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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이름만 재난 공영방송] KBS '사장과 권력에 지배당했다'

잠용(潛蓉) 2014. 5. 17. 06:41

김시곤 보도국장 사의...

"사장과 권력층이 KBS를 지배했다"
JTBC | 봉지욱 | 입력 2014.05.09 21:55

 


[앵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 논란 속에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오늘(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 표명을 했습니다. 김 국장은 이 자리에서 길환영 KBS 사장이 뉴스 제작에 간섭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후 JTBC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의 부당한 간섭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해서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원래 녹음됐습니다만 당사자가 극구 반대해서 직접 인터뷰한 봉지욱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전해드리겠습니다. 봉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희생자 수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김 국장은 언론노조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시곤/KBS 보도국장 : 1달에 500명 이상 숨지고 있는 만큼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발언을 놓고, 언론노조 KBS본부가 전체 내용은 거두절미한 채, 지난 3일 성명서를 낸 것입니다.]
앵커가 검은 옷을 입지 못하게 지시한 것은 실종자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시곤/KBS 보도국장 : 아직도 생사가 불분명한 실종자들이 더 많은 상황에서, 상복을 입고 나온 것은 실종자들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은 것 아니냐. 실종자 가족들을 정말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는….]
그러면서 길환영 KBS 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김시곤/KBS 보도국장 : 권력의 눈치만을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온 (KBS)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
김 국장은 회견 뒤 전화통화에서 "길 사장과 같은 언론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공영방송 사장을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국장은 이어 길 사장이 이번 세월호 사건뿐 아니라 "평소에도 끊임없이 보도를 통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사례로 "길 사장이 윤창중 사건을 톱 뉴스로 올리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김 국장은 "청와대 등 권력층의 지시도 있었냐?"는 질문에 "길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 이라며 "권력은 당연히 (KBS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김 국장은 또 KBS 사장 연임 제도 탓에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연임제 폐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KBS보도본부 부장단 일괄 사퇴...
"길환영 사장 물러나라" [성명서]

이데일리 | 김상윤 | 입력 2014.05.16 14:34 | 수정 2014.05.16 16:30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KBS 보도본부 부장단이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일괄 사퇴했다. 세월호 보도 통제 의혹 관련 후폭풍이 점차 거세지는 양상이다. KBS보도본부 부장단은 16일 사퇴 성명서를 통해 "KBS뉴스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그동안 자중해왔지만 자중은 지금까지로 족하다"며 "뉴스를 지키기 위해, KBS를 살리기 위해, 시청자를 섬기기 위해, 언론인으로서의 자존과 보람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나아갈 것"이라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길환영 사장의 즉각 사퇴도 요구했다. 부장단은 "김 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는 그간 길 사장의 행보에 비춰볼때 충분히 사실로 받아들일 만하다"면서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KBS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다가 이들이 청와대 앞으로 가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KBS 최고 책임자의 품격과 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길 사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영방송 KBS와 구성원들을 욕보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대한 비판도 했다. 부장단은 " 김 전 보도국장은 보도국장 재직 시절 사장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를 직접적으로 굴절시킨 책임자"라면서 "보도국장이라면 모름지기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어야 하지만 보도책임자로서 부적격자였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참담하다. 20년 이상을 뉴스현장에서 보낸 우리들은 지금 우리의 보람이자 긍지여야 할 KBS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다 KBS가 끝내 쓰러지는 것일까. 피해는 결국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일련의 세월호 보도, 전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과 충격적 폭로 등이 지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뇌관이었을 뿐이다. 폭약은 이미 차곡차곡 쌓였고 터질 때를 기다려왔다.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때마다 KBS는 폭발을 향해 한발씩 나아갔던 것이다. 누구 탓을 하랴.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 최근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우리는 부장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

 

그리고 길환영 사장에게 요구한다. 즉각 사퇴하라.

