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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설화

[세계명작] 'A Rose for Emily' (1930) - by William Faulkner

잠용(潛蓉) 2014. 5. 23. 18:54

 

'A Rose for Emily' (1930)

(단편: 에밀리의 장미)
by William Faulk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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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장미" 해설

저자: 윌리엄 포크너/ 장르: 미국 남부고전/ 발표: 1930 년 <포럼>지

 

" 에밀리의 장미"는 <포럼>지 1930년 4월 30일호 초판에 발표된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소설이다. 이야기는 미시시피주 제퍼슨시에 있는 가상 마을 Yoknapatawpha 에서 일어난다. 이 단편소설의 제목에 대해서 포크너는 이렇게 서술했다. "한 우화의 제목, 그 의미는 어떤 여인이 있었는데 비극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가 불쌍했고 위로의 인사를 하고싶었다... 여러분도 장미꽃 한 송이를 주고 싶은 그 여인에게."


[줄거리] "우리는 두번째 베개에 누군가 누워 있었던 것처럼 음푹 들어간 것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이 거기에서 무언가 들어올렸다. 그것은 철회색을  띤 기다란 머리카락이었다."

 

1949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두 차례 퓰리쳐상을 받은 작가 윌리암 포크너의 단편 '에밀리를 위한 장미'는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 남부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치명적인 사랑의 독성을 너무도 담담한 시선으로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며 써내려 간 소설, 그래서 결말에서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윽!" 하고 짧은 비명이 나오게 하는 소설이다.

 

몰락한 미국 남부의 명문가 마지막 후예인 에밀리, 아버지가 죽자 명문가에 대한 예우로서 시에서 세금면제까지 받으며 살아가는 그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마치 전통의 의무감처럼  남아있는 존재였다. 그 마을에 최근 도로 포장공사를 하면서 현장감독으로 호머 베른이라는 호탕한 남자가 나타난다. 에밀리는 그와 가까와지고 이렇게 하여 남부귀족의 소중한 딸이 한갓 북부노동자와 사귀는 것에 대해 자존심 상한 주민들은 못마땅한 눈치로 수군거린다.

 

일년이 지난 어느날, 에밀리는 약국에서 쥐약을 사간다. 그리고 이어서 남자용 옷가지도 사들인다. 사람들은 또 수군댄다. '저 여자가 자살하려나 보다' '저 여자가 결혼을 하려나 보다' 하고...

그날, 호머 베른이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지만 그 뒤로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은 남자가 그녀를 버리고 떠난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후 많은 날들이 흘러가지만 에밀리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가끔 창문 안쪽에서 에밀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마치 토르소처럼 고집스럽게 앉아있는 그녀는 어느새 머리칼이 희끗희끗 철회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새월이 흘러 어느덧 74세가 된 에밀리가 마침내 세상을 떠난다. 마을 사람들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몰려가고. 그리고 잔뜩 호기심을 안고 굳게 닫힌 2층 방으로 올라간다. 아! 방안에는 오래된 백골 하나가 웃는 모습으로 누워있다. 그건 바로 30대의 호머 베른!... 그리고 그의 곁에는 누군가 계속해서 누워 있었던 것처럼 움푹 들어간 자리를 발견한다. 베개에서 마을 사람이 무엇인가 집어올리는데 그건 바로 에밀리의 철회색 머리카락 한 올이었다.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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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WHEN Miss Emily Grierson died, our whole town went to her funeral: the men through a sort of respectful affection for a fallen monument, the women mostly out of curiosity to see the inside of her house, which no one save an old man-servant--a combined gardener and cook--had seen in at least ten years.

[1 부]

에밀리 그리어슨 양이 죽었을 때 마을에선 모두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남자들은 쓰러진 마을의 명사에 대한 존경심에서였고, 여자들은 대부분 그녀의 집안을 한번쯤 살펴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생전에 그녀의 집 내부는 거의 10년 동안, 정원사 겸 요리사로 일하던 늙은 하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들어가 본 사람이 없었다.


It was a big, squarish frame house that had once been white, decorated with cupolas and spires and scrolled balconies in the heavily lightsome style of the seventies, set on what had once been our most select street. But garages and cotton gins had encroached and obliterated even the august names of that neighborhood; only Miss Emily's house was left, lifting its stubborn and coquettish decay above the cotton wagons and the gasoline pumps-an eyesore among eyesores. And now Miss Emily had gone to join the representatives of those august names where they lay in the cedar-bemused cemetery among the ranked and anonymous graves of Union and Confederate soldiers who fell at the battle of Jefferson.

