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사과하라".. 정치권 비판 직면한 황교안 "사태" 발언 (종합)
머니투데이ㅣ서진욱 기자 입력 2020.02.11. 06:27 댓글 1985개
▲ 서울 종로에 출마 선언한 황교안 - 지난 9일 분식집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80년대 하여튼 무슨 사태"라는 발언으로 정치권의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이라며 황 대표의 역사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황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5·18 민주화 운동을 언급한 게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9일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한 뒤 근처 분식점에서 "내가 여기서 학교를 다녔다.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다.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회상한 1980년 대학 휴교령의 배경은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다. 당시 황 대표는 성대 법학과 4학년이었다. 신군부는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자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국 대학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전남대 대학생과 비상계엄군이 충돌했고, 5·18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정치권이 반발한 이유는 '사태'라는 단어의 역사적 의미 때문이다. 당시 신군부는 5·18 민주화 운동을 '광주 소요 사태'로 규정하면서 폄훼·왜곡 행위를 펼쳤다.
황 대표의 사태 발언이 당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18 민주화 운동은 1995년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며 명칭이 법적으로 공식화됐다. 1997년부터는 5·18 민주화 운동의 법정기념일 지정도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충격적인 역사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올해는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이다.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제1 야당의 대표이자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야심찬 꿈을 꾸는 사람의 역사의식에 경악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5·18 민주화 운동을 '하여튼 무슨 사태'로 알고 있다면 다시 올바른 역사 공부에 매진하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황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황 대표는 무릎 꿇고 사과하라"며 "광주의 피를 모욕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괴물이 되기로 한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황 대표는 '사태'라는 군사정권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기로 한 모양"이라며 "평생을 자신의 영달에만 애써온 황교안 대표이지만 서울의 봄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모를 리는 없다. 선거를 앞두고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안신당과 정의당도 황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이 "(황 대표가) 여전히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뼛속까지 공안검사적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큰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아직도 황 대표의 역사 인식이 신군부가 규정한 '광주 사태'에 머물러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즉각 5월 영령 및 광주시민에게 사죄하고 자신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역사인식을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변곡점을 만든 5월의 광주를 무슨 사태 정도로 기억하는 황 대표의 빈약하고도 허망한 역사 인식 수준에 개탄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자체를 알지 못하는 황 대표와 같은 이가 제도권 정치에 진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5.18 민주화 운동을 언급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980년에 제가 4학년 때라는, 그런 시점을 생각한 것"이라며 "광주하곤 전혀 관계 없는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김재원 지지, 지지정당 없음" 꼼수문자에 딱 걸린 김재원
중앙일보ㅣ박해리 입력 2020.02.11. 06:01 수정 2020.02.11. 06:58 댓글 570개
▲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보건안전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0일 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에게 엄중 경고했다. 한국당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김 의원 측이 당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 없음’ 답변을 유도했다는 이유다. 당 공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한 공천을 방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4·15 총선을 대비한 한국당의 공약개발단 단장 역할도 맡고 있다.
논란은 한국당 공관위가 지난 5일부터 벌이고 있는 지역구 여론조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공관위가 현역 의원 평가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조사다. 그런데 김 의원 측이 지역구에 “응답요령으로는 ①김재원 의원 지지 ②지지정당은 없음으로 부탁드립니다. 그 사유는 경북의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80%가 넘어 개인 지지율이 여기에 못 이르기에 무당층으로 응답하시면 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배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뒤이어 “정당지지는 없다고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왜냐면 정당지지와 김재원 지지 간의 차이가 크면 평가상 불리하다고 합니다”는 메시지도 공개됐다.
메시지 공개 직후부터 한국당에서는 “당 지지율을 떨어뜨려 의원 선호도와 격차를 줄이는 ‘착시 효과’를 노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 지지율에 김 의원 개인 지지율이 못미칠 경우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한국당은 현역 30% 컷오프, 50% 물갈이를 예고한 상태다. “우리가 보낸 게 아니다”라는 김 의원의 부인에도 의혹이 설득력을 얻은 건 그의 지역구가 대구ㆍ경북(TK)인 탓도 있다. TK가 한국당 텃밭인 만큼 컷오프 비율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서다. 김 의원 역시 지난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TK 의원들을 대대적으로 쫓아내겠다는 시각에 대해 아무래도 피해의식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 공관위는 김 의원과 지지자들을 향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 공천을 방해하는 행위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행위가 재발할 시에는 공관위의 강력한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발할 경우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관위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람은 지역에 계신, 과거 당에 근무했던 연세 많은 분이다. 나와 특별한 관련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에게) 제발 도움이 안되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오해받을 짓 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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