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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

[김한길] '이젠 박근혜 대통령이 답하라' 서한 보내 [전문]

잠용(潛蓉) 2013. 6. 24. 12:15

김한길,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연합뉴스 | 입력 2013.06.24 09:48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국회의 국정조사 실시 수용 촉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2013.6.24 scoop@yna.co.kr

 

朴대통령에게 '국정원 국정조사 수용 촉구' 편지 쓴 김한길 대표
[노컷뉴스] 2013-06-24 09:33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대신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김한길 대표가 朴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전문
연합뉴스 | 입력 2013.06.24 10:35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4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는 27일 중국 방문길에 오르기 전에 국정조사 즉각 실시를 수용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다음은 김 대표가 노웅래 비서실장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서한 전문.

 


박근혜 대통령님께.

 

민주당 대표 김한길입니다.

잠들지 못하다가 박차고 일어나 새벽에 몇 자 적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이 이를 은폐했다는 혐의가 검찰의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는 국가적으로 대단히 불행한 일입니다. 국가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국기를 뒤흔드는 헌정파괴 행위입니다. 군사독재정권 치하에서부터 지난 수십 년간 많은 국민의 피와 고통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퇴행의 위기에 놓였고 우리 정치는 후진국 정치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은 여야가 미리 합의해 놓은 국정조사마저 회피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해묵은 'NLL 발언록'을 들먹이며 색깔론으로 국론 분열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새누리당이 야기한 정쟁의 늪에 빠져 국정조사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NLL 발언록' 공개는 국익과 국격을 상처 내는 일입니다. 참여정부 당시 NLL 포기가 시도된 것도 아니고 지금도 NLL은 굳건하게 수호되고 있으며 민주당은 앞으로도 NLL에 관한 한 앞장서서 사수할 것입니다. 민주당이 공개를 우려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NLL 발언록'이 아니라 모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대화록입니다.

 

그러나 마치 민주당이 무언가를 감추고 싶어하는 것처럼 몰아세워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NLL 발언록' 원본은 물론 녹음테이프까지 공개하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가 정권 흔들기로 비화하지 않도록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왔습니다. 저는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대선 불복이나 선거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지난 대선의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잘못된 과거와 용기 있게 결별하라"고 촉구했을 뿐입니다.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집권당의 국정조사 합의 파기에 대해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대학생, 종교계, 지식인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이들이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들의 분노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를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의 침묵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CIA가 대선에 개입하고 FBI가 이를 은폐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면 이와 관련해서 대통령이 아무 말 없이 침묵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대통령께서는 하루속히 분명한 입장을 밝히셔야 합니다. 이제는 대통령이 결단하셔야 합니다.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가 국정원의 개입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후보 당시 '여직원의 인권문제'라고 말씀한 것은 잘못된 보고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가 있으셨으면 합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으로 지난 대선의 정당성이 훼손된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대선의 정당성과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길은 오직 국정원 대선개입의 전모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관련자들의 지위 고하를 떠나 예외 없이 엄벌함으로써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박근혜 대통령께서 침묵을 깨고 말씀하신다면 국민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또 국민 앞에 얼마나 정의롭고 당당한 대통령이 되시겠습니까?

 

그래서 국정조사는 즉각 시작돼야 합니다.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국정조사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국가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다 엄격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여야가 신속하게 논의해서 개혁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는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합니다. 중국으로 떠나기 전에 결단하셔야 합니다.

 

6월 임시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끝내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되고 집권당의 국정조사 합의 파기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가 6월 국회가 이대로 끝나버린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더욱 심각한 위기에 놓일 것입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의 회복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저는 투쟁하기보다 여야가 나라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기를 진실로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는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민주당은 기어코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민주당이 당당하게 싸우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내일이 어두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의 빠른 결단이 있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민주당과 저는 우리나라가 더 잘 살기를 바랍니다. 정치민주화와 경제민주화의 토대 위에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한중 정상회담의 성공과 대통령의 건승을 빕니다.

 

[kjpark@yna.co.kr]

 


“국정원 국정조사 반대는 민주주의의 적”…

진중권 등 트위터 반응들
[경향신문] 2013-06-23 13:03:54


새누리당의 북방한계선(NLL) 물타기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태 규명이 흐지부지 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정조사 NLL로 물타기, 새누리가 오죽 다급했으면 그랬을까요?” 라며 “내막이 있다는 사실을 국민 앞에 공지한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국정원 선거개입 알고도 대선중 여성인권 운운한 겁니까? 알았다면 부정선거 공범, 몰랐다면 국정원에 휘둘린 것이죠.”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국정조사 수용하고 조사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십시요.”라고 요구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국정원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반대하는 자는 보수주의자도 애국자도 아니다” 면서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파괴한 자를 옹호하는 세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런(국정원 사건 국정조사 반대) 정당은 위헌 정당이고 그 단체는 반국가단체로 헌법상 인정될 수 없는 불법조직”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21일 트위터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태도가 수상하다”며 “일정 부분 타격을 감수하고 털고가면 될 일을, 왜 저렇게 뻔뻔한 자세로 나오는지?… 이 사건에 대선캠프와 새누리당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깊숙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그는 “아마 이번 사안에 정권의 사활이 걸렸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 말은 곧 ‘국조에서 드러날 경우 사활이 걸릴 만큼’ 관여의 정도가 깊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트위터에도 새누리당의 문건공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수였다.

 

트위터에서는 “BBK가짜편지 흔들며 대국민 사기치던 홍준표… 국정원 셀프감금녀 변호하면서 대선개입 증거 내놓으라고 개거품 물던 박근혜… 은폐 조작 디가우징 증거인멸 달인들의 모임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짝짝꿍을 하며 NLL타령을 시작했다”(@jsch***),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도 부정선거로 만들어놓고, 노무현 남북정상회담 때 NLL 포기 발언했다는 발췌본을 봤다고? 그럼 그 발췌본은 국정원이 조작 안했다는 증거는 있냐? 민주주의 꽃인 선거도 개판 쳐 놓고…”(@potohp1***) 등의 트윗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3년 6월 24일 ‘닮은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