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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성평등

[오거돈] 울먹이며 "오늘자로 부산 시장직 사퇴"

잠용(潛蓉) 2020. 4. 23. 15:38


[기자회견 전문] 오거돈, 울먹이며 "오늘자로 부산 시장직 사퇴"
YTNㅣ입력 2020.04.23. 11:16 댓글 5682개

 


[긴급 기자회견 전문] 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 울먹이며 불명예 퇴진 [온마이크]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오거돈 / 부산시장]

부산시민 여러분,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부로 부산 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을 이루지 못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합니다.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습니다.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을 포함해서 시민 여러분들께서 보호해 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습니다. 저는 3전 4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하여 참 잘해내고 싶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퇴장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마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YTN]

 

미투 의혹 넘긴 오거돈 결국 여직원 성추행으로 자진 하차
연합뉴스ㅣ김선호 입력 2020.04.23. 12:31 수정 2020.04.23. 14:05 댓글 4086개

 

▲ 오거돈 부산시장직 사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2020. 4. 23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한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해에도 미투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오 시장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가세연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시장 선거캠프에서 거액의 돈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오 시장이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 등은 지난해 10월 3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장 주변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오 시장 측은 이들의 계속된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고 강 변호사 등 3명을 대상으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 시장 측은 당시 "개인을 넘어 350만 부산시민을 대표하는 시장과 부산시 명예를 훼손하고 시정 신뢰를 떨어뜨려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미투 의혹은 세간의 기억에서 잊히며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오 시장은 6개월 만에 스스로 다른 성추행 사실을 밝히며 자진 사퇴했다.

 

오 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저는 한 사람에게 5분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며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행동, 말로도 용서가 안 된다"며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앞서 2018년 한 회식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양옆에 앉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사퇴 소식에 한 여성단체는 "오 시장이 그동안 보여준 낮은 성 인지 감수성을 보면 어느 정도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wink@yna.co.kr]

 

3전 4기 신화서 한순간 불명예 하차 오거돈, 그는 누구인가?
연합뉴스 이종민 입력 2020.04.23. 12:36 수정 2020.04.23. 14:02 댓글 185개

 

행정고시로 부산서 첫 공직 시작..4번 도전 끝에 부산시장
30년 만에 지역정권 교체 주인공에서 중도 낙마자로 오명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23일 부산시장직에서 사퇴한 오거돈 시장은 오뚝이 같은 삶을 살았다. 4번째 도전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된 그의 인생 후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행정고시 합격으로 1974년 부산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이후 내무부와 부산시 요직을 두루 거친 자타가 인정하는 행정 전문가이자 해양전문가로 평가받았다.

첫 발령지인 부산을 잠시 떠나 대통령 정책보좌관실, 내무부 국민운동지원과장 등을 거쳐 1992년 다시 부산시 재무국장으로 부임한 뒤 줄곧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상수도사업본부장,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등 시장직을 제외하고는 오를 수 있는 자리는 다 했다.

 

그는 언어장애 핸티캡을 선이 굵은 일 처리와 아래 직원과 원만한 소통으로 만회하며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 그가 정치권에 발을 처음 내디딘 것은 2004년 6·5 재보선이다. 그는 이때 열린우리당으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하지만 이때 도전 전력은 헛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다. 이후 한국해양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부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해양·물류밖에 없다며 해양수도로서 부산 역할을 강조하는 등 지역에서 원로로서 걸맞은 역할을 했다. 해양대 총장 시절에는 축제 등 여러 무대에서 평소 말을 더듬는 것과는 달리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러 '노래하는 총장'으로 불렸다.

 

▲ 오거돈 부산시장 '충격' 사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인사하고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2020.4.23 handbrother@yna.co.kr

 

▲ 2018년 6월 부산시장 선거 당시 오거돈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지역 정치에서 그의 행보는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지역 정치계는 평가한다. 그는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 '통 큰 연대'란 말을 만든 주인공이다. 당시 보수 일색의 부산에서 진보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민주당 이름을 달고 후보로 나서기보다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야권 연대를 통해 선거를 치르자는 개념이다. 그는 "20년간 독점해온 새누리당에 대항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는 '통 큰 연대' 만이 시장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전략에도 당시 서병수 후보에게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3전 4기 도전 끝에 부산시장 자리를 꿰찼다. 당시 그의 당선은 1995년 처음 시작한 민선 1기 지방선거 이래 23년 만에, 그 이전 보수정권의 임명직 단체장 시절을 합하면 30여년 만에 부산지방 권력이 보수에서 진보로 교체됐다. 그토록 꿈꾸던 부산시장직에 어렵게 오른 그는 취임 2년을 못 채우고 성추행이란 불명예를 안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