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사회·경제·복지

[사건사고] 광주 현대 아이파크 신축공사 붕괴사고

잠용(潛蓉) 2022. 1. 13. 17:10

[영상] "몇초새 푹 꺼지고 '펑' 소리'" 39층 붕괴 직전 현장 보니 
중앙일보ㅣ김준희 입력 2022. 01. 13. 15:50 수정 2022. 01. 13. 16:16 댓글 58개



"붕괴 2~3분 전 반장이 휴대전화로 찍어"
눈발이 날리고 강풍에 가림막이 펄럭인다.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 바닥의 한 가운데가 푹 꺼져 있다. 6명이 실종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 사고 직전 아파트 꼭대기 현장 모습이다.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1일 오후 3시47분쯤 건물 외벽 등이 무너지기 2~3분 전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는 것) 작업을 하던 HDC현대산업개발 협력업체 반장 A씨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해당 영상을 찍었다.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 사고 사흘째를 맞은 13일 오전 구조대원들이 구조견과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14분쯤 붕괴 사고가 난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실종자 6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눈발 날리고 강풍…"콘크리트 상판 10㎝ 꺼져"
각각 40초, 1분32초짜리 영상에는 당시 붕괴 조짐을 보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협력업체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며 웅성거리는 목소리도 생생히 녹음됐다. 첫 영상에는 콘크리트 상판(슬래브)이 일(一)자로 반듯하지만, 둘째 영상에는 상판 가운데가 10㎝가량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영상을 촬영한 A씨도 붕괴 조짐을 감지한 듯 연신 한숨을 쉬는 모습도 담겼다. 재중 동포인 그는 영상 속에서 중국어로 '심상치 않다'는 투의 말을 했다.

 

▲소방당국이 1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에 동원될 중장비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뉴스1

펌프카 운전자, 다른 건물 숨어 화 면해
이 영상은 붕괴 사고가 난 공사 현장에 참여한 펌프카 업체 사장 B씨가 A씨에게 받았다. 사고 당시 B씨 업체 펌프카도 파손됐다. 그는 피해 증거 확보 차원에서 영상을 확보했다고 한다. B씨는 "영상을 보면 처음과 끝이 다르다"며 "A씨가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자마자 (콘크리트 상판) 10㎝가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에 녹음된) 소리 등을 봐선 35~36층에서 뭔가 꺼진 것 같다"고 했다. B씨에 따르면 사고 당시 38층 천장이자 39층 옥상에는 A씨 등 협력업체 직원 7~8명이 일하고 있었다. 영상 촬영 당시에도 일부 직원은 이미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대피한 뒤였다고 한다. B씨는 "A씨가 '펑' 하는 1차 폭발음을 듣고 뭔가 이상하다 싶어 사람들한테 대피하라고 하고 자기도 계단 쪽으로 나오다가 다시 가서 영상을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도 영상을 찍자마자 바로 내려오는데 25층과 27층 사이에서 '와장창', '우당탕' 소리에 무너지는 것 같아 뛰었고, 1층 내려오자마자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 사고 사흘째를 맞은 13일 오전 구조대원들이 구조견과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14분쯤 붕괴 사고가 난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실종자 6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경찰, 직접 공사한 하청업체 3곳 압수수색
사고 당시 B씨 업체 직원 1명도 현장에서 미리 몸을 피해 간신히 화를 면했다는 게 B씨 설명이다. 그는 지상 1층에 펌프카를 대고 타설 중이던 아파트 옥상에 콘크리트를 올려주고 있다가 급히 옆건물로 대피했다. B씨는 "직원 말로는 건물 1층에서 무엇이 '펑' 튀어서 보니 사람들이 35~36층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여 '안 되겠다' 싶어 (사고 난 201동 인근) 202동 건물에 들어가 숨었다"며 "그 사이 무전에서 '상판이 이상하다. 대피하라'는 말이 들리고 타설공들이 내려왔다"고 했다. B씨 업체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전날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 B씨 업체를 비롯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하청받아 직접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하고 장비·자재 등을 공급한 업체 3곳을 압수수색했다.

 

▲ 1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 소방대원들이 진입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14분쯤 붕괴 사고가 난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실종자 6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발견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뉴스1

사고 3일째 실종자 1명 발견…"생사 확인 중"
한편 이날 오전 11시14분쯤 붕괴 사고가 난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실종자 6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발견됐다. 구조대원이 내부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는 과정에서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의 생사를 확인 중이며, 잔해를 치우는 대로 남성을 구조할 계획이다.

