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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사의 쾌거] 100년 만에 미국 아카데미 4개부문 영화상 수상

잠용(潛蓉) 2020. 2. 10. 19:38

아카데미 작품상 '기생충' 호명되는 순간...
YTN 입력 2020.02.10. 14:04 수정 2020.02.10. 14:10 댓글 449개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최고 영예 작품상 수상
청중들, '기생충' 호명되자 기립 박수 치며 환호성
'기생충' 제작진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한국 영화 101년·아카데미 도전 57년 만의 쾌거
영화 '기생충'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4관왕 영예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샘 멘데스 감독의 1917로 2파전을 벌였는데 결국 작품상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작품상과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무려 4관왕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영화 역사 101년 만에 처음이고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린 지 57년 만입니다. 당초 감독상을 받으며 작품상이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수상하게 됐습니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도 최초이고 국제장편영화상이 작품상을 받은 것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입니다. 감독상은 '1917'의 샘 멘데스 '아이리시 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등 쟁쟁한 감독들을 제치고 수상하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청중들은 '기생충'이 호명되는 순간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등 다른 감독들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하고 가능하다면 트로피를 잘라서 나누고 싶은 심정이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감독상은 대만 출신인 이안 감독이 '라이프 어브 파이' '브로크 백 마운틴'으로 두 차례 받으며 아시아계 감독이 수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두 영화 모두 할리우드 제작영화였다는 점에서 순수 아시아 영화로 처음 상을 받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역사에도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기생충'은 각본상 부문에서도 강력한 경쟁작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제치고 영광의 트로피를 안았습니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것은 92년 오스카 역사상 '기생충'이 처음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와 대사를 멋지게 옮긴 기생충 배우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봉 감독과 함께 각본을 쓴 한진원 작가도 제작진과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습니다. 기생충은 앞서 미국 작가조합과 영국아카데미에서 잇따라 각본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나왔었습니다. 수상이 유력했던 국제장편영화상은 예상대로 '기생충'에게 돌아갔습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결국 오스카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봉 감독은 영화를 함께 만든 제작진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기생충'은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빈부 격차와 계급사회 등 인류 보편의 문제점을 블랙코미디로 잘 버무린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수상행진을 이어온 기생충은 오스카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유럽과 북미의 최고 권위상을 모두 휩쓰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봉준호 감독 "땡큐 바른손"...

문구 만들던 그 바른손 맞나요? "맞습니다"
뉴스1ㅣ심언기 기자 입력 2020.02.10. 16:51 수정 2020.02.10. 17:36 댓글 489개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포옹하고 있다. /©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문구 시장 위축되자 발빠르게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
상업·예술 분야서 韓영화계 한 축 성장... 주가급등 '방긋'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면서 물심양면 제작을 후원한 제작자들에게도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팬시 업체로 친숙했던 '바른손'의 영화제작사 변신이 눈길을 끈다. 봉 감독은 10일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뒤 배우와 스태프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제작사 바른손과 CJ엔터테인먼트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CJ와 함께 봉 감독이 언급한 바른손은 영화 제작사로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러나 대중에게는 '문구 회사'란 인식이 짙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든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바른손은 지난 1985년 바른손팬시로 출발해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팬시문구 사업을 운영했다. 그러나 문구시장이 쇠퇴하면서 바른손은 가장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변화를 꾀하며 사업영역에 다변화에 나섰다. 바른손은 2010년 오리온으로부터 국내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운영하는 롸이온즈를 인수해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패밀리 레스토랑 산업이 쇠퇴하고 베니건스가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2016년 10월 외식사업에서 철수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에서 한 차례 쓴맛을 본 바른손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2016년 11월 영화사 룩스픽쳐스를 흡수 합병하고 영화 사업을 강화, 본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들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마더' 등은 바른손이 제작해 히트한 대표적 작품들이다.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든 문구 사업부를 2014년 정리한 바른손은 이후 영화 제작과 VR영화·VR게임 등 분야에 집중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바른손은 '내부자들' '밀정' '판도라' 등 유명작에 투자하며 영화제작 시장에서 적지 않은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바른손은 상업영화는 물론 예술 영화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초청받으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2014년 '표적'은 칸영화제 '심야상영' 부문에 초청됐고, 이듬해 개봉한 '차이나타운'은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아 상영했다. '불한당'은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2019년 '우상'은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꾸준히 국제영화제 출품작을 배출한 바른손은 봉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한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사인 바른손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바른손 주가는 전일 종가(2025원) 대비 29.88%(605원↑) 급상승한 2630원으로 이날 장을 마감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