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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념일

[오늘은 현충일] 文대통령 "평범한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

잠용(潛蓉) 2018. 6. 6. 15:25


"현충일 노래"
작사 조지훈 / 작곡 임원식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精誠 영원히

祖國을 지키네


祖國의 山河여

勇士를 잠재우소서
忠魂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님들은 不滅하는

民族魂의 象徵
날이 갈수록

아 그 精誠 새로워라 ~



'이웃 위한 희생' 돌아본 文대통령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
연합뉴스ㅣ2018.06.06. 10:41 수정 2018.06.06. 12:11 댓글 2056개



제63회 현충일 문대통령 추념사 [전문]

 


제63회 현충일

文대통령 추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얼마나 많은 그리움을 안고 이곳에 오셨습니까. 보고 싶은 사람을 가슴 깊숙이 품고 계신 분들을 여기 오는 길 곳곳에서 마주쳤습니다. 저는 오늘 예순 세 번째 현충일을 맞아, 우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이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유가족께 애틋한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의 이웃과 가족들이 평범한 하루를 살며 만들어온 역사입니다. 아침마다 대문 앞에서 밝은 얼굴로 손 흔들며 출근한 우리의 딸, 아들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일궈온 역사입니다. 일제 치하, 앞장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생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이곳, 대전현충원은 바로 그 분들을 모신 곳입니다.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가 이곳에 계십니다. 독도의용수비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전사자, 천안함의 호국영령을 모셨습니다. 소방공무원과 경찰관, 순직공무원 묘역이 조성되었고, ‘의사상자묘역’도 따로 만들어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던 채종민 정비사는 9살 아이를 구한 뒤 바다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2009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6년, 성우를 꿈꾸던 대학생 안치범 군은 화재가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는 영원한 그리움이자 슬픔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용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의로운 삶이 되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가 비범한 용기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처럼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에게 가족이 소중한 이유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곁에서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 국가로부터 도움 받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 우리도 모든 것을 국가에 바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애국입니다. 저는 오늘 무연고 묘역을 돌아보았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김기억 중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는 스물 둘의 청춘을 나라에 바쳤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고 없는 무덤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그 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볼 것입니다. 모든 무연고 묘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에 헌신했던 믿음에 답하고, 국민이 국가에 믿음을 갖게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무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보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존경입니다. 보훈은 이웃을 위한 희생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보훈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본입니다. 우리 정부는 모든 애국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훈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잘 모시지 못했습니다. 이제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까지 생활지원금을 드릴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습니다. 지난 1월, 이동녕 선생의 손녀, 82세 이애희 여사를 보훈처장이 직접 찾아뵙고 생활지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주석, 국무령, 국무총리 등을 역임하며 20여 년 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분입니다. “이제 비로소 사람노릇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여사님의 말씀이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시켰고, 보훈 예산 규모도 사상 최초로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1월부터, 국립호국원에 의전단을 신설하여 독립유공자의 안장식을 국가의 예우 속에서 품격 있게 진행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의 특별예우금도 50% 올려드리게 되었고, 참전용사들의 무공수당과 참전수당도 월 8만원씩 더 지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근조기(謹弔旗)를 증정하는 훈령도 제정했습니다. 6월1일 첫 시행되는 날, 국가유공자 김기윤 선생의 빈소에 대통령 근조기 1호를 인편으로 정중하게 전달했습니다. 8월에는 인천보훈병원이 개원합니다. 국가유공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의료와 요양을 받을 수 있도록 강원권과 전북권에도 보훈요양병원을 신설하고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전문재활센터를 건립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시에 설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의 복원은 중국 정부의 협력으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내년 4월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과 경찰의 유해 발굴도 마지막 한 분까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의 유해 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미군 등 해외 참전용사들의 유해도 함께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모든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법령도 정비했습니다. 지난 3월, 구조 활동을 하던 세 명의 소방관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교육생이었던 故 김은영, 문새미 소방관은 정식 임용 전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똑같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도 신분 때문에 차별 받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두 분을 포함해 실무수습 중 돌아가신 분들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했습니다. 오늘 세 분 소방관의 묘비 제막식이 이곳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눈물로 따님들을 떠나보낸 부모님들과 가족들께 각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의 진정한 예우는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분들의 삶이 젊은 세대의 마음속에 진심으로 전해져야 합니다. 우리 후손들이 선대들의 나라를 위한 헌신을 기억하고 애국자와 의인의 삶에 존경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애국과 보훈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일 수 없습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에 국민들께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힘이 되고 미래가 될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국가유공자의 집을 알리는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역별로 모양도 각각이고 품격이 떨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정부가 중심 역할을 해서, 국가유공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저는 오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서로 아끼는 마음을 일궈낸 대한민국 모든 이웃과 가족에 대해 큰 긍지를 느낍니다.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지키고자 할 때 우리 모두는 의인이고 애국자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애국영령과 의인, 민주열사의 뜻을 기리고 이어가겠습니다. 가족들의 슬픔과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보듬을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6월 6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이웃' 9번 '가족' 7번 언급..故 안치범 씨 등 의인들 차례로 거론
참전자 더해 의인들 추모..'평화의 시대' 새로운 보훈 의미 부각
"보통의 국민이 대한민국 지탱..서로 아낀다면 모두 애국자"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낭독한 제63회 현충일 추념사에는 '이웃'과 '가족' 등 국민의 평범한 삶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 수차례 되풀이됐다. 지난해까지 역대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는 전쟁희생자들이나 독립유공자들을 기리며 애국심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문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불의의 사고에서 이웃을 구하고 숨진 희생자들을 하나씩 언급하면서 국가가 이들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하면서,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서로를 아끼고 지키는 것이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에서 냉전체제를 해소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이번 현충일을 계기로 '보훈'의 새로운 의미를 부각하려는 모양새로도 읽힌다. 실제로 이날 문 대통령의 추념사에서는 '이웃'이라는 단어가 9번이나 등장했다. 지난해 22차례나 언급됐던 '애국(애국자)'이라는 단어는 올해 7번으로 줄었고, 대신 '가족'이라는 단어가 '애국'과 마찬가지로 7차례 사용됐다.


