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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 의혹

[잊지말자 유병언] 변사 현장에 실물모형 세운다

잠용(潛蓉) 2014. 9. 18. 15:34

"잊지말자 유병언" 변사 현장 실물모형 만드는 경찰
연합뉴스 | 입력 2014.09.18 11:55 

 

초동수사 중요성 인식하도록 경찰 교육용으로 활용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를 늦게 확인해 큰 비난을 받았던 경찰이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시신이 발견된 현장을 재현한 모형을 만들어 보존하기로 했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충남 아산 경찰수사연수원은 유 전 회장이 발견된 현장을 실물 크기 그대로 본 딴 모형을 만들어 전시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연수원에서 교육받는 전국의 경찰관들이 이를 보면서 초동수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망했지만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은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생전의 유 전 회장(왼쪽)과 그의 사체가 발견된 전남 순천의 매실 밭. ⓒ 시사저널 최준필·KBS 화면 캡쳐

 

모형은 시신에 붙어 있던 것들까지 그대로 반영해 만들어진다. 시신 옆에서 발견된 가방과 신발 등 유 전 회장의 소지품, 풀과 나무 등 주변환경도 발견 당시 모습으로 제작된다. 유 전 회장은 6월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나 경찰은 부실한 초동수사로 40일이나 늦게 신원을 확인해 비난을 받았다. 이는 결국 경찰청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새로 취임한 강신명 경찰청장은 최근 타살이 의심되거나 변사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변사사건이 발생했을 때 검안의와 경찰 검시관을 반드시 현장에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변사사건 종합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banana@yna.co.kr]

 

온 국민 슬픔에 빠뜨리고... 결국 비참한 종말 맞아
세계일보 | 입력 2014.07.22 19:54 | 수정 2014.07.23 01:33 

 

도피행적 재구성해보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의 도피행각이 결국 그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유 회장의 도피가 시작된 것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4월 20일쯤으로 추정된다. 그는 경기 안성에 위치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을 빠져나가면서 본격적인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금수원을 나설 때부터 유 회장은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이 그를 뒤쫓았지만 이곳저곳의 신도 집에 은신하며 음식과 생필품을 지원받은 덕에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한동안 감시망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사진] 유병언 최후의 행각

 

유 회장은 대책회의를 열고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등 구원파 수뇌부와 함께 안성의 신도 집으로 피신했다. 구원파 핵심 신도이자 일명 '신엄마'로 알려진 신명희(64·여)씨 언니 소유의 아파트와 유 회장의 측근 한모(50)씨의 단독주택 등에 머문 유 회장은 집 안에서 열흘 넘게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2일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국빈(62) 다판다 대표가 구속되자, 이틀 뒤인 4일 유 회장은 안성을 떠나 전남 순천으로 향했다. 유 회장은 측근들과 함께 순천 송치재휴게소에서 500여m 떨어진 '숲속의 추억' 별장에 몸을 숨겼다. 이 별장은 송치재휴게소 운영자인 변모(61)씨 부부가 관리해왔다.

 

검찰은 유 회장이 긴 도피 행각을 벌이던 기간 금수원에 진입하지 않다가 유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간 지 한 달이 지난 5월21일에서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검찰은 22일 유 회장의 도피를 돕던 구원파 신도 추모(60)씨가 순천에서 활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검거팀을 순천으로 급파했다. 검찰은 이날 변씨 부부 등 조력자 4명을 검거했지만 유 회장의 은신처는 25일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추씨의 진술을 토대로 검찰은 25일 밤 유 회장의 은신처를 덮쳤지만 검찰이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유 회장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검찰은 별장에서 유 회장의 체액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순천에서 도주한 유 회장이 6월 첫째주 주말에 해남 또는 목포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해당 지역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검경은 한 달 넘게 검문검색을 하고 구원파 신도 자택 등을 중심으로 유 회장 소재를 찾아나섰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수사기관의 예상과 달리 유 회장은 별장에서 불과 2.3㎞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난 6월12일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검경의 추적도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비상식량·흙물 든 신발·비료포대... 초라한 유병언의 마지막
머니투데이 | 신희은 기자 | 입력 2014.07.23 11:17 | 수정 2014.07.23 11:36 


