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흰수마자' 단 9마리 발견, 내성천서 멸종 위기
오마이뉴스ㅣ김병기 입력 2019.10.02. 10:27 댓글 141개
▲ 내성천 흰수마자 ⓒ 이상돈의원실
2018년 '영주댐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 이상돈 의원 "댐 철거해야"
[오마이뉴스 김병기 기자] 영주댐 건설 이후 내성천에 살던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가 멸종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이상돈 의원(바른미래당)은 "쓸모없는 댐에 더 이상 세금을 낭비하지 말고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의원은 2일 환경부 국감에 앞선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사업의 일환인 영주댐이 건설된 후 2018년도에 시행한 '영주댐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를 밝혔다. 영주댐 하류의 10개 지점을 1년 동안 4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치이다.
[사후환경영향조사] 작년 내성천에서 발견된 흰수마자는 단 9마리뿐
▲ 댐 하류 내성천 흰수마자 조사결과 ⓒ 수자원공사
이 조사에 따르면 내성천 흰수마자는 단 9개체만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흰수마자는 2014년 첫 조사부터 매년 180개체 안팎으로 발견됐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급격한 변화이다. 이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이 내성천 합류 낙동강에서 매년 조사한 자료에서도 2017년과 2018년에 흰수마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물이 맑고 고운 모래가 많은 내성천은 2006년 국립환경과학원 수생태계 조사에서 흰수마자의 상대풍부도가 16.6%로 아우점 했을 정도로 국내 최고의 흰수마자 서식처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댐이 건설된 후에는 내성천 흰수마자 멸종 가능성을 더욱 심각하게 우려해야 했지만 환경부는 지난 9월부터 재차 영주댐 시험담수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4대강 자연성회복에 역행하고, 환경부 본연의 기능에도 맞지 않기에 내성천 흰수마자 보호와 멸종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하천기본계획] "영주댐이 모래 98.7% 막고 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흰수마자가 멸종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고유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가 서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운 모래가 필요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흰수마자 서식처였던 내성천에서 영주댐을 건설함에 따라 치어 방류사업 등을 하기 위해 2014년부터 모래입도 조사를 실시해왔다. 이에 의하면 흰수마자 서식에 필요한 수문학적 조건인 미소서식지 모래입도가 2014년에 비해서도 크게 굵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모래입도가 일정 수준 이상 굵어지면 치어가 살 수 없음에도, 환경부는 이와 관련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 2014년 입도조사 지점 기준 내성천 모래입도 변화현황 ⓒ 수자원공사
이 의원은 또 "국토부의 '내성천 중류권역 하천기본계획(변경)보고서(2014.7)'에 의하면 영주댐 상류에서 공급되는 유사 중 댐에서 포착되는 유사는 98.71%에 달해서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의 대부분이 차단되고 있다"면서 "회룡포 (송평천 합류 후) 일대의 연간 유사량은 영주댐으로 인해 3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댐 하류의 변화와 관련한 인과관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생태계 훼손을 막고 흰수마자 서식처를 복원하기 위한 정책시행이 시급하다"면서 "그럼에도 환경부는 영주댐 환경영향평가 때도 검토하지 않던 댐 하류 생태환경 종합 진단을 시험담수와 병행해서 하겠다면서 2년간 용역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회룡포 4대강 사업 전 강변 모래밭 ⓒ 이상돈 의원실
▲ 회룡포 4대강사업 후 줄어든 모래 ⓒ 이상돈 의원실
[수질개선계획] 영주댐이 수질 악화... 1099억원 추가 투입도 '헛돈'
이 의원은 유사 고갈 문제에 이어 지난 2016년 1조1천억원을 들여 낙동강의 수질개선 용수 공급용으로 준공한 영주댐의 무용론을 주장했다. 그는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댐 직하류 내성천 4지점의 BOD는 공사 전에는 1mg/L였으나 시험담수 기간 최대 4.4mg/L로 치솟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제출한 댐 내 취수탑 부근의 유해남조류 개체수는 2017년 6월 28일부터 9월 25일까지 5,780~205,985cells/mL로 나타났다." 결국 환경부는 2018년 3월, 댐 하류의 수질 악화를 우려해 영주댐 담수를 중단했다. 이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5월, 향후 7년에 걸쳐1099억원을 투입하는 수질개선 계획을 세운 것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1100억원, 차라리 댐 해체하는 데 써라"
▲ 4대강사업으로 이 나라 국보급 하천에 들어선 영주댐에 녹조가 기득 들어찬 모습. 지금은 녹조 문제로 담수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 의원은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영주댐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댐"이라면서 "최근 16개보에 대해서 처리 여부 검토가 진행 중인데, 영주댐 처리여부를 정부가 결정하기도 전에 1100억 원을 더 들여서 댐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일 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차라리 댐을 철거하는데 (그 돈을) 쓰는 것이 우리시대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훨씬 유익한 일"이라면서 "내성천의 생태계는 이미 회복하기 어렵게 훼손되었는데 새삼 무슨 진단이 필요한가? 환경부가 강의 자연성 회복에 대한 소임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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