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종교·불교·죽음

[불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 '십지품' (十地品) (4완)

잠용(潛蓉) 2013. 6. 16. 17:48

55 famous places associated with the avatamsaka sutra (12th century)

 

 

 


또 법에 걸림없는 지혜로는 일체 여래의 말씀과 힘과 두려울 것 없음과 함께하지 않는 부처님 법과 대자비와 변재와 방편과 법륜을 굴리는 온갖 지혜의 지혜로 따라 증득함을 알고, 뜻에 걸림없는 지혜로는 여래께서 팔만 사천 중생의 마음과 행과 근기와 이해를 따르는 차별한 음성을 알고, 말에 걸림없는 지혜로는 일체 중생의 차별을 따라 여래의 음성으로써 차별하게 말하고, 말하기 즐기는 데 걸림없는 지혜로는 중생의 믿음과 이해를 따라서 여래의 지헤로써 청정한 행을 원만하게 말합니다.


불자여, 보살이 제구지(第九地)에 머물면 이러한 공교하고 걸림없는 지혜를 얻으며, 여래의 미묘한 법장을 얻어서 큰 법사(法師)가 되나니, 뜻 다라니와 법 다라니와 지혜 다라니와 광명이 비치는 다라니와 선한 지혜 다라니와 여러 재물 다라니와 위덕(威德) 다라니와 걸림없는 문 다라니와 그지없는 다라니와 가지가지 이치 다라니와 이러한 백만 아승기 다라니문을 얻어 모두 원만하고, 백만 아승기의 공교한 음성과 변재의 문으로 법을 연설합니다.


이 보살은 이러한 백만 아승기 다라니문을 얻고는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서 부처님 앞에서마다 이러한 백만 아승기 다라니문으로 바른 법을 들으며, 듣고는 잊어버리지 않고 한량없이 차별한 문으로 다른 이를 위하여 연설합니다.

 

이 보살은 처음 부처님을 뵙고 머리를 조아려 예경하고, 부처님 계신 데서 한량없는 법문을 얻었으니, 이 법문은 저 듣고 기억하는[聞持] 큰 성문들이 백천 겁 동안에도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보살이 이러한 다라니와 이러한 걸림없는 지혜를 얻고 법상에 앉아서 법을 말할 적에, 대천세계에 가득한 중생들에게 그 좋아하는 마음의 차별함을 따라서 연설하였으니, 여러 부처님과 직위를 받은[受職] 보살들을 제하고는 다른 대중들은 그 위덕과 광명을 비길 이가 없습니다.


이 보살은 법상에 앉아서, 한 음성으로써 모든 대중이 다 알게 하려면 곧 알게 되며, 어떤 때에는 가지가지 음성으로써 모든 대중이 다 깨닫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큰 광명을 놓아서 법문을 연설하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그 몸에 있는 털구멍마다 모두 법을 연설하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형상이 있거나 형상이 없는 물건들이 모두 법문하는 음성을 내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한 말을 내어도 법계에 가득 퍼져서 여럿이 알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온갖 음성이 모두 법문의 소리가 되어 항상 머물고 없어지지 않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모든 세계의 퉁소· 저· 종· 북과 노래와 모든 풍류 소리가 다 법문을 연설하게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한 글자 가운데 온갖 법문 구절과 음성과 말의 차별한 것을 모두 구족케 하려 하며, 어떤 때에는 마음으로 말할 수 없이 한량없는 세계의 땅· 물· 불· 바람 등 사대(四大)의 덩어리에 있는 티끌들마다 모두 말할 수 없는 법문을 연설하게 하려 하거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모두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불자여, 이 보살은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이 모두 그 앞에 와서 제각기 한량없는 말로 문난(問難 : 범어로는 praśna. ‘질문’을 말한다)을 일으키는데, 그 낱낱 문난이 각각 같지 않더라도, 이 보살이 한 생각 동안에 모두 듣고, 바로 한 음성으로 두루 해석하여 그들의 마음을 따라서 제각기 환희케 합니다.


이와 같이 내지 말할 수 없는 세계에 있는 중생들이 한 찰나 동안에 낱낱이 한량없는 말과 음성으로 문난을 일으키는데, 낱낱 문난이 각각 같지 않더라도, 이 보살이 한 생각 동안에 모두 듣고, 또한 한 음성으로 두루 해석하여 그들의 마음을 따라서 제각기 환희케 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에 있는 중생들을, 보살이 모두 그 마음을 따르고 근성을 따르고 지혜를 따라서 법을 말하며,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들고 불사를 널리 지어 일체 중생의 의지할 바가 됩니다.


불자여, 이 보살은 다시 정진하여 밝은 지혜를 성취하나니, 가령 한 털 끝만한 곳에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같이 많은 부처님의 대중들이 모였고, 대중들이 모인 데마다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같이 많은 중생이 있고, 낱낱 중생마다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근성과 욕망이 있는데, 저 부처님들이 그들의 근성과 욕망을 따라서 각각 법문을 일러 주어 한 털 끝만한 곳에서와 같이, 일체 법계처마다 모두 그러하나니, 이와 같이 말하신 바 한량없는 법문을, 보살이 한 생각에 모두 듣고 기억하여 잊지 아니합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제구지에 머물러서는, 밤낮으로 부지런히 정근하고 다른 생각이 없으며, 다만 부처님 경지에 들어가서 여래를 친근하며, 보살들의 매우 깊은 해탈에 들어가서 항상 삼매에 있으면서 여러 부처님을 뵙고 잠깐도 떠나지 아니하며, 낱낱 겁마다 한량없는 부처님과 한량없는 백 부처님과 한량없는 천 부처님과, 내지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을 뵙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며,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가지가지로 문난하여 설법(設法) 다라니를 얻어 그러한 선근이 점점 더 밝고 깨끗하여 집니다. 마치 공교한 은장이가 진금으로 보배관을 만들어 전륜성왕의 머리에 장엄하면 사천하 안에 있는 모든 왕들과 신하들의 여러 장엄거리로는 그와 같을 것이 없는 것과 같나니, 이 제구지 보살의 선근도 그와 같아서 일체 성문이나 벽지불이나 아래 지위에 있는 보살들이 가진 선근으로는 능히 대등할 수가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이천세계 중에 있는 깊고 먼 곳을 모두 비추어서 그 어둠을 제하는 것과 같나니, 이 지의 보살의 선근도 그와 같아서 능히 광명을 내어 중생의 마음에 비치어 번뇌의 어둠을 모두 없어지게 합니다. 이 보살은 십바라밀 중에서는 힘[力]바라밀이 가장 승하니, 다른 바라밀을 닦지 않는 것이 아니지마는 힘을 따르고 분한을 따를 뿐입니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제구 선혜지를 간략히 말함이라 하거니와 만일 자세히 말하자면 한량없는 겁에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 지에 머물러서는 흔히 이천세계의 임금인 대범천왕이 되어 잘 통치하며 자유롭게 이익하고, 모든 성문과 연각과 보살들을 위하여 바라밀행을 분별하여 연설하며, 중생의 마음을 따라 문난하더라도 능히 굽힐 수 없습니다. 보시하고 좋은 말을 하고 이익한 행을 하고 일을 함께하나니, 이렇게 여러 가지 짓는 업이 모두 부처님 생각함을 떠나지 아니하며, 내지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함을 떠나지 아니합니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모든 중생들 가운데 머리가 되고 나은 이가 되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一切智智]로 의지함이 되리라” 합니다. 이 보살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잠깐 동안에 백만 아승기 국토의 티끌 수 같이 많은 삼매를 얻으며, 내지 백만 아승기 국토의 티끌 수 같이 많은 보살을 나투어 권속을 삼거니와, 만일 보살의 수승한 원력으로 자유롭게 나타내면 이보다 초월하여, 내지 백천억 나유타겁에도 세어서는 알지 못합니다.” 그 때 금강장보살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량없는 지혜로 자세히 살피니
가장 높고 미묘하여 알기 어려워
여래의 비밀하온 곳에 들어가
중생들 이익 주려 구지에 들고,

 

다라니와 삼매에 다 자재하고,
신통으로 한량없는 세계에 들며
힘과 지혜, 두렴 없고, 함께 않는 법
원력과 자비로써 구지에 드네.

