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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공예·조각

[문화재] 영주댐 예정지서 고려시대 공양구 쏟아져

잠용(潛蓉) 2014. 5. 13. 19:31

영주댐 예정지서 보물급 고려시대 공양구 쏟아져
연합뉴스 | 입력 2014.05.13 15:21 

 

글자 넣은 광명대에 양류관음보살 새긴 경상(鏡像) 출토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영주 다목적댐 건설에 따른 수몰 예정지에서 보물급으로 평가되는 고려시대 각종 불교 공양구가 쏟아졌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국문물연구원(원장 정의도)은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건설단 의뢰로 수몰예정지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일원 6만7천㎡를 발굴조사한 결과, 고려시대에 금강사(金剛寺)라 불린 절의 흔적을 찾아내는 한편 광명대(光明臺)와 앙류관음보살 새김 경상(鏡像) 등의 불교공양구를 다량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외에도 향을 피우는 그릇인 향완과 사발 모양 그릇인 금동완, 철솥, 절에서 예배드릴 때 쓰는 작은 종인 경자(磬子), 청동 좌대, 합장을 한 인물 조각상, 동경이 확인됐다. 이 중에서 광명대는 제작 시기와 동기 등을 확실히 밝혀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총높이 33.2㎝인 이 광명대는 복발형 대좌와 간주(竿柱.기둥), 그리고 등잔받침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글자는 원반형 등잔 받침 테두리를 따라 다음과 같은 글씨가 판독됐다.

"亡父安逸戶長禹載夫往生淨界之愿鑄成金剛寺前丙午四月二十九日工一品別將甫石"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인 안일호장 우재부가 극락정토에 왕생 극락하기를 바라며 구리로 (광명대를) 만들어 금강사 불전에 받쳤으며, 이를 봉헌한 날짜가 병오년 4월29일이라는 뜻이다. 다만 '공일품 별장인 보석'은 문맥으로 보아 우재부의 아들로서 이를 만들어 봉헌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공일품별장'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처럼 제작 시기와 내력을 기록한 고려시대 광명대는 동국대박물관과 한독의약박물관에 소장 중인 원주 법천사지 유물을 비롯해 몇 점이 남아 있지만, 확실한 출토품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광명대는 원주 법천사지 출토 '무자'명(1168) 광명대와 형식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여기에서 말하는 병오년은 1186년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더불어 금강사라는 사찰을 확인함으로써 이곳에 있던 고려시대 절이 이렇게 불렸음을 알게 됐다. 나아가 얇은 동판에 버드나무를 쥔 관음보살인 양류관음(楊柳觀音)을 선으로 새긴 거울의 일종인 경상(鏡像) 또한 출토품으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름 16.0㎝, 두께 0.1㎝인 이 경상은 거울면 상단 중앙부에 직경 0.3㎝가량 되는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린 점으로 보아 어딘가에 고정하거나 걸어두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서 관음보살은 구름 위 연화대좌에 앉은 모습으로 거울 정중앙에 단독으로 등장한다. 구슬로 장식한 화려한 보관에 화불(化佛)을 표현했으며, 원형 얼굴에는 눈·코·입과 백호를 새겨넣었다. 수인은 아미타구품 중 하나인 중품하생인을 취했으며 오른쪽 손가락 사이에 버드나무가지를 끼워 든 모습이다. 등 뒤에 양방향으로 나부끼는 천의(天衣)를 표현했고, 'U'자형으로 드러난 가슴에는 구슬과 화형 장식으로 꾸민 목걸이를 착용한 모습이다.

 

이 외에도 높이가 각각 10.6cm와 15.3cm인 청동제 향완 두 점 중 한 점에는 테두리 부분에 '남방오천'(南万五千)이라는 글자가 확인된다. 당초문과 칠보문을 각각 새긴 고려시대 동경도 2점이 수습됐다.

아울러 그 기능은 확실치 않지만 토제 탑으로 생각되는 유물도 수습됐다. 이 토제품은 높이 25.5cm, 폭 31.0㎝다. 조사단은 "기와와 도자기를 비롯한 다른 유물과 비교 검토한 결과, 이들 유물은 8~9세기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평가되는 청동좌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10~13세기에 속한다"면서 "경상은 13세기경, 향완은 12세기경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불상을 손질했더니…
연합뉴스 | 입력 2014.05.08 11:01 


문화재보존과학센터 보존처리 완료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2012년 6월, 전북 익산시는 미륵산 기슭에 있는 심곡사의 칠층석탑을 수리하고자 해체를 했다. 그 과정에서 중대석에 마련한 사리를 모시는 공간인 사리공(舍利孔)에서 불상 2점이 발견되고, 하부 지대석 사리공에서도 불상을 안치하는 건물 모양 조각인 불감(佛龕) 1점과 그 안에서 삼존불을 포함한 금동불 좌상 7점이 수습됐다.

 

 

 

 

석탑은 백제, 고려, 조선시대 탑 양식을 모두 간직한 조선 초기의 석탑이며, 불감 역시 같은 시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기단 중대석 출토 불상 2점은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보인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김용한)가 전북도유형문화재 제192호인 심곡사 칠층석탑에서 수습한 이들 불상과 금동 불감 총 10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최근 완료하고 그 성과를 8일 공개했다.

 

불상 7점을 넣어놓은 불감은 높이 18.8㎝로 유물 수습 때에는 집 형태는 유지했지만 훼손이 심각해 불안한 상태였다. 전면 양쪽 문은 파손돼 그 파편은 사리공 바닥에 쌓인 흙에 흩어져 있었다. 또 그 안에 모신 불상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지만 작은 불상 4점은 좌대가 대부분 파손됐고 표면은 흙과 부식물로 덮인 상태였다. 이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불감이 발견되자마자 수습해 센터로 이송한 다음 보존처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먼저 CT(Computerized Tomography. 컴퓨터단층촬영법)와 X-ray(뢴트겐선) 투과 조사 등의 조사를 실시해 감실과 불상이 금동제임을 확인했으며 삼존불 안에서는 후령통(候鈴筒)과 사리호, 한지 등을 발견했다. 불상이나 불화 등을 만들 때 함께 넣는 금·은과 같은 보물과 오곡(五穀)·오향(五香)·오약(五藥)을 복장(服藏)이라 하며, 이를 넣은 통을 후령통이라고 한다. 본존불 두상 안에서는 종이뭉치 2점을 발견했다. 한지는 훼손이 심해 글자 판독은 어려운 상태지만 현재 보존처리를 하는 중이라고 센터는 전했다.

 

센터는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금 도금층과 섬세한 문양이 드러났으며, 전체적인 윤곽과 형태를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심곡사 칠층석탑 조성 당시 함께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대석 사리공의 불감은 조선시대 초기 불감과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주목한다"고 밝혔다.[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