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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신 신부] '정치 개입? 부패한 시대 눈 감으면 더 문제'

잠용(潛蓉) 2013. 11. 25. 13:42

박창신 "정치개입? 부패한 시대 눈감으면 더 문제"
노컷뉴스 | 입력 2013.11.25 09:54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종북몰이로 선거개입하다니 '무서운 세상'
- 부정선거 확실... 외압 검찰수사 못믿어
- 박근혜 대통령 하야가 아닌 퇴진해야
- 北 연평도 포격 잘했다고 누가 그래? 왜곡 말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지난 대선을 불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지난 금요일에 열었는데요. 그 파장이 지금 일파만파입니다. 불법적으로 이루어졌던 부분에 대해서 국정 책임자로서의 사과와 문책 정도를 넘어서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건 이게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이번 시국미사, 앞으로 정국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먼저 이 시국미사에서 강론을 직접 하신 분이십니다. 박창신 신부 연결을 해 보죠.

 

◇ 박 신부님, 나와 계십니까?
◆ 박창신 > 안녕하세요?
◇ 김현정 > 잘 주무셨어요?
◆ 박창신 > 네, 잘 잤어요.
◇ 김현정 > 마음 고생 많이 하시는 거 아닙니까?
◆ 박창신 > 아니요. 할 말 다 했으니까 아주 좋아요.
◇ 김현정 > 지금 정치권에서는 파장이 일파만파인데요, 신부님?
◆ 박창신 > 일파만파지만 일파만파 돼서 국민여론을 수렴해야죠.
◇ 김현정 > 그러면 지난 금요일의 강론은 어떤 주제로 하셨던 건가요, 신부님?
◆ 박창신 > 주제는 이번 18대 대통령선거가 국정원과 정부의 모든 기관이 합작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단체들이 말하자면 중립을 지키지 않고 대선에 개입했기 때문에 부정선거다. 부정선거에서 제일 써먹기 좋은 것이 종북몰이예요, 종북몰이. 그래서 저는 이 시대에 예수님이 말하는 시대의 중추를 오늘날 종북몰이로 봤어요. 종북몰이는 저는 어떻게 생각했냐면 한 나라에는 항상 좌와 우가 있는 것이죠. 좌가 있고 우가 있는데 이 좌우가 있는 건데, 우리나라는 특별히 좌가 6.25전쟁이나 북한이 있기 때문에 좌가 적으로 규정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누구든지 좌라고 하면 그냥 깜짝 놀라고 좌라고 하면 따돌리고 죽여도 좋고, 감옥에 가둬도 좋고. 무서운 세상 아닙니까? 그래서 종북몰이가 굉장히 문제가 되는군요.

 

 
↑ 지난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자료사진)

 
◇ 김현정 > 그런데 종북몰이가 문제다라는 얘기를 하시다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신 건 어떻게 된 거죠?
◆ 박창신 > 그러니까 종북몰이를 이용해 가지고 각 단체들이, 국가기관 단체들이 종북몰이를 이용해서 말하자면 선거에 개입을 한 것이죠.
◇ 김현정 > 종북몰이의 분위기를 이용해서 선거개입을 해서 부정선거가 치러졌다. 그런데 여당에서는 이런 얘기합니다. 부정선거, 지금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박근혜 대통령이 시킨 것도 아니고 그래서 지금 그 부분을 진상규명 철저히 하라고 박 대통령은 지시를 하고 수사 중에 있고 재판 중에 있는데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더러 하야하라라고 하는 건 너무 과한 것 아니냐? 선동적인 것 아니냐? 이런 주장인데요.
◆ 박창신 > 지금 수사가 우리가 믿을 수 있어요? 검찰총장도 쫓겨나고 하는데, 다 뒤에서 조종해 가지고 하는데. 거기서 수사하는 것을 믿을 수 있어요? 지금?

