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종교·불교·죽음

[불경] '불설 관보현보살 행법경' (佛說觀普賢菩薩行法經)

잠용(潛蓉) 2013. 6. 8. 15:04

협시불(脇侍佛)로 모신 문수보살(세존의 좌측)과 보현보살(세존의 우측)
(전북 부안군 개암사 대웅전 보물 제292호) 


불설 관보현보살 행법경(佛說觀普賢菩薩行法經)
송(宋) 담무밀다(曇無蜜多) 한역

이법화 국역

 

 


 

 

◇ 불설 관보현보살 행법경 (佛說觀普賢菩薩行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노라.
한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국(毗舍離國) 대림정사(大林精舍)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시사 모든 비구(比丘)에게 이르시되, “삼개월(三個月)이 지난 뒤 나는 마땅히 열반(涅槃)에 들리라.”
 
존자(尊者) 아난(阿難)이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 옷깃을 바로 잡고 두 손을 비비면서 합장(合掌)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서 부처님을 위하여 예배(禮拜)하고 무릎을 꿇어 합장(合掌)하고 부처님을 우러러 보되, 눈도 깜박이지 아니함이라. 장로(長老) 마하가섭(摩訶迦葉)과  미륵보살마하살(彌勒菩薩摩訶薩)도 또한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합장(合掌)하여 예배(禮拜)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 봄이라. 이들 삼대사(三大士)는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世尊)이시여, 여래(如來)께서 멸도(滅度)하신 후 어떻게 하여 중생(衆生)이 보살(菩薩)의 마음을 일으키며, 대승(大乘)의 방등경전(方等經典)을 닦고 행(行)하며, 올바른 생각(生覺)으로 일실(一實)의 경계(境界)를 생각(生覺)하오리까? 어떻게 하면 무상보리심(無上菩提心)을 잃지 않겠나이까? 또한 어떻게 하면 번뇌(煩惱)가 끊이지 않고 오욕(五欲)에서 떠나지 못하였을지라도 모든 근기(根機)를 맑게 하고 모든 죄(罪)를 멸(滅)하여 제(除)할 수 있으며, 부모(父母)에게서 받은 청정(淸淨)한 눈으로 오욕(五欲)을 끊지 못한 채로도, 능히 모든 장애(障碍)가 없는 청정(淸淨)한 일을 볼 수 있사오리까?”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아래와 같이 이르셨다.

잘 듣고 자세히 들어서 이를 잘 생각하라. 여래(如來)가 옛적에 기사굴산과 또는 다른 곳에서 이미 널리 일실(一實)의 도(道)를 분별(分別)하였으나, 지금 이 곳에서 미래세(未來世)의 모든 중생들이 대승(大乘)의 무상법(無上法)을 행(行)하고자 하는 자와, 보현행(普賢行)을 배우고 보현행을 행(行)하고자 하는 자를 위하여 내가 지금 마땅히 그 생각할 법(法)을 설(說)하리라. 만일 보현(普賢)을 보거나 또는 보지 못한 자가 죄(罪)를 소멸((消滅)하고자 함을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마땅히 널리 분별(分別)하리라.
 
아난(阿難)아, 보현보살(普賢菩薩)은 즉 동방(東方)의 정묘국토(淨妙國土)에서 남이라. 그 국토(國土)의 상(相)은 법화경(法華經)에서 이미 널리 분별(分別)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이 경(經)에서 간략(簡略)히 해설(解說)하리라. 아난(阿難)아, 만일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와, 하늘(天)ㆍ용(龍)ㆍ팔부(八部)와, 일체 중생의 대승(大乘)을 외우는 자ㆍ대승을 닦는 자ㆍ대승의 뜻을 일으키는 자ㆍ보현보살의 색신(色身) 보기를 즐겨 원(願)하는 자ㆍ다보불탑(多寶佛을 말함) 보기를 즐겨 원하는 자ㆍ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과, 분신(分身)의 모든 부처님 보기를 즐겨 원하는 자ㆍ육근(六根)의 청정(淸淨)함을 얻고자 원하는 자는 마땅히 이러한 관(觀)을 배울지니라.
 
이 관(觀)의 공덕(功德)은 모든 장애(障碍)를 제(除)하고 상묘(上妙)의 색(色)을 보리니, 삼매(三昧)에 들지 못하였을지라도, 오직 외우고 가지는 까닭에, 마음을 한결같이 닦고 익혀서 마음과 마음이 서로 잇달아 대승(大乘)에서 떠나지 않음이 하루로부터 삼칠일(三七日)에 이르면 보현(普賢)을 보게 되리라. 그리고 무거운 장애(障碍)가 있는 자는 칠칠일(七七日)이 다한 후에야 보게 되며, 더 무거운 자는 일생(一生)에 보게 되며, 더 무거운 자는 이생(二生)에 보게 되며, 더 무거운 자는 삼생(三生)에 보게 되나니 이와 같이 가지가지로 업보(業報)가 같지 아니함이니, 이런고로 다르게 설하느니라.

 

Fugen enmei painting - Samantabhadra bodhisattva

 
보현보살은 신량(身量)이 가이 없으며 음성도 가이 없으며 색상(色像)도 가이 없음이나, 이 나라에 오고자 하여 자재(自在)한 신통(神通)에 들어 몸을 줄여서 작게 함이라.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사람은 세 가지의 장애(障碍)가 무거운 까닭으로, 지혜(智慧)의 힘으로 화(化)해서 흰 코끼리를 타느니라. 그 코끼리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고, 일곱 개의 다리를 땅이 받치며, 그 일곱 개의 다리 밑에는 일곱 개의 연꽃이 남이라. 코끼리의 빛은 아름다운 흰 빛이며, 흰 빛 중에서도 으뜸이라. 파리(頗梨)의 설산(雪山)도 결코 비(比)할 바가 아니니라. 
 
이 코끼리의 몸 길이는 사백오십유순(由旬)이요 키는 사백유순(由旬)이며, 여섯 개의 어금니 끝에 여섯 개의 목욕하는 못(池)이 있고, 하나하나의 목욕하는 못 가운데에는 열네 개의 연꽃이 났으되 못(池)과 같으며, 그 꽃이 활짝 핌은 하늘의 수왕(樹王)과 같음이라. 하나하나의 꽃 위에는 각각 한 옥녀(玉女)가 있으니 얼굴 빛은 다홍과 같으며, 천녀(天女)보다도 더욱 빛나며 손에는 다섯 개의 피리가 저절로 화(化)해 있음이라. 하나하나의 피리에는 오백(五百) 가지의 악기(樂器)로써 권속(眷屬)을 삼고, 오백의 나는 새가 있으되, 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새들이 다 여러 가지 보배의 빛을 하고 꽃과 잎 사이에 있음이라.
 
코끼리 코(鼻)에 꽃이 있으되 그 줄기는 비유하면 붉은 진주 빛과 같으며, 그 꽃은 금빛으로서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라. 이 일을 보고 또 다시  참회(懺悔)하며 지심(至心)으로 밝게 관하고 대승을 생각하되 마음에서 놓지 않고 쉬지 아니하면, 곧 꽃이 피는 것을 보되 금빛으로 빛남이라. 그 연화대(蓮華臺)는 견숙가보(甄叔迦寶) 묘범마니(妙梵摩尼)로써 꽃바탕이 되고, 금강(金剛)의 보배로써 꽃술(鬚)이 되고, 화(化)하신 부처님이 연화대(蓮華臺)에 앉아 계심을 보며, 많은 여러 보살은 연꽃술(蓮華鬚)에 앉고, 화(化)하신 부처님의 미간(眉間)에서는 또한 금빛 광명이 나와서 코끼리 코로 들어가며ㆍ코끼리 코에서 나와 다시 코끼리의 눈으로 들어가고, 코끼리 눈에서 나와서는 코끼리의 귀로 들어가고, 코끼리 귀에서 나와서는 코끼리의 이마 위를 비치고 화(化)하여 금대(金臺)가 됨이라.
 
코끼리의 머리 위에는 세 사람이 화(化)하여 있으되, 한 사람은 금륜(金輪)을 휘어잡고, 또 한 사람은 마니주(摩尼珠)를 가졌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금강저(金剛杵)를 들었음이라. 저(杵)를 들어 코끼리를 인도(引導)하면 코끼리는 곧 능히 걸어가되, 발로 땅을 밟지 아니하고 허공(虛空)을 밟아 놀되, 땅에서 일곱 자를 떠 있으나, 땅에는 발자국이 남아 있음이라. 발자국 속에는 일천(一千) 가지의 둥근 바퀴 무늬가 다 구족(具足)하여 있음이라. 하나하나의 바퀴 속에서는 큰 연꽃이 솟아나오며, 이 연꽃 위에는 한 마리 코끼리가 화(化)하여 나오되, 또한 일곱 개의 발이 있어 큰 코끼리를 따라 감이라. 발을 들고 발을 내림에 칠천(七千) 마리의 코끼리가 나와서 모두 권속(眷屬)이 되어 큰 코끼리를 따라 좇음이라.
 
코끼리의 코는 붉은 연꽃 빛이며, 위에 계신 화불(化佛)께서는 미간(眉間)의 광명(光明)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금빛이라. 먼저와 같이 코끼리의 코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코에서 나와 코끼리의 눈(眼)으로 들어가며, 코끼리 눈에서 나와서 다시 코끼리의 귀로 들어가며, 코끼리의 귀에서 나와서는 코끼리의 이마 위에 이르러 점차로 코끼리의 등 위로 올라가 화(化)하여 금안장(金鞍裝)이 되고 일곱 가지 보배로 갖추어 꾸밈이라.
 
