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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념일

[오늘은 4.3사건 추모일] 국방부 71년만에 사과, 文대통령 "4.3의 완전한 해결이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

잠용(潛蓉) 2019. 4. 3. 20:08

'꽃피워라 4·3정신' 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 봉행 (종합)
얀합뉴스 | 2019-04-03 12:23


이낙연 총리 "4·3의 진실 채우고 명예 회복해 드리겠다"
수형인 감동의 퍼포먼스… 도올 '제주평화선언', 유아인 등 '71년의 다짐' 발표
4·3경험자 손녀 굴곡진 가족사 낭송에 참석자들 눈물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국가추념식으로 거행됐다.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이날 추념식에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 각계 인사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푸른 하늘 아래 평화공원 너머 한라산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맑은 날씨 속에 많은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추념식장을 찾아 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4·3 추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올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추념사를 낭독하며 4·3 영령을 추모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지도부,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도민을 위로했다.


▲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리고 있다. /2019.4.3 jihopark@yna.co.kr


▲ 울음 참는 이낙연 총리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념사중 울음을 참고 있다. /2019.4.3 jihopark@yna.co.kr


▲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리고 있다. /2019.4.3 jihopark@yna.co.kr


▲ '울음만 계속'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유족 김연옥 할머니 등이 울고 있다. /2019.4.3 jihopark@yna.co.kr


▲ '또, 또, 눈물이'(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 생존 수형인인 김묘생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4.3 jihopark@yna.co.kr


▲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2019.4.3 jihopark@yna.co.kr


이 총리는 이날 추념사에서 "제주도민은 4·3의 상처와 미움을 용서와 화해로 꽃피웠다"며 "제주의 용서와 화해는 감동과 교훈을 줬다. 우리 사회에서 과거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갈등을 치유하는 데 좋은 거울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이 총리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완성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민 여러분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며 희생자 유해 발굴과 실종자 확인, 생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올해 추념식은 4·3 희생자들이 겪은 억압과 4·3 생존 수형인 18명이 사실상 무죄라는 의미의 '공소기각' 판결 내용을 형상화한 '벽을 넘어서' 제목의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높은 벽 뒤에는 생존 수형인들이 서 있었다. 수형인들은 벽을 넘어 자신들을 찾아온 이들의 흙투성이 얼굴을 닦아주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 도올 김용옥이 미래를 향해 71주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를 담은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했다. 그는 "제주의 젊음은 비극 속에서 성장하면서 비극의 모든 성과를 수확했다", "빨갱이는 설문대 할망이 만든 우주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배우 유아인과 전국 각지에서 온 대표 6명은 '71년의 다짐'을 발표했다. 소설 순이삼촌과 제주 수학여행으로 4·3에 대해 알게 됐다는 서울의 여고생, 전 국민이 4·3을 우리 역사로 인식하는 그날까지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강원도의 교사, 민간인 학살을 온 국민이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는 충북 노근리사건 유가족까지 4·3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아인 씨는 "부끄럽게도 저도 4·3을 잘 몰랐지만,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젊은 세대가 4·3을 알아가고, 3세대 유족이 1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4·3 정신을 기억하는 내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추념식에 참석한 내빈을 대표해 이 총리가 유족 대표 등과 함께 헌화·분향했고, 제주 출신 소프라노 강혜명 씨와 청소년합창단이 애국가를 불렀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송승문 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8살 어린 나이에 4·3을 경험한 김연옥 할머니의 손녀 정향신(23) 씨가 3세대에 걸친 굴곡진 가족사를 낭송하며 추념식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4·3 유족이자 후유장애인인 김 할머니는 4·3 당시 조부모, 부모, 형제를 모두 잃어 홀로 살아남았고 그 후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정씨는 "할머니는 가족이 땅도 아니고 바다에 던져져 없어져 버렸다는 사실에 물고기는 멸치 하나조차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며 "멋쟁이인 우리 할머니가 그런 아픔 속에서 사셨는지 몰랐다"고 울먹였다. 정씨는 "오늘 약속 하나만 해요. 앞으로는 울지 않고 매일매일 웃겠다고"라며 할머니를 위로했다. 김 할머니는 손녀의 말을 들으며 내내 눈물 흘렸고, 이를 지켜보던 참석자들도 눈물을 훔치며 위로와 격려를 담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어 영화 '귀향'의 주인공인 재일교포 4세 배우 강하나와 백지웅(도남초 5학년) 어린이가 '고향의 봄', 가수 안치환과 연합합창단(4·3유족합창단, 제주도립합창단, 제라진어린이합창단 등) 250여명이 4·3의 아픔을 그린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하며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본 행사에 앞서 오전 9시 불교·원불교·개신교·천주교 등 4개 종단이 종교의례를 진행했고, 식전행사로 진혼무와 합창 공연이 펼쳐졌다. 행사를 주관한 행정안전부와 제주도는 본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제주도 전역에 1분간 사이렌을 울려 행사 시작을 알리고 식에 참석하지 못한 도민들이 함께 4·3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이 위령 제단에 헌화·분향하고 위패봉안관과 행방불명희생자 표석 등을 찾아 4·3 영령을 추모했다. 이 총리는 4·3 행방불명인 표석이 있는 묘역을 찾아 조형물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했다. 이번 추념식에서는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130명을 4·3 희생자로 결정해 위패를 봉안했으며, 4천951명을 유족으로 결정해 예우했다. 정부는 4월 3일을 2014년 국가기념일인 '제주4·3 희생자 추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국가의례로 추념식을 봉행하고 있다.

