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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 선출

잠용(潛蓉) 2013. 3. 14. 14:33

바티칸의 선택.. 非유럽권 교황 선출 배경은?
뉴스토마토 | 김진양 | 입력 2013.03.14 10:55

 

 

◇프란치스코 1세 교황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새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1세는 예상 밖의 인물이라 놀라움을 안겨줬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전체 115명의 추기경 중 과반인 77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 교황으로 추대됐으며 프란치스코 1세를 즉위명으로 정했다. 프란치스코 1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19일 열린다.

 

콘클라베 소집 전 교황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은 나이지리아의 프랜시스 아린제 추기경과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피터 덕슨 추기경이었다. 이에 세간은 첫 흑인 교황의 탄생을 기대하기도 했다. 또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 역시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이탈리아인 교황의 복귀를 바라기도 했다.

 

지난 1978년 폴란드 출신의 요한 바오로 2세와 2005년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에 오르며 이탈리아는 400년 넘게 지켜오던 교황 자리를 내줬다. 1억명 이상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브라질 역시 오질루 페드루 셰레르 추기경의 선출을 기대했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 유명 베팅업체인 윌리엄힐이 25배의 배당률을 제시했던 것도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선출을 예상치 못했음을 반영한다.

 

조 크릴리 윌러엄힐 대변인은 "교황 선출 결과는 매우 놀랍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1세의 선출이 아주 놀라운 것은 아니란 의견을 냈다. 지난 콘클라베 당시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누적 총 득표수 2위를 차지한 인물이 프란치스코 1세이기 때문이다 당시 다수의 전문가들은 "베네딕토 16세가 유럽 출신의 마지막 교황이 될 것"이라며 "차기 교황은 유럽 이외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교황 선출 결과는 유럽 중심의 가톨릭 교회에 대한 개혁 요구와 현대화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베드로 광장에서 콘클라베 결과를 지켜본 아르헨티나의 한 학생은 "교황 선출 결과는 매우 놀랍다"며 "역사적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온 자리에서 놀라움과 기쁨을 안고 돌아간다"고 전했다.

 

한편 각국 지도자들은 프란치스코 1세에게 축하와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에게 행운을 빈다"며 "최초의 미주 출신 교황은 이 지역의 힘과 활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제 마누엑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교황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교황과 가톨릭 교회가 평화와 인간 존엄의 가치를 지키고 증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역시 축하의 뜻과 함께 "세계의 서로 다른 종교가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새 교황에 아르헨티나 베르골리오 추기경

연합뉴스 | 입력 2013.03.14 05:55 | 수정 2013.03.14 08:37

 

교황명은 프란체스코 1세…1천282년만에 비유럽권 교황

(바티칸시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이 1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천282년만에 처음이다. 또한 미주 대륙에서는 가톨릭 교회 2천년 사상 첫 교황이 탄생한 것이다.

 

 

 

 


교황 선출은 전날 개막한 이번 콘클라베에서 5번째 투표 만에 이뤄진 것이다. 새 교황 선출은 265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른 것이다. 새 교황은 교황 즉위명으로 프란체스코를 선택했다. 새 교황이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성인의 이름을 딴 즉위명을 선택한 것은 그가 청빈한 삶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로마 교황청은 프란체스코 1세의 즉위미사가 19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 프란체스코 1세는 성 베드로 성당의 발코니에 나와 축복을 전하는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바티칸시와 전 세계에게)'에서 "좋은 저녁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어가 섞인 라틴어로 "여러분이 알듯이 콘클라베는 로마에 주교를 앉히는 것이다. 동료 추기경들이 나를 찾기 위해 다른 세상의 끝으로 간 것처럼 보인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새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했다.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게 된 프란체스코 1세는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 대주교를 맡고 있으며 성직 기간 대부분을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교회를 돌보는 목자로서 활동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초 교황 유력 후보군에 전혀 이름이 거론되지 않아 그의 교황 선출은 의외라는 것이 이탈리아 현지와 세계 언론의 반응이다. 한홍순 주교황청 한국 대사는 "예상보다 빨리 새 교황이 선출됐다"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분이 새 교황을 선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든 수만 명의 신자들과 관광객들은 이날 저녁 콘클라베가 열린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환호를 질렀고, 이어 성당 교회 종소리가 울렸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라틴 아메리카 가톨릭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축구영웅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에 비유하며 '아르헨티나 최대의 경사'로 표현했다. 아르헨티나는 헌법상 가톨릭을 국교로 채택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 4천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70%를 넘는다.