안장(鞍裝)의 사면(四面)에는 일곱 가지 보배의 기둥이 서고, 여러 가지 보배로 꾸며서 보배의 자리를 만들고, 자리 가운데는 일곱 가지로 된 연꽃을 틀어 올렸음이라. 그 틀어 올린 연꽃 꽃술은 백 가지 보배로 만들었으며, 그 연화대(蓮華臺)는 큰 마니주(摩尼珠)라. 그 위에 한 보살이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계시니 그의 이름이 보현(普賢)이라.
 
몸 빛은 백옥(白玉)이고 오십(五十) 가지의 광명(光明)이며, 광명은 오십(五十) 가지의 빛으로 정광(頂光)이 됨이라.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금빛이 흘러 나오고 그 금빛 끝에는 한량 없는 화(化)한 부처님이 앉아계시는데, 이 모든 화(化)한 보살(菩薩)이 그 권속(眷屬)이 됨이라. 고요하게 서서히 걷고 큰 보배의 꽃을 비오듯이 내리면서 행자(行者) 앞에 이르러 그 코끼리가 입을 여니, 코끼리 어금니 위에 있는 모든 못(池)에서 옥녀(玉女)가 북(鼓)과 거문고와 풍악을 잡히고 노래부르니 그 소리가 미묘하여 대승의 일실(一實)의 도(道)를 찬탄(讚歎)함이라.

 

Samantabhadra Bodhisattva

 
행자(行者)는 이를 친견(親見)하고 환희(歡喜)해서 경례(敬禮)하고, 또 다시 심히 깊은 경전(經典)을 읽고 외우며 두루 시방(十方)의 한량 없는 모든 부처님께 예배(禮拜)하고, 다보((多寶)부처님의 탑(塔)과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예배(禮拜)하며 아울러 보현(普賢)과, 모든 큰 보살(菩薩)에게 예배하고 다음과 같은 서원(誓願)의 말을 함이라.  “만일 제가 숙세(宿世)에 복(福)이 있었으면 마땅히 보현(普賢)을 친견(親見)하게 되리라. ‘원컨대 존자(尊者)께서는 두루 널리 저에게 색신(色身)을 보이소서”
 
이와 같은 원을 하고 주야(晝夜) 육시(六時)에 시방 부처님께 예배하고 참회(懺悔)의 법을 행하며 대승경(大乘經)을 읽고, 승경을 외우며 대승의 뜻을 생각하고 대승의 일을 염(念)하며 대승(大乘) 가진 자를 공경하여 공양(供養)하고, 일체의 모든 사람을 보되, 마치 부처님 생각하듯이 하고, 모든 중생(衆生)을 부모를 생각하듯이 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하고 나면, 보현보살은 곧 미간(眉間)에서 대인상(大人相) 백호(白毫)의 광명(光明)을 놓으시리라.
 
이 광명(光明)이 나타날 때, 보현보살의 신상(身相)의 단엄(端嚴)함은 자금산(紫金山)과 같고, 단정(端正) 미묘(微妙)해서 삼십이상(三十二相)이 다 갖추어 있음이라. 몸(身)의 모든 털구멍으로부터 큰 광명을 놓으사 그 큰 코끼리를 비추시니 금빛으로 됨이라. 일체의 화(化)한 코끼리도 또한 금빛으로 되며 모든 화(化)한 보살도 또한 금빛으로 됨이라. 그 금빛 광명이 동방(東方)의 한량 없는 세계를 비추니 다 같은 금빛(金色)이라. 남서북방(南西北方)과 사유상하(四維上下)도 또한 이와 같음이라.
 
그 때 시방(十方) 하나하나의 방위(方位)마다, 한 보살이 있으되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흰 코끼리의 왕을 탔으니 또한 보현(普賢)과 같아서 다름이 없음이라. 이와 같이 시방 (十方)의 한량 없고 가이 없이 가득 찬 화(化)한 코끼리도 보현보살(普賢菩薩)의 신통력(神通力)인 까닭으로 경(經)을 가진 자로 하여금 다 얻어 보게 함이라.
 
이 때 행자(行者)는 모든 보살(菩薩)을 친견(親見)하고 몸과 마음이 환희(歡喜)해서 그를 위하여 예배하고 말씀하되, “대자대비(大慈大悲)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는 까닭으로 저를 위하여 법(法)을 설하시옵소서” 이와 같이 말할 때 모든 보살들은 같은 음성으로 각각 청정(淸淨)한 대승경(大乘經)의 법을 설하시고 모든 게송(偈頌)을 지으사 행자(行者)를 찬탄함이라. 이상이 처음으로 보현보살(普賢菩薩)을 관(觀)한 최초(最初)의 경계(境界)라 하느니라.
 
그 때 행자(行者)는 이 일을 보고 마음으로 대승(大乘)을 생각하되, 주야(晝夜)로 버리지 아니하면, 잠든 가운데 꿈에 보현(普賢)이 그를 위하여 법(法)을 설함을 보리니 깨달음과 다름이 없으리라. 그의 마음을 안위(安慰)하사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시되, “네가 외워서 가진 이 구절(句節)과 이 게송(偈頌)을 잊었느니라” 그 때 행자(行者)는 보현보살의 말씀을 듣고 그 의취(義趣)를 깊이 해석하여 생각해 가지고 잊어 버리지 아니함이니, 나날이 이와 같이 하여 그 마음이 점차로 슬기로워 지느니라.
 
보현보살이 그로 하여금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을 억념(憶念)케 하니, 보현의 가르침을 따라 바른 마음 바른 생각을 하여 점차 심안(心眼)으로써 동방의 부처님을 친견(親見)하게 되니, 그 몸이 황금빛이며 단엄(端嚴)하고도 미묘(微妙)하심이라. 한 부처님을 친견하고는 또 다시 한 부처님을 친견(親見)함이라, 이와 같이 하여 점차로 두루 동방 일체의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게 되며, 마음과 생각이 슬기로워진 까닭으로 두루 시방 일체의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을 친견(親見)하고 마음에 환희(歡喜)하여 이와 같은 말을 하되, “대승(大乘)으로 인(因)해서 큰 보살(菩薩)을 친견(親見)하고, 큰 보살(菩薩)의 힘으로 인하여 모든 부처님을 친견(親見)할 수 있었다. 비록 모든 부처님을 친견(親見)하였으나 아직 밝게 친견(親見)치 못하였으니 눈을 감은 즉 보이고 눈을 뜨면 보이지 않는구나.” 이 말을 하고 오체(五體)를 땅에 던져 시방 부처님께 두루 예배(禮拜)하고, 모든 부처님께 예배(禮拜)를 마치고 무릎을 꿇어 합장(合掌)하고 다시 아래와 같이 말할지니라. 
 
“모든 부처님 세존은 십력(十力)  무외(無畏)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대자대비 삼념처(三念處)에 계시되 항상 세간 색중(色中)에서 으뜸이시라. 저는 무슨 죄(罪)가 있어 친견(親見)하지 못하나이까?”

이런 말을 하고 또 다시 참회(懺悔)하며, 참회(懺悔)하여 청정(淸淨)하여지면,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또 다시 앞에 나타나되, 가고 머무르고 앉고 누움에 그 곁을 떠나지 아니하고, 내지 꿈 가운데서도 항상 법(法)을 설(說)하리니 마침내 그 사람이 깨닫고 법희(法喜)의 낙(樂)을 얻으리라. 이같이 하여 주야 삼칠일(三七日)을 지낸 연후에 곧 선다라니(旋陀羅尼)를 얻으리라. 이제 다라니(陀羅尼)를 얻은 까닭으로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설한 묘법(妙法)을 기억하여 가지고 잃지 아니하며, 또한 항상 꿈에 과거의 일곱 부처님을 친견하되 오직 석가모니불만이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시고, 이 모든 세존께서는 각각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칭찬하시게 되리라. 그 때 행자(行者)는 또 다시 참회하고 두루 시방 부처님께 예배하리라.


시방(十方)의 부처님을 모두 예배하여 마치면 보현보살이 그 사람 앞에 머물러서 숙세(宿世)의 일체 업연(業緣)을 가르치고 어둡고 악한 일체의 죄업의 일을 발로(發露)하게 함이라. 모든 세존을 향하여 입으로 스스로 발로(發露)하라. 발로(發露)가 끝나면 이 때 곧 모든 부처님의 현전삼매(現前三昧)를 얻으리라. 이 삼매(三昧)를 얻으면 동방의 아촉불(阿閦佛)과 묘희국(妙喜國)을 보되 명확하여 분명하며, 이와 같이 시방의 각각 모든 부처님과 가장 묘한 국토를 보되 명확하여 분명하리라.
 
시방의 부처님을 이미 친견하고 나면 꿈을 꾸되, 코끼리 머리 위에 한 사람의 금강인(金剛人)이 있어 금강저(金剛杵)로써 육근(六根)을 인도하고, 육근을 인도하여 마치면 보현보살이 행자를 위하여 육근의 청정 참회법(懺悔法)을 설하리라. 이와 같이 참회하되 하루로부터 칠일(七日)에 이르며, 모든 부처님의 현전삼매(現前三昧)의 힘과 보현보살의 설법이 장엄한 까닭으로, 귀(耳)는 점차로 업장(業障) 외의 소리를 들으며, 눈(眼)은 점차로 업장 외의 일을 보고, 코(鼻)는 점차로 업장 외의 향기(香氣)를 맡으며, 널리 설하는 일이 묘법화경(妙法華經)같으리라.
 