전임 보도국장의 폭로에 따르면 그는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간섭해왔다고 한다. 우리는 그간 길 사장의 행보에 비춰볼 때 그런 폭로를 충분히 사실로 받아들일만하다고 본다.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아니,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

 

얼마 전 길 사장은 사과는커녕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며 버티다 그들이 청와대 앞으로 달려가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머리를 조아렸다. 왜 그랬나? 청와대가 가질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는가? 그런 그에게 공영방송 KBS의 최고 책임자의 품격과 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자신의 안위를 지키려는 자의 측은함, 우리가 그에게서 본 것은 그것뿐이다. KBS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길사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영방송 KBS와 그 구성원들을 욕보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한번 길 사장에게 말한다. 당장 사퇴하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도 촉구한다. 혹여 우리의 이런 결의가 당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알기 바란다. 보도국장 재직 시절 사장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를 직접적으로 굴절시킨 책임자는 당신 아닌가. 세월이 좋을 때는 사장의 충실한 파트너였다가 일이 틀어지니까 폭로에 나선 것 아닌가. 보도국장이라면 모름지기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당신은 공영방송 KBS의 보도책임자로 부적격자였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는 KBS 뉴스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아래 그동안 자중해왔다. 하지만 그 자중은 지금까지로 족하다. 뉴스를 지키기 위해, KBS를 살리기 위해, 시청자를 섬기기 위해, 그리고 언론인으로서의 자존과 보람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나아갈 것이다. 2014년 5월 16일 KBS 보도본부 부장단 일동

 

이준희 뉴스제작1부장, 유석조 뉴스제작2부장, 곽우신 뉴스제작3부장, 김혜례 라디오뉴스부장, 이춘호 정치외교부장, 박찬욱 북한부장, 신춘범 경제부장, 조재익 사회1부장, 장한식 사회2부장, 이기문 문화부장, 강석훈 과학재난부장, 정인철 네트워크부장, 이재강 국제부장, 정창훈 경인방송센터장, 홍사훈 시사제작1부장, 김형덕 시사제작2부장, 황상무 '시사진단' 앵커, 최재현 대외정책실장

 

김상윤 (bonjour@edaily.co.kr)

 

 

KBS 부장단 18명 보직사퇴 “길환영 퇴진” 촉구 초유사태
[미디어오늘] 2014-05-16  14:35:11   노출 : 2014.05.16  19:25:41 

 

KBS 4인 이사도 퇴진 촉구…

사면초가 길환영, KBS 새노조 “공터에 버려진 낡은 축구공”  
길환영 KBS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KBS 양대노조와 직능단체들이 일제히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데 이어 보도본부 부장단이 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보직을 총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또한 KBS 일부 이사들도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길환영 사장이 점차 고립되고 있다.

 

KBS 보도본부 부장단 18명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일련의 세월호 보도, 전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과 충격적 폭로 등이 지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나 그것은 뇌관이었을 뿐”이라며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때마다 KBS는 폭발을 향해 한발씩 나아갔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며 “최근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부장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길 사장을 향해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하며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을 향해 “우리의 이런 결의가 당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니”라며 “보도국장 재직 시절 사장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를 직접적으로 굴절시킨 책임자는 당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KBS 뉴스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아래 그동안 자중해왔지만 KBS를 살리기 위해, 시청자를 섬기기 위해, 언론인으로서의 자존과 보람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9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는 길환영 KBS 사장. 사진=강성원 기자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KBS 이사도 16일 성명을 내고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날 KBS 이사회에 길 사장을 소환해 이 문제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려 했지만 다수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KBS 일부 이사들은 성명에서 “길환영 사장은 더 이상 KBS 사장 자격이 없다”며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영방송 KBS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가운데 시청자 시민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으로부터 ‘소중한’ 수신료를 받고 있다”며 “그런데 길 사장은 청와대의 ‘은밀한’ 지시를 받고 KBS 보도에 ‘노골적’으로 개입해 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김시곤 전 국장의 계속되는 폭로 내용은 길 사장이 방송법 제4조(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며 “길 사장이 결백하다면 지금 당장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신의 주장을 입증하고 부당하게 길 사장과 공영방송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김시곤 전 보도국장을 즉각 파면하고 고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일 길 사장이 질질 시간을 끌며 이번 사태에 대한 본질 흐리기와 청와대 눈치 보기를 통해 자리보전을 시도한다면 우리 4인 이사는 KBS이사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무에 따라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권오훈·이하 KBS본부)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청와대 면접까지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백운기 보도국장은 업무 과중으로 입원 요양 중이고 편집회의를 주관하고 취재 지시를 내리는 부장단마저 모두 자리를 떠나겠다고 한다”며 “수많은 간부들은 더 이상 당신을 지켜줄 마음이 없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오늘부터 당신은 공터에 홀로 버려진 낡은 축구공 마냥 쓸쓸할 것”이라며 “청와대도, 대통령도, 여권의 친구들도 당신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영욕의 세월은 잊고 겸허하게 국민 앞에 고개 숙이고 사퇴하라”며 “그것만이 당신 주머니에 들어있는 2500원의 가치를 그나마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KBS 보도본부 부장단 입장문 전문이다.