 

<교황선출> 프란치스코 1세는 누구?
연합뉴스 | 입력 2013.03.14 05:19 | 수정 2013.03.14 08:47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76)은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2005년 콘클라베에서도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베네딕토 16세에 교황 자리를 내줬던 그는 8년 만에 소집된 회의에서 추기경단의 폭넓은 지지로 교황 자리에 올랐다.
 

 

 

사상 최초의 예수회(Jesuits) 출신 교황이자 미주 출신 첫 교황이라는 점에서 바티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는 1534년 창립 이후 교황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그동안 교황을 배출하지 못했다. 평생을 기도와 고행을 통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생활을 실천해온 그는 대주교 직에 오른 뒤에도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는 청빈한 생활로 잘 알려졌다.

 

1936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 가정의 5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1958년 예수회에 입문해 수도사의 길을 걸었으며 산미겔 산호세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나서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철학과 문학을 가르쳤다. 30대 시절 수도사로서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1970년대 후반까지 아르헨티나 지방을 돌며 사목 활동을 했으며, 1980년에는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의 원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 올랐으며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thkim@yna.co.kr]

<교황선출> 가톨릭 식민지서 교황 탄생하다
연합뉴스 | 입력 2013.03.14 08:50 | 수정 2013.03.14 09:08

 

스페인 식민지배 시절 중남미에 가톨릭 이식 '해방 신학'의 발원지…
교황 탄생으로 가톨릭 중심부 '우뚝 '해방 신학'의 발원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13일(현지시간) 중남미(라틴아메리카)에서 처음으로 교황이 탄생하면서 현지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절반 가까이가 중남미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열렬한 환호는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중남미에서 가톨릭은 스페인 식민지배 동안 현지 원주민들에게 받아들여진 이후 이제는 가히 절대적 종교로 우뚝 서게 됐지만 당시 침략자들의 통치 도구로 적극 활용됐다는 비판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1500년대 초반 신대륙인 중남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원주민들에게 스페인 왕국의 법령과 교회의 설교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통해 노예로 만들겠다는 협박을 가했다.

 

'레케리미엔토'(Requerimiento·통지)로 불리는 스페인 정복자들의 으름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중남미에 가톨릭이 처음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 300년이 넘는 식민지배 동안 가톨릭은 원주민들 사이로 널리 퍼졌고 한편으로는 토속 종교와 섞이며 독특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남미는 1960년대 교회가 빈곤층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사회 모순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해방 신학'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1980년대 해방 신학과 마르크스주의 이념의 결부를 우려한 로마 교황청이 잇따라 성명을 내며 위세가 꺾였지만 가톨릭의 본산이 아닌 변방에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주도적으로 제시해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중남미에서 가톨릭은 종교라기보다는 생활로 볼 수 있다. 그만큼 신자들이 독실하기로 유명하다.

 

우스갯소리로 마약 조직원들이 '거사'를 치르기 전 십자가 앞에서 성호를 긋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은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평일 낮에도 성당에는 신자들의 기도와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불행했던 식민지 시절 받아들인 가톨릭은 수백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남미에서 신앙과 종교를 넘어 생활로 자리잡은 것이다.

 

여기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아르헨티나 추기경이 중남미 최초로 교황에 선출되며 중남미는 이제 가톨릭 교회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이동하게 됐다. 중남미 지역 내 가톨릭 교세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 중 45%가 중남미에 거주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1억2천670만명의 신자를 보유해 세계적으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멕시코는 신자수가 9천640만명으로 브라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가톨릭 신자수가 50% 이상 늘어나 미국(39%), 유럽(4.9%)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