유병언 시신 발견 장소부터 신체, 유류품까지

"눈여겨 봤더라면 충분히 인식 가능" 비판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40일만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유 전 회장 시신이 발견된 곳이 한 때 은신했던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지척인데다가 그의 신체적 특징과 유류품들로 신분을 충분히 추정할 수 있었는데도 '단순 변사 사건'으로 치부한 때문이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정밀 분석을 위해 국과수로 이송된 22일 오전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연구소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유 전 회장 시신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6분쯤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매실밭에서 주인 박모씨(77)에 의해 발견됐다. 박씨는 발견 즉시 "허름한 행색으로 봐서 노숙인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순천서 강력팀과 과학수사팀, 서면파출소 직원 등이 현장에 출동해 검시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행려병자'의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고 신분확인을 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해 39일만에 유 전 회장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유 전 회장의 도피 흔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과 시신 발견 장소, 신체특징, 유류품들을 조금만 눈여겨보고 알아봤더라면 조기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정황증거'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난달 12일 발견된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여름인데도 벙거지 모자와 상하의 내복, 상의 스웨터와 패팅 점퍼까지 착용한 채로 80% 이상 부패한 반백골 상태였다. 발견 장소는 검찰이 지난 5월 25일 급습했다 간발의 차로 놓쳤다고 발표한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불과 2.3km 거리다. 인근엔 구원파가 보유한 부동산들도 밀집해있다. 차림새나 장소를 봤을 때 유 전 회장의 야산 도주 가능성을 충분히 산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백발 머리카락으로 고령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고 160cm 초반에 불과한 작은 체구는 시신 부패와 무관하게 추정이 가능했다. 경찰은 당초 유 전 회장 수배전단을 배포하면서 키를 165cm로 명시했지만 이후 법무부 수감 기록을 확인해 160cm로 눈에 띄게 작다고 정정했다. 경찰은 이 같은 정정을 일선서에 모두 통보했다고 밝혔고 유 전 회장의 핵심 은신지역이었던 순천 일대 경찰들이 이를 몰랐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일부 절단된 손가락은 부패가 진행돼 확인이 어려웠을 수 있지만 금니가 10개나 있었던 것도 '행려병자'로 보기엔 석연찮은 부분이다.

 

현장에서 발견된 기독교침례복음회(구원파)의 계열사 '한국제약'이 제조회사로 명시된 길이 8.5cm 가량의 'ASA스쿠알렌' 1병도 핵심 유류품이다. 유 전 회장이 즐겨 복용하는 것으로 추적 당시부터 알려져 있던 제품이다. '꿈같은 사랑', '글소리'라는 글자가 앞뒤로 새겨진 천 가방도 있었다. '꿈같은 사랑'은 유 전 회장이 쓴 자서전이자 설교집으로도 사용되는 구원파 대표 서적의 제목이다.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유 전 회장 주변에 안경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직사각형 모양의 파란색 돋보기가 있었다. 상의 점퍼 안쪽엔 접어진 유기질 비료포대 1개가 있었는데 서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바닥에 깔고 잠을 청하거나 하는 목적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시신이 입고 있던 점퍼는 초라한 모습이었지만 고가의 이태리 브랜드인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밝혀졌다. 로로피아나는 캐시미어, 울 소재 전문 브랜드로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입어서 유명세를 치른 맞춤 정장은 세계 5대 정장 중 하나로 손꼽히며 한 벌에 수천만원대를 호가한다. 인터넷 검색만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점퍼는 200~300만원대, 겨울 코트는 1000~2000만원대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퍼 주머니에선 육포 2봉지와 콩 20개도 나왔다. 도주 과정에서 비상식량으로 부피가 적어 소지가 용이하고 에너지 보충이 가능한 식품들이다.

