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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안동 산불] "이런 무책임한 기관장을 누가 뽑았나?"

잠용(潛蓉) 2020. 4. 29. 07:02

대형 산불 났는데...'술자리'에 '홍보용 사진'까지
MBC뉴스ㅣ이정희 입력 2020.04.28. 20:19 수정 2020.04.28. 20:24 댓글 6398개

 

 

[뉴스데스크]앵커 ▶ 지난 주말 사흘 동안, 경북 안동에서는 큰 산불로 축구장 천 백개 면적의 거대한 숲이 타버렸습니다. 그런데 산불 첫날 이철우 경북 지사가 산불 소식을 듣고도 총선 당선자들과 저녁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게다가 다음 날, 산불이 더 커져서 소방관들이 화마에 싸우는 와중에 이 지사는 산불 끄기 체험을 한다면서 이걸 홍보용으로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이정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 안동산불은 금요일인 지난 24일, 오후 3시40분.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 산 109번지에서 최초 발화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이 풍천면에는 경북도청이 있습니다. 발화지점과의 거리는 불과 6.4km로 불이 한참 번져가던 오후 5시 무렵, 경북도청에선 산불이 또렷하게 목격됐습니다. 당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자욱하게 치솟은 연기가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시간,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3명의 예방을 받고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고령.성주.칠곡 정희용, 포항남.울릉 김병욱, 구미을 김영식, 이렇게 3명입니다. 간담회가 끝난 6시 40분, 산불은 강풍을 받아 규모를 더 키우고 있었지만, 이때부터 도청 앞 식당에선 간담회에 이어 만찬이 이어졌습니다. 술잔도 돌기 시작했습니다.

술자리엔 간담회에 참석했던 정희용, 김병욱. 그리고 뒤늦게 온 군위.의성.청송.영덕의 김희국 당선자 이렇게 3명과 경북도청의 국장급 고위간부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상학/ 경북도청 대변인] "대구경북 행정통합, 통합 신공항 이런 관계로 미리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고, 공식 만찬을 했던 겁니다. 몇 차례 건배 제의가 오간 건 사실인데요, 그걸 술자리, 술판 이렇게 (말하는 건 맞지 않는다...)"
만찬은 약 한시간 정도 이어졌는데, 우연히도 만찬 직후엔 피해규모가 100ha를 넘어가며 산불지휘권이 안동시장에서 경북도지사로 넘어갔습니다.

다음날 오전 10시. 예보대로 초속 10미터 이상의 강풍이 불면서 산불은 민가까지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산불 통합지휘본부장인 이철우 지사 일행의 아주 이상한 행동이 진화대에 목격됐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지난 25일 오전 10시쯤)] "야, 저기는 세게 타네. 저쪽 봐라. 이만큼 뿌려도 안 꺼지나. 이거. <경상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 : 예, 예. 갈비처럼 돼 있어서...>"
이 지사가 불을 끄는 작업을 시작하자, 비서들은 홍보용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은 1시간 뒤 이철우 지사 SNS에 올라왔습니다.

 

[현장 산불진화대원] "현장 실무진은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기관장이라는 사람들이 와서 그렇게 하는 거는 (진화대원들의) 힘을 좀 빼는..."
[현장 산불진화대원] "아직도 전부 정신 못 차렸어요. 자기 과시만 하려고 하지. 아이고, 참..."
불은 강풍에 수시로 재발화되는 탓에 결국 축구장 천백개 규모나 되는 8백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산불이 다른 곳도 아닌 경북도청 지척거리에서 났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예정대로 만찬과 술자리를 꼭 가져야만 했냐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경북도청측은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정희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안동)
[이정희 기자 leejh@andongmbc.co.kr]

 

안동 산불에도…이철우 경북도지사, 통합당 당선자들과 ‘술판’
뉴스투데이ㅣ김덕엽 기자 입력 : 2020.04.28 09:05 | 수정 : -0001.11.30 00:00

 

▲ 지난 25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가 박종호 산림청장(오른쪽)과 안동 산불 진화 작업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경북도

 

[뉴스투데이/경북 안동=김덕엽 기자] 안동에서 큰 산불이 발생한 첫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미래통합당 경북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3명과 ‘술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8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 40분 쯤 이철우 도지사는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 소재 한 식당에서 통합당 김희국 군위·의성·청송·영덕, 김병욱 포항 남·울릉, 정희용 고령·성주·칠곡 국회의원 당선자 3명과 저녁 겸 술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이 도지사와 통합당 당선자 3명이 모인 시각 직선거리로 7.2㎞ 정도 떨어진 풍천면 인금리 주변은 산불로 비상사태였고, 당일 오후 3시 39분부터 인금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져 주민들은 대피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희국 군위·의성·청송·영덕, 김병욱 포항 남·울릉, 정희용 고령·성주·칠곡 국회의원 당선자 3명은 산불로 안동이 훨훨타고 있는 와중에 술판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산불 피해 주민은 뉴스투데이 대구경북본부에 “산불로 주민들은 대피까지 하는 상황에 경북도지사는 한가롭게 같은 당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술판을 벌였다”며 “주민의 안전보다 국회의원 당선 축하가 더 중요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측은 “당시 이철우 도지사와 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 간 저녁모임은 간단하게 1∼2잔 반주를 곁들인 식사자리였고 금방 마쳤다며 절차에 따라 산불통제를 했다”고 해명했다.

▲ 지난 24일 안동시 풍천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여의도 면적 3배에 이르는 800ha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축구장 면적 1100개의 산림이 초토화됐다. 경북도청 건물에서 6km 떨어진 산불 모습 /사진제공 경북소방본부

 

앞서 지난 26일 안동시 풍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여의도 면적 3배에 이르는 800㏊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후 47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산불은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을 타면서 사흘만에 축구장 면적 1100개 상당의 산림을 초토화시키고, 주택 3채, 창고 2동, 축사 3동, 비닐하우스 4동이 전소됐고, 일부 농가의 가축이 떼죽음을 당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중앙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차량통행도 한때 중단했다. 다만 산불 발생 직후 인근 주민들에 대한 긴급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