 희박하다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고위공직자나 군 장성이라든지 사회적으로 살아생전에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말하자면 숨지고 나서도 현충원에서도 그 직급대로 우대를 받는다. 이게 또 하나 적폐다, 이 말씀이시군요?
◆ 박한용>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아무리 독재자라도 대통령 하고 장관 하면 현충일 시설에 모셔지고 예우를 받기 때문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또 그 안에도 모셔지는 그 안에서도 직급이라는 게 있습니까? 더 좋은 곳으로 안장되고 더 좋은 시설로 안장되고 이런 식으로?
◆ 박한용> 네, 사실 그런 부분이 좀 있습니다. 다소 직급 차이가 있는 거죠, 현충시설 내에서도.
◇ 김현정> 몇 가지를 지금 적폐다 말씀을 하셨어요. 하나하나 좀 따져보죠. 먼저 부적절한 인물이 안장된 사례. 전체적인 규모가 혹시 파악된 게 있나요?
◆ 박한용> 모든 기준을 가지고 조사하기는 어려워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인명사전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친일인명사전 있죠.
◆ 박한용>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람 가운데 몇 사람이 현충시설에 모셔져 있는가 조사해 봤더니 70여 명입니다. 72명 정도인데요.
◇ 김현정> 부적절한 인물 다 조사는 일단 정확한 파악이 안 된 상태이지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람만 조사했는데도 72명이 안장돼 있더라?
◆ 박한용> 네. 이게 만약 독재라든지 기타 여러 가지 독직 사건이라고 있죠. 부정부패. 그러면 더 많아지겠죠.
◇ 김현정> 그런 사람들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사람들. 그런 사례만 좀 짚어보겠습니다. 김창룡 준장 같은 경우 말이죠. 특히 시민단체들이 수년째 나서서 이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대전 현충원이면 백범 김구 선생의 모친하고 아들하고 그분들이 다 안장돼 있는 곳이잖아요.
◆ 박한용>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김창용은 백범 암살한 안두희 배후에 있는 인물로 지목된 사람인데 같은 곳에 안장이 돼 있다는 말이네요?
◇ 김현정> 네 친일파하고 독립운동가를 동시에 기념한다는 뜻이 되겠죠.
◇ 김현정> 같은 장소에서? 기막힌 일이네요.
◆ 박한용> 대한민국의 어떤 가치 체계에서도 충돌할 뿐만 아니고 돌아가신 백범 김구 선생님한테도 한번 굴욕감을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네요. 그렇게 되네요. 이 김창룡 준장 외에도 또 대표적으로 문제가 됐던 인물 누가 있죠?
◆ 박한용> 문봉제라고 있습니다. 문봉제. 서북청년단 하면 아실 거예요. 해방 직후에 월남한 분들 가운데 젊은 청년들이 중심이 돼서 나온 극우, 거의 극우 청년 조직인데 극우테러에 가장 앞장섰던 집단들이에요. 우리가 잘 아는 제주도 4.3사건 때도 서북청년단이 가서.
◇ 김현정> 학살의 주범인 거죠, 한마디로 제주 4.3의.
◆ 박한용>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서북청년단을 이끈 사람이 문봉제인데.
◇ 김현정> 안장이 돼 있어요?
◆ 박한용> 여기 안장돼 있고. 또 특이합니다만 백선엽 장군이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백선엽 장군.
◆ 박한용> 지금 살아계시죠.
◇ 김현정> 그렇죠.
◆ 박한용> 이 분의 경우에는 일제 강점기에 역시 자진해서 만주 군관학교를 마치고 간도 특설대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분의 경우에는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6.25 때 전쟁 영웅이다라는 명목으로 두 가지가 추진됐죠. 하나는 별 5개 원수 추진운동이 추진돼 왔고 다른 한편으로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선엽 장군이 돌아가시면 서울 현충원에 모시겠다고 예약까지 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예약까지 돼 있는 상태?
◆ 박한용> 네네.
◇ 김현정> 이게 어떻게 이렇게 뚜렷한 기준이 없는 건가? 왜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람들도 안장이 돼 있고 뒤죽박죽돼 있고 기준이 없습니까?
◆ 박한용> 가령 큰 문제가 우리나라의 현충시설을 시작할 때 이 현충시설이라는 데 가치개념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권력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시작할 때? 애초에 만들 때 그때 권력자들의 문제?
◆ 박한용> 이승만 대통령의 경우에 현충원이라는 부분이 쉽게 얘기하면 6.25장병 전몰자들이나 공직자 중심으로 한 현충시설로 시작됐다가 사실 박정희 때 들어와서 독립유공자가 추가된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작 어떻게 됐냐면 박정희 독재에 협력한 사람들 일제 때 친일했던 사람들이 있는 속에 추가로 끼어드는 셈이 되어버렸다. 결국 문제는 우리나라 헌법정신인 독립정신과 민주정신의 기본 정신에 입각했던 현충시설이 아니라 그러한 가치기준이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섞여져 있는 이런 몰가치적인 현충 개념이 문제가 됐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처음부터 기준이 뒤죽박죽일 수밖에 없었네요,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 기준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할 텐데 지금의 기준은 어떻습니까? 예전은 그랬다 치고 지금은?