 

최근 KBS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참담하다. 20년 이상을 뉴스현장에서 보낸 우리들은 지금 우리의 보람이자 긍지여야 할 KBS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다 KBS가 끝내 쓰러지는 것일까. 피해는 결국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일련의 세월호 보도, 전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과 충격적 폭로 등이 지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뇌관이었을 뿐이다. 폭약은 이미 차곡차곡 쌓였고 터질 때를 기다려왔다.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때마다 KBS는 폭발을 향해 한발씩 나아갔던 것이다. 누구 탓을 하랴.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 최근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우리는 부장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

 

그리고 길환영 사장에게 요구한다. 즉각 사퇴하라.

전임 보도국장의 폭로에 따르면 그는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간섭해왔다고 한다. 우리는 그간 길 사장의 행보에 비춰볼 때 그런 폭로를 충분히 사실로 받아들일만하다고 본다.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아니,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

 

얼마 전 길 사장은 사과는커녕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며 버티다 그들이 청와대 앞으로 달려가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머리를 조아렸다. 왜 그랬나? 청와대가 가질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는가? 그런 그에게 공영방송 KBS의 최고 책임자의 품격과 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자신의 안위를 지키려는 자의 측은함, 우리가 그에게서 본 것은 그것뿐이다. KBS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길 사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영방송 KBS와 그 구성원들을 욕보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한번 길 사장에게 말한다. 당장 사퇴하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도 촉구한다. 혹여 우리의 이런 결의가 당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알기 바란다. 보도국장 재직 시절 사장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를 직접적으로 굴절시킨 책임자는 당신 아닌가. 세월이 좋을 때는 사장의 충실한 파트너였다가 일이 틀어지니까 폭로에 나선 것 아닌가. 보도국장이라면 모름지기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당신은 공영방송 KBS의 보도책임자로 부적격자였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는 KBS 뉴스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아래 그동안 자중해왔다. 하지만 그 자중은 지금까지로 족하다. 뉴스를 지키기 위해, KBS를 살리기 위해, 시청자를 섬기기 위해, 그리고 언론인으로서의 자존과 보람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나아갈 것이다. 2014년 5월 16일 KBS 보도본부 부장단 일동

 

이준희 뉴스제작1부장, 유석조 뉴스제작2부장, 곽우신 뉴스제작3부장, 김혜례 라디오뉴스부장, 이춘호 정치외교부장, 박찬욱 북한부장, 신춘범 경제부장, 조재익 사회1부장, 장한식 사회2부장, 이기문 문화부장, 강석훈 과학재난부장, 정인철 네트워크부장, 이재강 국제부장, 정창훈 경인방송센터장, 홍사훈 시사제작1부장, 김형덕 시사제작2부장, 황상무 ‘시사진단’ 앵커, 최재현 대외정책실장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KBS 보도국장 발언 파문.. '세월호 민심'에 속타는 靑
국민일보 | 입력 2014.05.10 02:37 | 수정 2014.05.10 10:58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비교한 KBS 보도국장 발언 파문이 일부 시민단체의 정권퇴진 선동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가 다급히 민심수습에 나섰다.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박근혜정부가 이번 사고의 파급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겠다는 스탠스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박준우 정무수석은 9일 오전 9시20분부터 11시까지 항의차 청와대를 방문한  세월호 희생자 유족 대표 2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 1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족 대표 등은 "참사 희생자 수가 한 달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KBS 김시곤 보도국장 퇴진과 K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청했다.

