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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민속·역사

[자연장] 이제는 산에서 평지로 내려와야 한다

잠용(潛蓉) 2013. 3. 10. 13:52

뜰안 自然葬과 시골마을
[영남일보] 2012-12-13 07:15:34 

사람이 태어나는 방식은 다 같다. 엄마 뱃속에 있다가 나온다. 하지만 죽은 뒤 시신이 처리되는 방식은 문화나 환경에 따라 다르다.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埋葬)과 불로 태우는 화장(火葬)이 대표적인 장법(葬法)이다. 그리고 티베트나 파키스탄 등지에서 아직도 행해지는 조장(鳥葬: 시신을 독수리 등에게 먹이는 방식)도 있고, 시체를 야산이나 동굴·낭떠러지에 방치해 동물 먹이가 되게 하거나 생물이 사체를 분해하도록 하는 풍장(風葬)도 있다. 시체를 방부 처리해 보존하는 미라장, 성경에 등장하는 지하동굴장 등도 있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 동안 승려들 말고는 매장을 해왔다. 하지만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근래 화장이 급속히 늘어났다. 지난해 화장률은 71.1%로,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었다. 화장장 등 관련 시설이 뒤따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화장률이 증가해왔고, 증가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화장 급증과 함께 화장한 유골의 처리 방식도 급변하고 있다. 10여년 전 한동안 납골묘가 대유행하더니 최근들어 그 선호도가 떨어지고, 그대신 수목장(樹木葬)을 선호하는 양상이 늘어나고 있다.

 

수년 전 중국에 갔을 때 일이다. 상하이서 항저우로 가는 고속도로 변의 농촌 주택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주택이 옥상마다 유리창을 단 작은 구조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용도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궁금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조상의 유해를 모신 가족 납골당이라고 했다. 중국인도 다양한 장례법이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 화장을 택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인의 존경을 받은 주언라이(周恩來)가 죽으면서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고, 그 유해를 중국의 온 산하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한 이후 화장이 급속히 확산되었다고 한다.

 

대도시는 공동 납골당이 있지만, 농촌의 경우 산하에 뿌리지 않으면 집안에 공간을 마련해 모신다는 것이다. 항저우 주위 농민들은 특히 조상을 극진히 모시는 경향이 있어, 주택 옥상에다 납골시설을 만들어 유해를 봉안한다고 했다. 심지어 납골시설 위에 피뢰침을 달아놓은 곳도 많았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집 마당에 심어놓은 나무나 화초, 잔디 밑에 가족의 뼛가루를 묻는 자연장을 허용할 계획이다. 자연장지로 활용 가능한 지역도 주거·상업·공업지역까지 확대한다. 전용 주거지역이나 전용 상업·공업지역 등은 제외된다. 우리의 장례문화가 다시 급변하는 계기가 되는 좋은 정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빈집이 늘고, 노인만 살고 있는 시골집들이 자연장의 주된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교통도 편리하고 장지 관리도 용이한 고향 시골집이 요즘 명당이지 않겠는가? 시골마을이 자연장 정책을 계기로, 앞으로 조상을 모시기 위해 수시로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다시 생기를 띠는 곳으로 변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김봉규 체육부장 bgkim@yeongnam.com]

 

묘지, 선진국과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수원뉴스] 2012-08-26 14:24:18 | 작성자 : 시민기자 홍명호

 

 

'딩동...' 며칠전 문자가 날라왔다. 멀리 대구에 사시는 종친회장 당숙이셨다. “이번 벌초는 9월16일. 전원 참석요망. 불참자 벌금 5만원” 후훗... 불참자 벌금 5만원이라는 대목에서 종친회 회장님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여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래, 다른 건 몰라도 벌초 행사에는 꼭 갔다 와야지...

 

우리 집안의 벌초 행사는 참 우연한 일로 아주 쉬워졌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고향 선산 여기저기에 묘소가 10여 기가 산재해 있어서 자동화된 예초기 3대를 들고 온 집안 장정들이 다 나서서 한나절 내내 땀흘려야 했다. 그러던 것이 집안에 머리가 깬 어르신이 묘지가 너무 많은 것도 국가적으로 문제이고, 점차 가족간의 유대도 멀어져서 이대로 가다가는 조상의 묘를 관리도 안하다가 아예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서둘러 통합 납골묘를 하자는 의견을 내 놓으셨다.