◆ 박한용> 사실 지금의 경우에도 기준 자체는 저희들이 법으로서는 없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가 최근에 문제가 됐었죠. 전직 대통령이면 안장이 당연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내란죄 저질러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경우 기준 박탈인데. 그런데 사면을 받지 않았느냐 그러면 사면받은 경우 어떻게 되느냐 문제가 됐었어요. 기준이 뚜렷이 나와 있지 않아서.
◆ 박한용> 이게 바로 법적 미비사항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쿠데타 주범이고 민간인 학살 주범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돼서 지금 법의 심판을 받았던 사람이지 않습니까? 전두환, 노태우의 사면은 죄가 없다고 사면해 준 게 아니라 정치적인 화해라고 할까요. 쉽게 말하면 감옥에 있던 사람을 빼내줬을 뿐이지 죄를 면죄해 주는 것이 아니고. 더구나 당사자가 반성하지 않고 회고록에다가 본인이 피해자라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 박한용> 이런 사람을 만일에 대통령 했다고 현충원을 내준다면 지금 우리나라 5.18 광주민주화항쟁 희생자들 있지 않습니까? 이분들의 마음이 원수 져 있을 뿐 아니라 5.18 민주항쟁의 정신조차도 헌법이 개정되면 그 정신을 넣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정작 학살 주범인 전두환 같은 사람을 현충원에 안장한다면 다만 사면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 그런 이런 이상한 법질서가 나온다면 또 한 번 더 면죄부를 줄 뿐만 아니라 역사 쿠데타와 민간인 학살자 주범에 대해서 국가 자체가 면죄부를 주고 오히려 기념하는 셈이 되겠죠. 이런 법적 면제가 애매모호하게 남아 있으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 김현정> 5.18 희생자들이 벌떡 일어날 일이에요.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기막힌 노릇이다.
◆ 박한용> 네, 그렇죠.
◇ 김현정> 앞으로 어떻게 기준을 확립해 나가야 할까요? 이렇게 사례 사례가 나올 때마다 논란을 벌여야 하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 박한용> 제일 큰 문제는 첫째 국립묘지법에서의 안장 기준이 엄격했으면 좋겠다.
◇ 김현정> 조금 더 엄격했으면 좋겠다.
◆ 박한용> 3부 요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곳 아닙니까? 사실 프랑스로 하면 판테온과 같은 곳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하고 추념돼야 하는 분하고 통상적으로 우리가 얘기하는 국가의 공직자로서 이러한 부분에서 가치 개념이 다소 약한 부분이 있는 것과 구분되어야 되겠다. 독립유공자하고 통상적인 공직자하고는 묘역의 문제나 근본적으로 다른 시설에서 이루어져야 하겠죠.
◇ 김현정> 묘역을 좀 분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 박한용> 또 문제가 되는 게 만에 하나 오류가 생길 수 있고 또 이장할 수 있는 절차가 있지 않겠습니까? 사후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한국 사회가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이장에 관한 미비사항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 김현정> 엄격한 기준을 마련했는데도 사후에 뭔가 문제가 또 불거졌을 경우, 새로 밝혀졌을 경우에는 이장도 할 수 있고. 지금은 이장 완전히 불가능하잖아요. 가족들 동의 없으면 이장 못하는데 이장도 할 수 있는 어떤 근거를 마련하는 이런 법 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
◆ 박한용> 네, 시신에 대한 모독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현충원이 해마다 왜냐하면 정부요인이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서 참배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있는 것은 적절치 않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네요. 세 가지 대안을 마지막으로 제시해 주셨어요. 오늘 현충일 현충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실장님 고맙습니다.
◆ 박한용>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교육홍보실장이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홍준표 "체제 파괴하려 한 사람들이 민주열사로 추모돼"
연합뉴스ㅣ2017-06-06 18:34
"나라 위한 희생이 희화화되는 나라는 정상국가 아니다"
"MBC는 정상화됐는데 종편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6일 현충일을 맞아 "체제를 파괴하려 한 사람들이 민주열사로 추모되고, 나라를 위한 희생이 희화화되는 나라는 정상국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나라가 어려울수록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희생을 더욱더 생각하게 된다. 그분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며 "자유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자료사진)
그는 또 다른 글에서 "MBC의 좌편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만들었다"며 "그런데 MBC는 정상화됐는데 생존이 걸린 종편들이 생존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썼다. 그는 "언론의 사명은 정론직필이라고 했다. 그러나 생존이 걸리면 과거처럼 지사적 언론은 기대할 수는 없다"며 "안타깝지만, 그것이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지사적 언론은 어렵더라도 최소한의 형평은 지켜야만 국민이 그나마 언론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전날에는 5·9 대선 때 좌파 진영의 선전 매체로 전락한 일부 여론조사기관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한 뒤 "이미 미국 대선에서는 의미가 없어진 선거 여론조사는 한국에서도 폐지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 "가장 최신 기법으로 등장한 구글의 트렌드 기법이나 다른 방법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여론도 조작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적었다. (끝)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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