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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1위 후보] 1주일마다 바뀌는데... 이런 대선은 유사이래 없었다

잠용(潛蓉) 2022. 2. 4. 13:27

"1위 후보가 또 바뀌었네요"... 이런 대선은 없었다
헤럴드경제ㅣ2022. 02. 04. 11:18 댓글 1304개

역대 대선 D-30 여론조사 비교해보니
한달 앞두고 역전-재역전 '역대급 혼전'
후보는 물론 배우자·처가논란 '점입가경'
엎치락 뒤치락 끝까지 '깜깜이판세' 지속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예측 불가 대선"
“1위 후보가 수시로 바뀝니다. 이런 대선, 역대 없었어요”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한 정치 전문가의 관전평이다. 여야 모두 대선 후보가 정해진 뒤에도 선거대책위원회가 교체·뒤바뀌기를 수차례, 대선 후보들의 순위는 한치 앞도 예측이 어렵다. 역대로 보면 대선 100일전 앞섰던 후보가 대부분 당선됐으나, 이번 대선은 다르다. 자고나면 터지는 폭로 공방은 유권자들을 어리둥절케 한다.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의 비호감은 역대급이다. 배우자들이 대선 기간 중 이렇게 많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전례도 이번 대선만의 특색이다.

한국갤럽이 여야 각 4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확정된 이후인 11월 중순 이후 7차례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던 전례는 1번,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던 전례는 1번 뿐이다. 나머지 5차례 조사에서 동률을 기록한 사례는 2번, 1%포인트 차 박빙 결과가 나온 사례는 2번이다. 조사추이만 보더라도 어느 측이 유리하다 장담키 어려운 ‘복마전 대선’ 양상이 대선 30여일 앞까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오는 3월 9일 대선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의 현명한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도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대구 동대구역 광장(위쪽)과 인천 남동구에서 진행된 투표 독려 캠페인. /연합뉴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처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한 적은 한번도 없다. 역대 대선에선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정도의 변화는 있었어도 1등이 바뀌거나 했던 적은 없는데, 지금은 수시로 바뀌고 있다”며 “비호감도가 이렇게 높은 대선도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호감도도 40% 미만에 그쳤다. 지금은 60%를 훌쩍 넘는다”고 설명했다.

‘100일전 판세’가 승부수란 속설도 이번 대선에선 깨졌다. 지난 20년간 대선 100일 전 1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경우는 4번 가운데 3번이었다. 17대 이명박·18대 박근혜·19대 문재인 후보는 각각 대선 100일 전 1위 후보가, 선거에서도 무난히 당선된 전례다. 100일전 조사결과가 선거에서 뒤집힌 전례는 16대 대선에서 3위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유일하다. 그러나 20대 대선은 선거 100일전은 고사하고 선거 30일 전까지도 어느 후보가 확연히 우위를 점했다 보기 어려운 ‘깜깜이 판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대선 후보 본인들의 과거 문제가 대선 전 비방·폭로전으로 비화된 경우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 문제로 당내 경선 과정에서 홍역을 치렀고, 이 후보의 ‘바지 한번 내려야 하냐’ 발언은 인성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외에도 형수 욕설 문제는 수차례 사과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주요 공세 소재로 활용됐고, 급기야 녹취 전체 내용이 공개돼 이 후보 이미지에 적지 않은 상처가 났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의 ‘대표 패싱’ 논란 및 검찰총장 재직 시절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되며 홍역을 치렀다. 특히 검찰조직을 동원해 장모의 법정 방어 논리를 짜고, 야당에 여권 인사 고발장을 현직검사가 작성케 했다는 의혹은 검찰권 사유화 논란으로 번졌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 확정후에는 ‘주 120시간 노동’, ‘개사과 논란’, ‘불량식품 먹을자유’, ‘전두환 잘했다’ 발언, ‘가난하면 자유를 모른다’, ‘손발 노동 아프리카’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여야의 선대위 내홍 역시 이번 대선만의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이미 당의 대선 후보를 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용광로 선대위’를 꾸렸으나 불과 3주만에 완전히 선대위를 해체하고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를 다시 꾸렸다. 국민의힘 내홍은 보다 심했다. 이준석 당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놓고 삿대질을 하면서 ‘윤핵관’ 논란이 불거졌다.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영입됐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를 결국 떠나야 했다.

대선 후보 부인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된 전례도 없다. 윤 후보의 김건희씨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 되기 전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쥴리 의혹·유부남 검사와의 동거설 등으로 홍역을 치렀고, 윤 후보의 장모도 경기도 양평군 개발 특혜 의혹 및 요양병원 부정 수급 문제 등으로 논란을 겪었다. 특히 김씨는 한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집권하면 가만 안둬’, ‘조국 가만히만 있었으면’, ‘돈 안줘서 미투’ 발언 등으로 외신에 보도될 정도의 구설로 몸살을 겪었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는 이 후보가 과거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되며 구설에 올랐다. 김혜경씨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엔 ‘혜경궁김씨’ 아이디로 접속해 당시 경쟁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배우자 논란이 된 전례는 2002년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아버지가 ‘빨갱이 논란’이 유일했다. 당시에도 노 전 대통령이 ‘그렇다고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는 발언으로 돌파해 냈었다”며 “지금처럼 배우자가 문제가 됐던 전례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0일 역시 예측 불가라고 내다봤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못미친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 대안이 본인이어야 한다는 명분을 유권자에게 제시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없다면 한쪽의 승리를 예단키 어려운 상황이다. 엎치락뒤치락이 대선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자기 진영 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냐, 들을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큰 변수. 두 가지가 앞으로 판세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일 것. 홍석희·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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