 

이 지에 머물고는 법장을 호지(護持)
선하고 불선하고 둘이 아닌[無記] 법
샘[漏]이 있고 샘이 없고 세간 출세간 [有漏無漏世出世]
사의(思議)와 부사의를 모두 잘 알고,

 

결정하고 결정하지 못한 법이나
삼승의 할 일들을 다 관찰하며
함이 있고 함이 없는 행의 차별을
이렇게 다 알고서 세간에 들며,

 

중생들의 마음을 알고자 하면
지혜로써 사실대로 모두 아나니
빨리 굴리고 헐리고 헐리지 않고 [種種速轉壞非壞]
바탕 없고 끝이 없는 여러 모양들,

 

그지없는 번뇌와 함께 있으며
자고 일어남 한 뜻이고 갈래가 계속
업의 성질 가지가지 차별한 것과
인이 가고 과가 모임 모두 다 알고,

 

여러 근기 하품 중품 상품되는 것
앞과 뒤가 한량없이 차별한 일과
지혜나 근성이나 욕망도 그래
팔만 사천 가지를 모두 다 알고,

 

중생은 번뇌 소견 따라 얽히고
비롯없는 빽빽한 숲 찍지 못하니
깊은 뜻과 마음과 함께 나면서
항상 서로 얽혀서 끊지 못하며,

 

허망한 생각이란 참이 아니니
마음을 안 여의나 처소가 없고
선정 경계 등지고 물러나나니
금강도(金剛道)에 멸해야 끝이 나리라.

 

여섯 갈래 태어남에 각각 다르고
업 밭에 사랑 붓고 무명 덮으며
식(識)이란 종자에서 후생 싹[名色芽] 나서
삼계가 언제나 계속하더라.

 

번뇌 업과 습기로 육도에 나니
이것만을 여의면 다시 안 나며
중생들이 세 종류[三聚]의 가운데 있어
소견에도 빠지고 도(道)도 행하네.

 

이 지에 머물러서 잘 관찰하고
그 마음과 근성과 이해를 따라
모두 다 걸림없이 묘한 변재로
적당하게 분별하여 연설하는데,

 

법상에 앉아 있어 사자도 같고
우왕(牛王)이나 보배산의 왕도 같으며
용왕이 빈틈없는 구름을 펴고
큰 비 내려 바다에 가득하듯이,

 

법의 성품 깊은 이치 모두 잘 알고
여러 가지 말을 따라 연설하오며
백만 아승기 다라니문은
큰 바다가 많은 비를 받아들이듯,

 

다라니와 삼매가 모두 청정해
한 생각에 많은 부처 모두 뵈오며
부처님께 낱낱이 법문을 듣고
미묘한 음성으로 연설하더라.

 

언제나 삼천대천 넓은 세계에
수많은 중생들을 교화하려면
구름이 온 세계에 널리 퍼지듯
근기와 욕망 따라 기쁘게 하며,

 

털 끝에 부처 대중 수가 없으며
중생의 욕망들도 끝이 없거든
그 마음 모두 따라 법 일러 주며
한량없는 법계에도 그와 같더라.

 

보살이 부지런히 더 정진하면
더 훌륭한 공덕을 다시 얻어서
저러한 모든 법문 들어 가지기
땅덩이가 온갖 만물 받들고 있듯,

 

시방세계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
모두 와서 회중(會中)에 친근히 앉아
마음 따라 제각기 문난하는 일
한 소리로 응대하여 만족케 하네.

 

이 지에 머물러선 법왕이 되어
근기 따라 일러주기 게으름 없고
밤낮으로 부처 뵙고 버리지 않아
깊은 적멸(寂滅) 지혜 해탈 들어가도다.

 

부처님들 공양하여 밝음 더하니
전륜왕이 보배관을 머리에 쓴 듯
또다시 중생들의 번뇌 멸하니
대범천왕 밝은 광명 널리 비치듯,

 

이 지에서 흔히는 대범왕 되어
삼승의 법문으로 중생을 교화
수행한 선업으로 이익케 하니
마땅히 온갖 지혜 이루게 되리.

 

한 생각에 들어간 여러 삼매들
아승기 세계 안에 티끌 수 같고
부처 뵙고 법 말함도 그러하거늘
원력으로 짓는 것은 그보다 많아,

 

이런 것이 제구의 선혜지에서
큰 지혜 보살들이 행하는 데니
매우 깊고 미묘하여 볼 수 없거늘
내가 지금 불자 위해 일러주노라.


십지품(十地品) [10] - 법운지(法雲地)

 

정거천(淨居天) 하늘 무리 나유타들이
이 지의 좋은 행을 듣고 나서는
공중에서 뛰놀며 마음이 기뻐
정성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헤아릴 수가 없는 보살 대중도
허공 중에 있으며 크게 즐거워
뜻에 맞는 좋은 향을 모두 사르어
대중에게 풍겨서 청정케 하네.

 

자재천의 임금과 하늘 무리들
한량없는 억 사람 허공에 있어
하늘 옷을 흩어서 부처님 공양
백천만 가지들이 술술 내리며,

 

하늘의 채녀들도 한량이 없어
환희하게 공양하지 않는 이 없고
제각기 묘한 풍류 소리를 내어

이런 말로 부처님을 찬탄하리라.

 

부처님 몸 한 국토에 앉아 계시나
온 세계에 여러 몸 나타내시니
몸매가 단정하기 한량없으사
크고 넓은 법계에 가득 차시고,

 

한 털구멍 속으로 광명을 놓아
세간의 어둔 번뇌 두루 없애니
세계의 티끌 수는 헬 수 있지만
이 광명은 헤어서 알 수가 없고,

 

혹은 여래 모든 몸매 모두 갖추고
위없이 바른 법륜 굴림을 보며
여러 세계 다니심을 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고요하여 동치 않으며,

 

어떤 때엔 도솔천궁 계심을 보고
어떤 때엔 내려와서 모태에 들고
혹은 태에 머물다가 혹은 나와서
한량없는 국토에서 보게 하오며,

 

어떤 때는 집을 떠나 도를 닦다가
어떤 때는 도량에서 정각 이루고
법문을 말하기도, 열반에 들어
시방세계 중생들이 보게도 하니,

 

비유하면 요술장이 요술을 부려
대중에게 여러 물건 나타내나니

부처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세간에서 여러 가지 몸을 나투네.

 

깊고 참된 성품 속에 부처 계시어
고요하고 형상 없어 허공 같지만
제일이고 진실한 진리 가운데
가지가지 행할 일을 보이시나니,

 

중생을 이익하려 짓는 일들이
법의 성품 의지하여 있게 되나니
형상 있고 형상 없음 차별이 없이
필경에 들어가면 모두 없는 것,

 

여래의 깊은 지혜 얻으려거든
갖가지 허망 분별 여읠 것이니
있고 없음 통달하면 모두 평등해
천상 인간 대도사(大導師)를 빨리 지으리.

 

한량없고 그지없는하늘 천녀들
가지가지 음성으로 칭찬하더니
몸과 마음 고요하고 함께 즐거워
부처님 앙모하며 잠자코 있네.

 

그 때에 우두머리 해탈월보살
모인 대중 고요함을 살펴서 알고
금강장보살에게 청하는 말씀
두려움이 없으신 참된 불자여,

 

제구지로부터 십지에 드는

여러 가지 공덕과 모든 행상과
아울러 신통으로 변화하는 일
지혜 있는 보살께서 말씀하소서.