에밀리 양의 집은 크고 네모진 형태의 건물로 한때는 흰색으로 장식된 둥근 지붕과 첨탑, 소용돌이 무늬의 발코니로 장식된 1870년대의 무겁고 좀 천박한 스타일의 건물로 마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택받은 거리에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차고와 조면기(操綿機)가 들어오면서 주위의 명문가들조차 그 흔적을 지워버렸다 : 단지 에밀리 양의 집만 남아 그 완고하고 요염한 폐허의 모습을 마치 눈의 가시처럼 목화 수레와 석유 펌프 위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에밀리 양도 죽어  명문가의 후손들과 함께, 그리고 제퍼슨 전투에서 쓰러진 남군과 북군 장교와 병사들의 묘지 사이에 묻혔다. 삼나무만 휑하니 서 있는 그 쓸쓸한 공동 묘지에...

 

Alive, Miss Emily had been a tradition, a duty, and a care; a sort of hereditary obligation upon the town, dating from that day in 1894 when Colonel Sartoris, the mayor--he who fathered the edict that no Negro woman should appear on the streets without an apron-remitted her taxes, the dispensation dating from the death of her father on into perpetuity.

에밀리 양이 살아있을 땐, 그녀는 마을에서 전통이 되었고 의무였으며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들은 마을에 부과된 일종의 세습적 의무로서 읍장인 사토리스 대령이 --그는 흑인 여자가 거리에 나올 땐 반드시 앞치마를 둘러야 한다는 칙령의 창시자였다-- 그녀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었다. 그것은 1894년 그녀의 아버지가 죽은 날부터 발효되는 영구적 특별 면세 혜택이었다.

 

Not that Miss Emily would have accepted charity. Colonel Sartoris invented an involved tale to the effect that Miss Emily's father had loaned money to the town, which the town, as a matter of business, preferred this way of repaying. only a man of Colonel Sartoris' generation and thought could have invented it, and only a woman could have believed it.

그러나 에밀리 양이 그런 시혜를 받아들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토리스 대령은 한가지 임시방편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즉 에밀리 양 아버지가 읍 당국에 돈을 빌려줬는데 읍에서는 업무상 이런 방법으로 갚는 것이 좋겠다는 그럴듯한 구실을 날조했던 것이다. 이런 구실은 사토리스 대령의 세대나 그 시대의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들만이 생각해 낼 법한 구실이고, 여자들만이 믿을것 같은 그런 구실이었다.

 

When the next generation, with its more modern ideas, became mayors and aldermen, this arrangement created some little dissatisfaction. on the first of the year they mailed her a tax notice. February came, and there was no reply. They wrote her a formal letter, asking her to call at the sheriff's office at her convenience. A week later the mayor wrote her himself, offering to call or to send his car for her, and received in reply a note on paper of an archaic shape, in a thin, flowing calligraphy in faded ink, to the effect that she no longer went out at all. The tax notice was also enclosed, without comment.

시대가 바뀌어 더욱 현대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주민이 되고 시장이 되자, 위의 조약은 작은 불만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새해 첫날 시에서는 에밀리 양에게 납세 고지서를 우편으로 보냈다. 2월이 되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자 마침내 그들은 편리할 때 보안관 사무실로 출두해 달라는 정식 서류를 그녀에게 보낸다. 다시 1주일 뒤 시장이 직접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전화를 하든지 아니면 그녀에게 차를 보내겠다고... 그러자 마침내 고풍스런 얇은 종이에 색이 다 바랜 잉크로 날려서 쓴 답변 쪽지가 왔는데 그건 그녀는 더이상 외출할 수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세금 고지서도 그대로 들어 있었다. 물론 아무런 코멘트도 없이...   

 

They called a special meeting of the Board of Aldermen. A deputation waited upon her, knocked at the door through which no visitor had passed since she ceased giving china-painting lessons eight or ten years earlier. They were admitted by the old Negro into a dim hall from which a stairway mounted into still more shadow. It smelled of dust and disuse--a close, dank smell. The Negro led them into the parlor. It was furnished in heavy, leather-covered furniture. When the Negro opened the blinds of one window, they could see that the leather was cracked; and when they sat down, a faint dust rose sluggishly about their thighs, spinning with slow motes in the single sun-ray. on a tarnished gilt easel before the fireplace stood a crayon portrait of Miss Emily's father.

