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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섬진강 홍수] "난리가 났다"... 넘쳐난 피아골, 화개장터 물바다

잠용(潛蓉) 2020. 8. 8. 23:48

"난리가 났다"... 넘쳐난 피아골, 화개장터 물바다
JTBCㅣ구석찬 기자 입력 2020.08.08. 19:42 수정 2020.08.08. 22:40 댓글 942개

 

 

[앵커] 이번에는 경남 하동입니다. 지리산 아랫자락인 하동 화개에는 이틀간 400mm가 훨씬 넘는 폭우가 내렸습니다. 근처에 있는 영호남 교류의 상징 화개장터 모습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물에 잠겨 지붕만 간신히 보이고 있고요. 또 시장 안쪽으로 좀 들어가보면 웬만한 곳들은 다 1층이 물에 잠겨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2층에서는 주민들이 구해달라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구석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굉음을 내는 물살은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장대 같은 비에 갑자기 불어난 하천은 온 마을을 집어삼켰습니다.
[난리가 났다. 물바다가 돼 가지고.] 영호남 교류의 상징, 하동 화개장터도 잠겼습니다. 주민들은 건물 2층으로 피신했습니다.

 

[구조대가 나와야 빨리 나가지.] 이 일대에 이틀간 400mm의 비가 쏟아지면서 이웃마을 구례군 피아골도 침수되고 고립됐습니다. 평소 잔잔했던 강물은 소용돌이치며 급류로 변했습니다. 한번 보시죠. 목재 더미가 줄줄이 휩쓸려가고 하동과 구례를 잇는 남도대교도 위태롭습니다. 섬진강 하류 하동포구입니다. 불어난 물이 넘치면서 어디가 강인지, 뭍인지 구분이 가질 않습니다.
이렇게 배가 집앞까지 둥둥 떠다니고 아름드리 나무는 고개만 겨우 내놓고 있습니다. 산책로도 완전히 잠겨버렸습니다. 야속한 장마 탓에 하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신신연/ 경남 하동군 고전면 : (강물이) 싹 쓸어가지 않습니까? 생전 이런 적 없는데 이러니까.] 거창에선 산사태가 나 8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밤새 250mm의 비가 내린 부산에선 무너진 옹벽이 주택가를 덮쳐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정경순/ 부산 수정동 : 당황이 돼서 멘붕처럼. 집집마다 들아가서 어르신들 보고 대피하라고…] 집중호우로 대구와 경북에서도 낡은 주택이 쓰러지고 도로가 끊기는 등 하룻밤 새 영남에서만 300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김상진·구경돈·김미선)

 

초당 1,800톤 방류...'바다가 된 터전' 피해 키웠나?
MBClㅣ허현호 입력 2020.08.08. 20:10 댓글 1835개

 

 

[뉴스데스크] ◀앵커▶ 섬진강 유역에선 제방이 무너진 남원 말고도 다른 인접 지역에서도 피해가 컸습니다. 주민들은 섬진강 댐이 갑자기 방류량을 늘리면서 피해가 급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컸던 건지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섬진강댐 바로 아래쪽인 임실 덕치면의 마을 3개가 섬으로 변했습니다.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불어난 물에 사라지면서 마을 주민들은 고립돼 버렸습니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순창 외이마을은 완전히 물에 잠겨 지붕만 간신히 물 밖으로 드러냈습니다. 축사도 밀려든 물살에 소 수십 마리가 머리만 밖으로 내민 채 발버둥을 치고, 일순간 보금자리까지 잃은 팔순 노인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임병례/ 주민] "처음이야. 몇백 년 됐는가 몰라. 이렇게 물 안 타. 생전 물 안 타는데 그러니까 여태까지 집 짓고 살았지."

전남 지역인 곡성과 구례에도 주택과 농경지 침수가 이어졌습니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비 피해가 집중된 건데, 주민들은 섬진댐에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린 탓 아니냐고 원망합니다.

[문경섭/ 임실군 덕치면] "비상 배수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물 안 보내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풀어버리면…"

새벽 6시쯤 댐수위가 계획홍수위에 접근하면서 방류를 시작한 섬진강댐이 내보낸 물은 초당 6백 톤 수준.

정오 무렵엔 예고 없이 방류량을 늘려 3배 가까운 초당 1800톤으로 불어나면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영산강통제소 측은 당초 예측을 훌쩍 뛰어넘은 500밀리미터의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영산강홍수통제소 관계자] "방류량 늘리는 건 수자원공사 쪽에서 결정하는 거죠. 기상정보를 기초로 해서 방류량을 계획하고 운영을 하는데 예측했던 것보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가지고…" 다행히 주민 대부분이 방류가 시작되기 전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착잡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기록적인 물폭탄에 갑작스런 방류량 확대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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