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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합동추모식] 미수습자 5인 가족들 "이제는 가슴에 묻습니다"

잠용(潛蓉) 2017. 11. 18. 19:13

미수습자 5인 가족들 "이제 가슴에 묻습니다"

오마이뉴스ㅣ2017.11.16 14:39l 최종 업데이트 17.11.16 20:18l

글: 이경태(sneercool), 신나리(dorga17), 이희훈(leeheehoon)


▲  16일 오후 저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앞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16일 공식 회견... 해수부 수색 종료 수용하고 목포신항 떠나기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했다. 지금까지 찾지 못한 이들은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이상 단원고), 그리고 권재근·권혁규 부자, 총 5명이다. 이들의 가족들은 16일 오후 목포신항에 뉘어진 세월호 선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선체 수색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지금, 저희 가족들은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단 내렸다"면서 '기다림의 끝'을 밝혔다. 이들은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그러나 수많은 갈등 속에서 더 이상의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세월호가 인양된 후 미수습자 4명(조은화·허다윤·고창석·이영숙)의 유해가 수습됐지만, 이들 5명은 뼛조각조차 찾지 못했다. 가족들은 회견문을 통해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것은 아니다, 저희들은 떠나지만 그 이후 선체조사 과정에서라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시기 바란다"며 "앞으로의 모든 일은 정부와 선체조사위원회 몫으로 남겨두고 떠난다"라고 밝혔다. 16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앞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16일 오후 저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앞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  16일 오후 저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앞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미수습자의 이름을 부르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이희훈 

 

특히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2기 특조위가 구성돼 한점 의혹없는 진상규명은 꼭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자원봉사자들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진도군민들, 위험을 감수하면서 바다에 뛰어들었던 잠수사들 등에 대한 감사도 표했다. "비록 사고 초기에 대응에 실패하여 많은 희생자가 나왔지만 그 이후 끝까지 찾아주려고 노력을 해주신 정부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그간 수색 작업을 벌여왔던 정부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저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의 마음이 모여져서 세월호가 인양이 되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함께 해주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알기에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합동 추모식을 열고 현장을 떠날 예정이다. 가족들은 각각 안산(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과 서울(권재근·권혁규 부자)에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20일 오전 진행된다. 시신을 찾지 못한 만큼 이들의 유품이 안치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과 교사는 경기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일반인은 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된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국민 여러분!
세월호가 침몰한지 1311일. 이곳 목포 신항에 거치된 지도 231일 되었습니다. 저희 미수습자 가족들은 2014년 4월 16일 가족을 잃었고 3년 7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가족을 찾지 못했습니다. 세월호가 인양되고 이곳 목포 신항에 거치된 후 저희 가족들은 이제는 가족의 유해라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부두 안쪽에 마련된 작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매일 아침 세월호를 바라보았습니다.


오늘은 내 아들을, 남편을, 동생과 조카를 찾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7개월을 보냈지만 현철이와 영인이,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과 혁규는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 은화와 다윤이, 고창석 선생님과 이영숙님의 유해를 찾아서 떠나 보냈습니다. 2014년 진도에서처럼 유해를 찾아 떠나는 가족들을 부러워 하며 남아있는가족들끼리 서로를 위로하면서 고통스런 날들을 견뎌냈습니다.


하루하루 수색이 끝나갈 때마다 우리도 기다리던 가족을 찾아서 떠날 수 있다는 희망보다 영원히 가족을 못 찾을 수 있다는 공포와 고통이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일각에서는 저희 가족들을 못마땅 하게 보신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뼈 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간절한 일념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세월호 선채 수색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지금 저희 가족들은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저희 미수습자 가족들은 수많은 갈등 속에서 더 이상의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 주신 국민들을 더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것은 아닙니다. 저희들은 떠나지만 그 이후 선체조사 과정에서라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의 모든 일들은 정부와 선체조사위원회의 몫으로 남겨두고 떠납니다. 이곳을 떠나 다시 생활 터전으로 돌아가겠지만 너무나 아픈 시간들이었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두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의 사랑을 가슴에 담고 열심히 살아가 보겠습니다.