◇ 김현정 > 지금 수사를 믿을 수가 없다?
◆ 박창신 > 믿을 수 있겠냐고요? 국민들이요? 뒤에서 조종하고 감시하고. 지금 제대로 하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우리나라 법하고 검찰이 제대로 올바르냐? 그 말이에요.
◇ 김현정 > 그럼 박근혜 대통령한테 철저히 수사해라, 여기까지 말씀하신 게 아니라 하야해라 이렇게 얘기하신 부분은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 박창신 > 하야도 아니에요. 그냥 퇴진이에요, 퇴진.
◇ 김현정 > 그렇게 말씀하신 부분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까요?
◆ 박창신 > 불법선거 한 것이 분명히 드러났잖아요? 지금. 현재 댓글도 121만개인가 이렇게 되고. 굉장히 많잖아요? 지금 현재요. 그리고 이번에 컴퓨터에서 개표 조작했다는 증거들도 많이 나와 있잖아요? 그러면 부정이죠, 이게. 엄청난 부정이죠.

◇ 김현정 > 그런 선거로 당선이 됐으면 본인이 그걸 시켰든 안 시켰든 거기에 대해 책임지고 퇴진을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창신 > 그럼요. 퇴진해야 하고말고요.
◇ 김현정 > 특히 강연 중에 문제가 되는 부분, 여당측과 청와대측에서 문제 삼는 부분이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서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이죠. 일본이 자기 땅이라면서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우리 대통령이 그거를 쏩니다." 하셨는데...
◆ 박창신 > 아니, 내가 쏜다고 얘기한 것이 아니라 청중, 강론 듣는 사람들한테 물어봤어요. "그럼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까 "쏴야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 사람들이요?
◆ 박창신 > 그럼요.
◇ 김현정 > 그러면 "NLL, 문제 있는 곳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게 연평도 포격사건입니다"라고 말씀하신 그 부분이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박창신 > 내가 NLL을 지키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에요. 그건 지켜야죠. 그러나 NLL이라는 것은 유엔군사령관이 해 놓은 것이고 북한하고 남한하고 유엔군하고 서로 협상해서 만든 선이 아니고...

◇ 김현정 > 남북이 함께 (오손도손) 협상한 선이 아니다?
◆ 박창신 > 남한 쪽에서 월북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어놓은 선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것이 1996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1996년 15대 총선 때, 말하자면 북풍몰이 한번 했었어요. 북한군 1개 중대가 박격포 가지고 판문점에서 하고 또 NLL에서 대치전이 있었거든. 그때부터 말하자면 NLL을 사수한다고 정부가 해서 그 뒤로부터 엄청난 서해교전이 있었잖아요? 5번인가 몇 번 있었잖아요? 그러면 NLL은 북한에서는 자기 영해라고 하고 남한에서는 NLL을 우리 거라 하고. 이게 지금 분쟁 지역이잖아요? 그냥 문제가 있는 지역이 아니라 분쟁지역. 이 분쟁이 어느 정도냐면 독도보다 더 예민한 분쟁지역이에요. 그런 분쟁지역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그 분쟁지역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제가 거기서 예를 든 거예요. 말하자면 독도에 지금 일본하고 우리하고 땅 문제가 있는데 일본군이 훈련하면 어떻게 하겠냐?

◇ 김현정 >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북한이 잘 쐈다는 얘기가 아니라...
◆ 박창신 > 잘 쐈다는 얘기가 아니죠. 청와대에서 그런 걸 왜곡하고 있는 거예요, 나한테.
◇ 김현정 > 평화를 이야기하다가 나온 한 예. 우리가 지금 평화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혼란한 NLL 지역을 이야기하고 있는 와중에 그 얘기가 나온 거다. 잘 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이런 말씀.
◆ 박창신 > 그 얘기가 평화 얘기한 것이 아니라 종북몰이할 때 그걸 이용하는 거예요.
◇ 김현정 > 자꾸 종북 이용하지 말라 얘기하는 와중에 나왔다?
◆ 박창신 > 종북몰이는 뭐냐 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도 6월 15일 6.15 공동선언을 했잖아요? 북한에 가서. 그래서 화해가 됐잖아요? 개성공단도, 금강산도 열고 해서 평양도 다니고 그랬잖아요? 그럼 그것을 계속해야 하는데 천안함 사건을 통해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잖아요? 그다음에 그렇게 해서 NLL에서 훈련하니까 연평도 포격했잖아요? 적으로 완전히 규정해서 종북몰이를 하는 거예요. 종북몰이 과정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가지고 종북자들은 민족의 적이다 해서 지금 종북몰이를 온 세상에 펼쳐가지고 불안하잖아요?