□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 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초유의 아파트 붕괴사고 HDC현산, 오너 정몽규 회장 뭐하나?
머니투데이ㅣ유엄식 기자 입력 2022. 01. 13. 13:50 수정 2022. 01. 13. 13:56 댓글 470개

 

▲ 정몽규 HDC회장이 지난해 6월 1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동구 학동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초유의 아파트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 오너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사망 9명, 부상 8명) 사고 다음달 현장을 직접 찾아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번에는 대표이사에 사과를 맡기고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잇따라 대형 인명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 면허 박탈을 넘어 정 회장의 퇴진 시나리오까지 거론돼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광주 현장에서 사고 수습 중...
실종자 수색 완료 후 별도 입장 밝힐 가능성

13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재 붕괴사고 현장인 광주에 체류하며 임직원들과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다. 정 회장은 유병규 대표이사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전일 임직원 50여 명과 함께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지난해와 달리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이유는 실종자 수색, 타워크레인 해체 등 당면 현안을 우선 해결하기 위해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실종자 생사도 확인되지 않았고 이분들은 먼저 찾는 게 중요하다"며 "타워크레인 해체 등 위험도가 높은 공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므로 일단은 현장에서 수습 총괄 지휘에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사진=뉴시스(소방청 제공)

이에 따라 실종자 수색과 생사 여부가 확인된 이후 정 회장이 별도 입장을 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는 정 회장의 결단에 달린 상황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그룹 주력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신뢰도는 크게 훼손됐다. 광주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화정 아이파크 △학동 4구역 △광주계림 IPARK SKVIEW △광주운암3단지 등 4개 사업장 공사가 모두 중단됐다. 특히 3200여 가구 대단지로 조성할 예정인 광주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공계약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일 사고 현장과 관련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여야 정치권도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면서 회사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안전관리 10대 건설사 중 유일 '매우 미흡' 등급...
광주 재개발 철거 사고 영향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건설공사 안전관리 평가에서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 전에도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이 실시한 '2021년 공공 건설공사 안전관리 평가'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최하 등급인 '매우 미흡'으로 판정됐다. 이 평가는 관급 자재비 포함 총공사비 200억원(전기·소방·통신) 공공발주 건설공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안전관리계획에 따른 △안전점검 활동 △안전교육 △재해예방 활동 △안전시스템 운영 여부 등을 종합 평가해 매우우수(95점 이상) 우수(85점∼95점) 보통(60점∼85점) 미흡(40점∼60점) 매우미흡(40점 미만) 등 5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노후건물이 붕괴돼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버스를 덮쳐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시고 발생 직후 119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특히 지난해부터 '건설사고 사망자 수'를 평가 결과에 반영했다. 평가 기간 내에 사망자가 발생하면 등급이 하향 조정된다. 사망자 2명 당 1등급씩 떨어지는데 공공, 민간 공사 구분없이 적용한다.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는 "다른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아도 연간 사망자가 7명 이상이면 최하 등급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최하 등급을 받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9명의 사망자를 낸 광주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사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사고 현장에서도 6명의 근로자가 붕괴 과정에서 실종돼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내년 평가에서도 최하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평가와 공공발주 수주는 연계성이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공공사업 발주처도 HDC현대산업개발을 믿고 일을 맡기기 부담스러워 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날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일정 기간 현대사업개발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광주 아파트 붕괴 실종자 1명 발견..."장비 진입로 확보 중" (종합)
뉴스1ㅣ김동수 기자,정다움 기자,이수민 기자 입력 2022. 01. 13. 14:37 댓글 391개

 

▲ 문희준 광주 서구긴급구조통제단장(서부소방서장)이 1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신축 공사 중이던 해당 아파트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6명이 실종됐다. 2022.1.13 /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전날 육안수색했던 곳 '내시경 카메라'로 재수색 중 발견
발견 3시간 지났지만..여전히 생사여부, 신원 확인 불가
(광주=뉴스1) 김동수 기자,정다움 기자,이수민 기자 = 6명이 실종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1명이 매몰된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를 맡고있는 긴급구조통제단은 현재 장비 투입을 위한 진입로를 확보 중이다. 문희준 서구긴급구조통제단장(광주 서부소방서장)은 13일 오후 2시 정례 브리핑에서 "요구조자 발견 부근에 콘크리트 더미가 많아 장비 진입을 위해 도로를 확보 중이다"고 밝혔다. 문 단장은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워낙 콘크리트 더미가 많아 사람 힘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201동 건물 서측면에 있는 도로를 지나기 위해 차량과 잔재물을 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14분쯤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 1명을 발견했다. 전날 소방대원의 육안 수색이 진행됐던 곳으로 이날 매몰자 탐색 장비인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한 정밀수색 과정에서 실종자를 찾았다.

 

▲ 소방당국이 1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에 동원될 중장비의 진입로 확보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신축 공사 중이던 해당 아파트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6명이 실종됐다. 2022.1.13 /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발견 장소인 201동 본건물 서측면에는 절단된 철선과 콘크리트 잔해물이 많아 구조에 어려움이 있다. 구조단은 철선 제거 작업과 콘크리트 잔해 제거 후에야 요구조자를 구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더미는 사람의 힘으로 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장비가 진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현재 진입로를 확보 중이다. 진입로에는 지난 11일 사고 당시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며 매몰된 주차 차량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견인차가 투입돼 기존 차량을 제거하고 중장비 차량이 함께 잔존물을 치우고 있다. 발견된 실종자 1명의 생사여부와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실종자는 붕괴 잔여물 더미에 매몰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201동 23~38층 외벽이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