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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교황방한 3일] 끝까지 '불쌍한 자, 약한 자의 편'에 선 교황

잠용(潛蓉) 2014. 8. 16. 14:48

시복식 전 퍼레이드 중에 세월호 유족 위로... '가슴 뭉클'
스포츠동아 | 입력 2014.08.16 14:33 | 수정 2014.08.16 14:52

 

교황 방한 시복식, 세월호 유족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유족을 위로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시복식 미사가 열리기 전 서소문 성지를 참배한 후 시청에서 광화문 앞까지 카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퍼레이드 내내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시민들의 환영에 화답했다.

 

그러나 단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모인 지역에 도달하자 교황은 직접 퍼레이드 중간 차량에서 내려 그들 앞으로 갔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잊지 말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처음으로 웃음을 거두고 유가족의 손을 맞잡은채 눈시울을 붉히면서 갑작스러운 참사로 비극을 당한 희생자 유족을 위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미사가 열린다. 시복식 미사는 관례적으로 바티칸에서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하는 것으로, 교황이 지역교회를 방문해 이를 직접 거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 기사제보 star@donga.com]

 

교황, 유민 아빠 만나 위로... 세월호 유가족들 오열
뉴스토마토 | 김현우 | 입력 2014.08.16 14:33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16일 서울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에서 교황은 카퍼레이드 도중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가족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잡았다. 교황은 가슴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에서 딸 김유민 양을 잃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34일째 단식 중이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후 "이런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교황은 김씨의 손을 놓지 않고 고개를 끄떡였다. 김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교황에게 직접 전달했다. 그의 곁에 있던 유가족들은 교황의 위로에 끝내 오열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News1

 

앞서 국토 종단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1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교황과 만나 김씨를 비롯한 유가족들을 안아줄 것으로 간청했고, 교황은 고개를 끄떡이며 이를 약속했다. 결국 약속은 지켜졌다. 교황은 한국에 도착한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큰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14일 서울 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환영 행사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가슴이 아프다. 내가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유가족들이 800Km 이상을 걸은 후 교황에게 전달한 나무십자가는 바티칸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또 교황은 오는 17일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직접 세례를 줄 계획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 모두로부터 외면 받은 유가족들이 교황의 품에서 위안을 찾고 있다.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etomato]

'약자의 편' 교황 좀 뵙자... 인산인해 (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4.08.16 13:52 | 수정 2014.08.16 14:17


"비바 파파,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

차량에서 내려 세월호 단식 농성자들 손잡고 슬픔 나눠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한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주변 도로에는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천주교 신자는 물론 평범한 시민들도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을 직접 찾거나 TV 생방송을 통해 항상 '낮은 자'의 편에서 슬픔과 고통을 함께 해 온 교황에게 눈과 귀를 집중했다.

 


↑ 손 인사하는 교황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앞서 오픈카를 타고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 어린이 이마에 입맞추는 교황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시복식에 앞서 서울시청부터 제단이 설치된 광화문 삼거리까지는 카퍼레이드를 벌이다 어린이의 이마에 축북의 키스를 하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손잡은 교황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 농성중인 유가족 김영오씨와 인사를 하고 있다.

 

↑ 시복식 참가한 천주교 신도들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이 열린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천주교 신도들이 시복 미사를 드리고 있다.


신자와 시민들은 공식일정이 시작되기 전인 이날 새벽부터 교황이 머물고 있는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 앞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 길목에서 얼굴이라도 보겠다는 일념으로 모인 이들은 오전 8시 42분께 검은색 국산 준중형차를 탄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자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고, 교황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교황이 시복미사에 앞서 200여년전 한국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처형된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해 헌화하는 현장 주변도 800여명의 시민으로 북적거렸다.

 

일부는 접근이 통제되자 순교성지 맞은편 아파트 화단에 올라가 큰 소리로 '파파!'를 연호했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서울광장에서 시복미사가 치러지는 광화문 바로 앞 제단까지 30여분간 진행된 카퍼레이드였다. 오전 9시 8분께 덮개 없는 흰색 차에 올라탄 교황은 시종 환한 웃음을 지으며 양 옆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축복을 전했다. 밤을 새워가며 전국에서 모인 시복식 참가자들은 "비바 파파" "교황님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하얀 수건을 흔들었다.

 

신자와 시민들은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교황이 지나는 곳마다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라 분주했다. 교황은 간간이 차를 멈춘 뒤 어린이들을 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고 그때마다 참석자 중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교황은 이날도 '하느님은 빈자와 약자의 편'이란 것을 보여줬다. 교황은 카퍼레이드 종점인 제단을 지나쳐 서울광장으로 방향을 튼 뒤 시복식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0여명 앞에 차를 세웠다.

 

그는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위로했고, 왼쪽 가슴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단 채 시복미사를 진행했다. 세월호 유가족 외에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자들도 그러한 교황의 모습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농아인들은 수화로 묵주기도를 올렸고, 교황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어쩔 줄 몰라하거나 손을 맞잡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있었다. 미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수화로 성가를 불렀다.

