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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어천가] 영천에서 한글 초간본 발굴

잠용(潛蓉) 2018. 10. 4. 17:07

훈민정음으로 쓴 조선초기 '용비어천가' 초간본 발굴
뉴시스ㅣ김진호ㅣ2018.10.04. 15:49 댓글 15개

한국국학진흥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키로


▲ 용비어천가 권3 권수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2018.10.4 photo@newsis.com


▲ 용비어천가 권4 말미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인 조선 초기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초간본이 발견됐다. 4일 한국국학진흥원은 572주년 한글날을 맞아 조선 초기 목판본으로 출간된 '용비어천가'를 발굴·공개했다. 이 '용비어천가'는 최근 영천지역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것으로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다. 이 서적은 권3~권4의 1책으로 전체 5책 가운데 제2책에 해당된다.책의 크기, 제책법, 판식 등이 조선 전기 판본의 전형을 보여준다.


글자체는 조선 초기에 유행한 조맹부의 송설체(松雪體)로 글씨 모양이 매우 유려하다.초간본의 후쇄본으로 16세기 무렵 간행된 판본으로 추정된다. 후쇄본이란 목판으로 책을 처음 찍고 나서 일정한 시간이 경과된 이후에 그 목판으로 다시 찍은 책을 말한다.처음 찍은 책과 목판은 같지만 찍은 시기에 차이가 있다. 비록 초간본의 후쇄본이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인쇄 상태도 매우 뛰어나 국가문화재로서 손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돼 있는 '용비어천가' 판본은 부분적으로 훼손돼 있다.


조선 초기 악장 문학을 대표하는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으로 쓰여진 최초의 문헌으로서 희귀본 중의 희귀본이다. 최초의 초간본은 1447년(세종 29) 5월에 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인지(鄭麟趾)·안지(安止)·권제(權踶) 등이 짓고, 성삼문(成三問)·박팽년(朴彭年)·이개(李塏) 등이 주석을 달았다. 책의 전래 과정이 분명해 15세기 국어학이나 서지학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용비어천가 표지.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2018.10.4  photo@newsis.com


'용비어천가'는 목조(穆祖)에서 태조, 태종에 이르는 6대의 사적(事跡)과 중국 역대 제왕의 사적을 대구(對句)로 읊은 노래에 주석을 붙여 1447년에 10권 5책의 목판본으로 간행됐다. 내용은 조선의 건국은 천명을 받아 이뤄졌으며, 유래가 오래 됐음을 밝히고 있다. 조상들의 음덕 찬송과 함께 후세의 왕들에게 경계해 자손들이 왕조를 잘 지키고 길이 발전시키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용비어천가의 현존 판본은 초간본 계열과 초간본 체제를 그대로 따른 중간본으로 3가지 판본이 현전한다. 첫 번째 중간은 임진왜란 직후 1612년에 출간된 소위 '만력본'(萬曆本)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사고(史庫)에 내사됐던 책이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돼 있다. 두 번째 중간본은 병자호란 후인 1659년에 간행된 책으로 '순치본'(順治本)이라고도 부른다. 세 번째 간행본은 1765년 '건륭본'(乾隆本)으로 1659년에 새긴 책판 가운데 훼손된 책판만을 보각(補刻)해 간행한 보판본(補版本)이다. 초간본은 그 전질(全帙)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한글날을 맞아 용비어천가를 공개하고 서지학적 가치를 정리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jh932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