이 육근(六根)의 청정함을 얻고는 몸과 마음이 환희(歡喜)하고 모든 악한 생각이 없으리라. 마음이 이 법(法)으로 맑아져서 법과 서로 응하며 또 다시 백천만억(百千萬億)의 선다라니(旋陀羅尼)를 얻고 또 다시 널리 백천만억의 한량 없는 모든 부처님을 친견(親見)하리라. 이 모든 세존께서 각각 오른 손을 내미사 행자의 머리를 어루만지시고 말씀 하시되,

 

“착하고 착하다, 너는 대승을 행하는 자이며, 대장엄(大莊嚴)의 마음을 일으키는 자이며, 대승을 염(念)하는 자라, 우리들이 지난날에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켰을 때도 다 또한 이와 같았노라. 너는 부지런히 하여 잃지 말라. 우리들이 전세에서 대승을 행한 까닭으로 지금에 청정한 정변지(正遍知)의 몸을 이룩하였으니 너도 지금 또한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게을리하지 말라. 이 대승경전(大乘經典)은 모든 부처님의 보장(寶藏)이며 시방삼세(十方三世) 모든 부처님의 안목(眼目)이며, 삼세(三世)의 모든 여래(如來)가 출생(出生)하는 종자(種子)이니, 이 경(經)을 가지는 자는 곧 부처님의 몸을 가지고 곧 부처님의 일을 행(行)함이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곧 모든 부처님의 사도(使徒)라. 모든 부처님 세존의 옷으로 덮었으며 모든 부처님 여래의 진실한 법의 아들 딸이라. 네가 대승을 행하여 법의 종자(種子)가 끊어지지 않게하라. 너는 지금 동방(東方)의 모든 부처님을 관(觀)하여 잘 살펴 받들라.”
 
이 말씀을 설하실 때 행자(行者)는 곧 동방 일체의 한량 없는 세계를 봄이니, 땅이 손 바닥 같이 평정하고 모든 구렁텅이와 언덕과 가시덤불이 없으며, 유리로 땅이 되고 황금으로 간격이 됨이라. 시방(十方) 세계도 또한 이와 같음이라. 이 땅을 보고 곧 보배나무를 봄이니 보배나무는 묘하고도 높이가 오천유순(五千由旬)이라, 그 나무에서는 항상 황금(黃金)과 백은(白銀)이 나오며 칠보(七寶)로 장엄(莊嚴)되어 있음이라. 나무 아래 자연히 보배의 사자자리(師子座)가 있으되 그 사자자리는 높이가 이십유순(二十由旬)이며, 그 자리 위에서 또한 일백(一百)의 보배 광명을 냄이라. 이와 같이 모든 나무와 다른 보배의 자리 하나하나의 자리에는 다 자연(自然)으로 오백(五百)의 흰 코끼리가 있고 코끼리 위에는 다 보현보살이 계심이라.

 

그 때 행자(行者)는 모든 보현(普賢)에게 예배(禮拜)하고 이런 말을 하되, “저는 무슨 죄(罪)가 있어 다만 보배로 된 땅과 보배의 자리와 보배 나무만이 보이고 모든 부처님을 뵈옵지 못하나이까?” 이 말을 하고 나면 하나하나의 자리 위에 한 세존(世尊)이 계시되 단엄(端嚴)하고 미묘(微妙)하시며 보배자리에 앉아 계시리니,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고 마음에 크게 환희하여 또 다시 대승경전을 외우고 익히리라. 대승(大乘)의 힘인 까닭으로 허공에서 찬탄하는 소리가 있으되,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야, 네가 대승(大乘)을 행하는 공덕(功德)과 인연(因緣)으로 능히 모든 부처님을 친견(親見)함이라. 이제 비록 모든 부처님 세존(世尊)을 친견(親見)하였으나, 그러나 석가모니불과 분신(分身)의 모든 부처님과 다보불의 탑을 능히 친견치 못하였느니라”
 
허공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다시 부지런히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외우고 익혀라. 대승(大乘) 방등경(方等經)을 외우고 익히는 까닭으로 곧 꿈 가운데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께서 모든 대중과 함께 기사굴산에 계시사 법화경(法華經)을 설(說)하시어 일실(一實)의 뜻을 설(說)하심을 보리라.

가르치심이 끝나면 참회(懺悔)하고 갈앙(渴仰)하는 마음으로 친견(親見)하고자 하여 기사굴산을 향해서 무릎을 꿇어 합장(合掌) 하고 이런 말을 하라. “여래(如來) 세웅(世雄)께서는 항상 세간(世間)에 계시오니, 저를 불쌍히 생각하시는 까닭에 저를 위하여 몸을 나타내시옵소서.” 이 말을 마치고 기사굴산을 보니 칠보(七寶)로 장엄(莊嚴)되고 수없는 비구(比丘)와 성문(聲聞) 대중이 있고, 보배나무가 열을 지었으며 보배로 땅이 되어 평정함이라. 또 묘한 보배의 사자자리를 깔고 석가모니불께서 미간(眉間)의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이 시방 세계를 두루 비추시고 다시 시방(十方)의 한량 없는 세계를 지나감이라. 이 광명이 이르는 곳에 시방 분신의 석가모니불이 한 때에 구름 같이 모이사 널리 묘법화경(妙法華經)과 같이 설함이라.
 
하나하나의 분신불은 몸이 자금색이요 몸의 크기는 가이 없으시며 사자자리에 앉으심이니, 백억의 한량 없는 모든 큰 보살로써 권속을 삼으심이라. 하나하나의 보살의 행하심이 보현과 같음이라. 이와 같이 시방(十方)의 한량 없는 모든 부처님도 보살 권속도 또한 이와 같음이라. 대중이 구름 같이 모여서 석가모니불을 친견하면 몸의 털구멍으로부터 금빛 광명을 놓으시니, 하나하나 광명 가운데에 백억(百億)의 화한 부처님이 계심이라. 모든 분신불(分身佛)께서 미간(眉間) 백호(白毫) 대인상(大人相)의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이 석가모니불 이마에 흘러 들어옴이라.
 
이 상(相)을 볼 때에 분신의 모든 부처님께서 일체의 털구멍으로부터 금빛 광명을 내시니, 하나하나의 광명 가운데 또 항하사(恒河沙) 미진수(微塵數)의 화불(化佛)이 계심이라. 그때 보현보살이 또 미간(眉間) 대인상(大人相)의 광명을 놓으사 행자 마음에 넣으심이라. 마음에 넣어 주면 행자는 스스로 과거 수없는 백천의 부처님 처소(處所)에서 대승경전(大乘經典)을 받아 가져 읽고 외웠음을 기억하고 스스로 지나간 몸을 보되 명확 분명하리라. 숙명통(宿命通)과 같아서 다름이 없고 활연(豁然)히 크게 깨쳐서 선다라니(旋陀羅尼)와 백천만억의 모든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얻으니라.
 
삼매로부터 일어나 눈앞에서 일체 분신의 모든 부처님께서 모든 보배나무 아래 사자자리에 앉아 계심을 친견하고, 또 유리로 된 땅에 연꽃의 모임과 같이 아래 공중에서 솟아남을 보리라. 하나하나 꽃 사이에 미진수(微塵數)의 보살이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앉아 있으되 또한 보현 분신의 보살이 그 대중 가운데서 대승을 찬탄하여 설하는 것도 보리라. 이 때 모든 보살이 같은 음성으로 행자를 가르쳐서 육근을 청정하게 하리라. 

혹은 설하여 말씀하되, 너는 마땅히 부처님(佛)을 생각할지니라. 
혹은 설하여 말씀하되, 너는 마땅히 법(法)을 생각할지니라. 
혹은 설하여 말씀하되, 너는 마땅히 스님네(僧)를 생각할지니라. 
혹은 설하여 말씀하되, 너는 마땅히 계(戒)를 생각할지니라. 
혹은 설하여 말씀하되, 너는 마땅히 보시(布施)를 생각할지니라. 
혹은 설하여 말씀하되, 너는 마땅히 하늘(天)을 생각할지니라. 

이와 같은 여섯 가지의 법은 이것이 보리심(菩提心)이며 보살(菩薩)을 낳는 법(法)이니라. 너는 지금 응당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전의 죄를 나타내어 말하고 지성으로 참회할지니라. 한량 없는 세상에서 안근(眼根)의 인연으로 모든 색(色)을 탐착(貪著)하였음이라. 색(色)에 착(著)한 까닭으로써 모든 티끌을 탐내고 사랑하였음이라. 티끌을 사랑하는 까닭으로 여인의 몸을 받아 세세에 나는 곳에서 모든 색(色)에 현혹(眩惑)되고 착(著=着)함이라. 색(色)이 너의 눈(眼)을 깨뜨려서 은혜(恩惠)와 사랑(愛)의 노예(奴隸)가 됨이라. 색(色)이 너를 부려서 삼계(三界)를 두루 돌게 함이라. 이 번뇌(煩惱)의 종이 되어 눈이 어두워서 보이는 바가 없음이니라.
 
지금 대승의 방등경전(方等經典)을 외우니, 이 경(經) 가운데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색신(色身)은 멸(滅)하지 아니한다고 설(說)함이라.

 

“너는 이제 얻어 보았으니 진실(眞實)을 잘 살폈느뇨? 안근(眼根)이 착하지 못하여 너를 많이 해쳤느니라. 나의 말에 순히 따라 모든 부처님과 석가모니불께 귀의하고 향해서 너의 안근(眼根)이 가진 죄를 설하라. ‘모든 부처님과 보살(菩薩)의 혜명(慧明)의 법(法)의 물로써 원컨대 씻어 제하사 저로 하여금 청정(淸淨)케 하시옵소서.”

이 말을 하고 시방(十方) 부처님께 두루 예배(禮拜)하고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과 대승경전(大乘經典)을 향해서 또 이런 말을 설하라. 
 
