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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민속·역사

[안양시] 전시중인 권장 납골묘 자진 철거… 장묘문화 '빠름~ 빠름~'

잠용(潛蓉) 2013. 3. 10. 19:02

안양시청, 시범 가족납골묘 자진 철거
[시민연대]장묘정책의 새 변화
 
경기 안양시가 매장 중심의 장묘관행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지난 1999년 12월 안양시청 민원실 옆에 설치하여 숱한 화제를 낳기도 했던 시범 가족납골묘(가묘)가 새로운 진화형태를 보이는 장묘문화 변천에 따라 10년만인 지난 8일 철거됐다.

 

안양시는 "건전한 화장문화의 정착을 위해 99년 시청 앞 광장내에 시범 가족납골묘를 설치 운영해 왔으나 2013년 현재의 장묘정책과 맞지 않는 점을 고려해 철거했다"고 밝혔다. 안양시가 설치했던 시범 가족납골묘는 분묘형 납골묘 1기, 석관형 납골묘 1기, 납골평장묘 4기 등으로 지난 99년 11월 22일 (주)H 업체에 의해 시공돼 설치됐으며, 안양 안씨와 김해 김씨를 기록한 가묘 형태로 설치됐으나 겉모습은 완전한 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당시 시범 가족납골묘 설치로 결정했던 신중대 시장은 '화장 공동유언장 서명 날인등록제'를 도입, 민방위 교육장을 찾아 맹렬한 `화장 전도사'로 나서 사회단체,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화장 서약을 받는 등 안양시의 장묘문화 개선사업은 시의 주요 정책사업이었다.

 

신 시장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유교문화권 가운데 중국과 일본을 뺀 우리나라만 매장을 고집하는데, 이래서야 21세기 국가경쟁력이 생기겠느냐? 시립공동묘지가 만장된 뒤에는 아예 매장금지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해 볼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같이 안양시가 지난 10여년을 꾸준히 펼쳐온 화장 장려운동은 10명중 3명 정도만이 매장을 할 정도로 화장률 70%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장례는 납골묘 방식보다는 자연장을 권고하는 변화를 맞으면서 2005년 이후부터 시의 장묘문화 홍보도 슬그머니 중단됐다.

 


▲ 안양시 청사 앞에 설치됐던 시범 가족납골묘 ⓒ 최병렬

 

이번 시범 가족납골묘 철거는 12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8월 8일 오전 7시부터 12시 30분까지 5시간여에 걸쳐 단행됐으며 그 자리에는 잔디 등을 식재했다. 또한 가묘에 쓰여졌던 석재들은 10여년의 풍화작용으로 재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받아 모두 철거됐다.

 

시범 가족납골묘 철거 결정은 안양시가 지난 2007년부터 매장 금지 및 평장묘만 허용하고, '장사등에관한법률' 개정으로 수목과 잔디 밑에 화장한 유골을 묻는 자연장 제도가 권장되고 있음도 이유지만 가묘를 둘러싸고 숱한 말들이 한몫 했음도 또한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안양시청을 찾는 민원인들이 "관공서 안양시 청사에 왠 묘지가 있나요" 라고 공무원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시청사에 납골묘가 설치된 이후 안양시 공직사회에 불거졌던 사건들을 둘러싸고 많은 말들이 무성했었기 때문이다.

 

안양시 김보영 위생과장은 "안양시청사에 설치했던 시범 가족 납골묘가 설치당시 그 뜻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 10여년간 장묘문화 개선에 한몫하며 적지않은 홍보효과를 거두었으나 장묘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현재의 여건과는 맞지 않다는 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현재 안양시에서는 묘지의 부족 등으로 인해 납골 평장묘만 허용하고 있어 안양시가 정책과 맞지 않게 됐으며, 최근 납골묘도 하나의 장묘 문제거리로 대두되며 산골장, 수목장, 자연장 등 석재를 쓰지 않는 것이 현재의 권장정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시는 2007년 10월 1일 의왕시 청계동 소재 안양 청계공원묘지 매장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설장사의 설치 및 관리 조례'를 개정 11월부터 시립묘지에 대한 매장을 전면 금지하고 화장을 통해 0.8㎡ 크기의 납골평장묘만 허용하고 있다. '납골평장묘'는 화장한 유골을 분골해 60cm 깊이로 땅을 파 나무로 된 유골함을 묻고 마사토 등으로 메우고 그 위에 평판과 와비(瓦俾)를 얹어 놓은 상태를 말한다.

 

이는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가 만장에 도달해 안장이 가능한 묘지 수는 총 8천555기로 현재 8천185기(2007년 9월말)가 매장돼 있어 잔여 기수는 3백70여기 정도만 안치할 공간만이 남아 있는 상태로 약 3년 안에 만장(滿葬: 만차와 같은 말, 더이상 주차할 공간이 없으니 다른 주차장에 가보라는 뜻)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