'평범'이라는 단어도 4차례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 도입부부터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의 이웃과 가족들이 평범한 하루를 살며 만들어온 역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 치하에서 앞장 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희생된 대부분의 사람도 우리 이웃이었다"고 말했다.


▲ '42만 8,030명' 모두를 기억합니다 (대전=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42만 8,030명은 전국의 현충원부터 호국원, 민주묘지 및 최근 국립묘지로 승격된 신암선열공원까지 국립묘지 안장자를 모두 합한 숫자다. hkmpooh@yna.co.kr


▲ 무연고 묘지 참배하는 문 대통령 (대전=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63회 현충일인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을 찾아 6.25 당시 전사한 고 김기억 육군 중사의 묘지를 시작으로 무연고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무연고 묘지는 가족이 없는 호국 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묘소이다. /2018.6.6 hkmpooh@yna.co.kr


▲ 호국 영령을 기리는 묵념하는 문 대통령 내외 (대전=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호국 영령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hkmpooh@yna.co.kr
 
이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의로운 삶이 됐다"며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보훈'의 의미에 대해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존경"이라고 정의함과 동시에, "이웃을 위한 희생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가슴에 깊이 새기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웃을 위해 희생한 '의인'들을 차례로 열거하면서 추도했다. 문 대통령은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던 채종민 정비사는 9살 아이를 구하고 바다에서 숨을 거뒀다. 2009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목숨을 잃었다. 2016년 성우를 꿈꾸던 대학생 안치범 군은 화재가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전쟁 도중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과 마찬가지로 일상 속에서 이웃을 지켜낸 의인들 역시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날 추념식 장소를 국립 대전현충원으로 정한 것 역시,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 및 군인 위주로 묘역이 조성된 서울현충원과 달리 대전현충원에는 의사상자·소방 및 순직공무원들의 묘역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애국과 보훈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일 수 없다"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에 국민이 마음을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애국'·'보훈'이라는 가치가 과거처럼 진영논리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신 문 대통령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서로 아끼는 마음을 일궈낸 대한민국의 모든 이웃과 가족에 대해 큰 긍지를 느낀다"며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지키고자 할 때 우리는 모두 의인이고 애국자"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추념사를 마쳤다. [hysup@yna.co.kr]


'428030位, 당신들을 기억합니다'... 전국서 현충일 추모 물결
연합뉴스ㅣ2018.06.06. 11:55 댓글 27개

 

19년 만에 대전 현충원서 열린 추모식 1만명 참석

(전국종합=연합뉴스) 제63회 현충일(6일)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을 비롯한 전국 현충시설에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많은 시민이 오전 10시 전국적으로 울린 사이렌에 맞춰 묵념했고, 운전자들도 차량 운행을 멈추고 현충일 의미를 되새겼다. 올해 정부 추모식은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1999년 이후 19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고(故) 김기억 육군 중사 등이 안장된 무연고 묘지를 먼저 찾아 참배했다.


'428030,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거행된 추모식은 국가유공자와 시민, 유가족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묵념, 헌화·분향, 추모 헌시 낭송, 추모공연, 추념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428030은 현충원부터 호국원, 민주묘지, 최근 국립묘지로 승격된 신암선열공원까지 10개 국립묘지의 안장자를 모두 합한 숫자다.


▲ 대전현충원[연합뉴스 자료사진]


▲ 추념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 순직 소방공무원 3명 추모하는 문 대통령 (대전=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순직 소방관 3인의 추모식에서 참석자들과 참배하고 있다. 순직 소방관 3인은 올 3월 충남 아산에서 출동 임무 중 사고로 순직했다. /2018.6.6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자살 시도자를 구하다 순직한 고 정연호 경위의 아들과 아내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2018.6.6 (대전=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현충일 추모식이 끝나고서는 지난 3월 충남 아산시 도로변에서 강아지를 구조하다 사고로 숨진 소방 공무원(사고당시 교육생 포함) 3명에 대한 추모식이 별도로 진행됐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200여명의 소방공무원 동료들은 정복 한 번 입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동료의 희생을 안타까워했다. 전북 임실국립호국원에서 열린 추모식에도 2천여명의 보훈 가족이 찾아 호국영령을 추모했다. 이곳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 2만7천여명이 잠들어 있다.