 

 

이들의 표면적 요구는 "어떻게 KBS 보도국장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반드시 청와대가 나서 인사조치하라"는 것이었지만, 이를 통해 정부의 사고대처 과정 전반에 대한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특히 전날 밤 KBS에 항의하고 이날 새벽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두 수석은 뒤늦게나마 김 보도국장이 자진사퇴했으며, KBS 내부에서도 자체적인 조치를 취한 만큼 요구사항이 충분히 수용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해선 "이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뭐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가족들이 또 다른 의견이 있어서 전달한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간접 메시지도 전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는 '세월호 민심' 흐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촛불시위가 비교적 조용히 끝난 마당에 국민여론이 또다시 "정부가 공영방송인 KBS까지 동원해 사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식으로 흘러갈 경우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촛불사태'처럼 걷잡을 수 없는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국민이 상처받는 상황에서 국정원 2차장에 공안검사 출신을 앉히고 KBS 수신료 인상안을 (여당이) 단독 상정한 것은 민심을 쉽게 생각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KBS를 누가 국민의 공영방송이라 생각하겠느냐"고 가세했다.

 

발언 파문 당사자인 김 국장은 오후 2시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세월호 참사와 교통사고는 모두 '안전불감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회식 자리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치 이슈화하려는 노조와 일부 언론들 때문에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일방적 주장을 하고 반론을 싣지 않는다면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청구까지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보도국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면서 "언론 공정성을 침해하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도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가족 등은 전날 밤 10시쯤 KBS를 방문했다가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새벽 3시50분쯤 청와대 진입로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원과 시민단체 회원이 다수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어린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의 슬픔에 편승해 정치적 선동에 나서는 등 정파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청와대는 "120명 정도만 희생자 유가족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신창호 김미나 전수민 기자 procol@kmib.co.kr]

 

"공영방송이 정권의 지시를 받았다... 길 사장 사퇴는 시작일 뿐"
경향신문 | 이범준 기자 | 입력 2014.05.15 21:52 | 수정 2014.05.16 05:56

 

"침몰하는 공영방송을 부활시키라고 국민이 명령한 파업이다."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 거부 시 파업을 예고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사진)은 "솔직히 이번 파업은 우리가 계획하지도 못한 것"이라면서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양심과 책임감을 지키며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기자·PD 중심의 새노조를 이끌고 있는 권 위원장을 15일 KBS에서 만났다.

 

[사진] 파업 예고한 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위원장


- 왜 총파업에 들어가려 하나?

"보도국 어느 기자는 세월호 보도에 대해 '참사 보도'가 아니라 '보도 참사'라고 했다. 국민의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었다. 상황이 여기서 멈췄다면 우리의 반성으로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가 나왔다. 길 사장에게 간접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KBS의 최상층과 청와대의 추악한 커넥션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 길 사장의 사퇴가 최종 목적인가?

"아니다. KBS는 과거 국영에서 공영으로 전환했다. 민주화를 거치면서 완전한 공영의 역할을 위해 수십년간 노력해온 역사가 있다. 다소 공영방송 역할은 못한 적도 있지만 국영방송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정권의 지시를 받고 있었다. 영향력이 가장 높다는 9시뉴스의 톱을 지시받았다. 길 사장의 사퇴는 시작이다."

-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가?

"우선 대통령이 KBS 사장을 임명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사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 눈치를 보게 된다. 청와대를 위한 방송을 하게 된다. 또 하나는 구조 개선이다. 사장부터 팀장까지 위에서부터 아래로 지시를 내리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양심과 직업윤리가 살아나 공정성이 회복된다."

