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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머리 터져 피흘릴 것" 표현, 영문판에선 빠졌다

잠용(潛蓉) 2021. 7. 2. 14:36

시진핑 "머리 부딪쳐 피흘릴 것" 연설 표현, 영문판에선 빠졌다
뉴스1 김정률 기자 입력 2021. 07. 02. 11:49 댓글 18개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현지시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행사서 연설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비치고 있다. /©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 영문판을 배포하면서 일부 표현을 수정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일 시 주석의 기념 연설 후 홈페이지에 영문판 전문을 게재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등 서방국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어떤 외세의 괴롭힘이나 압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런 망상을 한다면 반드시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 올린 강철의 (만리)장성 벽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릴 것(必將在14億多中國人民用血肉築成的鋼鐵長城面前碰得頭破血流)"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런 표현은 사실상 경제와 인권 등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미국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이 공개한 영문판 기념 연설 전문에는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릴 것"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신화통신이 게재한 영문판에는 "누구라도 그런 시도를 한다면 14억 중국 인민이 구축한 강철의 장성에 부딪히는 것을 발견할 것(Anyone who would attempt to do so will find themselves on a collision course with a great wall of steel forged by over 1.4 billion Chinese people)"이라고 했다. 중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부 표현이 수정될 수는 있지만 '피가 흐를 것'이라는 등의 중요 단어가 빠진 것은 다소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으로서는 중국 공산당 100주년이라는 초대형 행사에서 자국민을 자극하기 위해 쉽게 볼 수 없는 거친 표현을 동원했지만 이후 영문판 배포 과정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누그러뜨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날 시 주석의 연설은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생중계됐고,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의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릴 것(anyone who attempts to do so will face broken heads and bloodshed in front of the iron Great Wall of the 1.4 billion Chinese people)"이라는 표현은 한동안 외신의 주요 머리글이 되기도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