 

그 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해탈월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초지로부터 제구지에 이르면서, 이렇게 한량없는 지혜로 관찰하여 깨닫고는 잘 생각하여 닦으며, 흰 법[白法]을 만족하고 그지없는 도를 돕는 법을 모으며, 큰 복덕과 지혜를 증장하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널리 행하여, 세계의 차별함을 알며, 중생세계의 빽빽한 숲에 들어가며, 여래께서 행하시는 곳에 들어가며, 여래의 적멸한 행을 따라 순종하며, 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과 함께하지 않는 부처님 법을 항상 관찰하나니,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은 직책을 받는 지위라 이름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지혜로 직책을 받는 지위에 들어가서는 곧 보살의 때를 여의는[離垢] 삼매를 얻으며, 법계의 차별한 삼매와 도량을 장엄하는 삼매와 온갖 종류의 화광(華光)삼매와 해장(海藏)삼매와 해인(海印)삼매와 허공이 넓고 큰 삼매와 모든 법의 제 성품을 관찰하는 삼매와 일체 중생의 마음과 행동을 아는 삼매와 모든 부처님이 앞에 나타나는 삼매에 들어가나니, 이러한 백만 아승기 삼매가 모두다 앞에 나타납니다. 보살은 이 모든 삼매에 들어가고 일어날 적에 다 선교함을 얻으며, 모든 삼매의 짓는 일이 차별함도 잘 아나니, 그 마지막 삼매를 이름하여 온갖 지혜와 수승한 직책을 받는 지위라 합니다.


이 삼매가 앞에 나타날 때에 큰 보배 연꽃이 홀연히 솟아나나니, 그 꽃은 넓고 커서 백만 삼천대천세계와 같으며, 여러 가지 묘한 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였으니, 일체 세간의 경계를 초월하여 출세간의 선근으로 생기었으며, 모든 법이 요술과 같은 성품인 줄을 아는 여러 행으로 이룬 것이며, 항상 광명을 놓아 법계에 두루 비치어 여러 하늘에도 있는 것이 아니어서, 비유리 마니보배로 줄기가 되고 전단으로 꽃판[臺]이 되고 마뇌(碼)로 꽃술[鬚]이 되고 염부단금으로 잎이 되었는데, 그 꽃에는 언제나 한량없는 광명이 있고, 여러 보배로 연밥이 되고 보배 그물로 덮였으니, 열 삼천대천세계의 티끌처럼 많은 연꽃으로 권속이 되었습니다. 그 때 보살이 이 꽃자리에 앉으니, 몸의 크기가 잘 어울리고, 한량없는 보살로 권속이 되었는데, 각각 다른 연꽃 위에 앉아서 둘러쌌으며, 제각기 백만 삼매를 얻고, 큰 보살을 향하여 일심으로 우러러보고 있었습니다.


불자여, 이 큰 보살과 권속들이 꽃자리에 앉았을 적에 놓는 광명과 말과 음성이 시방 법계에 두루 가득하여 모든 세계가 한꺼번에 진동하여, 나쁜 갈래는 고통이 쉬고 국토가 깨끗하여져서 함께 수행하는 보살이 모두 와서 모이었으며, 인간과 천상의 풍류에서 한꺼번에 소리를 내니 모든 중생들이 모두 안락함을 얻었고, 부사의한 공양거리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니, 여러 부처님의 대중들이 다 나타났습니다.


불자여, 이 보살이 큰 연꽃 자리에 앉았을 적에, 두 발바닥으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여러 큰 지옥에 비치어 지옥 중생들의 고통을 멸하며, 두 무릎으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여러 축생 갈래에 비치어 축생들의 고통을 멸하며, 배꼽으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염라왕 세계에 비치어 중생들의 고통을 멸하며, 좌우의 옆구리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모든 인간에게 비치어 중생들의 고통을 멸하며, 두 손바닥으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모든 천상과 아수라들의 궁정에 비치며, 두 어깨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모든 성문들에게 비치며, 목덜미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벽지불들의 몸에 비치었습니다. 입[面門]으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의 처음으로 발심한 보살과 내지 구지 보살의 몸에 비치며, 두 눈썹 사이로 백만 아승기 광명을 놓으니 시방에서 직책을 받은 보살들에게 비치어 마군의 궁전들을 나타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정수리로 백만 아승기 삼천대천세계 티끌수 같은 광명을 놓으니 시방 일체 세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에게 비치어 오른쪽으로 열 바퀴를 돌고는 허공에 머물러서 광명 그물이 되었으니 이름이 치성한 광명[熾然光明]이라, 여러 가지 공양거리를 내어 부처님께 공양하니, 다른 보살들이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구지에 이르기까지 하던 공양으로 이 공양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칠 수 없습니다. 그 광명 그물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대중들이 모인 데 두루하여, 여러 가지 묘한 향과 꽃타래와 의복과 당기와 번기와 보배 일산과 여러 가지 마니 따위의 장엄거리를 비로 내려 모든 세간의 경계를 초월하였으며, 만일 중생들이 이런 것을 보고 알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합니다.


불자여, 이 큰 광명이 이렇게 공양하는 일을 마치고는 다시 시방의 모든 세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도량마다 모인 대중들을 열 바퀴를 돌았고, 그리고는 여러 여래의 발바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때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이, 아무 세계의 아무 보살마하살이 이런 광대한 행을 능히 행하고 직책을 받는 지위에 이른 줄을 알았으며, 불자여, 이 때에 시방에 있던 한량없고 그지없는 보살과, 제구지의 보살들까지 모두 와서 둘러싸고 공경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관찰하였으며, 한창 관찰할 적에 그 보살들이 각각 십천 삼매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시방에 있는 직책을 받은 보살들이, 모두 가슴에 있는 금강으로 장엄한 공덕 모양에서 큰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마군과 원수를 파괴함[能壞魔怨]이라, 백만 아승기 광명으로 권속을 삼고 시방을 두루 비추어 한량없는 신통 변화를 나타내고, 이런 일을 마치고는 이 보살마하살들의 가슴에 있는 금강으로 장엄한 공덕 모양으로 들어갔으며, 그 광명이 들어간 후에는 이 보살들의 지혜가 세력을 더하여 백천 곱절을 지났습니다.


그 때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의 양미간으로부터 청정한 광명이 나오니 이름이 온갖 지혜와 신통을 더함[增益一切智神通]이라, 무수한 광명으로 권속을 삼아 시방의 일체 세계에 비추면서 오른쪽으로 열 바퀴를 돌고, 여래의 광대하게 자재함을 나타내며,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들을 깨우치고,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진동하여, 모든 나쁜 갈래의 고통을 없애고, 모든 마군의 궁전을 가리우며, 모든 부처님들께서 보리를 얻으신 도량에 있는 대중들의 장엄한 위덕을 보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온 허공과 법계에 가득한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추고는 이 보살들의 회상(會上)에 돌아와서 오른쪽으로 두루 돌면서 가지가지로 장엄한 일을 나타내었습니다.

 

이런 일을 나타내고는 큰 보살의 정수리로 들어가니, 그 권속 광명들도 보살들의 정수리로 들어갔습니다. 이러는 동안에 이 보살들이 전에 얻지 못하였던 백만 가지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직책을 받는 지위를 얻음[爲巳得受職之位]이라,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서 열 가지 힘을 구족하고 부처님 가운데 섞이었습니다.


불자여, 마치 전륜성이 낳은 태자는 어머니가 왕후요, 몸매가 구족한데, 전륜왕이 태자로 하여금 흰 코끼리 등에 마련한 황금자리에 앉게 하고, 그물로 된 휘장을 두르고 큰 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향을 사르고 꽃을 흩고 음악을 잡히며, 황금병으로 사해의 물을 길어다가 왕이 손수 병을 들고 태자의 정수리에 부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왕의 직책을 받는 지위라 하여, 머리에 물을 부은 찰제리왕의 축에 들게 되며, 곧 열 가지 착한 도를 행하여 전륜성왕이란 이름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이 직책을 받는 것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지혜물을 정수리에 부으므로 직책을 받는다 하며, 여래의 열 가지 힘을 구족하였으므로 지금부터  부처님 가운데 섞이게 됩니다.