“제가 지금 참회하는 안근(眼根)의 무거운 죄는 장애(障碍)와 폐단(弊端)과 더러움과 흐림으로 눈멀어 보는 바가 없나이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대자(大慈)로써 애민(哀愍)히 여기사 두루 보호(保護)하시옵소서. 보현보살이 큰 법의 배를 태우사 널리 일체 시방(十方)의 한량 없는 모든 보살을 함께 하여 건너도록 하시니, 오직 원컨대 애민(哀愍)히 여기사 저의 안근(眼根)의 착하지 못함과, 악(惡)한 업장(業障)을 회개(悔改)하옵는 법(法)을 들어 주시옵소서.’”
 
이와 같이 세 번 설하고 오체(五體)를 땅에 던지고 대승(大乘)을 바로 생각하여 마음에서 잊어버리거나 버리지 말지니라. 이것이 안근(眼根)의 죄(罪)를 참회(懺悔)하는 법이니라.
 
“모든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고, 향을 피우고, 꽃을 흩고, 대승(大乘)의 뜻을 일으키고, 비단의 번개(幡盖)를 달고, 눈(眼)의 허물과 환난(患難)을 설하여 죄(罪)를 참회하면, 이 사람은 현세(現世)에서 석가모니불을 친견하며 아울러 한량 없는 모든 분신불(分身佛)을 친견하고 아승지겁(阿僧祗劫)을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아니함은 대승(大乘)의 힘인 까닭이니, 대승(大乘)을 원하는고로 항상 일체의 다라니보살(陀羅尼菩薩)과 함께 권속이 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하는 자를 바로 생각한다고 하며, 만일 달리 생각하는 자를 삿(邪)되게 생각한다고 하느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안근(眼根)의 처음 경계(境界)의 상(相)이라 하느니라.
 
안근(眼根)을 맑게 하고는 또 다시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읽고 외우고 주야 육시(六時)에 무릎을 꿇고 참회(懺悔)하고 이와 같이 말하라.
“나는 지금 어찌하여 다만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과 분신(分身)의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고 다보불(多寶佛)의 탑(塔)과 전신(全身)의 사리(舍利)를 친견하지 못하나이까? 다보불의 탑은 항상 계시사 멸(滅)하지 아니하거늘 저의 눈이 흐리고 악한 까닭으로 친견하지 못함이라.”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또 다시 참회(懺悔)하라.
 
이레를 지나면 다보불의 탑이 땅에서 솟아 나오리니, 석가모니불이 곧 오른손으로 그 탑의 문을 여시면, 다보불께서 보현색신삼매(普現色身三昧)에 드심을 친견하리라. 하나하나의 털구멍에서 항하사(恒河沙) 미진수(微塵數)의 광명이 흘러 나오고, 하나하나의 광명에 백천만억(百千萬億)의 화불(化佛)이 계심이라. 이 상(相)이 나타났을 때 행자(行者)는 환희(歡喜)하여 찬탄(讚歎)의 게송(偈頌)을 부르며 탑(塔)을 일곱 번 돌면 다보여래(多寶如來)께서 큰 음성(音聲)으로 찬탄하여 말씀하시되,

 

“법의 아들이여, 너는 지금 진실로 능히 대승(大乘)을 행하고 보현(普賢)을 순히 좇아 안근(眼根)을 참회(懺悔)함이라. 이 인연(因緣)으로써 내가 네게 이르러 너를 위하여 증명하리라.”


이 말씀을 설하시고 찬탄(讚歎)하여 말씀하시되, “착하고 착하도다,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 능히 큰 법(法)을 설하고 큰 법(法)의 비(雨)를 내리셔서 흐리고 악(惡)한 모든 중생(衆生)들을 다 성취(成就)시켜 주심이로다.” 
 
이 때 행자(行者)는 다보불탑(多寶佛塔)을 친견(親見)하고는 다시 보현보살(普賢菩薩) 처소에 이르러 합장(合掌)하여 예배(禮拜)하고 말씀하되,

“큰 스승이시여, 저에게 허물의 뉘우침을 가르쳐 주옵소서(大師敎我悔過).”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또 말씀하되, “너는 많은 겁(劫)을 두고 이근(耳根)의 인연으로 바깥 소리에 이끌리어 묘음(妙音)을 들을 때는 마음이 미혹(迷惑)에 착하고, 악한 소리를 들을 때는 백팔(百八)의 번뇌의 해독을 일으킴이라. 이와 같이 악(惡)한 귀(耳)의 과보(果報)로 악한 일을 얻고, 항상 악(惡)한 소리를 듣고, 모든 인연을 만들어서 전도(顚倒)되게 들은 까닭으로, 마땅히 악도(惡道)와 사견(邪見)이 가득 차고 법을 들을 수 없는 변두리 땅에 떨어지리라. 너는 오늘 대승의 바다와 같은 공덕의 장(藏)을 외워서 가졌노라. 이 인연으로 시방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다보불의 탑이 나타나시어 너를 증명하심이라. 너는 마땅히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설하여 모든 죄를 참회할지니라.”
 
이 때 행자(行者)는 이 말씀을 듣고 또 다시 합장하여 오체를 땅에 던지고 이렇게 말하니라. 
“정변지(正遍知) 세존이시여, 나타나시어 저를 위하여 증명하시옵소서. 방등경전(方等經典)은 자비(慈悲)의 주인(主人)이 되심이라, 오직 원컨대 저를 굽어 보시고 제가 설하는 바를 들어 주시옵소서. 저는 다겁(多劫)으로부터 이 몸에 이르기까지 이근(耳根)의 인연(因緣)으로 음성을 듣고 미혹에 착함이 풀잎이 아교에 붙는 것과 같아, 모든 악한 소리를 들을 때는 번뇌의 독을 일으키고 곳곳마다 미혹에 착해서 잠시도 쉬지 아니 하였으며, 이 번거로운 소리가 저의 식신(識神?: 마음 또는 영혼)을 헛되이 괴롭히고 마침내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게 함이니, 지금 비로소 알아 깨닫고 모든 세존께 향해서 나타내어 참회하나이다.”
 
참회를 마치고 나면 다보불(多寶佛)의 큰 광명(光明) 놓으심을 친견(親見)하리라. 그 광명은 금빛으로서 동방과 시방세계의 한량 없는 모든 부처님을 두루 비추시니 몸이 진금빛이라. 그 때 동방(東方) 허공에서 이같이 크게 불러 말씀하되,

“이 곳의 부처님 세존은 이름이 선덕(善德)이시라, 또한 수없는 분신(分身)의 모든 부처님이 계시되 보배나무 아래 사자자리 위에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앉아 계심이라. 이 모든 세존께서는 다 보현색신삼매에 드시고 다 이와 같은 말씀으로 찬탄(讚歎)하시되,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善男子)야, 네가 지금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읽고 외우느뇨?  네가 외우는 바는 부처님의 경계(境界)이니라.”
 
이 말씀이 끝나면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또 다시 참회(懺悔)의 법을 설하리라.

“너는 전생(前生)의 한량 없는 겁(劫)에 향기(香氣)를 탐(貪)낸 까닭으로 모든 식(識; 앎)을 분별해서 곳곳마다 탐착(貪著)하여 생사(生死)에 떨어졌느니라. 너는 지금 응당 대승(大乘)의 인(因)을 관(觀)할지니, 대승)의 인이라 함은 모든 법의 실상(實相)이니라.”
 
이 말씀을 다 듣고는 오체를 땅에 던져 또 다시 참회하라. 참회가 끝나거든 이와 같이 말하라.
“나무석가모니불, 나무다보불탑, 나무시방석가모니불, 분신제불”이라고 봉창(奉唱)할지니라.

이 말을 다 하고는 시방(十方) 부처님께 두루 예배(禮拜)하고 “나무동방선덕불(南無東方善德佛), 분신제불(分身諸佛)” 이라고 봉창(奉唱)할 지니라.


눈으로 친견하는 바와 같이 하나하나 마음으로 예배하고 향과 꽃을 공양하라. 공양이 끝나면 무릎 꿇고 합장하고 가지가지의 게송으로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라. 찬탄이 끝나거든 열 가지의 악업을 설하여 모든 죄를 참회하라. 참회(懺悔)가 끝나거든 이와 같이 말하라.


“제가 전생에 한량 없는 겁(劫)을 두고 향기(香氣)와 맛과 촉(觸)을 탐내어 여러 가지 악업(惡業)을 지었나이다. 이 인연(因緣)으로 한량 없는 내세에 항상 지옥ㆍ아귀ㆍ축생ㆍ변두리 땅에 사견(邪見)의 모든 좋지 못한 몸을 받았나이다. 이와 같은 악업(惡業)을 오늘 나태내어 말하고 모든 부처님 정법(正法)의 왕께 귀의(歸依)하옵고 향하여 죄를 설하옵고 참회(懺悔)하옵나이다.”
 
참회(懺悔)를 마치고 몸과 마음을 게을리하지 말고 또 다시 대승경전을 읽고 외우라. 대승(大乘)의 힘이 있는고로 허공(虛空)에서 소리가 있어 일러 말씀하되,

“법의 아들이여, 너는 지금 마땅히 시방의 부처님을 향해서 대승의 법을 찬탄하여 설하고 모든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설하라. 모든 부처님 여래는 너를 사랑하시는 아버지라. 너는 마땅히 스스로 설근(舌根)이 지은 착하지 못한 악업을 말씀드릴 지니라. 이 설근(舌根)은 악업(惡業)의 생각에 움직이게 되어 거짓말ㆍ이상한 말ㆍ욕설ㆍ이간질ㆍ비방하고 망녕된 말을 하고, 사견(邪見)의 말을 찬탄하며 이로움이 없는 말을 설함이라. 이와 같은 여러 가지의 모든 악업(惡業)으로 싸우고 문란케 하며, 바른 법을 옳지 않은 법이라 설함이라. 이와 같은 여러 가지의 죄(罪)를 지금 다 참회(懺悔)하나이다.”