◇ 김현정 > 종북몰이에 대한 이야기하는 과정 중에서 나온 이야기이지 오해하지 말라는 이야기이신데...
◆ 박창신 > 그렇죠, 오해하지 말아야죠. 왜 완전히 서로 문제 일으키고 있는 분쟁지역에서 훈련을 하냐? 그 말이에요. 싸움하려고요?
◇ 김현정 > 이쨌든 새누리당에서는 정의구현사제단을 '종북구현사제단'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요. 왜냐하면 북한의 협박에 동조하듯이 사제 신분을 이용해서 우리 안보를 흔들고 있다, 종북 신부들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또 일각에서는 신의 영역까지 사제들이 침범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나오는데.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박창신 > 그거요?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예수님 교회가 아니에요.
◇ 김현정 > 이런 문제 얘기하지 않으면 예수님의 교회가 아니다?
◆ 박창신 > 이 시대 이야기를 해야죠, 교회가 나서서.
◇ 김현정 > 정치개입을 종교가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 박창신 > 정치가 부패하면 비판하고 해야죠. 안 그러면 더 문제가 있죠. 예수님 편이 아니죠.

◇ 김현정 > 지금은 부패한 시대다, 이렇게 확정을 하시는 거예요?
◆ 박창신 > 얼마나 부패했습니까? 지금 억측만 난무하고 어디 법이 제대로 있고 검찰이 제대로 합니까? 법원이 제대로 합니까? 이 세상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거예요?
◇ 김현정 > 신부님, 지금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데도 그럼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계속하실 생각이세요?
◆ 박창신 > 해야죠.
◇ 김현정 > 다른 교구로도 확산됩니까, 혹시?
◆ 박창신 > 아마 조금 있으면 마산교회도 하고 할 겁니다.
◇ 김현정 > 지금 여당에서는 박창신 신부가 석고대죄해야 된다, 이런 얘기를...
◆ 박창신 > 내가 왜 석고대죄를?... 자기들이 정치를 잘해야 이런 소리 안 듣죠. 안 그렇습니까? (여당이) 종북몰이를 왜 하는 거예요, 종북몰이를.

◇ 김현정 > 신부님, 강연을 우리가 다 같이 듣지는 못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내용으로 말씀하셨는지 자세하게 듣고 싶어서 연결을 해 봤습니다.
◆ 박창신 > 제 강론내용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장하고 싶어요.
◇ 김현정 > 청취자들에게 다 한 번씩 읽어봐라, 자세하게?
◆ 박창신 > 네. 제 강론 읽어보면 제대로 알 수 있으니까.
◇ 김현정 > 지금 인터넷 치면 전문이 다 나오니까요. 다들 참조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 전하면서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끝>

 

종교인 정치 참여가 문제? 예수는 정치범이었다
오마이뉴스 l 2013.11.26 18:13 l 최종 업데이트 13.11.26 19:14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열었다. 사진은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신도들이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천주교 전주교구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시국 미사와 관련하여 말들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 사퇴'라는 구호가 나오기까지의 과정보다는, 강론 중에 나온 '연평도 사건'에 대한 발언이 그 중심에 서버렸다. 이런 와중에 불교계와 개신교도 지난 대선의 '국가기관 불법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견해를 밝힐 예정이라는 소식에 '종교의 정치참여'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늘 그렇듯 이번 사건에서도 본질보다는 지엽적인 문제들을 문제 삼아 본질을 비껴가려는 시도들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박근혜 정권은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 사건'으로 국론이 분열된 데에 대해 관련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고, 대선 당시 그런 사건들을 통해 반사이익을 얻은 박근혜 대통령은 통수권자로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간 이런 요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할 뿐 아니라 정당한 문제 제기를 하는 이들을 종북좌파로 몰아가는 데 열중했다.