해상에서의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또한 미수습자도 생길 수는 있습니다.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세월호 참사를 거울삼아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2기 특조위가 구성되어 한점 의혹없는 진상규명은 꼭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는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을 잃었지만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같이 울어주고 아파해주신 평생 갚지 못할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한 사고 직후 전곡 방방곡곡에서 저희를 도와주시려고 진도로 달려와 주신 자원봉사자들과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신 진도 군민과 어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저희에게 깊은 감동이었습니다. 목숨을 잃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희생자들을 찾아주기 위해 애쓰신 잠수사님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비록 사고 초기에 대응에 실패하여 많은 희생자가 나왔지만 그 이후 끝까지 찾아주려고 노력을 해주신 정부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각 종교단체와 우리 곁에서 심리적인 도움을 주신 온마음센터, 그리고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으로 활동했던 선체조사위원회 및 코리아 셀비지와 끝까지 함께 해주신 언론 관계자 또한 감사했습니다. 함께 가족을 잃었지만 먼저 찾은 것조차 미안해 하며 우리 곁에서 같이했던 4.16 가족협의회와 각 시민단체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을 대변하여 도와주신 대한변협, 안산시와 끝까지 함께 해 주신 목포시민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

저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의 마음이 모여져서 세월호가 인양이 되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족들은 함께 해 주신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알기에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저희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에 대한 아픔을 조금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해 주시던 마음을 잊지 않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며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을 가슴에 묻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남현철 학생, 박영인 학생, 양승진선생님, 권재근 님, 권혁규 군 이 다섯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16일

미수습자 가족 일동


목포신항 세월호 떠나는 날 억센 바람
"우리 아들, 가기 싫은가 보다.."

오마이뉴스ㅣ2017.11.18. 13:41 수정 2017.11.18. 15:21 댓글 1946개


[현장]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합동추모식, 안산·서울에서 장례식 엄수


▲ '시신 없는' 입관식... 오열하는 아빠 세월호 미수습자 남현철 학생의 아버지 남경원씨(맨오른쪽)와 가족들이 18일 오전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 인근 안치실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 세월호 떠나는 미수습자 운구행렬 세월호 미수습자 운구행렬이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마친 후 세월호 선체를 지나 서울과 안산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우리 아들… 가기 싫은가 보다."

18일 오전 7시,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의 미수습자 가족 컨테이너 숙소. 남현철군의 아빠 남경원씨가 당뇨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새벽부터 불던 바람은 해가 뜨자 더 거세졌고, 컨테이너 숙소의 문은 연신 덜컹거렸다. 세월호 참사 후 1313일. 이날은 미수습자 가족들의 '세월호 마지막 장례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은 '시신 없는 장례식'의 주인공이 돼 버렸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원래는 세월호 선체 앞에서 추모식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 발짝 내딛기도 힘든 세찬 바람으로 야외에서 추모식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목포신항 관계자들도 "이런 바람은 처음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전 9시에는 "전남북지역 풍랑경보"를 알리는 행정안전부의 긴급재난문자가 울리기도 했다. 무서울 정도로 부는 바람은 "우리 아들… 가기 싫은가 보다"라는 현철 아빠의 말처럼 미수습자 가족들의 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아들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던 양승진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는 호주머니 깊이 손을 찔러 넣은 채 혼잣말을 반복했다. "여보, 더 찾아달라는 거예요?"


시신 없는 관, 가족들의 오열

이날 오전 8시 30분, 세월호 선체 앞에 마련된 안치실에서 입관식이 엄수됐다. 안치실에는 다섯 개의 관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임시 텐트가 바람에 흩날리며 삐걱삐걱 소리를 냈다. 먼저 양승진 교사. 관이 열렸다. 시신 대신 담겨 있는 유품 위로 국화, 장미, 안개꽃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딸 지혜씨와 아들 지웅씨는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꽃 위에 살포시 얹었다. 딸의 편지봉투에 적힌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은 나의 최고의 아버지입니다"라고 쓴 문구. 결국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 '시신 없는' 입관식... 아빠에게 부치는 편지 세월호 미수습자 양승진 선생님의 딸이 18일 오전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 인근 안치실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아버지에게 부치는 편지를 관에 넣고 있다. 
ⓒ 남소연


▲ 양승진 선생님, 딸이 보내는 편지 받아주실거죠? 세월호 미수습자 양승진 선생님의 딸이 18일 오전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 인근 안치실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하며 아버지에게 쓴 편지. 봉투 겉면에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은 나의 최고의 아버지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 남소연


"여보, 아이들과 함께 편히 계세요…"
그리고 남현철군. 아빠와 엄마는 쉽사리 관에 다가서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아냈다. 겨우 다가선 아이의 관. 부모는 흐르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3년 7개월 인고의 세월을 보낸 아빠의 입에서 터진 외침. "아들아, 미안하다! 아빠가 끝까지 못 지켜줘서…"


▲ 아들 찾지 못한 아빠는 결국... 세월호 미수습자 남현철 학생의 아버지 남경원씨가 18일 오전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 인근 안치실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마친뒤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 '시신 없는' 장례식... 무너진 엄마아빠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 학생의 부모인 박정순, 김선화씨가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합동 추모식에서 아들의 영정 앞에 헌화한 뒤 오열하며 쓰러지고 있다. ⓒ 남소연


