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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성공회·천주교] 신부가 “尹전용기 추락 염원”

잠용(潛蓉) 2022. 11. 15. 13:11

성공회·천주교 신부가 “尹전용기 추락 염원” 글·사진 파문
도 넘은 막말·저주에 네티즌들 “부끄럽다”
조선일보ㅣ김경화 기자 2022.11.15 03:55

 

▲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합성 사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과 함께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박주환 신부 페이스북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소속 김규돈 신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이용하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논란이 번지자 성공회 대전교구는 공식 사과하고, 김 신부의 사제직을 박탈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도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추락하는 사진을 올리고 기도한다는 의미로 ‘비나이다’라고 썼다. 국민의힘은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분 맞나”라며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리가 멍해진다”고 했다.

김규돈 신부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한 말을 언급하며 “어휴, 암담하기만 하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도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에 ‘나만 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요 근래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끔은 일기처럼 쓴 글이 전체글로 되어 있다”며 “저의 사용 미숙임을 알게 된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삭제했다. 김 신부는 지난 2017년 ‘적폐 청산과 인권 회복을 위한 양심수 전원 석방’이라는 시국선언에 참여했는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일반 국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막말과 저주를 성직자가 퍼부은 것”이라며 “김 신부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SNS 이용 미숙을 탓하며 사과했지만 정작 자신의 그릇된 생각과 막말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분 맞나. 악령에 씌지 않고서야”라며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리가 멍해진다. 제가 당신을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썼다.

성공회 대전교구는 이날 오전 11시쯤 유낙준 교구장 명의로 김 신부를 직권면직 처리했다. 사제 자격이 박탈되는 것으로, 교회법상 최고 수준의 징계다. 성공회 대전교구는 교구장 사목교서에서 “(김규돈 신부의 글은)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처사이며, 하느님의 참된 가르침을 알지 못하는 무지한 행동”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사제로 인해 분노하고 상처받은 모든 영혼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엔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인 박주환 신부가 페이스북에 대통령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추락하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글과 함께 두 손을 합장한 아이의 모습도 합성했다. 이 사진을 올리며 ‘기도2′라고 썼다. 일부 네티즌은 “사탄 멀리서 찾을 거 없다. 당신이 곧 사제를 참칭하는 사탄이다” “너 따위가 사제라는 게 자괴감 든다. 신자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등의 댓글을 달았는데, 박 신부는 이 댓글마다 “반사”라고 답글을 달았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박 신부는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 윤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하야하세요” “윤석열 퇴진”이라고 썼다. 논란이 번지자 그는 이날 ‘집중 공격 시작, 희생양을 찾고 계시나 보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