 

이번 사건도 그와 같은 맥락으로, '박근혜 대통령 사퇴'라는 초강수 구호가 등장하자, 화들짝 놀란 정부 여당과 청와대는 사제들이 왜 그런 결단까지 내렸는지에 대한 반성 없이, 본질이 아닌 문제를 꼬투리 삼아 종북좌파놀음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

 

게다가 이어지는 불교계와 개신교의 시국선언이 예고된 가운데, 이젠 종교인의 정치참여가 종교의 본질을 벗어난 것인 듯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추세다. 현 정권을 지지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우상화하는 정치적인 종교행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자신들을 비판하는 종교행사에 대해서는 팔 걷고 나서서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는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다룬다. 사후의 문제뿐 아니라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도 말하기에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적인 모든 문제에 대해서 답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런 사회구조의 문제들이 인간의 삶을 억압하거나 비인간화하거나 사회적인 약자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종교지도자들이 먼저 나서서 "예"와 "아니오"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적인 문제라서가 아니라, 인간 삶 전반의 문제가 정치적인 것과 관련이 있기에 그런 소신들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예수는 정치범으로 죽었다. 그것은 예수가 정치적이어서가 아니라, 그 당시 지배세력들이 그를 정치적으로 봤기 때문이었다. 당시 사회적인 약자들의 편에 선다는 것과 종교권력(당시에는 정교일치적인 측면이 강했다)을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구조를 뒤흔드는 일이었으므로, 예수의 복음선포는 정치적일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이냐 아니냐'는 무의미... '누구의 편이냐'가 중요

이것은 정교분리의 사회에서도 같다. 정교분리란, 종교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치권력=국가권력'의 도식을 분리한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가 정치권력에 야합하거나 그 위에 군림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나, 약자의 권리와 그릇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제반의 문제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정치적이라고 몰아붙이는 일은 종교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권력에 편승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치적인 중립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근현대사에서 종교는 권력에 편승해 자기들의 이익을 최대한 창출해냈다. 개신교는 그런 와중에 대형보수교회가 등장했고, 불행하게도 대형보수교회들은 교인들을 끌어모으는 수단으로 우리의 분단상황을 이용했을 뿐 아니라, 권력자들이나 부자들의 구미에 맞는 교회를 만들어가는 데 여념이 없었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기복신앙적인 요소들을 가미하여 신앙의 본질보다는 외형을 키워나가는 데에만 치중했던 것이다.

 

정치권력도 이러한 종교를 적절하게 이용했다. 그들의 관심은 '교인 숫자'였던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종교계를 방문하여 표를 구걸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일상화되었다. 이런 것들이 맞물리면서 한국의 종교는 개신교뿐 아니라 대부분에서 친여(권력 지향적인)적인 성향을 갖게 되었다.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생긴 '조찬기도회'가 그 대표적인 실례다.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도 그가 장로 출신이라는 이유로 보수개신교 단체와 그가 출석하던 소망교회 등에서는 그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무조건 지지를 던졌다. 종교가 달라도 예외 없이 권력에 대한 충성심은 변하지 않았으니 해바라기 종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이런 행위야말로 종교적인 양심을 저버린 편향적인 정치행위였으나, 그들 중 누구도 그것을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반면에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을 주도했던 종교단체나 1970년대 유신독재에 반대했던 종교단체,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했던 이들, 이명박 정권 시절 4대강사업에 대해 반대했던 종교단체 등은 정치적인 행동을 한다고 비난받았고, 심지어는 종북좌빨 딱지가 붙여지기까지 한 것이다. 이런 연장 선상에 이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도 서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삶 전체를 다루는 것이 종교이므로, 정치적이냐 아니냐는 문제는 무의미하다. 모두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데, 누구의 편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종교는 끊임없이 약자의 편이고, 정의의 편이고, 진리의 편이다.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선포해야 하는 것이 종교의 본질이다. 그것이 정치적인 행동으로 인식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가 아니라 신앙적인 양심에 따른 종교적인 행위이다.