불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큰 지혜의 직책을 받았다 하며, 보살이 이 지혜의 직책을 받으므로,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나 되는 행하기 어려운 행을 능히 행하며, 한량없는 지혜 공덕을 증장하니, 이를 법운지(法雲地)에 머문다 이름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법운지에 머물면, 사실대로 욕심세계의 모임과 형상세계의 모임과 형상 없는 세계의 모임과 세계의 모임과 법계의 모임과 함이 있는 세계의 모임과 함이 없는 세계의 모임과 중생계의 모임과 인식계[識界]의 모임과 열반계의 모임을 알며, 이 보살이 사실대로 모든 소견과 번뇌의 행이 모임을 알며, 세계가 이루고 헐림의 모임을 알며, 성문의 행이 모임과 벽지불의 행이 모임과 보살의 행이 모임과, 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과 형상의 몸[色身]과 법의 몸[法身]이 모임과,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지혜가 모임과, 보리를 얻어 법륜 굴림을 보이는 것이 모임과, 온갖 법에 들어가 분별하고 결정하는 지혜가 모임을 아나니, 요점을 들어 말하면 온갖 지혜로써 온갖 모임을 압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상상품의 깨달은 지혜[覺慧]로써, 중생의 업으로 변화함과 번뇌로 변화함과 여러 소견으로 변화함과 세계로 변화함과 법계로 변화함과 성문으로 변화함과 벽지불로 변화함과 보살로 변화함과 여래로 변화함과 일체 분별 있고 분별 없게 변화함을 사실대로 아니니, 이런 따위를 다 사실대로 압니다.


또 부처님의 가지[持]와 법의 가지와 승의 가지와 업의 가지와 번뇌의 가지와 시절의 가지와 원력의 가지와 공양의 가지와 행의 가지와 겁의 가지와 지혜의 가지를 사실대로 아나니, 이런 따위를 다 사실대로 압니다.


또 부처님 여래들의 미세(微細)한 데 들어가는 지혜를 사실대로 아나니, 이른바 수행함이 미세한 지혜와 목숨을 마침이 미세한 지혜와 태어남이 미세한 지혜와 집 떠남이 미세한 지혜와 신통을 나타냄이 미세한 지혜와 바른 깨달음을 이룸이 미세한 지혜와 법륜 굴림이 미세한 지혜와 목숨을 유지함이 미세한 지혜와 열반에 듦이 미세한 지혜와 교법이 세상에 머묾이 미세한 지혜니, 이런 따위를 다 사실대로 압니다.


또 여래의 비밀한 곳에 들어가나니, 이른바 몸의 비밀과 말의 비밀과 마음의 비밀과 때와 때 아님을 생각하는 비밀과 보살에게 수기하는 비밀과 중생을 거두어주는 비밀과 가지가지 승(乘)의 비밀과 일체 중생의 근성과 행이 차별한 비밀과 업으로 짓는 비밀과 보리를 얻는 행의 비밀이니, 이런 따위를 사실대로 압니다.


또 부처님들께서 겁에 들어가는 지혜를 아나니, 이른바 한 겁이 아승기겁에 들어가고 아승기겁이 한 겁에 들어감과, 수 있는 겁이 수 없는 겁에 들어가고 수 없는 겁이 수 있는 겁에 들어감과, 한 찰나가 겁에 들어가고 겁이 한 찰나에 들어감과, 겁이 겁 아닌 데 들어가고 겁 아닌 것이 겁에 들어감과, 부처님 있는 겁이 부처님 없는 겁에 들어가고 부처님 없는 겁이 부처님 있는 겁에 들어감과, 과거 겁과 미래 겁이 현재 겁에 들어가고 현재 겁이 과거 겁과 미래 겁에 들어감과, 오랜 겁이 짧은 겁에 들어가고 짧은 겁이 오랜 겁에 들어감이라, 이런 따위를 다 사실대로 압니다.


또 여래께서 들어가는 지혜를 아나니, 이른바 터럭같은 범부에 들어가는 지혜[入毛道智]와 작은 티끌에 들어가는 지혜와 국토의 몸으로 바로 깨닫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중생의 몸으로 바로 깨닫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중생의 마음으로 바로 깨닫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중생의 행으로 바로 깨닫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온갖 곳을 따라서 바로 깨닫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두루 행함[徧行]을 보이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수순하는 행을 보이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거슬리는 행을 보이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헤아릴 수 있고 헤아릴 수 없는 세간을 알고 알지 못하는 행을 보이는 데 들어가는 지혜와, 성문의 지혜· 벽지불의 지혜· 보살의 행· 여래의 행을 보이는 데 들어가는 지혜입니다.


불자여, 모든 부처님의 가진 지혜가 광대하고 한량이 없거늘, 이 지의 보살은 모두 능히 들어갑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지에 머물러서는, 곧 보살의 부사의한 해탈과 걸림없는 해탈과 깨끗하게 관찰하는 해탈과 두루 밝게 비치는 해탈과 여래장 해탈과 따라 순종하여 걸림없는 바퀴 해탈과 삼세를 통달하는 해탈과 법계장 해탈과 해탈한 광명의 바퀴 해탈과 남음 없는 경계의 해탈이니, 이 열 가지를 으뜸으로 하여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해탈문이 있는데, 모두 이 제십지에서 얻으며, 이와 같이 내지 한향없는 백천 아승기 삼매문과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다라니문과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신통문을 모두 성취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지혜를 통달하고는 한량없는 보리를 따라서 공교하게 생각하는 힘을 성취하였으므로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가지신 한량없는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비를, 잠깐 동안에 모두 능히 견디고 능히 받고 능히 거두고 능히 유지합니다. 비유하면 사가라(娑伽羅)용왕이 내리는 큰 비를, 큰 바다를 제하고는 어떠한 곳에서도 견디지 못하며 받지 못하며 거두지 못하며 유지하지 못하듯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인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비도 그와 같아서, 오직 제십지 보살을 제하고는 다른 모든 중생이나 성문이나 독각이나 내지 제구지 보살들도 능히 견디지 못하며 능히 받지 못하며 능히 거두지 못하며 능히 유지하지 못합니다.


불자여, 마치 큰 바다는 한 용왕이 내리는 큰 비를 능히 견디고 받고 거두고 유지하며, 둘이나 셋이나 내지 한량없는 용왕의 비가 잠깐 동안에 한꺼번에 내리더라도 다 능히 견디고 받고 거두고 유지하나니, 왜냐 하면 이것은 한량없고 크고 넓은 그릇인 까닭인 것과 같습니다. 법운지에 있는 보살도 그와 같아서 한 부처님의 법의 광명과 법의 비침과 법의 비를 능히 견디고 받고 거두고 유지하며, 둘이나 셋이나 내지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잠깐 동안에 한꺼번에 연설하시더라도 또한 이와 같나니, 그러므로 이 지를 법운이라 이름합니다.”


해탈월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시여, 이 지의 보살이 한 찰나 동안에 몇 여래의 처소에서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비를 능히 견디고 받고 거두고 유지하나이까?”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산수로는 알 수 없나니, 내가 그대를 위하여 비유를 말하겠습니다. 불자여, 비유컨대 시방에 각각 열 배의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가 있고, 그 세계들 가운데 있는 낱낱 중생이 모두 듣고 지니는[聞持] 다라니를 얻고 부처님의 시자(侍者)가 되어 성문 대중 중에 많이 듣기로 제일인 것이, 금강연화상(金剛蓮華上)부처님 회상의 대승(大勝)비구와 같지마는, 한 중생이 받은 법을 다른 이는 다시 받지 않는다 하면, 불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여러 중생들의 받은 법이 한량이 있겠습니까 한량이 없겠습니까?”