부산 중앙공원 충혼탑에서 거행된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보훈단체, 시민 등 5천여명이 찾아 현충일 의미를 되새겼다. 참석자들은 추념식이 끝나고 충렬사를 찾아 참배했고, 일부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세계 각국의 영령들에게 헌화했다. 경남 함안의 달전사에서는 현충일을 맞아 전몰 군인과 경찰, 민간인 등 6·25 전쟁 희생자 넋을 기리는 '무차수륙대재'를 봉행했다.


함안은 6·25 전쟁 당시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2개월간 낙동강 방어선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바다 건너 제주에서도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제주시 충혼묘지를 비롯해 한림·애월·구좌·조천·한경·추자·우도 등 충혼묘지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행사가 거행됐다. 광주공원 협충탑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송원고등학교 3학년 문서영 양 등 학생 6명은 30명의 호국 영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경기 수원 현충탑을 찾은 2천500여명도 현충일 의미를 생각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렸다. 추념식에 참석한 이재율 경기도 1부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지켜낸 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보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애국"이라고 말했다. (윤우용,박철홍,신민재,정경재,이종민,변지철,허광무,최병길,우영식,최해민,김용민,이재현,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


배우 한지민,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서 추모헌시 낭독해 눈길

스포츠Qㅣ김주희 기자ㅣ승인 2018.06.06 11:58 | 최종수정 2018.06.06 12:02:54



▲ 배우 한지민이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모헌시를 낭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출처=SBS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방송 화면]


[스포츠Q(큐) 김주희 기자]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가운데 배우 한지민을 비롯해 군복무 중인 스타들이 다수 참석해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 추념식의 주제는 '428030,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로 428030은 10개 국립묘지 안장지를 합한 숫자다. 이날 추념식에는 현재 군복무 중인 배우 지차욱, 주원, 강하늘, 임시완이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문 낭독과 애국가 선도를 맡았다. 또한 한지민은 이해인 수녀의 추모헌시인 '우리 모두 초록빛 평화가 되게 하소서'를 낭독했다. 가수 최백호는 추모공연으로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불렀다.  

 


[제 63회 현충일 추모헌시]


"우리 모두 초록빛 평화가 되게 하소서"

이해인 작/ 한지민 낭독


나라와 민족 위해 목숨 바친
수많은 님들을 기억하며
우리 마음의 뜰에도
장미와 찔레꽃이 피어나는 계절


경건히 두 손 모아 향을 피워 올리고
못다한 이야기를 기도로 바치는 오늘은 6월 6일

몸으로 죽었으나 혼으로 살아있는 님들과
우리가 더욱 사랑으로 하나 되는 날입니다


바쁜 것을 핑계로 더러는 무심하고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 속에도
님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결코 잊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순하게 태어났고
언젠가는 묻혀야 할 어머니 땅
작지만 정겹고 아름다운 이 땅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어떻게 사랑해야 하겠습니까
침묵의 소리로 말씀하여 주십시오


깊고 간절한 그리움 끝에
하늘과 땅을 잇는 바람으로 오시렵니까
오랜 기다림 끝에 남과 북을 이어주는
평화의 빛으로 오시렵니까


설악산과 금강산이 마주보며 웃고
한강과 대동강이 사이좋게 흐르는
한반도의 봄을 꿈꾸는 우리와 함께
이미 죽어서도 아직 살아있는
님들의 환한 미소가 태극기 속에 펄럭입니다

뜨거운 눈물이 차가운 비석을 적시는 감동을
님들과 함께 나누는 오늘입니다


피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다시 불러보는 이름
세월이 가도 시들지 않는 사랑으로
겨레의 가슴 속에 푸른 별로 뜨는 님들이여

우리의 영원한 기다림이시여
힘들 때 힘이 되는 위로자시여


우리가 잘 했을 땐 함께 웃어주고
잘 못 했을 땐 눈물 흘리며
잠든 혼을 흔들어 깨우는
지혜로운 스승이시여


미움을 사랑으로 녹이는
불이 되라 하십니까. 우리에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노래가 되라 하십니까. 우리에게


새로운 역사의 길 위에서 이제 우리는
다시 사랑하고 다시 희망하며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모두가 당신 덕분입니다'라고
서로 먼저 고백하고
서로 먼저 배려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아름다운 이 땅에서
내가 먼저 길이 되는 지혜로
내가 먼저 문이 되는 겸손으로
깨어 사는 애국자가 되겠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인내와 용기가 필요한 일상의 싸움터에서도
끝까지 견뎌내는 승리의 용사가 되겠습니다


분단과 분열의 어둠을 걷어내고
조금씩 더 희망으로 물들어가는 이 초록빛 나라에서
우리 모두 존재 자체로 초록빛 평화가 되게 하소서

선이 승리하는 기쁨을 맛보며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어제처럼 오늘도 오늘처럼 내일도
늘 우리 곁에 함께 계셔주십시오


새롭게 사랑합니다
새롭게 존경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