 

"박근혜 대통령 사퇴" 구호가 외지게 만든 것을 반성해야 한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전주교구 원로신부가 지난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보수언론이나 정부 여당에서도 공통으로 공격하고 있는 내용은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폭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다. 박창신 신부는 22일 시국미사에서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하면서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버려야 하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어요"라며 "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옹호한 것'이 아니라 '옹호한 듯한'이라는 말이다. 아마 '옹호했다'면, '옹호한 듯한'이란 표현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그 사건의 파문을 제법 키웠으므로 '옹호한' 쪽으로 몰고 가려고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엽적인 문제를 본질처럼 둔갑시켜서 사제들이 미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삼았던 것을 희석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본질은 '국기기관의 전방위적인 불법선거개입'에 대한 진상규명이며, 지난 대선 당시 그런 상황들을 적절하게 선거에 이용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 이후 지금까지 촛불집회와 각종 선언서를 통해서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현 정권과 정부 여당은 어떤 대답을 주었는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으며, 진실을 규명하려는 이들을 종북좌빨로 몰고, 심지어는 국가전복 세력으로 몰아가면서 국민분열을 야기했던 것이다. 대선이 끝난 후, 거반 일 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 사이 정부 여당과 현 정부는 무엇을 하였는가? 게다가 국정운영의 미숙함을 넘어선 부패정치인들의 막무가내 등용과 대선공약의 파기 등 일련의 사태들이 국민을 무시하는 통치행위로 비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더는 박근혜 정부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사건에 정부 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은 '박근혜 대통령 사퇴'라는 구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잘 새겨들어야 한다.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히라는 요구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이런 구호가 외쳐진 것이 아니었다. 그런 요구에 대한 침묵과 더불어 뭔가를 은폐하려는 듯한 모습에서 구호의 강도가 더 높아지게 된 것이다.

 

그동안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동안에 대부분 언론은 그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의도적인 언론조작이 아니면 가능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사퇴'라는 극단적인 구호가 등장하자 화들짝 놀라 언론에서 다루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시위현장에서의 구호는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권의 나팔수가 된 종교한테나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해라

이렇게 강도가 높은 구호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 정부 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서로 소통하고, 국민의 소리가 수렴된다고 여겨졌다면 이런 구호가 등장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구호가 나왔다면, 이렇게 호들갑 떨지 않았어도 국민이 알아서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연평도 사건'에 대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대통령 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만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난 대선 이후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그냥 '밀고 나간다'는 강력한 의지를 본다. 그러나 조금 더디더라도 국민과 소통하면서 가는 것이 정답이다. 이렇게 강경일변도로 나가면 부러진다. 그러면 자신들만 불행한 것이 아니라 국민도 불행해지고, 이 나라가 불행하다.

 

아직은 국민의 인내심이 남아 있고, 아직은 실타래가 풀지 못할 만큼 꼬여 있지 않다. 우려는 하지만, 대통령이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한다면 그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대선공약에 대한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때는 이런저런 점들을 다 따지지 못해서 공약실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면 누가 그것으로 '사퇴'의 소리를 높이겠는가? 그냥 일방통행을 하니 이런 사달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종교에 혹은 종교인에게 혹은 종교지도자(사제)나 종교단체에 '정치에 관여하지 마라!'고 훈계하지 마라. 종교의 본질이라는 것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요구는 종교에 종교의 본연의 역할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부정과 불의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도 권력자들의 빌붙어 아무 말 못할 뿐 아니라, 정권의 나팔수가 된 종교에 혹은 종교인, 종교지도자, 종교단체에 '정치에 관여하지 마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종교는 인간 삶 전반에 관여되지 않은 곳이 없다. 인간 삶만이 아니라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의도하지 않아도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 시절 종교계에도 4대강사업에 대해 찬반논란이 있었으며 찬반양론이 갈렸다. 주로 대형보수교회는 4대강 사업에 찬성했다. 당시 종교계에서 열린 4대강 사업 반대집회는 정치적이라고 핍박을 받았다. 그러나 찬성이든 반대든 모두 정치적이었다. 문제는, 4대강 사업이 끝난 후, 4대강 사업 때문에 4대강이 초토화되었음에도 그 당시 찬성했던 이들은 회개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는 그 문제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종교에 정치적인 중립성 운운하는 것, 그것은 종교의 입을 닫아버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종교는 진실을 말할 때, 비로소 종교의 힘을 가진다. 그리고 그 진실의 소리는 어두운 시대일수록 정치적인 것으로 호도될 수밖에 없다. 예수가 정치범으로 십자가에 죽었던 것처럼. [글쓴이/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들풀교회' 담임목사]

[김민수 기자 dach]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기자회견
[뉴시스] 2013-11-26 13:54:04] 

 