모든 세웅(世雄) 앞에서 이와 같이 말하고는 오체(五體)를 땅에 던져 시방(十方) 부처님께 두루 예배(禮拜)하고 무릎을 꿇어 합장(合掌)하고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라. 

  
“이 혀(舌)의 허물과 환난은 한량이 없고 가이 없나이다. 모든 악업의 가시는 설근(舌根)에서 나왔나이다. 바른 법륜(法輪)을 끊는 것도 이 혀(舌)로부터 일어남이니, 이와 같이 악(惡)한 혀(舌)는 공덕(功德)의 종자(種子)를 끊으며 의리(義理)가 아닌 데서도 많은 이유를 굳세게 설하며 사견(邪見)을 찬탄(讚歎)함이 불에 나무를 넣어서 더욱 타게 함과 같으며, 중생을 해침이 독약(毒藥)을 먹은 자가 피부는 상하지 않았으나 죽는 것과 같음이라. 이와 같은 죄보(罪報)는 악(惡)하고 삿(邪)되고 착하지 못하여 마땅히 백겁(百劫) 천겁(千劫)을 악도(惡道)에 떨어지오리다. 망녕된 말을 한 까닭으로 큰 지옥에 떨어지리니, 저는 지금 남방(南方)의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옵고 향하여 어두운 죄악(罪惡)을 모두 쏟아서 드러내 참회하나이다.”
 
이런 생각을 할 때 허공(虛空)에서 소리가 있어 이르되, 
“남방에 부처님이 계시니 이름이 전단덕(전檀德)이시라, 저 부처님에게도 또한 한량 없는 분신(分身)이 계심이라.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대승(大乘)을 설하시어 죄와 악을 제하고 멸하게 하시느니라. 이와 같은 모든 죄를 지금 시방의 한량 없는 모든 부처님 대비의 세존을 향하여 어두운 죄악(罪惡)을 나타내고 성심(誠心)으로 참회(懺悔)하라. ”


이 말을 끝내고 오체(五體)를 땅에 던져 다시 모든 부처님께 예배(禮拜)할지니라. 이 때 모든 부처님께서 또 광명(光明)을 놓으사 행자(行者)의 몸을 비추어 그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자연히 환희(歡喜)케 하시고 큰 자비를 일으키어 널리 일체를 생각하게 하심이라.
 
그 때 모든 부처님께서 행자(行者)를 위하여 널리 큰 자비(慈悲)와 희사(喜捨)의 법을 설하시며, 또한 부드럽고 인자(仁慈)하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시고 여섯 가지의 화합(和合)하고 공경(恭敬)하는 법(法)을 닦게 하시리라. 그 때 행자(行者)는 이 교칙(敎勅)을 듣고 마음이 크게 환희(歡喜)해서 또 다시 외우고 익히되 마침내 게으름과 쉬는 일이 없음이라. 허공(虛空)에서 다시 미묘(微妙)한 음성(音聲)으로 이와 같이 말씀하되,

“너는 지금 마땅히 몸과 마음을 참회하라. 몸은 살생ㆍ도둑질ㆍ음행을 하며, 마음은 모든 착하지 못한 일을 생각하여 열 가지의 악업과, 다섯 가지의 무간지옥을 지어서, 마치 원숭이가 이리저리 옮겨 뛰듯 하며, 또한 아교와 같이 곳곳마다 탐착해서 두루 일체의 육정근(六情根) 속에 이름이라. 이 육근(六根)의 업(業)이 가지가 되고 꽃이 되고 잎이 되어 다 삼계(三界)의 이십오유(二十五有) 일체가 나는 곳에 가득 참이라. 또한 능히 무명(無明)ㆍ 노(老)ㆍ사(死) 등 십이인연(十二因緣)의 괴로운 일을 더욱 늘여서 여덟 가지의 삿됨과 여덟 가지의 환난을 거치지 아니함이 없음이라. 너는 지금 마땅히 이와 같은 악과 착하지 못한 죄업을 마땅히 참회할 지니라.”
 
그 때 행자(行者)는 이 말씀을 듣고 허공(虛空) 소리 나는 곳을 향하여 묻되,
“저는 지금 어느 곳에 참회(懺悔)의 법을 행하오리까?”
 
이 때 허공(虛空)에서 소리가 있어 이르되 이와 같은 말을 설하리라.
“석가모니불을 비로자나변일체처(毗盧遮那遍一切處)라고 이름하느니라. 그리고 그 부처님의 머무른 곳을 상적광(常寂光)이라 하느니라. 상바라밀(常波羅蜜)이 섭성(攝成)되어 있는 곳, 아바라밀(我波羅蜜)이 안립(安立)되어 있는 곳, 정바라밀(淨波羅蜜)이 유상(有相)을 멸하는 곳, 낙바라밀(樂波羅蜜)로 몸과 마음의 상(相)이 머무르지 않는 곳, 유(有)와 무(無)의 모든 법의 상을 보지 못하는 곳이요, 여적해탈(如寂解脫)과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니라. 이 색(色)은 상주(常住)의 법인 까닭으로 이와 같이 응당 시방(十方)의 부처님을 관(觀)할 지니라.” 
 
이 때 시방(十方) 부처님께서 각각 오른손을 내미사 행자(行者)의 머리를 어루만지시고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야, 네가 지금 대승경을 읽고 외우는 까닭으로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께서 참회(懺悔)의 법을 설하시느니라. 보살의 행할 바는 결사(結使; 번뇌를 말함)를 끊지 아니하고 사해(使海; 많은 번뇌)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마음을 관(觀)함에 마음이 없으니 전도(顚倒)의 생각에서 일어남이라. 이와 같이 생각하는 마음은 망상(妄想)으로부터 일어남이라. 허공(虛空)의 바람이 의지(依支)할 곳이 없는 것 같이, 이와 같은 법의 상(相)도 나지 않고 멸(滅)하지도 아니함이라.
 
어떠한 것이 죄(罪)이며, 어떠한 것이 복(福)이뇨? 나의 마음이 스스로 공(空)하면 죄(罪)도 복(福)도 주인(主人)이 없음이라. 일체의 법이 이와 같아서 머무르지도 않고 허물어지지도 않느니라. 이와 같은 참회를 하면 마음을 관함에 마음이 없고, 법도 법 가운데에 머무르지 아니함이라. 모든 법(法)은 해탈(解脫)이며 멸제(滅諦)이며 적정(寂靜)이라, 이와 같은 상(相)을 이름하여 대참회(大懺悔)라 하며, 또는 이름하여 장엄참회(莊嚴懺悔)라 하며, 또는 이름하여 무죄상(無罪相)의 참회라 하며, 또는 이름하여 파괴심식(破壞心識)이라 하느니라. 이러한 참회를 행하는 자는 몸과 마음이 청정(淸淨)해서 법 가운데에 머무르지 아니함이 오히려 흐르는 물과 같음이니, 순간순간 사이에도 보현보살과 시방(十方)의 부처님을 친견하리라.” 
 
이 때 모든 세존께서 대비의 광명으로써 행자(行者)를 위하여 상(相)이 없는 법을 설하시니라. 행자(行者)는 가장 높고 진실한 뜻의 공(空)을 설(說)하심을 들으리니, 행자(行者)는 듣고서 마음에 놀라지도 두려워하지도 아니하고, 때에 응하여 보살의 정위(正位)에 드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이르시되,
“이와 같이 행(行)함을 이름하여 참회(懺悔)라 하느니라. 이 참회(懺悔)는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큰 보살(菩薩)이 행(行)하신 참회법(懺悔法)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阿難)에게 이르시되,
“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후, 부처님의 모든 제자가 만일 악하고 착하지 못한 업장이 있어 참회하려거든 다만 대승경전을 읽고 외울지니라. 이 방등경은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안목(眼目)이니. 모든 부처님은 이것으로 인하여 다섯 가지의 안목(眼目)을 갖추셨느니라. 부처님의 삼종신(三種身)은 방등에서 나옴이라, 이는 대법인(大法印)이니 열반해(涅槃海)에 깊이 새겨져 있음이니라. 이와 같은 해중(海中)에서 능히 삼종(三種)의 청정한 부처님의 몸이 나왔거늘, 이 삼종신(三種身)은 인간과 하늘의 복전(福田)이니 응공(應供) 중의 가장 으뜸이니라. 그 대승 방등경전을 읽고 외우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부처님의 공덕(功德)을 갖추고 모든 악(惡)을 영원히 멸(滅)하고 부처님의 지혜(智慧)로부터 남이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시되,


만일 안근(眼根)의 악(惡)이 있어

눈(眼)이 업장(業障)으로 맑지 않거든

마땅히 다만 대승(大乘)을 외우고,

가장 높은 뜻을 생각하고 염(念)할지니라.


이것을 눈(眼)을 참회해서

모든 착하지 못한 업장(業障)을

다 없이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근(耳根)은 어지러운 소리를 듣고

화합(和合)의 뜻을 무너뜨림이라.
이로 말미암아 광란(狂亂)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니

마치 어리석은 원숭이와 같음이라.


마땅히 다만 대승(大乘)을 외우고

법(法)이 공(空)하여 상(相)이 없음을 관(觀)할지며
영원히 일체의 악(惡)을 다 여의고

천이(天耳)로써 시방(十方)의 소리를 들어라.
 