 

그 덕분에 우리 집안의 묘는 큰 봉분 하나에 조상님들 각각의 신위를 모시는 납골함을 만드는 종합 납골 봉분이 만들어져서 그동안 10여기씩 산재해 있던 묘가 모두 정리가 되었다. 물론 그 묫자리는 완전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덕분에 이제는 종친 집안 식구들 여럿이 모여도 벌초 작업 시간은 과거보다 10분의 1로 줄어들었으니 참 간편하고 좋다. 덕분에 벌초 행사 때는 집안 어른과 아이들까지 모이는 조그만 잔치행사가 되었다. 벌초 행사가 임박해 오는데, 최근에 이번 여름휴가를 프랑스로 다녀온 직원과 저녁식사나 함께 하자고 해서 다같이 둘러 앉은 적이 있다. 그 자리서 식사를 하면서 추석과 벌초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히 화제가 묘지문제로 이어졌다.

 

프랑스를 다녀온 직원은 한 도시의 공동묘지 쪽을 지나게 되었는데 거기서 처음 느낀 것은 우리처럼 ‘묘지’라 하면 약간 음산하고 꺼려하는 게 아니라 그곳 사람들은 공동 묘지 주변이 시민들의 휴식 공산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이라 했다. 우리와는 정반대로 묘지주변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오르고 있다고 한다. 가수 이브 몽땅과 에띠뜨 피아프가 잠든 파리 페르라쉐즈라는 공동묘지도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학생과 한가롭게 신문 보는 노인들이 있더라 했다. 묘지라기보다는 한적한 공원이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시설이 들어서면 집값이 곤두박질 치는데 그곳 프랑스에서는 쾌적한 환경 덕분에 주변 집값은 다른 곳에 비해 몇배 비싼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프랑스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유골을 다른 곳에 안치하는 '시한부 묘지제도'라는 것을 시행해 묘지난을 덜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한 가족을 한 묘소에 함께 안치하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큰 면적을 원치 않는다는 공통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공동묘지나 화장장 얘기만 나오면 당장 알레르기 반응부터 일으키는 우리의 현실이 떠올랐다.  알고보면 님비현상의 전형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좋건 싫건간에 누구나 자기 집 앞에 그런 시설이 들어서는 걸 대찬성하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듯하다. 찬성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부터 혐오시설이니 기피시설이니, 심지어 어울리지도 않는 학생들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황당한 이유까지 들이댄다.

 

그뿐 아니라 묘지 크기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국립묘지에 가보면 역대 대통령들의 묘역은 배구장이 몇 개나 될만한 크기로 버티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묘지를 줄이고 화장해서 납골당 하라고 요구하니 앞뒤가 안맞는다. 또한 현충원의 군인 묘역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대령 이하는 화장이고, 장군은 시신매장에 봉분까지 해준다. 평수비율은 1대 8이나 된다. 그러나 미국 버지니아주 포토맥 강변의 알링턴 국립묘지의 경우 장군, 병사 모두 똑같이 1인당 묘지 면적이 1.36평으로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걸 우리나라 지도층에 있는 분들도 좀 알고 있는지. 우리같은 일반 국민들도 10여 기씩이나 되는 묘지를 다 자연으로 돌려 보내고 하나의 봉분과 그 둘레에 납골묘를 하고 있다는 사실. 사회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해서 묘지난과 국토 파괴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해외토픽] 일본 여성들 ‘묘친구’ 만들기 유행
일요신문 | 조승미 | 입력 2012.02.08 15:25

 

친구야~ 우리 함께 묻힐까?

 

일본의 장례 문화는 보편적으로 납골당이나 가족 공동 납골묘를 이용한다. 며느리는 보통 남편의 일가와 함께 납골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최근 60대 여성을 중심으로 시부모나 남편 등이 묻힌 가족 납골묘에 들어가기 싫으니 따로 묻히겠다며 미리 개인 묘를 구입해 두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 주간포스트 > 에 따르면, 생전에 개인 묘지를 장만해 두고 묘지 관리를 절이나 친구들에게 맡기려는 노인 여성들이 늘었다고 한다. 실제 일본의 한 생명보험회사 연구소가 40~80대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남편의 부모와 친지 일가가 있는 납골묘에 함께 묻히고 싶지 않다'고 답한 노인 여성은 전체 응답자의 무려 71%에 달했다. '남편과 같이 묻히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도 18%나 됐다. 
 
묘지 구입 및 관리 대행을 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도쿄 내 한 사원은 이미 1만 명 정도에 이르는 여성이 개인 묘지 구입을 완료했다. 사후 묘지 관리를 위해 멀리 사는 자식을 오라 가라 하기도 싫으니 차라리 돈을 주고 남한테 맡긴다는 것이다. 특히 시댁과의 관계가 불편했던 여성들은 절대로 가족 묘지에 묻히기가 싫다며 개인 묘지를 장만하려 애를 쓴다.

 

이런 묘지는 대체로 가격이 80만 엔(약 1000만 원)에서 100만 엔(약 1400만 원) 정도다. 가족 묘지에 들어가는 것보다 가격이 절반가량 더 싼 장점도 있다. 자식이나 친지 등이 죽어 조문 발걸음이 뚝 끊길 경우는 개인 묘에서 큰 합장묘로 이장돼 남들과 함께 묻혀 관리된다.

