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영산회상도·시왕도 일반 '첫 공개'
KBS뉴스ㅣ박상희 입력 2020.11.09. 19:39 댓글 0개
[앵커] 과거 한국전쟁 때 강원도 설악산 신흥사에 있던 문화재급 불화가 미국으로 무단 반출됐는데요. 이 불화들이 66년 만인 올해 8월 국내로 환수돼 오늘(9일)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박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은은한 미소를 띤 부처님 주위에 설법을 듣기 위해 8대 보살과 10대 제자, 그리고 여러 수호신들이 앉아 있습니다. 불화인 '영산회상도'로, 가로 4미터, 세로 3미터가 넘는 초대형 크기입니다. 좌우로는 죽은 자를 지옥에서 심판하는 왕 열 명을 그린 '시왕도' 6점이 걸렸습니다. 이들 불화는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무단 유출됐다가, 66년 만에 국내로 되돌아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박찬순/ 속초시 교동 : "우리는, 내가 73세인데, 6.25둥이잖아, 3살 때. 근데 이런 걸(영산회상도 등을) 만났으니 너무너무 감격스럽지."] 영산회상도는 1755년 조선 영조 때 그려져 조선 후기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으로, 강원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사라진 뒤, 14년 전 미국 LA카운티박물관에서 6조각으로 잘린 채로 처음 발견됐습니다. 이후, 조계종과 박물관 사이 체결한 반환 협정에 따라, 올해 8월에 고향 신흥사로 돌아왔습니다.
[지상/ 신흥사 스님 : "상처 입은 모습으로 있다가, 완전한, 회복되어서, 복원되어서 (돌아왔고,) (코로나19라든지) 뭔가 극복이 되는 기운이 오늘부터 시작되었으면."] 신흥사 측은 한국전쟁 때 희생 장병들을 위로하는 천도재와 귀국 환영 법회를 끝내고,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신흥사 유물관으로 옮겼습니다. 지역 주민과 불교계의 끈질길 환수운동 끝에 돌아온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다음 달까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며, 상설 전시 여부는 불화 상태를 고려해 결정됩니다. KBS 뉴스 박상희입니다.
□ 촬영기자: 구민혁
□ 박상희 기자 (justicepark@kbs.co.kr)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속초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 시왕도 66년 만에 환지본처
BTNㅣ최승한 기자 승인 2020.11.09 16:43
신흥사를 향하는 곳곳에 66년 만에 돌아온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축하하는 플랜카드로 가득합니다.
설악산 신흥사와 속초시 문화재 제자리찾기위원회가 한국전쟁 때 유출된 신흥사 성보들을 오늘 처음 일반에 공개하고 귀국 환영법회를 개최했습니다.
우송스님/ 신흥사 회주 (민족분단의 불행한 역사 속에 본래자리를 떠나 타국에서 떠돌았던 성보들을 다시 모시면서 우리는 역사와 문화 앞에 겸허히 서서 합장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여섯 조각으로 잘려 무단 반출 이후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조계종과 신흥사 등 여러 단체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환수 됐습니다.
지혜스님/ 신흥사 주지 (우리 신흥사와 조계종단은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각성으로 소장 박물관과의 꾸준한 교류와 협상을 통해 성보의 무사 환수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는 본래의 자리에 있을 때 더욱 빛나는 문화재들을 환수하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병렬/ 강원도 경제부지사 (앞으로도 강원도는 불교 문화유산의 본지환처를 비롯한 국외소재 문화재의 환수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날 성보의 환지본처를 환영하면서 6·25 전쟁 당시 희생된 군장병의 넋을 위로하는 전몰장병 천도재도 함께 봉행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상래/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이사장 (한국 전쟁의 격변기에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주신 전몰국군과 미군장병 영령들께 감사를 드리는 위령제를 함께하는 깊은 뜻을 담았고, 국운융창과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기원하는 환영법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신흥사는 법회에 앞서 중창조이자 조계종 정화 6비구 중 한 명으로 종단 발전에 기여한 정호당 성준 대종사 43주기 다례재를 봉행했습니다. BTN NEWS 최승한입니다. [최승한 기자 btnnews@btn.co.kr]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속초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속초문화재단ㅣ2020. 8. 26. 16:05
Sokcho Cultural Foundation
(재)속초문화재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요즘,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속초 시민 모두가 손꼽아 기다렸던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제자리를 찾아 곧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유출됐던 불교문화재가 일부 환수되어, 지난 7월 23일 ‘순천 송광사 치성광여래도’가 영국에서 돌아온 것에 이어 29일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일명 ‘라크마(LACMA)’)가 소장하고 있던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
신흥사 영산회상도 6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KBS 춘천] [앵커] 한국전쟁을 거치며 미국으로 유출됐던 영산회상도 등 불화 11점 가운데 7점이 다음 달 국내로 환수됩니다. 유출 66년 만인데, 시민단체와 조계종 종단 등이 함께 노력한 결과로 의미를 더하고 속초 지역은 1950년대 초반 한국전쟁의 치열한 격전지이자 군 집결지였고, 1951년부터 1954년까지 속초 지역에 미군정이 설치되었습니다. 이 시기 자연적 · 인위적인 위험 요인에 노출되고 방치된 신흥사는 한국전쟁과 이후 혼란기를 틈타 경판을 비롯한 다수의 성보문화재가 도난 등으로 무단반출된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군 장교에 의해 무단 반출되었던 '신흥사 경판'이 65년 만에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한국 땅을 떠난 지 무려 66년 만에 환국한 것입니다.