 

반면 신발은 당초 경찰이 명품 브랜드 '와시바(Waschbar)'로 발표했지만 독일어로 '세탁할 수 있는'이라는 뜻의 안내문구 '바슈바르'를 오해한 것이라고 전날 정정했다. 실제 일본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가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와 합작해 만든 와시바(Washiba)라는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값이 그리 비싸지 않고 명품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신발은 흙물이 들어 있어 오래 걸었음을 시사했다.

 

유 전 회장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의문의 유류품들도 있었다. 천 가방 안에서 빈 소주병 2개와 순천에서 제조된 빈 막걸리 1병도 나왔다. 소주병은 보해골드 제품으로 2003년 2월 출시됐고 현재는 생산이 중단돼 시중에서 구입하기 어렵다. 유 전 회장이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야산에서 주워 물병 대신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도피생활 중 스트레스로 음주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유 전 회장 시신 발견 초동대처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자 22일 순천경찰서장과 담당 강력과장을 전격 직위해제하고 과학수사팀 관련자들도 전원 감찰토록 했다. 시신을 발견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총체적으로 부실한 수사가 진행됐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경찰은 순천서에 전남지방경찰청 1부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 유 전 회장의 행적과 사망원인 규명에 나섰다.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 gorgon@mt.co.kr]

 

유병언 도피중 챙긴 1∼10번 가방에 담겨있는 건..
동아일보 | 입력 2014.09.06 03:03 | 수정 2014.09.06 03:05 

 

석 밥상, 얘기 나눠요/신도 충성… 1,9번 가방에 선물받은 만년필-산삼
自社 영광… 3번엔 제작 참여한 올림픽 기념주화
아픈 과거… 8번엔 오대양사건 재수사 관련 서류 
[동아일보] 5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송치재터널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 앞뒤 출입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도로변 산기슭의 외딴 곳에 있는 숲속의 추억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마지막 은신처로 밝혀지면서 국민 상당수가 한 번씩은 들어 본 '명소 아닌 명소'가 됐다. 이곳의 비밀공간에서는 현금 뭉치가 담긴 가방이 발견되면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이후 검찰은 모두 10개의 가방을 찾아냈다. 이들 가방에는 온갖 물건이 들어 있었다. 88올림픽 기념주화부터 고급 만년필, 황금밤송이, 미니 바이올린 등 '도망가기 바쁜 와중에 왜 챙겼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물건도 많았다.

 

 

1, 9번 가방에는 가지각색의 만년필과 넥타이핀, 산삼 등 신도들로부터 받은 선물이 들어 있었다. 구원파 이태종 대변인은 "유 전 회장은 신도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도피 가방에도 챙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3, 10번 가방에서 나온 장 세척용 호스와 88올림픽 기념주화 등은 유 전 회장과 그 계열사가 개발에 참여한 물건들이라고 한다. 1980년대 유 전 회장이 운영한 삼우트레이딩은 88올림픽 기념품 제작 사업에 참여했는데, 기념주화도 그때 제작됐다는 것.

 

8번 가방에서 나온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 관련 서류에는 유 전 회장의 아픈 과거가 담겨 있다고 한다. 유 전 회장은 당시 사기죄로 4년간 복역했던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집무실에 관련 서류를 보관하고 있었다. 세월호 사고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과거 사건까지 검찰이 들춰낼 것을 우려해 이들 서류도 도피 품목에 포함시켰다. 2, 4, 5, 6번 가방에서 발견된 현금 25억 원은 유 전 회장이 평소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금수원에 보관하고 있던 돈이라고 한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도피 중 은신처를 매입하거나 밀항할 것에 대비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변종국 bjk@donga.com / 순천=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