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반듯이? 반드시?… 尹 방명록에 “한글도 모르나” “문제 없다”
조선일보ㅣ김자아 기자 입력 2021.11.11 08:17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남긴 방명록을 두고 여권 일각에서 표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적의 대상이 된 글귀는 “반듯이 세우겠습니다”이다. 윤 후보는 지난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반듯이 세우겠다”는 표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드시 지키겠다”가 맥락상 어울린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상에는 윤 후보 방명록을 첨삭한 사진이 공유됐다. ‘반듯이’는 ‘반드시’로, ‘세우겠습니다’는 ‘지키겠습니다’로 고쳐졌다. ‘반듯이’란 글자 밑에는 물음표 표시도 덧붙었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방명록 첨삭 사진을 공유하고 “연습하고 갔을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젠 웃음도 안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실언과 망언이 진짜 실력인 듯하다”며 “민주당은 윤 후보의 무지와 무능을 그저 웃어 넘기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 온라인상에 올라온 윤 후보 방명록 문안 교정 /페이스북
맞춤법 논란이 이어지자 윤 후보 지지자들은 ‘반듯이’도 표준어이고, ‘세우겠습니다’라는 서술어도 문제가 없다며 표기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지자들은 “문맥상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말이 왜 문제가 되나” “반듯이도 맞는 말인데 맞춤법을 모르는 건 오히려 민주당이다” 등의 반응을 냈다. 또 일각에서는 5·18 진상규명 등을 통해 5월 정신을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윤 후보의 방명록 표기법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지금의 5월 정신이 반듯하지 않고 잘못됐다는 말이냐’는 식의 재반박이 이어졌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잘 이해가 안 간다. 민주와 인권의 5월 정신은 잘 서 있다”며 “그런데 뭘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에 “’반듯이’는 ‘반듯하다’의 부사형이다. 사전에 ‘작은 물체, 또는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윤 후보는 현재의 오월 정신이 비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한글맞춤법 제57항에 따르면 ‘반드시’와 ‘반듯이’를 구별하여 적어야 한다. ‘반드시’는 ‘틀림없이 꼭’, ‘반듯이’는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않고 바르게’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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