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에 놀란 한국당...'귀한분' 모신 황교안 리더십 타격
JTBCㅣ정종문 기자 입력 2019.11.04. 20:30 댓글 3329개
논란 확산 막기..."영입 강행 않기로" 발 빼
[앵커] 오늘(4일) 아침까지만 해도 한국당 지도부는 박찬주 전 대장은 영입대상에서 배제된 게 아니라 '보류됐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기자회견 직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말이 달라졌습니다. '정말 귀한 분'이라고 했던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났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정종문 기자입니다.
[기자]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지난 10월 31일) : 배제라니요. 정말 귀한 분이에요.]
이렇게 말했던 황교안 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을 봤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제가 왔다갔다하느라고 듣지는 못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아봐야 하겠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자'던 황 대표 측근들도 조금 다른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 핵심관계자는 "기류가 변한 건 사실"이라며 "박 전 대장 영입을 강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논란이 황 대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란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미 황 대표 리더십이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 전 대장 영입 사실이 전해지자 당 최고위가 반발했고 인재영입위원장도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른바 '밀실 리더십'이라는 비판이 이어진 것입니다.
복수의 최고위원들은 JTBC와 통화에서 "박 전 대장의 자질 논란 뿐만 아니라 황 대표가 다른 최고위원들과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데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조국 사태로 잘 보이지 않던 황 대표 리더십의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우리 당은 5공 공안 검사 출신이 5공 장군을 영입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며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총선 출마' 박찬주 "임태훈 삼청교육대로" 발언 논란
YTNㅣ2019-11-04 14:45
박찬주 "감은 공관병이 따는 것… 갑질 아냐"
박찬주 "임태훈 소장, 삼청교육대 보내야"
군인권센터 "충격… 黃과 반인권 마스코트 한 쌍"
[앵커]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자유한국당 영입이 보류됐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출마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감은 공관병이 따는 것이라거나 '갑질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대표를 향해 '삼청교육대에서 훈련 한 번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내뱉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나연수 기자! 이른바 '갑질' 논란이 '삼청교육대' 논란으로 옮겨붙는 것 같네요.
[기자] 네, 자신에게 붙은 '갑질 의혹'을 해명하고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히는 자리였는데, 논란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됐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갑질 의혹'을 제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서는 '삼청교육대에 보내 훈련 한 번 받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는 발언이 도화선이 됐는데요.
[박찬주/ 전 육군대장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한번 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에 대해서 재단하고 이렇게 앞에 나와서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정말 참 분개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여기에 동조하는 정치인들도 저는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인권센터는 조금 전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이라며, 한국당 황교안 대표까지 묶어 반인권의 마스코트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박 전 대장은 역시 군인권센터가 최초 공개한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대비 문건에 대해서도 군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을 금기시한다면 군의 손발을 묶는 자해행위라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오늘 이렇게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과격한 돌발발언까지 내놓은 이유가 뭘까요? 박 전 대장은 내년 총선에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찬주/ 전 육군대장 : 여러분 저 비례대표 생각 전혀 없습니다. 저는 어디든지 험지에 가서 한 석을 더 차지하면 그게 자유한국당에 도움이 되는 거 아닌가요? 내 고향 천안을 가든지 내가 살고 있는 계룡도….]
오늘 기자회견은 황교안 대표에게도 사전에 알렸다고 하는데요,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건, 황 대표 역시, 당내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본인 나름의 총선 체제와 인재 구축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실제 황 대표는 오늘 기자들에게 박 전 대장 영입이 보류됐느냐고 반문하며 강행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미 정치권 곳곳에서 '공관병 갑질하더니 국민 갑질한다', '자유한국당이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비아냥 섞인 논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자유한국당이 이번 주 발표한 2차 영입인사 명단에 박찬주 전 대장이 포함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자유한국당은 일단 초기 인재 영입으로 진땀을 빼는 모습이고요. 여당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총선기획단을 출범했습니다. 총선기획단은 총 15명으로, 단장은 윤호중 사무처장이 맡았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 주요 당직자와 함께 여성 위원 5명, 청년 위원 4명이 중복 포함됐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월, 당 공천 제도를 확정해 발표하면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의원들에게는 공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미리 밝힌 의원들은 아예 평가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이철희, 표창원 의원 이외에 불출마 가닥을 잡은 의원들이 10명 남짓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산해보면 공천단계에서 배제될 의원들이 민주당 현재 의석수의 4분의 1 정도 됩니다. 조금 전 2시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모여 의원총회를 열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공천 또는 인적 쇄신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도 주목됩니다.
[앵커] 다른 정당들은 어떻습니까? 정의당은 깜짝 인사 발탁으로 지난 주말부터 화제가 됐는데요?
[기자] 네, 일단 영입 인사의 화제성으로는 정의당이 단연 눈에 띕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낸 이자스민 전 의원에 이어, 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이병록 예비역 해군 제독을 영입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는데요.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오늘 오전 회의에서 직접 이 전 의원을 만나 입당을 설득했다고 말하고, 이밖에 권영국 변호사, 장혜영·김조광수 감독 등 화제가 된 영입 인사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인재 영입에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보수 진영은 개별 정당의 총선 체제가 아니라 보수 통합과 재편이 우선 과제입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다음 달 탈당을 예고한 상태에서 이후 행보가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 의원은 한국당은 완전히 해체하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 못 하는 세력과는 함께 하지 못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은 이번 주 창당을 예고하고 있지만, 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바른미래당 공동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도 아직 의미 있는 답을 주지 않아 창당 후 앞날을 예견하긴 이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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