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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故 임세원 교수] 자신도 우울증 환자였다

잠용(潛蓉) 2019. 1. 2. 17:09

[영상+] "환자들이 준 편지 담을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
한겨레ㅣ2019.01.02. 15:26 수정 2019.01.02. 15:36 댓글 0개




고 임세원 교수가 SNS에 남겼던 글
"힘들어도 오늘을 견뎌보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지난해 12월31일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였던 고인은 평소 환자를 생각했던 마음이 각별했다고 하는데요. 고인이 생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글을 영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너무 너무 어려운,

그 분의 삶의 경험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혹함이 느껴지는,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도대체 왜 이분이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그 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


이렇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그 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 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들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모두 부디 잘 지내시길 기원한다.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좀 더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 함께 살아보자"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이것은 나의 일” 임세원 교수 SNS 글 ‘감동’… 추모 이어져
한겨레ㅣ2019-01-02 11:01수정 :2019-01-02 11:50 


▲ 고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 한 의사가 고인을 추모하며 그렸다.


유족들 “안전한 진료환경 만들어달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통해 ‘고인의 유지’ 전해
“마음 아픈 사람들이 편견 없이 쉽게 도움받도록”

진료실에서 상담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지난달 31일 안타깝게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족이 ‘안전한 진료 환경’과 ‘마음 아픈 사람들이 편견 없이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뜻을 전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일 발표한 애도 성명에서 고인의 동생을 통해 전달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유족 쪽은 ‘고인의 유지’라며 학회 쪽에 다음과 같은 두가지 뜻을 전달했다. 첫째,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어달라. 둘째,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지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 학회는 “고인의 유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앞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우울증과 관련한 논문 100여편을 발표하고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정신질환자 치료에 20여년을 힘썼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현 이사장인 권준수 서울대 교수와 차기 이사장인 박용천 한양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학회 홈페이지에 고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안전하고 완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황 조사와 정책 논의도 이어나갈 참이다.
이명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안전한 진료 환경이라는 것은 응급실 등 다른 진료과목과 비슷하겠지만, 치료를 받다가 안 받으면 위험성이 커지는 정신질환자의 특성을 감안해 ‘완전한’ 진료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폭행해 숨지게 하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가중 처벌받도록 했다. 응급실에서 잇따른 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처벌 형량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처벌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막연한 오해나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신질환자의 의료 이용의 문턱이 더 낮아져야 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점에서 이를 어렵게 하는 사회적 인식과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명수 홍보이사는 “처벌이 필요한 사람은 확실하게 처벌하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확실하게 치료해야 한다”며 “정신질환자의 경우에 병원에 오기 전에는 가족이, 병원에 오면 의료진이 온전히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데 완전한 치료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정신보건의료 시스템이 의사에게 안전한 치료 환경을 보장하지도, 환자에게 지속적 치료를 제공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고 임세원 교수가 페이스북에 남긴 다음과 같은 글을 퍼나르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얼마 전 응급실에서 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신 선생님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긴박감과 피 냄새의 생생함 그리고 참혹함이 주된 느낌이었으나 사실 참혹함이라면 정신과도 만만치 않다.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보다 객관적 상황에 처해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는 그중에서도 정말 너무너무 어려운, 그분의 삶의 경험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혹함이 느껴지는,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도대체 왜 이분이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면서 그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한다. 이렇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그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들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모두 부디 잘 지내시길 기원한다.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좀 더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환자 흉기 사망’ 의사는… 우울증 명의 임세원 교수
한겨레ㅣ2019-01-01 16:42 수정 2019-01-02 09:10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강북삼성병원 모습. /다음 로드뷰 갈무리.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 개발자
2016년 우울증 극복기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펴내기도
 동료 의사들 “자신에 엄격하고 환자에 따뜻했던 의사”