▲ 아들 영정 앞세운 엄마아빠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 학생의 부모인 박정순, 김선화씨가 18일 오전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 인근 안치실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한 뒤 아들 영정을 앞세우고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 아들 못찾고 떠나는 부모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 학생의 부모인 박정순, 김선화씨가 18일 오전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 인근 안치실에서 '시신 없는' 입관식을 한 뒤 아들 영정을 앞세우고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이어 박영인군. 아빠는 "사랑한다"는 말을,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을 토해냈다. 결국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된 엄마를 영인군의 형이 부축했다. 우는 엄마의 등을 토닥이는 첫째 아들. 그의 꽉 깨문 어금니가 붉은 눈시울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막았다. 마지막으로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권씨의 남매들과 어린 딸이 두 사람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딸은 권씨 가족 중 유일하게 세월호에서 살아남았다. 참사 당시 6살이었던 딸은 이제 9살이 됐다. 딸은 고모의 손을 꼭 잡은 채, 바람을 막기 위해 입은 점퍼의 모자에 얼굴을 푹 묻었다. 권씨 누나들의 오열이 계속됐다. 참사 후 내내 진도, 목포를 지키며 좀처럼 감정표현을 하지 않던 형 권오복씨도 손에 든 휴지로 눈물을 훔쳤다.

"오빠! 왜 이렇게 빨리 갔어!"
"혁규야! 이 어린 것이... 좋은 곳으로 가서 잘 살아라."


▲ 상복 입기엔 너무 어린 아홉살 세월호 미수습자 권재근씨의 딸(9세))이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합동 추모식에 상복을 입고 참석해 남은 가족들의 품에 안겨 있다. ⓒ 남소연


▲ '시신 없는' 합동 추모식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 학생의 부모 박정순, 김선화씨가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합동 추모식에서 아들의 영정 앞에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김영춘 장관 "희생자, 국민 가슴 속에서 떠난 것 아냐"

가족들은 리무진에 '시신 없는 관'을 싣고 세월호를 한 바퀴 선회한 뒤, 추모식장(목포신항만 사옥 옆 2층 강당)으로 이동했다. 추모식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미수습자 영정 앞에서 또다시 오열했다. 양승진 교사의 노모는 국화 한 송이를 아들의 영정 앞에 놓은 뒤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흐느꼈다. 남현철·박영인군의 부모는 영정 앞에 엎드린 채 소리 내어 울었다. 연신 엄마의 등을 쓸어내리던 영인군의 형도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권재근씨의 누나와 여동생도 "재근아! 혁규야! 왜 이렇게 못 나오고 있냐!", "우리 조카, 이 어린 조카… 니들이 뭔 죄가 있어서 못 나오냐고!"라며 목놓아 울었다. 그제야 상황이 인식됐는지, 권씨의 어린 딸도 고모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 눈물을 흘렸다.


추모식에는 먼저 자식을 떠나보낸 4.16가족협의회의 단원고 세월호 유족 20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신호성군의 엄마 정부자씨와 김유민양의 아빠 김영오씨가 유족을 대표해 미수습자 5명에게 꽃을 올렸다. 이어 천주교, 원불교, 불교, 기독교 순으로 4대 종단의 의식이 진행됐다. 정치권 인사들도 미수습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식장을 찾았다. 김영춘·이주영 해양수산부 현·전직 장관과 김금옥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박지원·천정배 국민의당 의원, 심상정·윤소하 정의당 의원, 제종길 안산시장, 박홍률 목포시장, 이동진 진도군수 등이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했다.


▲ 목포신항 떠나는 세월호 미수습자 운구행렬 세월호 미수습자 운구행렬이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합동 추모식을 마치고 서울과 안산으로 향하자,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목례로 배웅하고 있다. ⓒ 남소연


김영춘 장관은 추모식을 마친 뒤 <오마이뉴스>와 만나 "오늘 합동 추모식을 했습니다만 (미수습자와 가족들이) 물리적으로 이 공간을 떠나는 것이지, 국민들 가슴 속에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뒷마무리와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떠난 분들을 영결하는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4일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는 2기 세월호 특조위 법안(사회적참사 진상규명 특별법)과 관련해 "특별법이 통과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기틀을 만드는 데 사회가 다 같이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라며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추모식을 마친 가족들은 안산 제일장례식장(양승진·남현철·박영인)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권재근·권혁규)으로 이동해 장례를 치른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 엄수된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을 위한 긴급캠페인(바로가기)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글:소중한, 사진:남소연]

[세월호 추모곡] '더 이상' (윤민석 작사 작곡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