 

이와 관련해 여성 노인들이 삼삼오오로 모여 묘지에 함께 묻힐 동성친구를 찾는 '묘 친구' 모임 붐도 일고 있다. 자매가 있는 경우는 언니나 여동생과 함께 묻히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자매가 없는 경우는 미리 '묘 친구'가 될 동성 친구들과 같이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을 물색한다. 묘 친구 모임에서 누가 한 명 죽으면, 나머지 사람들이 고인 묘지로 가서 꽃을 꽂아주고 청소도 하면서 도시락도 먹고 가볍게 차나 술도 한잔 한다.

 

< la임스 > 는 이런 유행을 보도하면서 시댁에 얽매인 전통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자 하는 '일본 여성들의 마지막 반란'이라고 평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핵가족화가 심화되는 만큼 앞으로 장묘 문화도 계속해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달라지는 장례문화… 빛과 그림자
[뉴시스] 2013-02-18 15:07:53 
 
 매장 대신 화장이 대세…친환경 수목장도 급속 확산  
[서울=뉴시스] 이득수 기자 = 90년대 유행했던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요즘엔 웰다잉(well-dying)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수천년 동안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장례문화가 21세기에 진입하면서 형식에서부터 내용까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상가 집 마당에 일산을 쳐놓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문상객 접대를 거드는 풍경이나 꽃상여가 나가는 장면은 심심산골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렵다. 장례 방식도 매장(埋葬) 위주에서 화장(火葬)이 대세가 됐고, 이에 따라 성묘 장소도 묘지에서 납골당(추모공원) 쪽으로 급속히 옮겨가는 추세다. 요즘에는 수목장이라는 새로운 친환경 장례법이 확산돼 가고 있다.

 

화장이 늘어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용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소유의 임야나 가족묘지가 있거나 씨족공동체인 문중의 공동묘지가 있는 선산을 갖고 있으면 해결이 조금 쉽기는 하지만, 요즘엔 문중의 선산이라고 해도 거의 쓸만한 자리엔 다 봉분이 들어차 있어 그나마 묏자리 몇 평 얻기가 만만치 않다.

 

분당 스카이캐슬추모공원 최영 대표는 “매장은 장례비용이 훨씬 늘어나 경제적 부담을 많이 주는데 요즘은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이상 경제가 어렵고 양극화가 심화돼 웬만한 서민들에겐 장례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후손들이 묘지의 벌초 등 관리에 인적·물적 자원을 계속 투입해야 하는 것도 매장을 멀리하게 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매장 문화가 수천년 지속돼 오면서 전 국토가 묘지화 되고, 환경과 미관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매장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형성된 것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의 묘지면적은 국토의 1%인 10만 헥타르(1000㎢)나 된다. 여의도 면적(8.4㎢. 254만평)의 약 120배, 서울시 면적(605.3㎢)의 1.65배가 넘는다. 또 매년 여의도 면적보다 큰 900헥타르(9㎢)의 국토가 묘지 등 장례용으로 잠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2011년 현재 화장 비율은 71.1%다. 지난 20년 전인 1991년 17.8%, 10년 전인 2001년 38.3%에서 급속히 늘었다. 30대 이하의 경우는 화장률이 91%에 달한다. 설문조사에서 국민 10명중 8명이 자신의 장례방식으로 화장을 원한다고 답변해 화장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화장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이다. 주로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의 화장률이 높은데 ㎢당 350명이 사는 일본은 98%가 화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불교와 전통종교인 신도(神道) 신자가 많은 것이 주요인이다. 불교국가인 태국의 화장비율도 90%가 넘는다. 주요국가 40개국의 화장비율을 보면 인구밀도 718명인 대만은 90%로 2위, 홍콩 스위스 체코가 80%대, 싱가포르 스웨덴 영국이 70%대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인구밀도가 3명에 불과한 국토대국 호주의 화장률도 70%로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캐나다 58%, 중국 50%, 미국 42%, 프랑스 30%, 아르헨티나 25%, 이탈리아 15% 순이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의 화장률은 괄목할만하게 증가했다. 40년 전인 1970년(4.6%)에 비하면 9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국에서 화장이 늘어난 결정적인 이유는 장례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수목장(樹木葬)은 화장 후 유골분을 전분 등으로 만들어진 자연소멸 용기에 담아 숲속 나무 밑에 묻거나 수목 주위에 골분을 뿌리는 장법(葬法)이다. 유골을 납골시설에 봉안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완전히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화장률이 높아졌지만 길게는 수십년 동안 골분을 안치할 납골당을 구하는 것도 어려워진 현실에서 수목장은 그 해결방안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장례형식으로 꼽힌다.