- 2010년, 2012년에도 파업이 있었다...

"KBS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이미 다 나와 있다. 학계에서 국회에서 충분히 확보돼 있다.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세월호 '보도 참사' 같은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독립성 보장장치, 방송법 개정 등 충분히 대안이 마련돼 있다."

- 정치목적을 가진 불법파업 아닌가?

"공정방송을 내걸고 파업을 하면 일부에서 정치파업이라고 몰아세운다. 하지만 지난 파업 때 징계받은 노조원에 대한 재판에서 법원은 '공정방송 요구는 방송사의 주요한 근로조건이기 때문에 정당한 파업'이라고 계속 확인해주고 있다."

-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수신료 거부하는 분들께서 '수신료는 청와대 가서 받으라'고 하신다. 그러면 국영방송 되는 것이다. 이번에 KBS가 국민의 편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 이범준 기자 seirots@kyunghyang.com >

 

"길환영 사장 사퇴 안하면 총파업"..KBS 새 노조
뉴시스 | 오제일 | 입력 2014.05.14 19:57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 노조)가 길환영(60)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4일 "공정방송 쟁취와 길환영 사장 퇴진을 위해 총파업 및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투쟁한다"고 알렸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19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한 뒤 21~23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의결했다. 찬반투표에 앞서 15~17일 길환영 사장의 신임투표도 한다.  

 

↑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길환영(가운데) KBS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김시곤 KBS보도국장의 발언과 관련 사과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지난달 말 부서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여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05.09. suncho21@newsis.com

 

길환영 사장은 김시곤(54) 전 보도국장으로부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은 뒤 직원들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날 KBS노동조합도 기자회견을 열고 "KBS의 대국민 신뢰를 떨어뜨린 길환영 사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길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총파업하는 것을 놓고 논의 중이다. 각 2600여명과 1200여명의 조합원으로 이뤄진 K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 KBS본부가 총파업을 벌일 경우 방송 차질은 불가피하다. [kafka@newsis.com]

 

[Why뉴스] "KBS기자들 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나?"
노컷뉴스 | 입력 2014.05.14 11:03

 

"공영방송이 신뢰위기를 넘어서 돌을 맞는 상황이다"

[CBS노컷뉴스 권영철 선임기자]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 > 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세월호 참사'를 보도해온 지상파 방송가에서 젊은 기자들의 반성문이 이어지더니 급기야 KBS 기자협회가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KBS 기자협회는 길 사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 KBS 길환영 사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MBC에서도 반성문이 이어졌다. MBC 기자회 소속 취재기자 121명이 MBC 뉴스데스크의 세월호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데이어 MBC 노조도 이에 가세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KBS기자들 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왜 KBS와 MBC기자들이 반성문을 쏟아내고 있는 거냐?

= KBS나 MBC의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공영방송의 위기를 피부로 절실히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KBS의 한 중견기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냥 있겠나?", "이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KBS 출신인 김용진(뉴스타파 대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면 기자가 아니다. 현 상황이 뭔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절박감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KBS와 MBC 기자들이 내놓은 반성문의 내용을 보면 왜 반성문을 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KBS 막내기수들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반성문 중 일부인데 "요즘 취재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 기레기'입니다. 얼마 전 한 후배가 세월호 관련해 시민 인터뷰를 시도하다 대여섯 명의 시민에게 "제대로 보도하세요. 왜 그따위로 방송해서 개병신(KBS) 소리를 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답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또 "팽목항에선 KBS로고가 박힌 잠바를 입는 것조차 두렵다. 어떻게 하면 취재를 잘해나갈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질타를 피해갈지 부터 고민하게 된다. 대체 우리는 무엇 입니까"라고 반성한다.