출처: 불교뉴스
이번 문화재 환수는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일을 앞둔 올해 6월 16일 반환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해당 문화재를 원 소장처인 신흥사에 무상으로 반환한다는 협약에 따른 것입니다.
출처: 불교뉴스
▲ 출처: 불교뉴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한 유물은 짧은 불교 의식을 거친 후,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입고되었습니다. 8월 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인 환수 고불식(古佛式 ; 부처님께 고하는 의식)에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후, 원 소장처인 속초 신흥사 유물기념관으로 이운돼 9월 중순에 환영 법회를 거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
‘신흥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조선 영조 31년(1755) 6월에 그렸다는 발문(跋文)이 선명한 가로 4.1m, 세로 3.4m의 초대형 불화(佛畫)입니다.
▲ 출처: 문화재청
원래 신흥사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호)의 후불탱화로 봉안되어 있었습니다. 석가보니가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한 법회를 그린 불화로, 청허 휴정(淸虛休靜)의 법맥을 잇는 월저 도안(月渚道安)의 문중 승려 계통의 후원 하에 신흥사 내원암에 주석했던 용암 체조(龍巖體照, 1713~1779)에 의해 불화가 조성되었습니다.
붉은색과 녹색을 주 조색으로 하면서 파스텔 톤의 중간색을 사용하여 차분하면서도 밝은 느낌을 주는 채색, 그리고 안정감 있는 구도 위에 한 폭의 불화로 완성한 이 유물은 미술 기법 등에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으로 평가됩니다.
신흥사 시왕도
‘신흥사 시왕도(十王圖)’는 정조 22년(1798)에 조성된 12.4m, 세로 93.9cm의 불화입니다.
▲ 출처: 문화재청
원래 신흥사 명부전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은 뒤 심판받는 곳으로 알려진 명부(冥府)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묻는 10명의 대왕을 그린 그림입니다. 시왕도는 LA카운티박물관에 6점이 소장 중이었고, 제2·4·6대왕도가 1폭, 3·5대왕도가 1폭, 9대왕도가 1폭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3점은 복원 처리를 거쳤고, 나머지 3점은 박리 등 일부 훼손되어 복원 처리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미군정 시기 통신장교로 근무하던 폴 뷰포드 팬처는 속초 일대를 카메라에 담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찍은 당시 신흥사 사진에서 1954년 5월까지 신흥사 극락보전에 봉안되어 있는 영산회상도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되었지만, 같은 해 6월에서 10월 사이에 반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출처: 문화재청
폴 뷰포드 밴처가 1954년 5월에 촬영한 사진(왼쪽)에서는 영산회상도 모습이 보이나, 리차드 브루스 락웰이 같은 해 가을에 촬영한 사진(오른쪽)에서는 불화가 보이지 않습니다. (https://blog.naver.com/jys581/221500150345)
▲ 출처: News1
행방을 감춘 이 불화가 수십 년이 지난 2007년에서야 한국인 큐레이터에 의해 ‘석가여래설법도’란 이름으로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이 소장 중이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반출 후 여섯 조각으로 잘린 불화를 2010년 9월부터 1년여 동안 용인대학교 문화재학과 박지선 교수와 정재문화재연구소가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한 후, 한동안 LACMA 한국실을 대표하는 유물이 되었습니다. 이후 2015년부터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환수하기 위한 반환 요청을 시작하였고, 수차례 협상을 이어간 끝에 환수가 결정했습니다. 종단과 신흥사, 강원도, 속초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 불교계와 지자체, 정부기관, NGO 등이 협력해 일군 값진 성과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인 지상스님에 따르면, “문화재가 되돌아옴으로써 신흥사는 그제서야 완벽하게, 정신적으로나 유형적으로, 역사가 완전히 맞춰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라고 합니다.
아직 환수되지 않은 시왕도 4점이 미국 내 다른 도시에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환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모든 국외반출문화재의 ‘환귀본처(還歸本處)’를 바랍니다.
출처/
[신문기사]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359)
강원일보(http://naver.me/5o25OSRC)
KBS뉴스(http://naver.me/FmT6pXFv)
뉴스렙(http://www.newsrep.co.kr)
[학술지] 유경희, 「LA 카운티미술관 <神興寺 靈山會上圖>」, 『강좌 미술사 45권, 45호』, 한국미술사연구소, 2015, 5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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