[atoz@yna.co.kr


文대통령 "4·3 해결이 이념 극복하고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
연합뉴스 | 2019-04-03 11:54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햇살 아래 서 있기 부끄러워…진상규명·상처 치유, 끝까지 챙길 것"
지난해에는 文대통령이 직접 추념식 찾아…올해는 이총리가 참석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 4·3 71주년인 3일 "4·3의 완전한 해결이 이념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상을 완전히 규명하고 배·보상 문제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제주도민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일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 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더딘 발걸음에 마음이 무겁다. 대통령으로서 끝까지 챙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 4·3은 여전히 봄 햇살 아래 서 있기 부끄럽게 한다"며 "진혼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는 제주도민의 강인함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추념식에는 이낙연 총리께서 참석했다"라며 "제주의 마음을 위로하고 우리 정부의 마음을 잘 전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직접 참석한 바 있다.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자 12년 만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분향하고 있다. /jihopark@yna.co.kr


그러면서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며 "더는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고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난다"며 "이제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hysup@yna.co.kr]

 

국방부, 71년만에 4·3사건 유감 공식표명…경찰수장 "사죄" (종합3보)

연합뉴스 | 2019-04-03 18:03


국방차관 4·3 영전에 헌화… "무고한 희생에 사과의 마음 분명"
경찰청장 4·3 추념식 첫 참석…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 사죄드려야"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방명록 작성하는 서주석 차관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방명록 작성하는 서주석 차관

(서울·제주=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김기훈 고성식 기자 = 국방부는 3일 제주 4·3사건에 대해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경찰청장도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4·3사건 당시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것에 대해 사죄했다. 공권력에 의해 민간인이 대거 희생된 대표적 사건과 관련해 군과 경찰이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의미로 풀이돼 향후 피해 구제와 진상 규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4·3사건 진압에 투입된 군·경을 지휘한 인물에 대한 서훈 취소 등의 조치가 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방부는 이날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방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나 서주석 국방부 차관 명의가 아닌 '국방부' 차원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검은색 양복과 검정 넥타이를 맨 국방부 관계자가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이런 국방부 입장문을 낭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 국방부의 제주 4.3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제주 4·3 사건을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한 '제주4.3사건 특별법' 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주석 차관은 이날 오후 광화문 중앙광장에 마련된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서 차관은 방명록에 "아픈 역사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썼다. 서 차관은 유족들과의 대화에선 "저희가 정말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진상 규명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최선을 다해서 적극 동참하고, 또 희생되신 분들의 명예회복과 함께 유가족 분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데 저희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이미 진솔한 사과를 여러차례 했다"며 "무고한 희생에 대해선 저희(국방부)도 사과의 마음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4·3 사건 당시 양민 살상의 지휘라인에 책임을 묻는 후속조치 혹은 서훈(취소) 조치를 검토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법적인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saba@yna.co.kr


▲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하는 서주석 차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주석 국방부차관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saba@yna.co.kr


▲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방명록 작성하는 서주석 차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saba@yna.co.kr


▲ 제주4·3 유가족 손잡은 민갑룡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민갑룡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제주4·3 제71주년을 맞아 열린 '4370+1 봄이 왐수다' 추념식에서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seephoto@yna.co.kr


▲ 방명록 작성하는 민갑룡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민갑룡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경찰청장이 4·3 추념 행사에 참석한 것은 민 청장이 처음으로 "지난 역사를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seephoto@yna.co.kr


▲ 제주 4·3희생자 관련 기록물 보는 민갑룡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민갑룡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해 관련 기록물 살펴보고 있다. /seephoto@yna.co.kr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범국민위원회 주최로 열린 '71주년 제주4·3항쟁 광화문 추념식'에 참석해 "4·3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방명록을 통해 "하루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며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도 이에 동참해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총수가 민간에서 주도한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05년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은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4·3 당시 무고한 희생을 당하신 양민들과 순직 경찰관의 영령들께 삼가 고개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긴 바 있다.


민 청장은 '애도 표한 것을 사과로 받아들여도 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는 분명히 사죄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민 학살에 경찰이 참여한 것을 인정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밝혀진 사실에 따라서 경찰도 사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민 청장은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로 거듭나겠다"며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 앞에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4·3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식 발포사건 때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군경의 진압 등 소요사태 와중에 양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적게는 1만4천, 많게는 3만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잠정 보고됐다. 좁은 섬에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고 진상규명을 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고 있다.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 4·3사건에 대한 국방부와 경찰청장의 공식적인 애도 표명을 환영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주4·3 제71주년 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오늘 4·3의 직접 관련자인 국방부의 입장발표와 경찰청장의 첫 4·3 추념식 참석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제주4·3이 대한민국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