지난 31일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임세원(47)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생전에 자살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에 힘써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임 교수는 20여년간 우울증을 치료하면서 우울증·불안장애 등과 관련한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대한불안의학회 학술지 편집위원장을 맡는 등 국내 불안의학 학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2011년 개발된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의 개발자로, 2017년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선정한 ‘생명사랑대상’을 받기도 했다. ‘보듣말’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7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수는 2016년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알키)를 펴내기도 했다. 한 개인으로서 ‘마음의 병’을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된 진솔한 경험담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2012년 미국 연수를 앞두고 발병한 만성 허리디스크 통증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함께 활동했던 동료를 잃어버린 임 교수의 동료들은 하루아침에 훌륭한 선후배를 잃어버린 슬픔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임 교수와 함께 ‘보듣말’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던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의사로서 자신에겐 한없이 엄격했지만, 환자들에게는 너무나 관대하고 따뜻했던 친구였다”며 “지난해 공군에 이어 올해 육군에 도입되는 ‘보듣말’ 프로그램 개발 책임자로서 밤낮없이 일하느라 동료들이 건강을 걱정할 정도였다. 불과 24시간 전까지 이메일을 주고받았던 임 교수가 이런 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통해했다. 황태연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부장 역시 “누구보다 환자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의사였는데, 그런 의사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는 게 정말 가슴이 아프고 충격이 크다”며 “이번 일처럼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의료진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환자를 돌볼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임 교수를 환자로 또는 책을 통해 접했던 일부 누리꾼들은 에스엔에스(SNS)에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임세원 선생님. 보고듣고말하기 프로그램을 접하며 참 따뜻하고 다정하단 생각을 했었는데, 그랬구나. 눈물이 난다.”(@bluesinthef***), “운 좋게 살아있는 2019년 1월1일. 조금 썰렁하지만 단호했던 선생님의 유머를 사실은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고 임세원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말도 안 되는 비극으로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합니다.”(@___h_l**), “힘들었을 때, 어려운 시간 내서 만나주고 상담해준 친구를 추모합니다. 임세원의 명복을 빕니다.”(@jonunstud***)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자신의 환자 ㄱ(30)씨를 상담하던 중 ㄱ씨가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자 진료실 밖으로 도망쳤으나 뒤쫓아온 ㄱ씨에게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에서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렸다. 임 교수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7시30분께 끝내 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1일 “ㄱ씨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북삼성병원 의료진 사망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와 1일 오후 5시 현재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이 청원은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에 대한 병원 내 폭력 및 범죄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그도 자살 결심했던 우울증 환자였다
이데일리ㅣ2019-01-02 오전 10:06:06 수정 2019-01-02 오전 10:06:06
   
SNS에 "우리 함께 살아보자"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위한 마음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는 생전 의사인 자신도 우울증에 빠져 자살 시도까지 했다는 고백을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에 담아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2일 “돌아가신 임세원 선생님이 저희 엄마 주치의셨다. 지금 기사 접하고 오열하신다”며 “(엄마가) 의사선생님을 많이 믿고 의지하면서 치료에 전념하셨는데, 무슨 위로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겼다.


고인과 인연이 있다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그가 만나던 환자 분들이 남긴 글들이 그의 부재를 더 원망스럽게 한다”고 전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였던 임 교수는 지난 2016년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에 담아 펴냈다. 당시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디스크에 따른 신경성 요통으로 두 달째 집에서 누워있을 때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을 때 자살을 결심한 적 있다고 털어놨다.


적어도 임 교수는 환자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었다. 그는 자살 충동을 느꼈을 때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에게 “어떤 처방도 내리지 못했다”며 “이발사가 자기 머리를 못 깎는 것과 비슷하다. 정작 내 문제가 되니까 두려움, 불안, 우울감이 압도했다.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에 환자나 그 가족에게 ‘제가 더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을 쉽게 했다. 이제 그런 말이 환자에게 사형선고와 같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의 일상은 예측할 수 없는 통증으로 파괴됐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두려웠다. 가족에게도 상처를 줬다”고 털어놨다.


임 교수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일상의 반복성을 회복하려고 했다”며 “고통이 심하든 덜하든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자고 식사하고 운동하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내 생활을 통해 가능한 범위에 둘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생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고,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고,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라는 글로 환자를 보듬었다.


 
▲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의사인 임세원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지난달 31일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 교수는 예약도 없이 찾아온 마지막 환자에게 변을 당했다. 서천석 소장은 “(임 교수) 죽음의 순간이 더 마음 아프다. 예약하지도 않고 몇 달 만에 온 마지막 환자. 그 환자는 이미 살인을 결심하고 온 것일텐데…”라며 “칼을 휘두르는 환자를 피해 도망가는 중에도 다른 의료진을 챙겼단다. 그래서 결국 당한 것이라는데 참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려 사망에 이르렀다. 사건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환자를 돌보닌 의료진에 대한 병원 내 폭력과 폭행, 범죄 행위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또 SNS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에서도 임 교수를 추모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故 임세원 교수에 애도물결… "우울증 극복한 휼륭한 명의였다"
MBNㅣ2019-01-02 07:18 l 최종수정 2019-01-02 08:20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고 임세원 교수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였던 고인은 환자들을 위한 마음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1일) 의료계에 따르면 새해를 앞두고 지난 12월 31일 숨진 임 교수는 20여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를 돌보며 10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입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해왔습니다. 특히 2011년 개발된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내면서 환자와 공감하는 삶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임 교수가 생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글에서 환자를 보듬는 마음이 묻어나 슬픔을 더하고 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임 교수는 환자들을 향해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고,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고,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라며 말한다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신을 내비쳤습니다. 임 교수의 부고를 전해 들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생전의 헌신적인 모습을 기억하며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에 이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임 교수를 애도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고인은 본인에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였다"며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우리 사회의 리더"라고 애도했습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별도의 추모 과정을 통해 고인을 뜻을 애도하고 기억하기 위한 일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임 교수는 그제(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자신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