해탈월보살이 말하였다.
“그 수효가 매우 많아서 한량없고 그지없겠나이다.”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내가 그대에게 말하여 알게 하겠습니다. 불자여, 이 법운지 보살이 한 부처님 계신 데서 한 찰나 동안에 견디고 받고 거두고 유지한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비인 삼세의 부처님 법장을 앞에 말한 그러한 세계의 일체 중생이 듣고 지닌 법으로는 백분의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비유로도 미칠 수 없습니다.


한 부처님 계신 데서와 같이, 시방에는 앞에 말한 바와 같은 그렇게 많은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보다 더 지나가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께서 계시거든, 그 낱낱 여래의 처소에 있는 법의 광명과 법의 비침과 법의 비인 삼세의 부처님 법장을 모두 다 능히 견디고 능히 받고 능히 거두고 능히 유지하나니, 그러므로 이 지의 이름을 법운지라 합니다.


불자여, 이 지의 보살은 자기의 원력으로 크게 자비한 구름을 일으키고 큰 법의 우레를 진동하며 6통과 삼명(三明)과 두려움 없음으로 번개가 되고 복덕과 지혜는 빽빽한 구름이 되며, 여러 가지 몸을 나타내어 가고 오며 두루 돌아다니면서, 잠깐 동안에 시방으로 백천억 나유타 세계의 티끌 수 국토에 두루하여 큰 법문을 연설하여 마군과 원수들을 꺾어 굴복하며, 이보다 더 지나가는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세계의 티끌 수 국토에서, 중생들의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단이슬 비[甘露雨]를 퍼 부어 일체 번뇌의 불을 멸하나니, 그러므로 이 지를 법운지라 합니다.


불자여, 이 지의 보살은 한 세계에서 도솔천에서 내려오며, 내지 열반에 드시도록 제도를 받을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서 불사를 나타내며, 두 세계, 세 세계로, 내지 앞에서 말한 티끌 수 국토에 이르며, 또 이보다 지나가서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세계의 티끌 수 국토에서도 그와 같이 하나니, 그러므로 이 지를 법운지라 합니다.


불자여, 이 지의 보살은 지혜가 밝게 통달하고 신통이 자재하므로 그 생각을 따라서 능히 좁은 세계를 넓은 세계로 만들고 넓은 세계를 좁은 세계로 만들며, 더러운 세계를 깨끗한 세계로 만들고 깨끗한 세계를 더러운 세계로 만들며, 어지럽게 있고 차례대로 있고 거꾸로 있고 바로 있는 이렇게 한량없는 모든 세계들을 다 능히 서로 만듭니다.


혹은 생각[心念]을 따라서 한 티끌 속에 한 세계의 수미산과 모든 산과 강을 넣더라도 티끌의 모양이 본래와 같고, 세계도 줄어지지 아니하며, 혹은 또 가장 작은 한 티끌 속에, 두 세계, 세 세계 내지 말할 수 없는 세계의 수미산과 모든 산과 강을 넣더라도, 저 작은 티끌 모양이 본래와 같고 그 속에 있는 세계도 분명히 나타납니다.


혹은 생각을 따라서 한 세계의 장엄을 나타내기도 하고, 혹은 한 세계의 장엄 가운데 두 세계, 내지 말할 수 없는 세계를 나타내기도 하며, 혹은 생각을 따라서 말할 수 없는 세계에 있는 중생들을 한 세계에 두기도 하고, 혹은 생각을 따라서 한 세계에 있는 중생들을 말할 수 없는 세계에 두더라도 그 중생들에게는 시끄럽거나 해로움이 없습니다.


혹은 생각을 따라서 한 털구멍에 모든 부처님 경계와 장엄한 일을 나타내기도 하며, 혹은 생각을 따라서 한 생각 동안에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몸을 나타내고, 낱낱 몸마다 저러한 티끌 수 손을 나타내고, 낱낱 손마다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꽃바구니· 향상자· 화만· 일산· 당기· 번기를 들고 시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부처님께 공양하며, 또 낱낱 몸마다 저러한 티끌 수 머리를 나타내고, 낱낱 머리에 저러한 티끌 수 혀를 나타내어 찰나찰나 동안에 시방으로 다니면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합니다.


혹은 생각을 따라서 잠깐 동안에 시방에 두루하여 바른 깨달음을 이루며, 내지 열반에 드는 일과 국토를 장엄하는 일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그 몸이 삼세에 두루함을 나타내는데, 몸 가운데 한량없는 부처님과 부처님 국토의 장엄한 일이 있기도 하고, 세계가 성취하고 파괴하는 일을 나타내며, 혹은 자신의 한 털구멍에서 온갖 바람을 내지마는 중생에게는 시끄럽지 아니합니다.

 

혹은 생각을 따라서 그지없는 세계로 큰 바다를 만들고, 그 바다 가운데에 큰 연꽃이 나타나는데, 광명이 훌륭하여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를 두루 덮으며, 그 가운데 큰 보리수와 장엄하는 일을 보이기도 하고, 내지 갖가지 지혜[一切種智]를 성취함을 보이기도 하며, 혹은 그 몸을 시방세계에 나타내는데, 온갖 광명과 마니구슬과 해와 달과 별과 구름과 번개의 빛이 모두 나타나며, 혹은 입으로 바람을 토하며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흔들지마는 중생들을 놀라지 않게 하며, 혹은 시방에 풍재와 화재와 수재를 나타냅니다.


혹은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형상 몸을 나타는데 장엄이 구족하며, 혹은 자기의 몸에 부처님 몸을 나타내고, 혹은 부처님 몸에 자기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부처님 몸에 자기의 국토를 나타내고, 혹은 자기의 국토에 부처님 몸을 나타내나니, 불자여, 이 법운지 보살은 이러한 신통과 그 외에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의 자유로운 신통을 나타냅니다.”


그 때 회중에 있는 보살들과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과 석제환인과 범천왕과, 정거천(淨居天)과 마혜수라의 여러 천자들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살의 신통과 지혜의 힘이 이러하다면 부처님은 어떠하시겠는가?”


이 때 해탈월보살이 여러 모인 대중의 생각함을 알고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시여, 이 대중이 보살의 신통과 지혜의 힘을 듣고 의심에 떨어졌사오니, 거룩하여이다, 어진 이시여. 저들의 의심을 풀기 위하여 보살의 신통한 힘과 장엄하는 일을 조금만 나타내어 보이소서.”


때에 금강장보살이 곧 일체 부처님 국토의 자체 성품 삼매[體性三昧]에 들었다. 이 삼매에 들었을 적에 여러 보살과 모든 대중이, 자기의 몸이 금강장보살의 몸 속에 있음을 보았으며, 그 속에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가지가지 장엄한 일을 보는 데, 억 겁을 지내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으며, 또 그 가운데서 보리수를 보는 데, 그 밑둥은 십만 삼천대천세계가 되고 높이는 백만 삼천대천세계가 되며, 가지와 잎으로 덮인 것도 그와 같으며, 나무의 형체에 알맞게 사자좌가 있고, 그 위에 부처님께서 계시니 명호는 일체지통왕(一切智通王)이시라, 모든 대중이 보니 그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 있는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가지가지 꾸미개로 장엄한 것은 억 겁을 두고 말하더라도 다할 수 없었다.


금강장보살이 이렇게 큰 신통을 나타내고는, 다시 모인 대중으로 하여금 각각 제 자리에 있게 하였다. 그 때 대중이 전에 없던 일을 보고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잠자코 있으면서 금강장보살을 일심으로 우러러보았다.
그 때 해탈월보살이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시여, 지금 드신 삼매는 매우 희유하옵고 큰 세력이 있사오니, 이름이 무엇이오니까?”


금강장보살이 대답하였다.
“그 삼매의 이름은 '일체 부처님 국토의 자체 성품'입니다.”

