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촛불국민혁명

[촛불 1주년] 그 의미와 과제는?

잠용(潛蓉) 2017. 10. 30. 08:15

변화 속 ‘촛불 1년’… 그 의미와 과제는?
KBS뉴스ㅣ2017.10.28 (21:03) | 수정 2017.10.28 (21:08)  뉴스 9 



<앵커 멘트>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적폐청산을 통한 대한민국 개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정부 여당의 개혁 드라이브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진정한 사회 변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에 정치권은 제대로 답하고 있는지, 지난 1년의 경과를 김기흥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된 촛불집회는 모두 23차례 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녹취> 정세균(국회의장/지난해 12월 9일) :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석달 동안의 재판 끝에 탄핵은 인용됐습니다.

<녹취> 이정미(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3월 10일) :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리고 이어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5월10일) :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은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통합된 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촛불의 열망과 기대를 잊지 않겠다며 국민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촛불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자랑스러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당에서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습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촛불 정신'을 되새기면서도 "반대의 목소리도 국민이다" "촛불을 독점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함께 내놨습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교수) : "촛불이 관통하는 키워드는 모두 다 함께 더불어 협치하고 민주주의를 완성하자는 겁니다." 결국 촛불의 완성은 국민통합으로 귀결돼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시민혁명 이제 시작... 삶의 광장서 변화의 동력으로 밝혀야"
서울신문ㅣ2017.10.30. 03:36 댓글 8개



서울신문은 촛불집회 1년을 맞아 지난 25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촛불 좌담회’를 마련해 촛불집회가 우리 사회에 던진 의미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촛불 의미와 과제.. 전문가 좌담 - 진행 조현석 사회부장
[서울신문]1년 전 ‘촛불집회’는 부정하고 무능한 정권 퇴진이라는 무거운 목표를 지향했다. 6개월간 23차례에 걸쳐 이어진 기나긴 싸움이었다. ‘집회’는 ‘축제’로 격상됐고 1700만개에 육박하는 촛불 민심은 마침내 정권 퇴진이라는 ‘촛불혁명’을 완성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5일 촛불집회 1년을 맞아 전문가들을 초청해 촛불이 우리 사회에 던진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 좌담은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공동상황실장으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이 참석했다.


촛불집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혼자 나온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깃발이 뇌리에 남는다. 조직을 통하지 않은 개인들이 개성을 표출하면서 촛불이 다양해졌다. 집회가 문화적인 성격을 띠게 되면서 시민들이 즐길 수 있었다. 오만한 권력에 분노했지만 즐겁게 싸웠기에 평화 집회의 기조가 이어졌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오래된 ‘깃발 논쟁’이 문화적으로 위트 있게 정리됐다. 그동안 집회에서 사회운동 단체의 깃발을 내리라고 항의했던 시민들이 이번에는 유독 스스로 깃발을 만들어서 나왔다. ‘장수풍뎅이연구회’, ‘화분 안 죽이기 실천시민연합’ 등의 깃발이 전통적인 시민단체의 깃발과 광장에서 만났다. ‘아무 깃발 대잔치’를 주최한 것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만두노총 새우만두 노조였다. 그야말로 해학이 넘쳤다.

-김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압도적인 규모가 감동을 가져왔다. 양희은씨 등 대중 가수들이 광장에 나와 노래를 부른 것도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보여 주는 증거다.

-박 활동가 전경버스에 스티커를 붙이는 사람은 많이 봤는데 떼는 사람은 처음 봤다. ‘일종의 자기검열’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촛불광장을 주최 측이나 특정 단체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광장이기 때문에 내가 지키겠다’는 것이 전체를 관통한 감수성이었다.


23차례 집회 중 ‘터닝포인트’(분기점)가 됐던 집회는?

-박 활동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광화문 인파 165만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232만명이 모였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9일 3차 담화에서 자신의 운신과 관련한 문제를 국회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가 자신을 탄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던진 수다. 야당도 ‘질서 있는 퇴진’을 이야기하며 우왕좌왕했다.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때 232만명의 시민들이 12월 3일 집회에 모여 길을 열었다.

-김 사무차장 역시 12월 3일이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탄핵안 발의를 1주일 미루자고 한 시점이었고, 민주당도 흔들렸는데 주권자인 국민이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민의회를 만들어 국회를 대체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국회가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대의제가 작동했다.

-김 교수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성명을 낸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었다.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 청년들이 처음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대학교수들이 성명을 발표하면서 탄핵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때가 10월 말쯤이었다.


이번 촛불집회와 과거 집회의 차이점은?

