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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당명] 야당 이름 '민주당', '새정치'로 사라지나?

잠용(潛蓉) 2014. 3. 11. 13:09

정통 야당이름 '민주당', '새정치'에 밀려 사라지나?
조선일보 | 김경화 기자 | 입력 2014.03.11 02:59 | 수정 2014.03.11 10:37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이 신당 당명(黨名)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일 조짐이다. 현재의 민주당은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수십년 동안 거의 지켜왔고, 안 의원 측은 '새정치'라는 브랜드에 대한 집착이 있다. 새정치연합에선 '민주'라는 단어를 아예 빼자는 주장도 있어 야당사(史)에 드물게 민주당 명칭이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새정치연합 "'민주'는 아예 빼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지난 7일 '제3지대 신당'이라는 거점 정당을 거쳐 통합하기로 합의하면서 "제3지대 신당은 새정치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정당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민주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새정치연합 내부적으로는 신당의 당명에 '새정치'라는 용어가 충실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새정치미래연합'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일각에서 손쉽게 '새정치민주당'을 후보군으로 꼽는데, 신당 당명에 민주당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도로 민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민주당으로 회귀하면 국민 보기에도 참신하지 않고 새정치의 가치도 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가깝게는 2011년 말 기존 민주당과 시민사회계, 장외 친노(親盧) 세력이 합쳐 만든 '민주통합당'도 약칭으로 '민주당'을 사용하다 민주당으로 수렴됐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어온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이라는 이름은 다소 '올드(old)'해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안 의원도 김 대표와의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를 최대한 살려 줄 것을 누차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 "광복후 이어 온 이름인데…"

민주당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라는 단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새정치국민회의(1995년), 열린우리당(2003년)을 제외하면 '민주당'을 포기한 적은 거의 없었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아직 당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해보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도 "통합 정신을 살려 만든 민주통합당에서 '통합'을 빼더니 이제 또 '민주'라는 단어마저 들어낸다는 건 너무한 발상"이라고 했다.

 

특히 민주당 기반인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강하다. 박기춘 의원은 "만약 우리가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포기하면 호남 지역 2류·3류 정치인들이 금세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낚아채 갈 것"이라며 "이 경우 당명에 혼선을 빚어 당장 선거에서 몇 석을 뺏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한나라당이 현재의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했을 때, 대구·경북 지역 공략을 목표로 하는 군소 정당(영남신당 자유평화당)이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변경한 일이 있었다. 이런 '한나라당'은 19대 총선에서 대구·경북 지역 비례대표 투표에서 1~2%대 지지율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