 

가장 넓은 국토를 관리하는 산림청은 2009년 5월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 국내 최초로 국립 수목장림인 ‘하늘숲 추모원’(10만㎡)을 설치했다. 추모원 내 추모목 2009그루 가운데 50%인 998그루가 1년 4개월 만에 계약이 완료돼 관련업계를 놀라게 했고, 4년이 채 안 된 현재 90% 이상이 분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모목 1그루를 15년간 사용하는 비용은 288만원이다. 지난해 6월 현재 전국의 수목장림은 56곳 41헥타르(41만m². 12만 4025평)이며 이중 53곳이 사설 수목장림이다.

 

골분을 바다나 산, 강에 뿌리는 산골(散骨)식 자연장을 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서는 실제로 매년 1000여건의 바다장이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골분을 바다에 뿌리는 행위는 현행법상 폐기물 투기행위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장례식 자체도 번거롭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탈피해 소박하고 검소한 형식으로 변화돼 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를 대표하는 사례가 조문을 사이버상에서 대신하는 방식이다. 바쁘게 살아야 하는 요즘 사람들이 지인들의 장례식장에 가기 어려운 경우 장례식장 홈페이지에서 고인을 애도하는 조문 방명록을 남기고 조의금을 송금하는 방식이다.

 

화장을 택하더라도 빈소에 가서 문상하고 문상객을 접대하는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초상이 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도왔으나 이런 농경사회적 문화가 해체된 이후에는 상조회사에 가입함으로써 해결하는 게 일반화 됐다. 상조 서비스의 내용에 따라 값이 큰 차이가 있으나 보통 월 3만원씩 10년(120회) 납부하는 360만원짜리가 많다. 상조에 가입하지 않아도 먼저 상조 서비스를 받고 장례식 직후 일괄 납부하기도 한다. 납입기간 중에 상이 발생하면 장례 직후 남은 금액을 일괄 납부한다.

 

현행 장례식장의 문제는 바가지가 심하다는 것이다. 상조 관계자의 증언에 의하면 “시신을 안치할 관에서부터 수의, 꽃장식 등 모든 게 거품”이라고 한다. 10배 이상 비싸게 받는 물품도 있다고 한다. 호텔 예식장에서 원가 100만원도 안 되는 꽃장식을 1500만원씩 받고, 혼주가 반입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태와 다름이 없다. 200만원짜리 나무 관의 원가가 20만원이라는 설도 있다.

 

한때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측이 장례물품 공급권을 놓고 정면으로 집단 충돌하기도 했으나 결국 장례식장 측이 음식료를 제외한 장례물품 공급권을 상조회사에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상조회사들이 갑(甲)의 입장을 쟁취한 셈이다. 덕분에 장례용품 비용이 많이 낮춰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료 부문은 장례식장이 끝까지 놓지 않고 있다. 관계자의 증언에 의하면 장례식장에서 조문객 1인당 8000원 정도를 받는 식대(밥+국)는 원가가 1000원도 안된다고 한다. 그나마 반찬은 몇 10만원 단위로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1병에 1000원짜리 소주도 3000원을 받는다. 그것도 박스 단위로 구입해야 하며 남는 건 반품할 수 없다.

 

상조업 관계자는 “장례식장이 식당이나 요식업체가 아닌 빈소를 제공하는 업체이므로 식음료 반입을 막는 것은 실정법위반”이라고 지적한다. 장례식에서 식음료 비용이 가장 큰데 보통 600~800만원(150~200명 정도의 조문객 기준)의 음식료 비용은 반입을 허용하면 3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에선 이런 부분부터 단속해 서민들의 장례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조회사들은 납골당이나 사설 수목장지를 소개해주면서 분양가의 35~60%를 수수료로 떼어간다. 600만원짜리 납골묘를 소개했다면 보통 월급쟁이 한 달 급여인 2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이중 상조회사 직원이 10%를 갖고 나머지는 상조회사에 입금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굴지의 상조회사 대표가 구속돼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이 부분도 장례비 거품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한 관계자는 일부 화장장에서는 유골을 납골당이나 자연장지로 보내지 않고 콘테이너 박스에 폐기처분하는 경우도 있어 상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귀띔했다.

 

한 보험 관계자는 “나 같으면 상조에 가입하느니 2000만원짜리 사망보험(장기손해보험 등)에 가입하겠다. 나이와 건강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겠지만 보통 3만원씩 붓다가 죽으면 2000만원을 내 유족이 받게 될텐데 그 돈이면 장례는 충분히 치를 수 있다. 추모공원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 보통 장례비용의 반값 이하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보험이므로 그걸로 납부는 끝나고, 만기까지 살아 있으면 환급금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leed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