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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생태·건강

[4대강 쌓인펄] 물 흐르면서 생태계 다시 살아나

잠용(潛蓉) 2018. 7. 26. 18:11

4대강 5년, 영산강에 쌓인 펄 1m 쌓여...

물 흐르면서 생태계 살아나
경향신문ㅣ강현석 기자ㅣ2018.07.26. 15:46 수정 2018.07.26. 15:49 댓글 664개


[경향신문] 보에 막혀 5년 동안 쌓인 펄은 사람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26일 영산강 승촌보에 발을 디딘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은 펄에 허벅지까지 빠져 꼼짝하지 못했다. 펄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났다. 박 회장은 “영산강에 승천보를 막으면서부터 쌓이기 시작했던 펄이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강가에서 5m 정도까지 쌓인 펄은 물이 흐르는 구간에서는 훨씬 낮아졌다. 박 회장은 “물이 흐르지 않는 곳은 아직도 1m 정도 펄이 쌓였는데 물이 흐르는 곳은 30㎝정도 밖에 안 된다”면서 “보를 개방하면서 강물이 흐르기 시작해 펄이 계속 쓸려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승천보를 비롯해 죽산보와 영산포 등 영산강 5개 지점에서 수문개방 이후 변화를 살피기 위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승촌보는 지난해 6월부터 보를 개방하고 물을 흘려보내기 시작했고 11월부터는 완전히 개방됐다.


▲ 6일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과 연구진이 영산강 승촌보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6일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과 연구진이 펄이 가득깧인 영산상 승촌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26일 대한하천학회 연구진들이 영산강 승촌보의 수질을 측정하고 있다.


▲ 26일 찾은 영산강 승촌보는 두가지 모습이었다. 보 개방이후 물이 흐르기 시작한 강 중간 지점은 깨끗했지만 보 고정구조물 때문에 흐름이 막힌 강변 고인물에는 녹조가 번성했다.


개방이 가능한 가동보 4개는 모두 올려졌다. 7.5m였던 수심은 50㎝까지 낮아졌다. 강물은 들어올려진 보 밑으로 막힘없이 흘렀다. 물이 흐리면서 펄도 함께 쓸려가면서 승천보 중간 중간 모래톱이 보였다. 수심이 낮아진 강에는 새들이 날아와 곳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환경부 조사에서는 보 개방 이후 노랑부리저어새의 개체수가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를 개방하면서 상류 쪽 상황도 좋아졌다. 보를 막았을때는 상류 10㎞지점인 극락교 인근까지 물 흐름이 멈췄다. 요즘은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여울이 생기기도 했다. 승촌보 부근 유속은 개방 전에 비해 약 7배나 빨라졌다.


승촌보에서 상류쪽으로 1㎞ 정도 떨어진 승용교 교각에 남은 물에 잠겼던 흔적과 운항을 중단하고 땅으로 끌어올려진 환경정화선 만이 이곳이 얼마 전까지 사실상 ‘호수’였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보에 가둔 물로 전기를 만들겠다며 설치했던 소수력발전소도 오래전 가동을 중단했다. 개방이후 나아지긴 했지만 5년 동안이나 물길이 가로막혔던 영산강이 완전히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보를 개방한 강 중간 부분은 빠르게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었지만 고정구조물 때문에 여전히 물길이 막힌 강변 쪽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물이 고인 곳은 녹조가 번성했다.


박 회장은 “물이 고인 곳은 녹조가 심하지만 흐르는 곳은 깨끗하다. 만일 보를 개방하지 않았다면 영산강은 모두 녹조로 뒤덮였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엽합 사무처장은 “현장 조사를 통해 영산강 보의 수문 개방 이후의 변화를 살피고 남아있는 문제점을 파악해 보 개장과 철거 등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