“이 삼매의 경계는 어떠하오니까?”
“불자여, 보살이 이 삼매를 닦으면 생각하는 대로 자기의 몸에 항하의 모래 같은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세계를 나타내되, 그보다도 지나가서 한량이 없고 끝이 없습니다. 불자여, 보살이 법운지에 머물러서는 이렇게 한량없는 백천 가지 큰 삼매를 얻었으므로, 이 보살의 몸과 몸으로 짓는 업을 헤아릴 수 없으며, 말과 말로 짓는 업과, 뜻과 뜻으로 짓는 업이 신통하고 자유로와서, 삼세를 관찰하는 삼매의 경계와 지혜의 경계와 모든 해탈문에 유희하는 일과 변화로 짓는 일과 신력으로 짓는 일과 광명으로 짓는 일 등으로 간략하게 말하여, 내지 발을 들고 발을 내리는 일과 그러한 여러 가지 짓는 일을, 내지 법왕자(法王子)로서 선혜지에 머무른 보살들도 능히 알지 못합니다. 불자여, 이 법운지 보살의 가진 경계를 간략히 말하면 이러하거니와, 만일 자세히 말한다면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겁 동안에도 다할 수 없습니다.”


해탈월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시여, 만일 보살의 신통한 경계가 이러하다면, 부처님의 신통한 힘은 어떠하겠나이까?”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사천하에서 한 덩이 흙을 들고 말하기를 '그지없는 세계의 땅덩어리 흙이 많겠는가, 이 흙이 많은가?' 한다고 합시다. 내가 보건댄 그대가 묻는 것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지혜는 그지없고 같을 이가 없거늘, 어떻게 보살의 지혜와 견주어 말하겠습니까?

또 불자여, 마치 사천하에서 한 덩이 흙을 든 것보다는 나머지 흙이 한량없는 것과 같고 이 법운지의 신통과 지혜를 한량없는 겁 동안에 조금만 말한 것과 같나니, 하물며 여래의 신통이겠습니까?


불자여, 내 이제 그대에게 다른 일을 가지고 증명하여 그대로 하여금 여래의 경계를 알게 하겠습니다. 불자여, 가령 시방의 낱낱 방위에 각각 그지없는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많은 부처님의 국토가 있고, 낱낱 국토마다 이 지의 보살과 같은 이들이 가득하여 사탕수수· 대· 갈대· 벼· 삼대· 숲같이 많고, 그 여러 보살들이 백천억 나유타 겁에 보살의 행을 닦아서 생긴 지혜를 한 부처님 지혜의 경계에 비긴다면, 백분의 하나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우바니사타분의 하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은 이런 지혜에 머물고는, 여래의 몸의 업, 말의 업, 뜻의 업과 다르지도 않고, 보살의 여러 삼매의 힘을 버리지도 않으면서, 수없는 겁 동안에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되, 낱낱 겁마다 갖가지 공양거리로 공양하였고, 모든 부처님의 신통의 힘으로 가피(加被)하여 지혜의 광명이 더욱 증장하고 훌륭하였으며, 온 법계에서 묻는 문난을 잘 해석하여 백천억 겁에라도 능히 굴복할 이가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은장이가 상품의 진금으로 몸에 장엄할 거리를 만들고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박아 장식한 것을, 자재천왕이 몸에 장식하였으면, 다른 천인들의 장엄거리로는 미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 지의 보살도 그와 같아서 초지로부터 제구지에 이르는 모든 보살의 지혜와 행으로는 미칠 수 없습니다.


이 지의 보살의 지혜 광명은 중생으로 하여금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게 하나니, 다른 지혜의 광명으로는 능히 이와 같을 수가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마혜수라천왕의 광명은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몸과 마음이 청량하게 하는 것이어서, 모든 광명으로는 미칠 수 없는 것같이, 이 지의 보살의 지혜광명도 그와 같아서 중생으로 하여금 서늘함을 얻게 하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머물게 하는 것이어서,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이나 내지 제구지 보살의 지혜광명으로는 모두 미치지 못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이미 이러한 지혜에 편안히 머물렀는데,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다시 그에게 삼세의 지혜, 법계의 차별한 지혜, 일체 세계에 두루하는 지혜, 일체 세계를 비추는 지혜, 일체 중생을 인자하게 생각하는 지혜를 말하나니, 요점을 들어 말하면,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도록 말합니다. 이 보살은 십바라밀 중에서는 지혜바라밀이 가장 승한데, 다른 바라밀도 닦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제십 법운지를 간략하게 말함이라 하거니와, 만일 자세히 말하자면 가령 한량없는 아승기겁에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지에 머물러서는 흔히 마혜수라천왕이 되어 법에 자재하며, 중생들에게 성문이나 독각이나 모든 보살의 바라밀행을 주며, 법계 가운데 있는 문난으로는 능히 굽힐 이가 없습니다. 보시하고 좋은 말을 하고 이익한 행을 하고 일을 함께하나니, 이렇게 여러 가지 짓는 업이 모두 부처님 생각함을 떠나지 아니하며, 내지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지혜를 구족하도록 생각함을 떠나지 아니합니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모든 중생들 가운데 머리가 되고 나은 이가 되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一切智智]로 의지함이 되리라' 합니다.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잠깐 동안에 열 곱절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매를 얻으며, 내지 저러한 티끌 수 같은 보살을 나투어 권속을 삼거니와, 만일 보살의 수승한 원력으로 자유롭게 나타내면 이보다 월등하나니, 이른바 수행과 장엄과 믿고 이해함과 짓는 것과 몸과 말과 광명과 여러 근과 신통 변화와 음성과 행하는 곳을, 내지 백천억 나유타 겁에도 능히 헤어서 알지 못할 것입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지(地)의 행상(行相)이 차례로 앞에 나타나서 능히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갑니다. 마치 아뇩달[阿耨達]못에서 네 줄기 큰 강이 흘러내리는데, 그 강이 염부제에 두루 흘러대어도 다하지 아니하고 더욱 불어서 바다에까지 들어가서 가득 차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자여, 보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으로부터 선근과 큰 서원의 물이 흘러나와서 사섭법으로 중생에게 가득 차게 하지마는 다하지 아니하고 더욱 불어서, 내지 온갖 지혜의 바다에까지 들어가서 가득 차게 합니다.


불자여, 보살의 열 가지 지(地)는 부처님의 지혜를 인하여서 차별이 있는 것이, 마치 땅을 인하여 열 산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설산· 향산· 비다리(陀梨)산· 선산· 유간다라(由乾陀羅)산· 마이(馬耳)산· 니민다라(尼民陀羅)산· 작갈라산· 계도말저(計都未底)산· 수미산입니다.


불자여, 마치 설산은 온갖 약초가 거기 있어서 아무리 캐어내도 다하지 않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환희지(歡喜地)도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의 경전과 예술과 글과 게송과 주문과 기술이 그 가운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향산은 온갖 향이 거기 모이어서 가져와도 댜하지 않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이구지(離垢地)도 그와 같아서 모든 보살의 계행과 위의가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비다리산은 순전한 보배로 이루었으매 온갖 보배가 거기 있어서 취하여도 다하지 않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발광지(發光地)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세간의 선정· 신통· 해탈· 삼매· 삼마발저가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신선산은 순전한 보배로 되었고 오신통을 얻은 신선들이 거기 있어서 다함이 없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염혜지(焰慧地)도 그와 같아서 온갖 도의 수승한 지혜가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유간다라산은 순전한 보배로 되었고 야차신들이 거기 있어서 다함이 없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난승지(難勝地)도 그와 같아서 일체 자재하고 뜻대로 되는 신통이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마치 마이산은 순전한 보배로 이루었고 모든 과일이 거기 있어서 취하여도 다하지 않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현전지(現前地)도 그와 같아서 연기의 이치에 들어가 성문과를 증하는 일이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마치 니민다라산은 순전한 보배로 되었고 기운센 용신(龍神)들이 거기 있어서 다함이 없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원행지(遠行地)도 그와 같아서 방편 지혜로 연각의 과를 증하는 일이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마치 작갈라산은 순전한 보배로 되었고 여러 자재한 무리들이 거기 있어서 다함이 없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부동지(不動地)도 그와 같아서 모든 보살의 자재한 행의 차별한 세계가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마치 계도말저산은 순전한 보배로 되었고 큰 위덕 있는 아수라왕이 거기 있어서 다함이 없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선혜지(善慧地)도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의 나고 사라지는 지혜의 행이 거기 있어서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마치 수미산은 순전한 보배로 되었고 큰 위덕 있는 하늘들이 거기 있어서 다함이 없듯이, 보살이 머물러 있는 법운지(法運地)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과 함께하지 않은 일체 부처님의 일이 거기 있어서 묻고 대답하고 말하여도 다할 수 없습니다.