비근(鼻根)은 모든 향기에 착(着)해서

모든 것에 물들어 모든 감정을 일으키나니
이와 같이 어지럽고 미혹(迷惑)된 코(鼻)는

모든 것에 물들어 모든 티끌을 나게 함이라.

 
만일 대승경(大乘經)을 외우고

법의 궁극을 관(觀)하면

영원히 모든 악업을 여의고

후세에 다시 나지 아니하리라.
 
설근(舌根)은 다섯 가지 악(惡)한 말과

착하지 못한 업장(業障)을 일으키나니
만일 스스로 고루(孤陋)해서 순히 하고자 하면

응당 부지런히 자비(慈悲)의 마음을 닦아서

 

법의 참된 적멸(寂滅)의 뜻을 생각하여

모든 것에 분별하는 상(相)을 없이할 지니라.
 
심근(心根)은 어리석은 원숭이와 같아서

잠시도 쉬는 때가 없나니  
만일 조복(調伏)코자 하면

응당 부지런히 대승(大乘)을 외우고

 
부처님의 대각신(大覺身)ㆍ역(力)ㆍ무외(無畏)로

성취하시는 바를 염할지니라.
 
몸(身)은 이 기관(機關)의 주인(主人)이라,

티끌(塵)이 바람을 따라 굴음(轉)과 같음이라.
여섯 가지의 적(六賊) 가운데서 유희(遊戱)하되

자재(自在)하여 걸림이 없음이라.
 
만일 이 악을 멸하고 영원히 모든 번거로운 티끌을 떠나

항상 열반성(涅槃城)에 처해서 안락하여

마음이 담박(淡泊)하고자 하면

마땅히 대승경을 외워서 모든 보살의 어머니를 염할지니라.
 
한량 없는 크고 굳센 방편(方便)은

실상(實相)을 생각하는 데서 얻느니라.
이같은 등의 여섯 가지 법(六法)을 이름하여

육정근(六情根)이라 하느니라.
 
일체(一切) 바다와 같은 업장(業障)은

다 망상(妄想)에서 남이라.
만일 참회(懺悔)하고자 하면

단정(端正)히 앉아서 실상(實相)을 생각하라.
 
여러 가지의 죄(罪)는 서리(霜)나 이슬(露) 같아서

지혜(智慧)의 광명(光明)이 능히 녹이느니라.

이런고로 응당 지심(至心)으로

육정근(六情根)을 참회(懺悔)할 지니라.

 
이 게송(偈頌)을 설해 마치시고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이르시되,
“너는 지금 이 육근(六根)을 참회하고 보현보살을 관하는 법을 가지고 널리 시방(十方)의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을 위하여 널리 분별하여 설하여라. 부처님이 멸도하신 후, 부처님의 모든 제자가 만일 방등경전을 받아 가져 읽고, 외우고, 해설하며, 또는 고요한 곳이거나, 혹은 무덤 사이거나, 혹은 나무 밑이거나, 조용한 곳에서 방등을 읽고, 외우고, 대승의 뜻을 생각할지니라. 
 
생각하는 힘이 굳센 까닭으로 나의 몸과 다보불의 탑과 시방의 한량 없는 분신(分身)의 모든 부처님과, 보현보살ㆍ문수사리보살ㆍ약왕보살ㆍ약상보살을 친견하게 되리라. 법(法)을 공경하는 까닭으로 모든 묘한 꽃을 가지고 허공에 머물러 서서 법(法)을 행하여 가지는 자를 찬탄(讚歎)하고 공경(恭敬)하리라. 다만 대승(大乘)의 방등경(方等經)을 외우는 까닭으로 모든 부처님과 보살(菩薩)이 주야(晝夜)로 이 법(法) 가지는 자를 공양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아난(阿難)에게 이르시되,
“나의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과 시방의 부처님이 대승의 진실한 뜻을 생각하는 인(因)으로 해서 백만억겁(百萬億劫) 아승기수(阿僧祗數) 생사(生死)의 죄를 제하여 버리게 되었느니라. 이 가장 묘한 참회법(懺悔法)에 인한 까닭으로 지금 시방에서 각각 성불하였느니라. 만일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룩하고자 하는 자가, 만일 현세의 몸으로 시방의 부처님과 보현보살을 친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깨끗이 목욕하고 정결한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좋은 향을 피우고 공한(空閑)한 곳에 머물어 응당 대승경전을 읽고, 외우고, 대승의 뜻을 생각할 지니라.”
 
부처님께서 또 아난(阿難)에게 이르시되,
“만일 중생이 보현보살을 보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정관(正觀)이라 하고, 만일 달리 관하는 자는 이것을 이름하여 삿되게 관한다 할지니라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후, 부처님의 모든 제자(弟子)가 부처님 말씀에 순히 좇아서 참회(懺悔)를 행(行)하려는 자는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보현(普賢)의 행(行)을 행하는 것이니라. 보현(普賢)의 행(行)을 행(行)하는 자는 악(惡)한 상(相)과 악한 업보(業報)를 보지 않느니라.
 
그 중생(衆生)이 주야(晝夜) 육시(六時)에 시방(十方) 부처님께 예배(禮拜)하고 대승경을 외우며 가장 높은 뜻의 심히 깊은 공(空)의 법(法)을 생각하면, 손가락을 한 번 튕길 사이에 백만억(百萬億)의 아승기겁(阿僧祗劫)의 생사(生死)의 죄(罪)를 제(除)해 버리느니라. 보살의 행(行)을 행(行)하는 자는 참된 부처님의 아들이니라. 모든 부처님에게서 났으니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菩薩)이 그를 위하여 화상(和上)이 되며, 이는 보살계(菩薩戒)를 구족(具足)한 자라 하리라. 갈마(갈磨)를 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성취(成就)되어 일체의 사람과 하늘에게 공양(供養)을 받을지니라.
 
그 때 행자(行者)가 만일 보살계(菩薩戒)를 구족(具足)하고자 하면 응당 합장(合掌)하고 공한(空閑)한 곳에 있어 시방(十方) 부처님께 두루 예배(禮拜)하고 모든 죄를 참회하고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설한 연후에, 고요한 곳에서 시방(十方) 부처님께 말씀하되 이와 같이 말하라.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항상 세상에 머물러 계심이나 저의 업장(業障)의 연고로 비록 방등(方等)을 믿사오나 부처님을 명백히 친견하지 못하였나이다. 지금 부처님께 귀의(歸依) 하옵나니, 오직 원컨대 석가모니불 정변지(正遍知) 세존께서는 저의 화상(和上)이 되시옵소서. 대혜(大慧)를 구족하신 문수사리(文殊師利)여, 원하옵나니 지혜(智慧)로써 저에게 청정(淸淨)한 모든 보살의 법을 수기(授記)하여 주옵소서. 가장 크고도 자비하심이 해와 같으신 미륵보살(彌勒菩薩)이시여, 저를 불쌍히 생각하사 또한 제가 보살의 법을 받을 것을 허락해 주옵소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나타나시어 저를 위하여 증명(證明)해 주옵소서. 모든 큰 보살은 각각 그의 이름을 부르시고 이 거룩하신 대보살은 중생을 널리 지키시고 저를 도우사 지켜 주옵소서.
 
오늘 방등경전을 받아 가지나이다. 지금부터 목숨을 잃을지라도, 설령 지옥에 떨어져 한량 없는 고를 받을지라도, 끝까지 모든 부처님의 정법을 헐어 비방하지 아니하오리다. 이 인연과 공덕의 힘으로써 지금 석가모니불께서는 저를 위하여 화상(和上)이 되시옵소서. 문수사리께서는 저의 아사리(阿闍梨; 교단의 모범이 되어 제자의 행위를 바로잡는 고승을 말한다, 산스크리트 어 ‘ācārya’의 음역어이다)가 되시옵소서, 당래(當來)의 미륵께서는 원컨대 저에게 법을 가르쳐 주옵소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원컨대 저를 증명하여 알게 하여 주옵소서. 대덕의 모든 보살께서는 원컨대 저의 도반(道伴)이 되시옵소서.
 
저는 지금 대승경전의 심히 깊고도 묘한 뜻에 의하여 ‘부처님께 귀의하나이다. 법에 귀의하나이다. 스님께 귀의하나이다.’(이와 같이 세 번 말할지니라) 삼보(三寶)께 귀의 함을 마치고 그 다음에 마땅히 스스로 맹세(盟誓)하여 육중(六重)의 법을 받을지니라. 육중(六重)의 법을 받고 다음에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맑게 행을 하여 거리낌이 없이 하라. 널리 중생(衆生)을 건지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팔중(八重)의 법(法)을 받을지니라. 이 맹세(盟誓)를 세우고 공한(空閑)한 곳에서 여러 가지의 좋은 향을 피우고 꽃을 흩어서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ㆍ모든 보살과ㆍ대승방등(大乘方等)을 받들어 공양하고 또 이와 같이 말하라. ‘저는 오늘 보리심을 일으키오니 이 공덕(功德)으로 널리 일체를 제도(濟度)하오리다.”

 
이 말을 하고 또 다시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菩薩)에게 머리를 조아려서 예배(禮拜)하고 방등(方等)의 뜻을 생각하라. 하루로부터 삼칠일(三七日)을, 혹은 출가(出家)이거나 재가(在家)이거나 화상(和上)을 모시지 않고 모든 스승을 모시지 않고 갈마(갈磨)를 설하지 않더라도 대승경전(大乘經典)을 받아 가져 읽고 외우는 힘으로 보현보살(普賢菩薩)이 행(行)함을 도와서 발심(發心)케 함이라.
 