 

전동휠체어를 탄 채 미사에 참석한 최순희(52·여)씨는 "새벽 4시부터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1시간 반이 걸렸고 너무 힘들었지만, 이렇게 영광스런 자리는 꼭 오고 싶었다"면서 "교황님이 청빈하시고 낮은 곳을 향하는 분이어서 더욱 감사하고 여기 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가 의족이라는 이모(49)씨도 "나 같은 장애인들은 아무런 이유없이 삶이 위축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약자와 서민들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교황님이 삶의 큰 위로가 된다"면서 "오늘은 다시 힘을 내 살아가야겠다는 용기를 갖게 된 날"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미사가 시작되고 교황이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선포하자 자손들은 감개무량함을 감추지 못했다. 첫 한국인 사제인 성(聖) 김대건 신부의 조부이자 이날 복자로 선포된 김진호씨의 종친인 김종성(47)씨는 "이런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굉장히 뭉클하다"고 가슴 벅차했다. 이날 시복미사가 열린 광화문광장에서 시청앞까지 이르는 방호벽 안에는 미리 초청받은 17만명이 새벽부터 꽉 들어찼고, 주변 도로와 찻집 등은 초대를 받지는 못했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교황을 보려는 신자와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밤인 15일 밤부터 광화문광장 주변을 다녀간 신자와 시민들은 연인원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어마어마한 인원이 모였지만 신자와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잃지 않았다. 행사장 입장부터 미사 종료까지 8시간 동안 현장에선 별다른 소란이 없었고, 참석자들은 미사가 종료되자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정리한 뒤 일사불란하게 퇴장했다. [hwangch@yna.co.kr]

 

윤지충 바오로‧정약종 아우구스티노 등 복자 추대
머니위크ㅣ심상목 기자 | 2014.08.16 10:41   

 


[사진] 16일 오전 광화문 시복식에서 복자로 추대된 8명의 순교자들.(왼쪽부터 윤지충 바오로, 주문모 야고보 신부, 강완숙 골룸바, 유중철 요한. 황일광 시몬, 이순이 루갈다, 이시임 안나, 이성례 마리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제공)ⓒ News1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복자에 추대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프라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미사에서 복자(福者)로 추대됐다. 이들을 포함해 총 124명이 복자로 추대된 것. 이들 대부분은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된 103위에 앞서 처형당했던 초기 순교자들이다.

 

시간순으로는 1801년 신유박해 이전 순교자가 14위이고 신유박해 53위, 1839년 기해박해 37위, 1866~1888년 병인박해 20위이다. 시복은 가톨릭교회가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84년 성인에 오른 사람들보다 일찍 순교했지만 뒤늦게 복자로 추대되는 것은 우리 천주교사의 부실한 기록 때문이다. 이번 복자에는 한국의 첫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중국인 신부 주문모 야고보, 실학자 정약용 형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등이 포함돼 있다. 주문모 신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평신도다. 124위 대표 순교자는 정조 15년 신해박해 때 첫 순교자가 된 윤지충(1759∼1791)이다.

 

그는 고종사촌 정약용을 통해 천주교를 접했다. 이후 집안에 있던 신주를 불사르고 어머니의 장례를 천주교 예절에 따라 치른 일명 ‘진산 사건’의 당사자다. 조정에서 이를 알고 체포령을 내리자 자수해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정약용 셋째형인 정약종(1760~1801)은 형 약전에게서 교리를 배우고 가톨릭에 입교한 뒤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 2권을 집필했다. 평신도 단체 ‘명도회’ 초대회장을 지내다 1801년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중국인 주문모(1752∼1801) 신부는 조선에 파견된 첫 선교 사제다. 그는 조선인으로 변장한 뒤 1794년 입국해 한국 교회 첫 여성 회장이었던 강완숙(골룸바)의 집에 숨어 지내면서 최초 미사를 봉헌했다. 그가 입국해 선교한 지 6년 만에 조선의 신자 수가 1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신유박해 때 채포돼 새남터에서 효수형에 처해졌다. [심상목 ssm2095@mt.co.kr]

 

'복자 추대' 124명과 한국의 근대사… 교향청도 "각별"
[JTBC] 입력 2014-08-16 19:28

 

[앵커] 시복식은 대개 교황청 특사가 집전하는 게 관례입니다. 근데 이번에는 교황이 직접 했습니다. 선교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생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한국을 로마교황청도 각별히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송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6일) 시복식에서 공개된 복자 124위의 초상화,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입니다. 12살에 순교해 가장 어린 복자인 이봉금 아나스타시아가 맨 앞에 서 있습니다.
[김종수/신부 : 한국천주교회는 순교자들의 교회입니다. 윤자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는 한국 교회의 시작부터 우리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천주교회의 살아있는 초석입니다.]

 

조선인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해, 조선에 파견된 첫 중국인 선교사제 주문모 신부, 다산 정약용의 형으로, 평신도 신학자 1호인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여성 천주교 리더인 강완숙 골룸바, 그리고 천민 출신 황일관 시몬 등입니다. 한국 천주교 초기 순교자들로, 신유, 병인박해 당시 순교했습니다. 절반 정도는 양반이지만 중인과 천민도 있습니다. 복자가 된 뒤 그 중 공이 더 큰 경우에는 심사를 거쳐 성인으로 추대합니다.

[유경촌 주교/천주교 서울대교구 : (복자 중) 성인으로 선포할 만한 증빙자료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특별히 요구되는 기적과 관련한 것들이 공적으로 증명된다면 이제는 시성까지 갈 수 있는 것이지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천주교를 자생적으로 받아들였던 우리나라, 이젠 103위의 성인과 124위의 복자를 모시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