【서울=뉴시스】권주훈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등 대표들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박 대통령 사퇴, 북한군 연평도 포격 정당성 발언에 대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입장을 발표 하고 있다.. 2013.11.26. joo2821@newsis.com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박창신 신부, 사제 자격 박탈하라"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입력 : 2013.11.26 12:11

 

"이석기 RO와 비슷한 사상적 성격… 사제단 해체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6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연평도 포격 발언'과 관련, "사제들의 자격을 박탈해서라도 국민들 앞에 천주교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또 차제에 사제단을 해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목사)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창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원로신부는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에서 "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히겠어요?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며 연평도 포격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발언은 현재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이석기의 지하혁명조직 RO와 비슷한 사상적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명백한 도발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5000만 국민을 모독하는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회장은 "서해5도를 경제로 한 북방한계선(NLL)은 모두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사수해야 할 대한민국의 방위선"이라며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어떻게 적군의 공격에 대한 당위성으로 연결시킬 수 있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아직도 공포에 떨고 있는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단 말이냐"면서 "반민족적이고 반국가적인 발언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을 즉각 해체하고 국민 앞에 석고 대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사제단의 시국미사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이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의 원칙을 가지고 정당하게 선출한 대통령을 사퇴하라고 하며 미사를 드렸는데,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면서 "이는 국론을 분열시켜 국민 전체를 불신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라고 따졌다. 

 

한기총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해체하라"
[뉴스쉐어] 기사입력  2013/11/26 [12:35] 

 

"연평도 발언은 북한 궤변 그대로 대변"…
"대통령 사퇴요구는 반국가적 행위" 

 

[국회 뉴스쉐어 = 김영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26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해체를 촉구했다. 한기총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대통령 사퇴’나 ‘북한군 연평도 포격 정당성’ 발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할 말이며 지탄받을 수 밖에 없는 행동”이라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이들은 사제단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명백한 도발행위를 정당화 하는 것은 5000만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강력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궤변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며 “천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제들의 자격을 박탈해서라도 국민들 앞에 천주교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정의구현사제단을 해체시켜 7대 종단의 회원으로서 천주교의 공식적인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민이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의 원칙을 가지고 정당하게 선출한 대통령을 사퇴하라고 하며 미사를 드린 것은 국가와 정부에 대한 도전이며 국론을 분열시켜 국민 전체를 불신으로 몰아가는 반국가적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시국 미사에서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는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하면서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 버려야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어요”라면서 “NLL에서 한·미 군사 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하는 등 연평도 포격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종교계와 정치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 [김영은 기자] 

 

KBS 노동조합연대 27일부터 총파업, 4000명 규모
뉴시스 | 오제일 | 입력 2013.11.26 20:01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KBS노동조합과 KBS 계열사 6개 노조 등 4000여명으로 구성된 KBS 노동조합연대가 27일 오전 5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은 26일 KBS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KBS 지배구조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노동자의 최후의 보루인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앞서 KBS노동조합은 지난 9월 '사장 선임 시 특별다수제 도입' '사장·이사 자격 요건 강화' '사장 청문회 도입' 등을 요구하며 1차 총파업에 나섰다. 이후 국회 방송공정성특위가 활동시한을 2개월 연장하자 파업을 철회한 바 있다.

 


특위의 활동시한이 5일 앞으로 다가오자 총파업을 다시 결의했다. "여야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묻혀 아무런 성과도 만들지 못하고 사상 최초로 구성된 특위가 무산된다면 여야는 국민 앞에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며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회 방송공정성특위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연속으로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마지막 남은 3일 안에 반드시 지배구조개선 논의를 마무리하라"고 강조했다. 총파업에는 KBS노조를 비롯해 KBS자원관리노조, KBS방송전문직노조, KBS미디어노조, KBS미디어텍노조, KBS비즈니스노조, KBSN노조 등이 참여한다. [kafka@newsis.com]

 


[대한민국헌법] 제20조 ①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종교의 자유 즉, 정치권으로부터 신앙과 선교의 자유를 선언한 조문이라고 해석된다. 종교의 자유와 종교 정치의 분리가 종교계의 정치에 대한 비판을 막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치에 대한 비판은 종교인을 포함해서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다. - 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