 

심지어 "'KBS를 어떻게 믿어요?' 안산에서 취재한 13일 동안 매일같이 들은 말입니다.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안산 동네 곳곳에서, 'KBS'라는 이유로 유가족과 시민들은 인터뷰를 거부했고 질책을 넘어 크게 분노하기도 했습니다"라는 글도 있다. 그러면서 "취재를 하는 동안 'KBS'라는 얘기에 고개를 돌리고 손을 젓고 말문을 닫았던 유가족들은 먼저 타사에 나서서 제보를 하고, 떠난 아이의 사연을 얘기하고, 현장의 문제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왜 KBS가 아니라 다른 언론일까. 우리 보도가 유가족들이 '말하는 것'보다, 유가족들에게서 '듣고 싶은 것'만 집중했던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는 반성문까지 있다.

 

▶ MBC의 반성문은 어떤 내용인가?

= MBC기자회 소속 121명이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는 제목의 반성문을 냈다. 이 반성문에는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습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습니다"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입니다"로 이어진다.

 

MBC 기자들은 이어서 "더구나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라고 반성한다.

 

MBC 기자들은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습니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힌다. KBS나 MBC 기자들의 반성문을 보면 왜 이들이 반성문을 내지 않을 수 없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반성문이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닌가?

= KBS나 MBC기자들도 "반성문이 늦은 건 맞다"라고 인정한다. 언론학자들도 "때 늦은 감이 있다"라고 말한다. 다만 지금 반성문들이 외부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동안 내부적으로 보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다. KBS 조일수 기자회장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기자들 스스로는 둔감하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2012년 파업이후에도 기자협회나 노조에서 외부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내적으로는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고, 매일매일 뉴스의 공정함을 찾으려고 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노력의 강도나 정도의 문제 때문인지 외부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그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가 이번 세월호 참사 보도를 계기로 폭발하게 됐고 기자들이 결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에서도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세 차례 민실위 보고서를 냈으며 꾸준히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MBC 노동조합 홈페이지 화면 캡처)

 

5월 8일자 MBC 민실위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MBC 뉴스는 시청자의 '니즈'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지상파 3사 중 유독, 정부 관련 보도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논란과 의혹, 이슈를 여러 차례 외면하거나 비켜갔습니다. 시청자의 '니즈'를 외면하는 뉴스는, 시청자로부터 똑같이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 경쟁력과 매체 영향력의 저하로 연결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 세월호 사망자와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KBS 기자들이 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거냐?

= KBS 기자들이 처음부터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지는 않았다. 세월호 유족들이 KBS를 항의 방문한 8일까지도 길환영 사장에 대한 사퇴요구는 없었다. KBS기자협회(회장 조일수)가 9일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사죄합니다, 반성합니다, 바꾸겠습니다'는 내용으로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사이지만 국가적 재난의 희생자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들의 마음에 오히려 상처를 주고 아픔을 안겨드렸다. "특히 여러분들이 KBS를 찾으셨을 때조차 저희는 충분한 예우로서 맞이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9일 오후에 상황이 변했다.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라고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던 김시곤 보도국장이 폭탄발언을 한 것이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보도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힌 뒤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온 길환영 KBS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며, "KBS 사장은 언론 중립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지닌 인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특히 JTBC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길환영 사장이 평소에도 끊임없이 보도를 통제했다. 길환영 사장이 윤창중 사건을 톱뉴스로 올리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고 폭로하면서 "길환영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라며 "권력은 당연히 (KBS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시곤 보도국장의 폭탄발언이 알려지자 KBS 기자협회는 "이번 보도국장의 발언으로 길환영 사장이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왔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밝히면서 사퇴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사태를 수습하라는 청와대의 요청에 길 사장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될 정황이 드러났다"며 압력의 정황을 밝히라고 촉구하게 된 것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그제 12일 KBS 기자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기자협회 비상총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길환영 사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는 결의를 하게 된 것이다. KBS 기자협회의 비상총회를 주목해봐야 하는 건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5시간 가까이 진지한 토론을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현장취재기자는 취재기자대로 데스크는 데스크대로 그리고 보도본부장까지 각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지금 드러난 문제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조일수 기자회장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지만 막연하게 생각하던 KBS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총체적인 문제점을 느끼고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공감대에서 길환영 사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에 들어가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데 투표참가자 193명중 찬성 182, 반대 10, 무효 1표로 94.3%가 찬성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간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찬성했다는 것이다.