이는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들 정법(正法)의 안목(眼目)이라, 이 법으로 인해서 자연히 오분법신(五分法身)인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함이니라. 모든 부처님이신 여래(如來)는 이 법에서 나왔으며, 대승경에서 기별(記別)의 허락을 받음이라. 이런고로 지혜(智慧) 있는 자는, 만약 성문(聲聞)이 삼귀(三歸)와 오계(五戒)ㆍ팔계(八戒)ㆍ비구계ㆍ비구니계ㆍ사미계ㆍ사미니계ㆍ식차마니계와 모든 위의(威儀)를 헐어 파(破)하고 어리석고 착하지 못하며 악하고 삿된 마음인 까닭으로 모든 계(戒)와 위의(威儀)의 법을 많이 범하였으나, 만일 허물과 환난(患難)을 제하여 멸해 없애려거든 다시 비구(比丘)가 되어 사문의 법을 갖추어 마땅히 부지런히 닦고 방등경전(方等經典)을 읽어 가장 높은 뜻과 심히 깊은 공(空)의 법(法)을 생각하고 이 공(空)의 평등(平等) 지혜(智慧)로 하여금 마음과 서로 응하게 할지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순간순간에 일체(一切)의 무거운 죄(罪)의 때를 영원히 다 제(除)하고 남음이 없음이라. 이는 사문(沙門)의 법과 계(戒)를 구족(具足)하여 모든 위의(威儀)를 갖추었다 함이니 응당 인간(人間)과 천상(天上) 일체의 공양(供養)을 받을지니라. 만일 우바새가 모든 위의(威儀)를 범하면 착하지 못한 일을 지음이라. 착하지 못한 일이라 함은 소위 불법(佛法)에 허물과 악이 있다고 설하려 하며, 사중(四衆)이 범한 악(惡)한 일을 퍼뜨려 설(說)하고 도둑질(偸盜), 음란(邪淫)한 짓, 그리고 질투(嫉妬)를 하면서도 참회(懺悔)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이라. 만일 참회하여 모든 죄(罪)를 멸(滅)하고자 하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등경전(方等經典)을 읽고 외우고 가장 높은 진실(眞實)의 뜻을 생각할지니라.

 

혹은 왕이거나 대신ㆍ바라문ㆍ거사ㆍ장자ㆍ재관의 이 모든 사람들이 탐내어 구하기를 싫어하지 않고 오역(五逆)의 죄(罪)를 짓고 방등경(方等經)을 비방(誹謗)하면 열 가지의 악업을 갖춤이라. 이 큰 악(惡)의 보(報)로 응당 악도(惡道)에 떨어짐이 소나기가 떨어지듯이, 반드시 결정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지리라. 만일 이 업장을 제(除)하여 멸하고자 하면 마땅히 뉘우치고 부끄러워 하고 모든 죄를 참회(懺悔)하여 고칠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어떻게 하는 것을 찰리(刹利) 거사(居士)의 참회법이라 하는고?
참회하는 법이라 함은, 다만 마땅히 올바른 마음으로 삼보(三寶)를 비방하지 말 것이며,

출가(出家)하는 사람을 막지 말 것이며,

맑은 행(行)을 행하는 사람을 위하고 박해(迫害)하지 말 것이며

마땅히 끊임 없는 생각으로 육념(六念)의 법을 닦을지니라.

 

또한 마땅히 대승(大乘)을 가진 자에게 공급하고 공양(供養)하며 반드시 예배할지니라.

마땅히 심히 깊은 경법(經法)의 가장 높은 뜻과 공(空)을 생각하여 기억할지니라.
이 법을 생각하는 자, 이것을 찰리 거사의 첫째로 참회하여 닦는다고 하느니라. 
둘째의 참회라 함은 부모에게 효양(孝養)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恭敬)함을 이것을 둘째로 참회(懺悔)의 법을 닦는다고 하느니라. 
셋째의 참회라 함은 정법(正法)으로 나라를 다스려서 인민(人民)을 삿되게 다루지 말지니라. 이것을 셋째로 참회(懺悔)를 닦는다고 하느니라. 
네째의 참회라 함은 육재일(六齋日)에는 모든 경내에 영을 내려 힘이 미치는 곳에서 살생을 못하도록 할지니라. 이와 같이 법을 닦는 것 이것을 네째로 참회를 닦는다고 하느니라. 
다섯째의 참회라 함은 마땅히 인과(因果)를 깊이 믿을 것이며 일실(一實)의 도를 믿어서 부처님이 멸하지 아니함을 알지니라. 이것을 다섯째로 참회(懺悔)를 닦는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이르시되,
미래세(未來世)에 만일 이와 같은 참회법(懺悔法)을 닦고 익히면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참회(懺悔)와 부끄러움의 옷을 입고 모든 부처님의 가호(加護)와 도움을 받아서 오래지 않아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룩하리라.”

 

이 말씀을 설하실 때 십천(十千)의 천자(天子)는 법안정(法眼淨; 모든 사물의 진실한 성질을 비추어 보는 힘)을 얻고, 미륵보살(彌勒菩薩) 등의 모든 큰 보살(菩薩)과 아난(阿難)은 부처님께서 설(說)하신 바를 듣고 환희(歡喜)하여 받들어 행함이라.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 끝) 

 

[경전 출처: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 보현보살 행법경 해설

 


[사진] 브루클린 박물관에 있는 보현보살, 비단에 금박 채색, 18~19세기 조선]

 

보현보살(普賢菩薩, 산스크리트어:समन्तभद्र, Samantabhadra, 사만타바드라)은 불교의 진리와 수행의 덕을 맡은 보살이다.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 여래 옆을 지키고 있는 협시불(脇侍佛)로서, 연와대에 앉거나 여섯 이빨을 가진 흰 코끼리를 타고 있다. 4대보살의 하나다. ‘사만타’는 넓다는 뜻으로 덕이 두루 온 누리에 미친다는 것을 뜻하여 한문으로 보(普)이며, ‘바드라’는 지극히 원해서 선을 가다듬는 다는 것을 뜻하며 한문으로 현(賢)이라 한다. 또한 ‘넓게 뛰어남’, ‘보편적인 수승(殊勝)’, ‘두루 길하고 상서롭다’는 뜻으로 여래의 덕을 찬탄하는 의미로 쓰여, 보현(普賢), 변길(遍吉)이라 한역하고 음역해서 삼만다발타라(三曼多跋陀羅)라고 표기한다.

 

임무는 경전을 수호하고 널리 퍼뜨리며, 불법을 펴는 보살로 언제나 여섯 이빨의 희고 신성한 코끼리(白象)를 타고 다른 보살에 둘러 싸여 나타난다. 자비행을 실천해 나가는 행자의 모습이다.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 부처의 협시불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보살이 설주가 되어 부처님의 세계를 보살행화로 장엄하고 있는 경전인 화엄경에 대행을 상징하는 보살로 예경한다. 수행의 과덕 그 자체를 보현십원행(普賢十願行)으로 승화시킴으로 써 불교 실천행의 상징이다. 불세계를 드러내며 중생구제를 위한 원력으로 보살행을 실천하는 대표적 보살이며, 화엄의 교주인 비로자나의 본질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보살이다. 부처의 여러 가지 덕 중에서 문수보살이 지식과 지혜와 깨달음을 관장하는 데 비해, 이치와 명상(禪定)과 실천을 관장하는 보살이다.(위키백과)

 

보현보살은 하얀 코끼리를 타고 부처의 오른쪽에서 보필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두 보살은 모든 보살들의 우두머리로서 항상 부처가 중생을 구제하는 일을 조성하고 선양한다. 보현보살은 또 중생의 목숨을 길게 하는 덕을 가졌으므로 연명보살(延命菩薩)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보현보살은 부처의 본원력(本願力)에 근거해 중생 이익의 원을 세워 수행하는데 이를 보현의 십행원(十行願)이라고 한다. 〈화엄경 華嚴經〉에서 설하는 보현의 10대원(十大願)이란 ① 부처를 예배하고 공경하리라, ② 부처를 찬탄하리라, ③ 여러 가지로 공양하리라, ④ 업장(業障)을 참회하리라, ⑤ 남의 공덕을 함께 기뻐하리라, ⑥ 설법해주기를 청하리라, ⑦ 부처가 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청하리라, ⑧ 부처를 본받아 배우리라, ⑨ 항상 중생의 뜻에 따라 응하리라, ⑩ 널리 모든 것을 회향하리라 등이다. 〈화엄경〉은 선재동자(善財童子)의 구법(求法) 이야기에서 선재동자가 53명의 선지식(善知識: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자)을 순방한 후에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예방하여 구법을 완수했다고 설하는 것으로, 이 보살을 찬탄한다.[브리태니커]

 

[사진] Fugen enmei painting- ‘The Life Preserver’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은 <법화경>, <무량의경>과 함께 법화삼부경(法華三部經)이라 불려지는 경이다. 참회의 수행법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 주신 귀한 경전인데 법화경에 가려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비사리국의 대림정사에서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앞으로 석 달 후에 열반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에 놀란 제자들이 부처님이 열반하신 후 어떻게 해야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고 일체 중생이 평등하게 구제되는 바른 가르침인 대승을 수행하며 모든 현상 속에 있는 단 하나의 실체를 똑바로 볼 수 있겠느냐며 부처님께 여쭙는다.