-김 사무차장 2008년 당시 촛불집회가 매일 열렸다면 이번 촛불집회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마다 열렸다. 모든 국민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한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김 교수 과거의 촛불과 지난해 촛불이 달랐다기보다는 점점 진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 주말 집회가 중심이 된 이유도 자기 생활 속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박 활동가 현장에서 진화의 증거를 자주 봤다. 2008년에는 ‘타협한다’는 비판 때문에 주최 측이 집회 종료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이번 촛불에서도 시민들이 비슷한 감수성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해 종료 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3일 새벽 5시쯤 시민 23명이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도로를 점거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면회를 간 주최 측 변호사에게 “왜 집회종료 선언을 안 해서 잡혀가게 했느냐”고 항의했다. 그 후부터 저희가 “다음주에 만납시다”라고 집회종료 선언을 했다. 그랬더니 시민들이 벌떡 일어나서 집에 갔다(웃음). 2008년의 교훈이 진화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은 장기항전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나오자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김 교수 ‘최순실 게이트’는 시민들이 수용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었다. 진보·보수라는 이념에 상관없이 ‘이게 나라냐’고 외치면서 남녀노소가 다 모였다.


정부가 촛불을 키웠다고 보나. 참여자가 폭증한 이유는?

-박 활동가 그래서 퇴진행동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조직위원장’이란 직책으로 불렀었다. ‘연쇄담화범’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웃음). 사실 정부가 제대로 해명할 만한 카드가 전혀 없었다.

-김 사무차장 전 정권들에서도 ‘부패 게이트’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방식이 해괴했다. 일가친척이 아닌 ‘유사친척’인 최순실이 나타나 국정을 휘둘렀다. 그래서 파급력도 컸다.

-김 교수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사람들이 모인 정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 단체의 태극기집회를 지원하는 등 박정희 정권 시절의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게 악수였다.


촛불집회를 통해 얻은 것과 향후 과제는?

-김 사무차장 부패는 계속 반복돼 왔다. 하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회가 탄핵안 발의와 의결을 하지 못했다면, 또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조금 더 민주화된 헌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김 교수 우린 촛불을 통해 어떠한 정권이나 권력도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봤다. 국민들의 수준 높은 비판의식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광장에서 확인한 가치들을 삶 속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가 남은 과제다.

-박 활동가 저는 아직 평가하는 것이 이르다고 본다. 우리는 1987년 6·10민주항쟁 이후 30년간 변화를 거듭했다. 이제는 ‘촛불 시민혁명’과 함께 새로운 30년이 시작됐다. 촛불혁명의 기본 감수성은 특권과 반칙에 대한 반대다. 이를 실현하는 새로운 30년이 시작된 것이다.


촛불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방안은?

-김 교수 촛불은 오만한 권력에 대한 심판이었다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이었다고 평가한다. 시민들은 기존의 제도를 활용할 수 있고 정치 일정에 맞춰 인내하면서 해법들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정신을 미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김 사무차장 그동안 광장은 축제의 공간이었지 해방의 공간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다. 진정한 해방을 위해선 우리 삶 속의 광장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긴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 말처럼 우리는 촛불을 통해 인내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을 체득했다. 긴 싸움을 잘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박 활동가 김 사무차장 말대로 삶의 광장을 어떻게 바꿀지가 핵심이다. 촛불광장은 1주일에 한 번 가서 분노를 퍼붓지만 내 삶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제 시민 스스로 자기 삶 속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주체가 돼야 한다.


나에게 촛불은 ‘○○’이다?

-박 활동가 촛불은 ‘현재 진행형’이다. 촛불광장 자체가 진보적이고 개혁적이었다고 보진 않는다. 박 전 대통령 퇴진이라는 단일 주제를 위해 함께 연대한 것이다. 적폐청산이란 과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고 이를 둘러싼 갈등도 남아 있다. 그래서 광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따라서 정체성에 맞게 끊임없이 걸어가야 한다. 남은 과제는 대통령 1인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짊어지고 해결해야 한다.

-김 교수 촛불은 ‘조용한 혁명’의 시작이다. 조용한 혁명은 미국 정치학자 로널드 잉글하트가 프랑스의 6·8혁명(5월 혁명) 이후 서구사회에서 탈물질적 가치관에 중점을 둔 변화상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우리는 촛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민적 역량을 확인했다.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새겨줬다. 이를 계승하면 미래 동력으로 큰 에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김 사무차장 촛불은 ‘집단적 해결 방식의 복원’이다. 시민들은 이 해결 방식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이는 앞으로의 30년을 구성해 나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권리를 주장할 권리, 민주주의를 더 민주화하자는 요구 등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정리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광화문과 여의도, 곱씹는 촛불 1년 "갈라져도 좋아"
머니투데이ㅣ이동우 기자, 이보라 기자 ㅣ2017.10.29 06:11  


28일 주최추산 광화문 6만명, 여의도 1만명 모여… "촛불 의미 되새겨야"
다시 타오른 1주년 촛불은 차분하지만 다양했다. 불통의 권력에 분노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불길은 사그라졌지만 시민들은 아직 놓지 않은 각자의 촛불을 들고 지난 1년을 곱씹었다. 28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는 촛불집회 첫돌을 기념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촛불 성지'인 광화문 광장 외에 여의도에서 별도 집회가 열린 게 특징이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갖가지 정치적 주장에 귀가 쏠렸고 여의도에서는 참가자들의 각양각색 옷차림에 눈이 커졌다. 광화문 광장은 선명했고 여의도는 자유로웠다. 정치적 지향성이 강한 사회운동단체 중심의 광화문 광장 집회가 부담스럽거나 현 정부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주로 여의도로 나왔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한목소리를 내던 시민들이 정권교체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참가자들이 적폐청산을 촉구하며 핸드폰 불빛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주최 추산 6만명, 예상보다↓ '차분했던 광화문'…

기억 되새긴 시민들

광화문 촛불집회는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퇴진행동 기념위) 주최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만명(연인원 포함)의 시민들이 모였다. 주최 측 예상(10만명)보다 참가자는 적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에서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돼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민들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촛불집회 기록 영상을 보고 가수 이상은과 권진원, 평화의 나무 합창단, 4·16가족합창단 등의 노래 공연을 감상했다.