 

 

↑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앞에서 보도국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김시곤 국장의 발언도 발언이지만 길환영 사장의 유족들에 대한 사과 때문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 그렇다. KBS 기자들이 문제로 보는 건 세월호 유족들이 어버이날인 지난 8일 KBS를 항의방문 했을때 KBS는 길환영 사장이나 김시곤 국장이 유족들을 만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유족들을 맞이한 것은 경찰병력이었다. KBS에서 항의를 하던 유족들은 9일 새벽 유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KBS의 사과를 받아달라고 요구하겠다며 청와대로 갔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했으니까 유족들이 청와대를 찾은 것이다.

 

물론 청와대도 곧바로 유족들은 만난 건 아니다. 유족들이 항의집회가 계속되자 박준우 정무수석이 유족들을 만나면서 사태가 급진되기 시작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이 사임 기자회견을 했고 길환영 사장이 유족들을 찾아 공식 사과했다. 길환영 사장의 사과를 받은 유족들이 안산 합동분향소로 돌아갔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도 문제였지만 세월호 유족들이 KBS를 항의 방문했을 때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던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의 요구에 청와대 앞까지 찾아가서 유족들에게 사과한 것이다.

 

KBS 기자들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다. KBS 노조도 지난 11일 성명을 냈는데 "(길환영 사장이)청와대 정무수석 한마디에 청와대로 달려갔다"며 "KBS가 청와대 부속기관임을 자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이 밝힌 대로 "길환영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KBS 조일수 기자회장은 "공영방송 KBS 사장이 청와대 정무수석 한 마디에 청와대 앞까지 달려갔다는 모멸감과 자존심 추락이 내부적으로 엄청난 타격이었다"면서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특히 KBS는 김시곤 후임 보도국장에 백운기 기자를 임명했는데 인사 발표 전 백운기 국장이 청와대를 찾아가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백운기 국장의 행보는 차량운행 일지에서 드러나는데 KBS는 '청와대 면접'이 아니라 다른 관계자를 만났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MBC는 사장 퇴진요구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 MBC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단계다. MBC 기자 121명이 반성문을 발표한데 이어서 MBC 기자협회에서 12일과 13일 잇따라 성명을 냈는데 12일은 '세월호 유가족 폄훼 보도 장본인, 반성은커녕 망언 일관'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박상후 전국부장의 리포트에 대해 "도대체 깊은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의 절규까지 외면하고, 모욕하고 폄훼하는 의도는 무엇인가? 우리는 과연 이런 보도 행태가 보도국 수뇌부들도 합의하고 동의하고 공유한 보도 방침인지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에 대해 경영진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이어서 13일 성명에서는 '유족 깡패 막말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사측도 더 이상 사태를 방관하지 말고 하루 빨리 '유족 깡패' '유족 그X들' 막말 그리고, 유가족 폄훼 보도 참사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KBS와 MBC 문제는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은꼴이다. KBS는 길환영 사장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고 청와대의 부탁(?)에 보도국장을 교체하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기 까지 했다.

 

MBC는 세월호 보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고 막말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런 상황의 차이는 MBC가 처한 현실이 KBS와 다르기 때문이다. KBS는 노조가 분리돼 있긴 하지만 기자협회가 공채기수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MBC는 파업이후 시용기자와 경력기자들이 주요 취채처를 맡고 있다고 한다. MBC의 한 기자는 "언론보도에서 중요한 청와대나 정당, 법조를 시용기자나 경력기자들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반성문을 발표한 121명의 기자회 소속 기자들 중 절반은 취재현장에 없는 지금의 보도와는 무관한 기자들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취재나 보도를 하지 않은 기자들이 반성문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MBC 노조에서(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에서 어제(13일) 발표한 성명 중 이런 내용이 있다. "해명과 사과는 커녕 오히려 진실을 덮고 억압하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보도국 수뇌부는 기자회의 사과 성명에 누가 참여했는지,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는 비판적 의견 개진은 누가 작성한 것인지 가려낼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조만간 겨울바람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적극 참여든 단순 참여든 성명에 참여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전국부장의 협박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본인의 막말은 덮어둔 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찍어 누르려는 것이다"

MBC 내부의 분위기가 이렇다는 얘기다.