그들은 원로회의 특별소집을 요구했다. 그리고 대리인이 그 집에 찾아가 에밀리를 기다리며 문에 노크했다. 8~10년 전 그녀가 도자기 그림 교습을 중지한 이후로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그 문을... 일행은 늙은 흑인의 안내로 어두컴컴한 현관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에는 더욱 컴컴한 층계가 2층으로 통해 있었다. 오랫동안 쓰지 않은 먼지 냄새가 풍겼다. 닫혀있어 축축한 냄새가... 그 흑인은 손님들을 응접실로 안내했다. 응접실에는 가죽으로 덮은 무거운 가구들이 있었다. 늙은 흑인이 창문의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자 가죽에 금이 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들이 의자에 앉자 허벅지에서 희미한 먼지가 가볍게 일어나 한줄기 햇빛 속에서 천천히 맴돌았다. 벽난로 앞에 세워 둔, 녹이 슨 금색 이젤 위에는 크레용으로 그린 에밀리 아버지의 초상화가 세워져 있었다.

 

They rose when she entered--a small, fat woman in black, with a thin gold chain descending to her waist and vanishing into her belt, leaning on an ebony cane with a tarnished gold head. Her skeleton was small and spare; perhaps that was why what would have been merely plumpness in another was obesity in her. She looked bloated, like a body long submerged in motionless water, and of that pallid hue. Her eyes, lost in the fatty ridges of her face, looked like two small pieces of coal pressed into a lump of dough as they moved from one face to another while the visitors stated their errand.

그녀가 응접실 안으로 들어오자 그들은 일어섰다. 키가 작고 통통한 여인이 검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얇은 금고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리고 다시 그 끝이 벨트 속으로 드러갔다. 그녀는 빛 바랜 금색 머리가 달린 흑단으로 만든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골격은 작고 여위었다. 다른 여자라면 그저 통통한 체구라는 말을 들었겠지만 그녀의 경우 조금 비만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녀는 고인 물 속에 오랫동안 잠궈 두었던 것처럼 퉁퉁 부풀어 있었고, 피부색도 창백하게 보였다. 방문객들이 심부름 내용을 진술하는 동안 굴곡이 심한 우중충한 얼굴 속에 파묻힌 그녀의 두 눈알은 방문자의 얼굴에서 다른 얼굴로 옮아가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밀가루 반죽 속에 박힌 두 개의 새까만 석탄 조각처럼 보였다.

 

She did not ask them to sit. She just stood in the door and listened quietly until the spokesman came to a stumbling halt. Then they could hear the invisible watch ticking at the end of the gold chain. Her voice was dry and cold.

그녀는 그들에게 앉으라는 말도 건네지 않았다. 그냥 문 앞에 서서 대변인이 더듬거리며 말을 끝낼 때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때 그들은 금고리 끝에 달린 보이지 않는 회중시계의 바늘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차가웠다.

 

"I have no taxes in Jefferson. Colonel Sartoris explained it to me. Perhaps one of you can gain access to the city records and satisfy yourselves."

"But we have. We are the city authorities, Miss Emily. Didn't you get a notice from the sheriff, signed by him?"
"I received a paper, yes," Miss Emily said. "Perhaps he considers himself the sheriff . . . I have no taxes in Jefferson."
"But there is nothing on the books to show that, you see We must go by the--" "See Colonel Sartoris. I have no taxes in Jefferson."
"But, Miss Emily--"
"See Colonel Sartoris." (Colonel Sartoris had been dead almost ten years.)

"I have no taxes in Jefferson. Tobe!" The Negro appeared.

"Show these gentlemen out."

"나는 제퍼슨시에 내어야 할 세금이 없어요. 사토리스 대령이 나에게 설명했어요. 아마 여러분 중 누군가 시청 기록을 살펴보면 아실 거에요."

"그러나 우리도 살펴보았습니다만, 우리가 시청 관계자입니다. 에밀리 양, 보안관이 직접 서명한 서류를 받지 못했습니까?"

"네, 받았어요." 에밀리 양이 대답했다. "아마 그가 멋대로 보안관이라고 생각했었나 보죠... 나는 제퍼슨시에 낼 세금이 없어요."

"그러나 장부에는 그것을 나타내는 기록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장부를 따라야 하니까..."

"사토리스 대령을 만나보세요. 나는 제퍼슨 시에는 낼 세금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에밀리 양..."

"사토리스 대령을 만나세요.(사토리스 대령은 벌써 10년 전에 죽었다)

"제퍼슨 시에 낼 세금이 없어요. 토비 !" 그러자 늙은 흑인이 나타났다.

"저분들에게 나가는 길을 안내해 드리세요"  [계속]

 


A short movie on the story "A Rose for Em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