불자여, 이 열 가지 보배산이 다 같이 큰 바다에 있으면서 차별하게 이름을 얻었듯이, 보살의 십지도 그와 같아서 다같이 온갖 지혜의 가운데 있으면서 차별하게 이름을 얻은 것입니다.


불자여, 마치 큰 바다는 열 가지 모양으로써 큰 바다라는 이름을 얻어 고치거나 뺏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차례로 점점 깊어짐이요, 둘은 송장을 받아두지 않음이요, 셋은 다른 물이 그 가운데 들어가면 모두 본래의 이름을 잃음이요, 넷은 모두 다 한 맛이요, 다섯은 한량없는 보물이 있고, 여섯은 바닥까지 이를 수 없고, 일곱은 넓고 커서 한량이 없고, 여덟은 큰 짐승들이 사는 데요, 아홉은 조수가 기한을 어기지 않고, 열은 큰 비를 모두 받아도 넘치지 않음입니다.


보살의 행도 그와 같아서 열 가지 모양으로써 보살의 행이라 이름하여 고치거나 뺏을 수 없습니다.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환희지는 큰 서원을 내어 점점 깊어지는 연고요, 이구지는 모든 파계한 송장을 받지 않는 연고요, 발광지는 세간에서 붙인 이름[假名子]을 여의는 연고요, 염혜지는 부처님의 공덕과 맛이 같은 연고요, 난승지는 한량없는 방편과 신통인 세간에서 만드는 보배들을 내는 연고요, 원행지는 넓고 큰 깨닫는 지혜를 잘 관찰하는 연고요, 부동지는 광대하게 장엄하는 일을 나타내는 연고요, 선혜지는 깊은 해탈을 얻고 세간으로 다니면서 사실대로 알아서 기한을 어기지 않는 연고요, 법운지는 모든 부처님 여래의 큰 법의 밝은 비를 받으면서 만족함이 없는 연고입니다.


불자여, 큰 마니 구슬은 열 가지 성질이 다른 보배보다 지나가나니,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큰 바다에서 나왔고, 둘은 솜씨 좋은 공장(工匠)이 다스렸고, 셋은 둥글고 만족하여 흠이 없고, 넷은 청정하여 때가 없고, 다섯은 안팎이 투명하게 밝고, 여섯은 교묘하게 구멍을 뚫었고, 일곱은 보배 실로 꿰었고, 여덟은 유리로 만든 당기 위에 달았고, 아홉은 가지가지 광명을 널리 놓고, 열은 왕의 뜻을 따라 모든 보물을 내며 중생들의 마음과 같이 소원을 만족케 합니다.


불자여, 보살도 그와 같아서 열 가지가 여러 성인보다 뛰어나는 줄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온갖 지혜[一切智]를 얻으려는 마음을 냄이요, 둘은 계행을 가지어 두타의 행이 맑음이요, 셋은 여러 선정과 삼매가 원만하여 흠이 없고, 넷은 도행이 청백하여 때를 여의었고, 다섯은 방편과 신통이 안팎으로 사무치게 밝고, 여섯은 연기(緣起)의 지혜로 잘 뚫었고, 일곱은 가지가지 방편과 지혜의 실로 꿰었고, 여덟은 자유로운 높은 당기 위에 두었고, 아홉은 중생의 행을 관찰하여 들어 지니는[聞持] 광명을 놓고, 열은 부처님 지혜의 직책을 받아 부처님 가운데 들어가 중생을 위하여 불사를 널리 지음입니다. 불자여, 이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공덕을 모으는 보살행의 법문은 여러 중생이 선근을 심지 않고는 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해탈월보살이 말하였다.
“이 법문을 들으면 얼마나 되는 복을 얻겠나이까?”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온갖 지혜로 모으는 복덕과 같이, 이 법문을 들은 복덕도 그와 같습니다. 왜냐 하면 이 공덕의 법문을 듣지 못하고는, 능히 믿고 이해하거나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지도 못하거든, 하물며 꾸준히 노력하고 말한 대로 수행하겠습니까? 그러므로 반드시 이 온갖 지혜의 공덕을 모으는 법문을 듣고야 능히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니고 닦아 익힐 것이며, 그런 후에야 온갖 지혜의 지위에 이를 수 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그 때에 부처님의 신력이며, 으레 그러한 법이므로, 시방으로 각각 십억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가 여섯 가지[六種]의 열여덟 모양으로 진동하니, 이른바 흔들흔들· 두루 흔들흔들· 온통 두루 흔들흔들· 들썩들썩· 두루 들썩들썩· 온통 두루 들썩들썩· 울쑥불쑥· 두루 울쑥불쑥· 온통 두루 울쑥불쑥· 우르르·두루 우르르· 온통 두루 우르르· 와르릉· 두루 와르릉· 온통 두루 와르릉· 와지끈· 두루 와지끈· 온통 두루 와지끈 하는 것이었다.
여러 하늘 꽃과 하늘 화만과 하늘 옷과 하늘의 보배 장엄거리와 당기와 번기와 비단  일산을 내리며, 하늘 풍류를 잡히니, 소리가 화평하며 한꺼번에 소리를 내어 온갖 지혜의 지위에 있는 공덕을 찬탄하였다. 이 세계의 타화자재천왕 궁전에서 이 법을 연설하는 것과 같이, 시방의 모든 세계에서도 모두 이와 같이 하였다.


이 때에 다시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시방으로 각각 십억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세계 밖에 십억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들이 이 회상에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잘하시었습니다, 금강장이여. 이 법을 통쾌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은 다 같이 이름이 금강장(金剛藏)이며, 살고 있는 세계가 각각 다르지마는 이름이 다 같이 금강덕(金剛德)이며, 부처님 명호는 모두 금강당(金剛幢)입니다. 우리들도 우리들 세계에 있으면서 모두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이 법을 연설하나니, 모인 대중들도 모두 같고, 글자나 구절이나 뜻도 여기서 말하는 바와 늘거나 줄지 아니합니다. 모두 부처님의 신력으로써 이 모임에 와서 당신을 위하여 증명합니다. 우리들이 지금 이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시방의 모든 세계에서도 다 이와 같이 가서 증명할 것입니다.”


그 때 금강장보살이 시방의 모든 대중이 모인 것이 법계에 두루함을 관찰하고는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으려는 마음을 찬탄하고, 보살의 경계를 나타내며, 보살의 수행하는 힘을 깨끗이 하고, 갖가지 지혜를 거두어 가지는 길을 말하고, 모든 세간의 때를 없애며, 온갖 지혜를 베풀어 주고, 부사의한 지혜의 장엄을 나타내 보이고, 모든 보살의 공덕을 드러내며, 이러한 지(地)의 뜻을 더욱 열어 보이게 하고자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마음 고요하고 항상 화평해
평등하고 걸림없기 허공 같으며
더러운 것 여의고 도에 머무니
이렇게 훌륭한 행 그대 들으라.

