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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弊淸算

[울산시장 측근비리 사건] 경찰 "豕眼見惟豕"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

잠용(潛蓉) 2018. 3. 25. 21:45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

경찰, '미친개' 발언에 항의 인증샷
 이데일리ㅣ이재길 기자 2018-03-24 14:45  


(사진=경찰인권센터)
 
[이데일리 e뉴스 이재길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을 향해 ‘미친 개’ 발언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 경찰들이 SNS를 통해 항의 시위에 나섰다. 24일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과 경찰 커뮤니티 폴넷에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경찰관들의 인증샷이 올라왔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또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이라는 무학대사의 경구도 담겼다.


경기도의 한 파출소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경찰관은 “장제원 의원의 이번 발언은 공연치고 심의기준을 지나치게 어겼고 선정적인데다 몰상식하기 짝이 없었다”며 “두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쌍스러운 말과 모함을 퍼트려 대중을 의원님 앞에 주목하게 할 수는 있겠으나, 저 무수한 사람들이 어떤 심정으로 안경 너머의 의원님 눈빛을 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면서“용기를 내라. 용서를 구하는 것도 때가 있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지금껏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경찰관이라고 자부해왔지만 한 순간에 미친개, 사냥개가 됐다”며 “자유한국당은 전국의 14만 경찰들에게 모욕감과 수치스러움을 안겼다”고 질타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앞서 울산지방경찰청은 아파트 공사현장 부당압력 의혹과 관련,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울산시장 비서실장인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미친개' 발언으로 폭발한 경찰...

한국당이 '정치경찰'이라며 逆非難

서울경제ㅣ심우일 기자ㅣ2018-03-25 18:00:04
 
'미친개' 발언으로 폭발한 경찰...한국당이 '정치경찰'이라며 역비난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미친개’ 발언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분노가 가열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측은 ‘정치경찰’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으며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경찰 내부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미친개’ 발언의 장본인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장제원 수석대변인을 규탄하는 글과 항의 피켓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은 한국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기현 현 시장의 아파트 건설현장 비리를 수사하며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한국당은 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을 한 것이라며 ‘광견병 걸린 미친개는 뭉둥이가 약’이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 안팎으로 불만이 터져나왔다. 전국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회장인 류근창 경위는 25일 부산 사상구에 있는 장제원 의원 사무실 앞에서 장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한국당으로부터 ‘정치경찰’로 지목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같은 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 글을 올려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글에서 그는 영장이 검찰과 법원을 거쳐 발부되는 수사구조를 들어 한국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 25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류근창 경남경찰청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이라는 한문 경구를 쓴 항의 피켓 인증샷도 첫날인 지난 23일에 이어 주말에도 계속돼 3,000여명에 달하는 참여 인원을 기록했다. 이 구절은 ‘돼지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서울 한 지구대는 입구에 해당 문구를 쓴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한 경찰은 온라인에 “자유한국당 당사 앞을 경비하는 경찰 경비병력을 철수하라”고 경찰청에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관들의 대대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경찰을 상대로 ‘정치공작’ 공세를 이어갔다. 장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울산경찰청장에 대해 “자신의 불법 권한남용을 정당화하고, (경찰조직의) 집단적 공분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경찰 수사권 독립의 영웅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말꼬투리를 잡아 경찰 전체를 모욕했다며 침소봉대를 일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장 수석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일부 정치경찰에 한정돼 있음에도 경찰 조직 자체가 모욕을 당했다며 조직적 행동을 구사하는 것은 정권의 사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은 경찰청 지휘부에도 현 상황에 대응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26일께 이철성 경찰청장이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