 

↑ (자료사진)

 

▶ 이번 KBS와 MBC의 반성문이 2012년 공영방송 파업사태와 다른 것 같은데?

= 그렇다. 2012년 파업 당시에도 권력의 방송사 장악의도에 반발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당시는 현장기자들이 중심이 아니었다. 물론 KBS나 MBC가 당장 파업이나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번 KBS나 MBC기자들의 반성문으로 시작된 사태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공영방송의 존재에 대한 위기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KBS나 MBC 기자들에게 물어보면 "긴 호흡으로 싸워나가야 한다"라고 말한다. KBS 기자협회 조일수 회장은 "그 전과는 다르다. 반짝하고 말 일이 아니다"라면서 "내부 구성원들이 '갈 때까지 가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MBC 노조 이성주 본부장도 "지금은 MB정부 7년차로 2012년 파업 당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공중파 3사가 신뢰의 위기를 넘어서 돌 맞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한 명이 남을 때까지라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용진 교수는 "언론이 사회적 경보시스템인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방송사 사장하나 바뀐다고 180도 왔다 갔다 하는 언론사 내부도 문제이고, 시청자나 언론수용자들도 수동적으로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주인으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견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bamboo4@cbs.co.kr]

 

靑, 세월호 비판보도 자제 '협조' 요청 논란
경향신문 | 김진우·안홍욱 기자 | 입력 2014.05.19 21:49 | 수정 2014.05.19 23:19

 

“구조가 우선” 취지로 호소… ‘KBS 보도 외압설’ 부인
야 “대통령의 방송 탄로”… 여 “국회 나설 일 아니다”

청와대는 19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KBS 뉴스 보도에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KBS 내부 폭로에 대해 다른 언론사들에도 '비판보다 구조가 우선'이라는 취지로 협조를 호소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정부 쪽으로부터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지금은 절박하게 구조가 먼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수석은 세월호 참사 엿새 뒤인 지난달 22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한 번 도와주소. 국가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입니다. 문제삼는 것은 좀 지난 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지금은 사투하는 저들을 격려하고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때"라고 주문했다. 특별히 KBS만을 상대로 구체적인 보도를 주문한 것도 아니고, 당시엔 생존자 구조가 절박하므로 비판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때라고 언론에 호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가 언론에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와 관련해 비판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사실상 '협조'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김 전 국장이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꼭지(보도하는 기사의 수) 늘리기 고민이 컸다"고 말한 데 대해 "외국 순방 때 대통령의 활동이 언론에 좀 더 실리도록 (여러 언론사에) 노력하는 것은 (청와대) 참모들의 당연한 임무 아니냐"고 말했다. "(KBS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다"는 김 전 국장의 폭로에 대해선 "당시 (청와대 앞에) 유족들이 찾아온 후 사안의 심각성을 KBS 측에 전달했을 뿐 누구를 자르라는 식의 얘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청와대의 KBS 외압 의혹 파문을 쟁점화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당 연석회의에서 "국민의 방송을 표방하는 KBS가 대통령의 방송, 정권의 방송이었음이 탄로나고 있다"며 "청와대는 KBS 압력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KBS의 진짜 주인인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KBS 사태는 세월호 사건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방송통신위원장은 물론 세월호 진상을 조작한 언론통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국회에 출석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공식 반응을 삼갔다. 이날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KBS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최대한 쟁점화를 피하겠다는 것이다. 민현주 대변인은 "(KBS) 내부에서 먼저 정리가 돼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 나설 차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이번 파문이 지방선거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김진우·안홍욱 기자 jw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