 

백천억겁 동안에 착한 행 닦아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 공양
성문과 독각들도 역시 그러해
중생을 이익하려 큰 마음 내고,

 

꾸준하고 계행 갖고 참고 유순해
부끄럼과 복과 지혜 다 구족하고
부처 지혜 구하려고 지혜 닦으며
열 가지 힘 얻고자 큰 마음 내고,

 

삼세의 부처님들 다 공양하고
갖가지 국토들을 깨끗이 장엄
모든 법 평등함을 분명히 알고
중생을 이익하려 큰 마음 내네.

 

초지(初地)에 머물러서 이 마음 내고
나쁜 짓 아주 떠나 항상 기쁘며
원력으로 선한 법 널리 닦아서
어여삐 여김으로 이지(二地)에 들고,

 

계행 다문(多聞) 갖추고 중생을 생각
더러운 때 씻으니 마음이 깨끗
세간에서 세 가지 독한 불 관찰
넓고 크게 아는 이 삼지(三地)에 들고,

 

세 가지 있는 곳이[三有] 모두가 무상
화살에 맞은 듯이 고통이 치성
하여진 것[有爲] 떠나서 불법 구하려
큰 지혜 있는 이가 염혜지(焰慧地) 들고,

 

지혜가 구족하여 보리를 얻고
한량없는 백천의 부처님 공양
가장 승한 공덕을 늘 관찰하면
이 사람이 난승지(難勝地)에 들어가며,

 

지혜와 모든 방편 잘 관찰하고
가지가지 나타내어 중생 구하며
위없는 십력 세존 공양하오면
생멸 없는 현전지(現前地)에 들어가며,

 

세상에서 모르는 것 능히 다 알고
나를 고집 않고 유무(有無) 떠나며
법의 성품 고요한데 인연 따르면
미묘한 지혜 얻어 칠지(七地)에 들고,

 

지혜와 방편이며 광대한 마음
행하고 굴복하고 알기 어려워
적멸을 증하고도 항상 닦으면
허공 같은 부동지(不動地)에 나아가리라.

 

부처님 말씀 적멸한 데서 일어나
가지가지 지혜 업을 널리 닦아서
열 가지 자재 갖춰 세간을 관찰
이러하게 선혜지(선혜지)에 들라 하시네.

 

미묘한 지혜로써 중생 마음과
업과 번뇌 빽빽한 숲 다 관찰하고
그들을 교화하려 도에 나아가
부처님의 깊은 도리 연설도 하고,

 

차례로 수행하여 착한 일 구족
구지에서 복과 지혜 쌓아 모으고
부처님의 위없는 법 항상 구하여
부처님 지혜 물을 머리에 붓네.

 

수없이 많은 삼매 골고루 얻고
삼매의 짓는 업도 분명히 알아
나중의 삼매 이름 직책 받는데
광대한 경계에서 동치 않으니,

 

보살이 이 삼매를 얻을 적에는
보배 연꽃 어느덧 앞에 나타나
연꽃 같이 큰 몸으로 위에 앉으니
불자들이 둘러 앉아 우러러보네.

 

찬란한 백억 줄기 큰 광명 놓아
중생의 모든 고통 없애버리고
정수리에 또다시 광명을 놓아
시방의 부처 회상(會上) 두루 들어가,

 

공중에서 광명 그물 모두 되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좇아 들어가
그 때에 부처님은 이 불자들이
직책 받는 지위에 오른 줄 아네.

 

시방의 보살들이 와서 살피니
직책 받은 보살들 광명을 펴고
부처님 미간서도 광명을 놓아
여기 와서 비추고는 정상에 들다.

 

시방의 세계들이 다 진동하고
모든 지옥 고통이 소멸되거늘
그 때에 부처님이 직책을 주어
전륜왕의 태자가 되듯 하니라.

 

정수리에 부처님이 물을 부으면
법운지에 올랐다 이름하나니
지혜가 점점 늘어 끝단 데 없어
모든 세간 중생을 깨우쳐 주며,

 

욕심세계 형상세계 무형세계와
법계와 모든 세계 중생세계들
셀 수 있고 없고 허공까지도
이런 것을 모두 다 통달하오며,

 

일체를 교화하는 위덕의 힘과
부처님이 가지(加持)한 미세한 지혜
비밀한 많은 겁과 범부들까지
모두 다 사실대로 관찰하오며,

 

태어나고 집을 떠나 바른 도 이뤄
법 바퀴 굴리기도 열반하기도
필경에 적멸하고 해탈하는 법
말하지 않은 것도 능히 다 알아

 

보살이 법운지(法雲地)에 머물러서는
생각는 힘 구족하여 불법 갖나니
큰 바다가 용의 비를 모두 받듯이
이 지에서 받는 법도 그와 같더라.

 

시방에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
부처님 법 얻어 듣고 지니었거든
한 부처님 계신 데서 들은 불법도
저보다 지나가서 한량 없으며,

 

옛적의 지혜 서원 위신력으로
잠깐에 시방세계 널리 퍼지게
단이슬 비내려서 번뇌를 소멸
그래서 법운지라 이름한다네.

 

신통을 나타내어 시방에 두루
인간· 천상 경계를 뛰어났는데
이보다 더 지나서 한량없는 억
세상 꾀로 생각하면 마음이 아득,

 

발 한 번 드는 동안 지혜와 공덕
제구지 보살들도 알 수 없는데
하물며 모든 범부 중생들이나
성문이나 벽지불 말도 마시오.

 

이 지의 보살들이 부처님 공양
시방의 모든 국토 두루 다니고
지금 있는 성인께도 공양하여서
구족하게 부처 공덕 장엄하였고,

 

이 지에 머물러선 다시 삼세의
걸림없는 법계 지혜 연설하오며
중생과 국토들도 다 그러하여
부처님의 모든 공덕 이르기까지,

 

이 지에 있는 보살 지혜 광명이
중생에게 바른 길 보여주나니
세간 어둠 멸하기는 자재천 광명
이 광명도 그와 같이 어둠을 멸해.

 

이 지에 머물러선 삼계왕 되어
삼승의 모든 법문 연설도 하고
잠깐 동안 한량없는 삼매 얻으며
부처님을 뵈옴도 이와 같더라.

 

이 지의 공덕 지금 대강 말했거니와
전부를 말하자면 끝이 없나니
이런 지(地)는 부처님의 지혜 가운데
열 가지 산왕처럼 우뚝 솟으니,

 

초지의 모든 예술 끝이 없어서
설산에 여러 약초 모이듯 하고
이지의 계율 다문 향산과 같고
삼지는 비다산에 묘한 꽃 피듯,

 

염혜지는 도(道)의 보배 다함이 없어
신선산에 어진 이들 머문 것 같고
오지의 자재 신통 유간산 같고
육지는 마이산에 과일 많은 듯,

 

칠지의 큰 지혜는 니민다라산
팔지의 자재함은 작갈라 같고
구지는 계도산에 걸림 없듯이
십지는 수미처럼 모든 덕 구족,

 

초지는 서원이요 이지는 계율
삼지는 공덕이요 사지는 정진
오지는 미묘하고 육지는 깊고
칠지는 넓은 지혜 팔지는 장엄,


구지에는 미묘한 뜻을 헤아려
세간의 모든 길을 뛰어났으며
십지에선 부처님의 법을 받아서
이러한 수행 바다 마를 줄 몰라,

 

열 가지 행 뛰어나니 초지는 발심
계율은 제이지요 선정은 삼지
깨끗한 행 제사지요 오지는 성취
십이인연 육지요 꿰는 건 칠지

 

제팔은 금강 당기 위에 두는 듯
구지는 빽빽한 숲 관찰하는 것
십지의 관정(灌頂) 위는 왕의 뜻 따라
이렇게 공덕 보배 점점 깨끗해,

 

시방 국토 부수어 티끌된 것은
한 생각에 그 수효 알 수도 있고
털 끝으로 허공 재어 안다 하여도
이 공덕은 억겁 동안 말로 다 못해. (끝)

 

(경전 출처: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Anugama - Shamanic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