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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교황방한 2일] 실종자 가족 '시신이라도 찾게 도와달라' 편지

잠용(潛蓉) 2014. 8. 15. 08:24

"시신만이라도…" 실종자 가족들이 교황에게 눈물로 보낸 편지
[JTBC] 입력 2014-08-14 22:00

 

 

[앵커] 이번엔 참사 121일째에 접어든 진도 팽목항을 연결합니다. 요즘은 늘 마지막에 팽목항을 연결해드렸지만 오늘은 앞당겨서 연결을 할텐데요, 실종자 발견 소식 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가족들도 오늘(14일)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는데요. 직접 저희 JTBC 카메라 앞에서서 육성으로 바람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팽목항의 김관 기자를 연결합니다. 김 기자, 실종자 가족들이 오늘 교황에게 편지를 보냈다고요?

[기자] 네, '교황님께 드리는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서신'이라는 제목의 편지입니다. 오늘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작성한 이 편지는 영문 번역본과 함께 동봉돼 내일 대전에서 유가족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할 때 전달될 예정입니다.

 

[앵커]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국민들로부터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하루빨리 물속의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교황이 기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적혀 있습니다. 가족들은 JTBC를 통해 육성으로도 직접 편지를 전하고 싶다며 저희 카메라 앞에 섰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유백형/단원고 양승진 교사 부인 : 시신만이라도 꼭 끌어안고 목놓아 통곡하며 하늘나라로 보내줄 수 있도록 우리 실종자 가족들과 잃어버린 10명과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기도해주실 것을 교황님께 간절히 청합니다.]

[앵커] 교황이 내일 대전에서 유가족들을 만나는 건 정해졌는데, 진도에 남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러 진도까지 갈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만 가족들은 바라고 있기도 하겠네요?
[기자] 네, 현재까지 알려진 교황의 일정에 진도를 찾는 일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외 일정을 소화하면서 예정에 없던 깜짝 방문을 해온 전력이 종종 있는 만큼 진도 방문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가족들도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겠지만 진도 방문을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얘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달 초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교황의 진도 방문을 바란다고 요청한 적은 있었지만, 당시에 확답을 받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러자 오늘 편지 낭독을 통해 다시 한 번 교황의 방문을 완곡하게 요청했는데요. 그 내용도 잠시 들어보시죠.


[유백형/단원고 양승진 교사 부인 : 어깨와 등에 자식의 십자가를 뼛속 깊이 박아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할 저희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교황님의 위로와 안식을 위한 기도가 전해질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교황이 이곳 팽목항을 찾아 희망과 위로를 전할지도 주목됩니다.

 

프란치스코, 세월호 가족 끌어안는다
[머니투데이] 2014.08.15 05:40

 


▲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영접 나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방한 중 최소 4번 가족 만남 이뤄질듯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로 상처를 입은 대한민국을 보듬는다. 15일 오전 10시 30분 처음 이 땅을 밟은 교황을 영접한 이들 중에는 천주교 평신도 32명, 특히 세월호 가족들이 포함돼있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박성호 학생의 아버지 박윤오씨는 '모세의 기적'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박씨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진실 규명을 위해 오랫동안 싸웠다"며 "교황 방한을 계기로 서로 다투고 싸워서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잘못한 분들이 나타나서 회개하는 증언을 하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산 단원고 교사 고 남윤철씨의 아버지 남수현씨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인 만큼 진실 규명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 서로 용서하고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교황은 15, 16일에도 이런 행보를 이어간다. 15일 오전 10시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들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은 세월호 생존자와 유족을 따로 만나 아픔을 어루만진다.

 

이어 16일 광화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600여명의 참석이 확정됐다. 특히 이날 미사에 참석하는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수십 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학생 부모님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교황 방한위원회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13일 저녁까지 진행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면담에서 시복미사에 600명 정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가족들은 시복식 행사 준비를 위해 농성장을 떠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천막 철거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방한 특별취재팀]김고금평(팀장), 허재구, 이언주,김유진,신현식,이원광,박다해,백지수,이영민 기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팽목항에서 교황에게 보낸 편지 [전문]
[한겨레] 2014.08.14 16:56  수정 : 2014.08.14 19:36  

 


▲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이름이 적힌 노란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세월호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이 교황에게 편지를 보냈다.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은 ‘교황님께 드리는 실종자 가족들의 편지’에서 “아이들의 시신만이라도 꼭 끌어안고 목놓아 통곡하며 하늘나라로 보내줄 수 있도록 우리 실종자 가족들과 잃어버린 10명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기도해주실 것을 교황께 간절히 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아직도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에서 헤매는 10명의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극도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고 있다”며 “이 고통의 시간을 능히 이겨낼 힘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국민들이 저희를 잊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신의 가호가 실종자 가족에게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적었다. 편지의 전문을 소개한다. 

 

 

교황님께 드리는

실종자 가족들의 편지

 

교황님, 저희들은 4월 16일 세월호를 타고 제주로 가던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실종자 가족들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하여 배에 탑승했던 304명이 수장되는 모습을 전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은 거대한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을 헤매는 10명의 실종자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은 10명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극도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며 사선에 서 있습니다.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많은 가족들이 탈진하여 쓰러지고 있으며, 한 명의 실종자 가족은 한쪽 폐의 2/3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였고 다른 가족은 뇌종양으로 수술이 필요함에도 딸을 찾기만을 기다리며 수술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진도 팽목항에서 노숙을 하며 120일이 넘도록 참사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저희들에게도 교황님의 자비와 축복의 손길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젖은 잠자리 밑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며 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팽목항에는 그 목소리가 넋이 되어 울리고, 가족들의 눈물과 절규가 멈추지 않습니다. 저희가 이 고통의 바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아직 진도의 참사현장은 진행형임에도 남은 실종자가 10명이라는 이유로 저희는 잊혀지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면담하신다는 소식을 이 곳 진도에서도 전해들었습니다. 교황님, 저희가 이 고통의 시간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잃지 않도록, 국민들이 저희를 잊지 않고 함께할 수 있도록, 신의 가호가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또한 우리의 자식들이 부모의 품에 안겨 위로받으며 부모와의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부모 또한 차디찬 아이들의 시신만이라도 꼭 끌어안고 목놓아 통곡하며 하늘나라로 보내줄 수 있도록 우리 실종자 가족들과 잃어버린 10명과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기도해주실 것을 교황님께 간절히 청합니다. 자식을 찾지 못한 채 평생 가슴에 커다랗게 뭉친 피멍을 안고, 어깨와 등에 자식의 십자가를 뼛속 깊이 박아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할 저희 실종자 가족들에게 교황님의 위로와 안식을 위한 기도가 전해질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라는 말씀이 교황님을 통해 가장 약하고 가장 고통받는 참사의 현장을 살아가는 우리 실종자 가족들에게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는 구원의 손길로 다가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교황님 당신 앞으로 갈 수 없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삶의 보석과 같았던 실종된 아이들, 선생님들, 일반인들을 위해 모든 국민들과 함께 꼭 기도해주십시오. 우리는 교황님의 방문을 눈물과 아픔으로 축복합니다. 우리 가족들과 실종된 이들이 바다에서 더 이상 춥지 않도록, 고통받지 않도록, 억울하지 않도록 하늘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교황님을 통해 세월호 실종자, 희생자와 함께하기를 간절히 청하옵니다.

 

2014. 8. 14.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