 

이에 부처님은 보현보살을 예로 들며 마음을 어떻게 간직하며 청정하게 하는지 자세히 방법을 일러주신다. 보현보살은 동방의 정묘국이라는 데서 태어난 분으로서 몸의 크기도 그지없고 목소리의 크기도 가이 없으나 인간 세계에 와서 구제하려는 목적 때문에 자유자재로 몸을 줄여서 인간과 비교될 정도의 작은 모습으로 작게 나타나시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굳게 믿어 간직하고 읽고 외우며 집중하며 대승의 가르침을 계속 생각하며 삼칠일에 이르면 눈의 흐림이 제거되어 업장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보현보살님이 흰 코끼리를 타고 나타나심을 보게 된다고 일러 주신다.

 

이런 거룩한 광경을 본 수행자는 가슴 속 깊이 큰 기쁨을 느끼고 보현보살을 마음 속으로부터 깊이 예배하고

넓고 깊은 대승 경전을 읽고 외우며 좀 더 확실한 보현보살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서원을 세우고 밤낮 여섯차례에 걸쳐서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참회의 법을 행하며 대승경전을 읽고 외워서 그 뜻을 생각하며 그 실행을 염하고 그 가르침을 간직하는 이를 공경하여 감사의 정성을 바치며 온갖 사람을 부처님의 마음이 되어보며 모든 중생에 대해서는 부모와 같은 자비를 가지고 대하면 보현보살님이 커다란 광명 속에 나타나 수행자에게 가르침을 설하신다고 말씀해준다. 더욱 정진하면 잠자는 가운데에도 보현보살님이 나타나시어 가르침을 주신다고 한다. 이러한 인도로 수행자는 마음의 눈이 밝아져 동방의 부처님을 뵙게되고 일체의 부처님들도 뵙게되는 것을 말씀해준다.

 

그러나 수행자는 곧 “이러한 인식은 아직 확실한 것이 아니며 눈을 감고 조용히 정신을 집중하면 틀림없이 그것을 자각할 수 있지만 눈을 뜨고 현실의 세계를 바라보면 벌써 부처님의 모습도 그 설하시는 진리도 멀리 사라져 버리니 아직도 내 마음의 수행이 모자란 것이다”고 반성하며 자신이 죄업이 있어 이러한 현실세계에서 부처님을 볼 수 없음을 참회하면 마음이 점점 깨끗해져 거듭 보현보살께서 현실에 나타나 가르침을 듣고 배우게 된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이와 같이 하여 삼칠일을 경과하면 선은 굳게 간직하여 잃지 않고, 악은 눌러 일어나지 않게 하는 힘인 다라니를 얻고, 다시 나아가 그 힘을 다른 이에게 미치는 감화력이 몸에 갖추어지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과 여러 보살이 설하시는 위없는 가르침을 마음에 간직하여 잃어버리는 일이 없게 되느니라. 그렇게 되면 꿈속에서도 과거세의 일곱 부처님의 모습을 뵈올 수 있게 될 것이나, 그 가운데서 석가모니 부처님만이 그 사람을 위하여 법을 설할 것이니라.

 

보현보살은 그 사람 앞에 서서 지금까지 부처님을 뵈올 수 없었던 것은 전생의 업연에 의한 것임을 설하여

일체의 마음과 몸의 더러워진 죄악을 뚜렷이 내어놓도록 권할 것이니 모든 부처님을 향하여 입 밖으로 그 죄를 고백하도록 권고할 것이니라. 그 참회가 끝나면 부처님께서 항상 자기 곁에 계신다는 자각을 차츰 마음속에 확립하고 안정하게 될 것이며, 모든 사물의 실상을 거울과 같이 비추어내는 아촉불(阿閦佛)의 지혜와 경지[妙喜國]를 확실히 알게 되며, 그러면 스스로 시방의 온갖 부처님의 경지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니라.“

 

이와같이 하기를 삼칠일 동안 참회의 법을 행하면 눈. 귀. 코 등의 육근도 어둠이 걷어져 육체로서의 한계 밖의 것까지 감지할 정도로 투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또한 모든 부처님들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대승의 법을 실행하였던 까닭으로 현재처럼 모든 사물의 실상을 궤뚫어보는 투철한 지혜를 얻게 되었으니 수행에 노력하되 게으르지 말 것을 당부 하신다. 이렇게 하여 시방의 일체 부처님을 뵈옵고는 또한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시는 석가모니 부처님까지 뵈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주십니다. 

 

그때 보현보살께서는 대승의 가르침을 설하시고 계시고 

수행자는 「한량없는 과거세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불완전하게 사물을 보아 왔다. 그 때문에 현상으로 나타난 것에 불과한 것에 사로잡혀 왔고, 따라서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기쁘게 하는 갖가지 부질없는 것을 탐내었으며, 그것에 집착하여 왔다. 그 결과, 지혜가 모자라는 인간으로 태어나 세세생생 눈앞의 현상에 현혹되기도 하고 집착하기를 되풀이하여 왔다.

 

현상에 현혹되어 진실을 보는 눈이 멀어 있었으므로 다만 표면적인 은혜와 사랑에 사로잡혀 버렸다. 항상 눈앞에 일어나는 현상에 질질 끌려서 삼계를 돌아다니며 방황하니 번뇌에 시달리어 마음이 피곤하여 있기 때문에 사물의 실상을 바르게 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지금 가장 바른 중도의 진리를 설하여 부처님과 중생과는 원래 평등한 존재임을 밝힌 대승경전을 읽을 수 있다.

 

이 경전 가운데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신 분임을 설하여 왔으니, 그렇다면 결국 자기도 부처님과 같은 영원한 생명을 가졌을 터이다. 이제 비로소 그 새로운 방법으로 볼 수 있게 되었으나, 그대의 그 새롭게 보는 방법은 정말 진실에 철저하여 있느냐? 오랜 세월 동안 사물을 보는 방법이 잘못된 흠은 매우 깊기 때문에 아직 불안하지는 않느냐? 그러니 내 말에 따라서 석가모니불을 비롯하여 모든 부처님께 일심으로 귀의하고, 지금까지의 사물을 보는 눈의 미흡함과 잘못됨을 소리 내어 말로써 참회하여야 한다.」

 

하는 마음의 소리가 명령하는 것을 듣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이에 따라 다섯가지 감각기관으로 지은 죄업을 차례차례로 참회하는 법을 자세히 일러 주신다. 이렇게 일심으로 참회하면 다보불탑이 땅에서 출현함을 볼 수 있으며 아울러 다보부처님의 증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보현보살님께서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주신다고 합니다.

 

「그대는 오랫동안 귀의 잘못을 거듭하여 밖으로부터의 소리에 이끌려서 쫓아다녔느니라. 기분 좋은 말을 들으면 그것에 유혹되어 집착을 일으키고, 불쾌한 말을 들으면 가지가지의 번뇌를 북돋아서 자타를 해치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나쁜 귀를 가지면 반드시 나쁜 과보를 얻어 항상 남의 말을 나쁘게 듣는 버릇이 생겨,

들은 하나의 일로부터 갖가지의 미혹이 한없이 커 가느니라.

 

뒤집힌 마음으로 말과 사물의 소리를 듣기 때문에 가지가지의 악한 갈래에 떨어져서 극단적인 생각이나 삿된 견해를 가지게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은 귀에 들어가지 않게 되어 버리느니라. 그대는 이제 겨우 무한한 공덕을 안에 간직한 대승의 가르침을 믿어 간직하고 읽고 외우게 되었으며, 다보불탑도 출현하여 그대의 깨달음이 깊어졌음을 증명하여 주셨도다. 여기서 다시 자기의 악의나 허물을 도려내고 모든 죄를 참회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이 일러주십니다.

“여기서 수행자는 다시 합장하고 땅에 엎드려서 다음과 같이 원하고 또한 참회하여야 하느니라.“

 

「완전무결한 지혜(正遍知)를 갖추신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나아가고 있는 이 길이 틀림없이 부처님의 마음에 맞는다면, 원컨대 그것을 증명하여 주옵소서. 대승의 가르침을 배워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불성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아야만 비로소 참다운 자비심이 솟아나오는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나이다. 바라옵건대 저의 마음속을 냉정하게 보아 주시옵고, 제가 참회하는 것을 자세히 들어 주옵소서.

 

저는 먼 과거세로부터 현재의 몸에 이르기까지 사물을 듣는 것에도 잘못 듣기를 하여 왔나이다. 기분 좋은 소리를 들으면 마치 녹은 아교가 풀잎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그것에 집착하고 맙니다. 반대로 불쾌한 말을 들으면 분노와 미움과 질투 등 갖가지의 번뇌가 솟구쳐 올라 냉정한 판단력을 잃어 상대가 누구이건 나쁜 감정을 품게 되고, 그 나쁜 감정은 꼬리를 물고 미혹과 집착을 낳고 멈추지 않나이다. 그리고 자신의 입에서도 무의식중에 노성(怒聲)과 욕설 등 좋지 않는 소리를 발하고, 그에 따라 더욱더 스스로의 정신을 괴롭히고 피곤케 하여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삼악도의 경계에 빠트리고 맙니다. 이제 비로소 그 죄를 깨달을 수 있었으므로 모든 부처님께 고백하고 참회하나이다.」

 

이렇게 참회하면 그 광명을 발하고 계시는 다보부처님의 모습이 더욱더 뚜렷이 보이게 되니, 그 광명은 금빛으로 동방과 시방의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추리라. “ 이렇게 참회를 하며 계율을 지키며 대승경전을 읽고 외우며 수행하는 이는 항상 모든 부처님께서 지켜주시고 도와주시므로 멀지 않아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며 설법을 끝내십니다. (나무아미타불)

 


[중국어] 보현보살행원품 (普賢菩薩行願品)
“The King of Aspirations by Bodhisattva Samantabhadra”
구오헹치(郭蘅祈) 작곡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