격앙된 구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최 측은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지만 시민들은 조용히 촛불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날 혼자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중성씨(75)는 "집회가 예전과 달리 아주 차분해졌다"며 "국민을 따라 국회도 현명하게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이 개최한 갖가지 광화문 사전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선명한 구호를 쏟아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반대를 주장했고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 사진=뉴시스


유쾌한 여의도 촛불, 집회에서 파티로…

핼러윈 이색 복장도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는 '자유로운 시민들의 촛불 1주년 기념축제 촛불파티'가 열렸다. 특정 단체가 아닌 네티즌의 제안으로 모였으며 이날 약 1만명(주최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비판의 대상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보수야당으로 잡았다. 참가자들은 '다스는 누구꺼?', '자유 없당, 받은 정당, 국민 없당'(야당들을 비꼰 구호) 등의 피켓을 들었다. 여의도 촛불집회에서는 무엇보다 젊은 감각이 눈에 띄었다. 파티라는 집회 명칭답게 록(Rock) 밴드와 DJ 공연이 펼쳐졌다. 일부 시민들은 서구 기념일 핼러윈(10월 31일)을 맞아 핼러윈 코스튬(의상)을 입고 촛불과 피켓을 들기도 했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 사진=뉴시스


갈라진 촛불…

전문가 "자연스러운 현상, 의미 계승이 중요"

이날 집회가 갈라진 직접적 계기는 퇴진행동 기념위에서 계획한 청와대 방면 행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에서 청와대 행진을 정부에 반대하는 의미로 받아들여 불편해 한 까닭이다. 퇴진행동 기념위 공동대표들은 이날 광화문 집회에서 "촛불 시민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이날 청와대 행진은 참가단체 중 민중총궐기투쟁본부(민중총궐기)만 진행했다. 민중총궐기 소속 일부 참가자들은 광화문 집회가 끝난 밤 9시쯤부터 청와대로 행진했다. 전문가들은 탄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한 이후 갈라진 촛불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봤다. 촛불로 얻은 민주주의의 경험을 발전적으로 이어가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시 촛불집회의 의미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국정 운영의 비합리성에 대한 도전이었다"며 "지금은 나뉘어 개최된다는 사실과 별개로 1년간에 촛불 의미를 되새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친박단체의 '맞불' 태극기 집회도 서울역 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개최됐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대한문 앞 집회에서 "촛불 혁명이라는 것은 적화"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구출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며 싸우고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이동우 canelo@mt.co.kr]


광화문이냐 여의도냐… 갈라진 '촛불집회 1년'
한국경제ㅣ2017-10-29 11:50 수정 2017-10-29 13:35   


지난 28일 촛불집회 1주년 집회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나눠 열렸다. 1년 만에 촛불 군중이 갈라진 것이다. '촛불 혁명'의 세부 의미를 달리 평가하는 양측 군중이 비판하는 주요 타깃도 달라졌다. 한 해 전 매주 촛불집회가 벌어진 광화문에서 '박근혜는 퇴진하라'였던 핵심 구호는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라'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등으로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이지만, 여전히 촛불은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최측 추산 5만 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촛불집회 영상과 전인권밴드, 이상은 등 가수 공연과 중간중간 발언이 이어지는 등 1년 전 집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집회를 기획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한국사회 대개혁은 박근혜·이명박 정권에서 쌓은 적폐를 청산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이명박근혜'가 뒤집은 민주주의 시곗바늘을 제자리에 되돌리기 위해 다시 촛불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여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문재인 정부에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투쟁본부는 이날 집회 무대에서 발표한 선언문에서 "촛불의 힘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새 정부 역시 실망을 주고 있다"고 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강행 등을 사례로 꼽았다. 투쟁본부는 촛불집회를 마친 이날 오후 9시10분께부터 사드 철회, 한일 위안부합의 폐기, 세월호 진상규명, 비정규직 철폐 등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반대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1000만 촛불, 독일 에버트인권상 받아…

박근혜퇴진행동 대리수상


반면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는 '촛불파티 2017'이 열렸다. 주최측 추산 1만 명 이상이 모인 이 집회에서도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적힌 피켓이 많이 보이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만큼 행진의 목적지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한 자유한국당 당사가 됐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8시20분께 자유한국당 당사 방면으로 행진해 '다스'라고 연호하고 정당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적폐 청산'을 위해서는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광화문과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실제로 참석자 가운데는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합니다'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거나 '플라이 미 투 더 문'이라고 적힌 옷을 입는 등 문 대통령 지지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촛불의 꿈" (윤민석 작사 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