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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 의혹

[유병언 장례식] 상주는 없고 매제가 접대… '억울하다' 목청 높인 구원파

잠용(潛蓉) 2014. 9. 1. 11:42

병언 장례식서 "억울하다" 목청 높인 구원파
[조선일보] 2014.09.01 03:04


유대균, 화장실 옆에 홀로 앉아 줄곧 고개 숙인 채 흐느껴
장례식 끝난 후 다시 구치소로

검찰 "시신과 관련한 악성 유언비어 잦아들 것"
침몰한 세월호 선사(船社)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였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30∼31일 이틀간 비공개로 구원파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 대강당에서 치러졌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과 천해지 등 계열사에서 배임 1071억원, 횡령 218억원, 탈세 101억원 등 모두 1400억원 가량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명수배됐다가 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었다.

 

구원파 신도들의 조문이 시작된 30일 오전부터 금수원 정문 앞은 전국에서 몰려온 승용차와 전세 버스로 붐볐다. 구원파 경비 인력은 진입 차량들을 일일이 막고 신도의 비표(祕標)를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40~50대는 물론 중·고등학생과 70~80대 노인, 외국인 신도 등이 총 23만㎡(약 7만평)에 이르는 금수원 내부로 들어갔다.

 

[사진] 유병언, 금수원 뒷산에 묻혀 - 31일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운구되는 것을 추모예배에 참석한 구원파 신도들이 지켜보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이날 금수원이 내려다보이는 인근 청량산 자락에 묻혔다. /금수원 제공

 

참석자 등에 따르면, 대강당 빈소에는 모자를 쓴 유 전 회장이 대형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의 영정 사진이 놓였다. 조문객들은 10명 정도씩 무리지어 헌화하고 묵념했다. 영정 사진 뒤편 대형 스크린에서는 유 전 회장의 생전 동영상과 사진, 그가 쓴 시들이 상영됐다.

 

 

신도 4000여명(구원파 추산 약 7000명)은 31일 오전 대강당에 모여 추모 예배를 갖고 발인·운구까지 지켜봤다. 구원파 관계자들은 추모 예배 때 "엄청난 거짓말과 악한 말들이 지나가고 있다. 세상의 악한 말들을 견뎌야 하는 시간" "(유 전 회장이) 1991년 오대양 자살사건 배후로 지목돼 억울하게 4년여 격리된 삶을 살았다"는 등 유 전 회장과 자신들이 부당하게 당하고 있다는 투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인 후 유씨 시신은 금수원이 내려다보이는 인근 청량산 자락에 묻혔다. 한 신도는 "검찰이 정부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현상금 5억원을 걸고 들짐승처럼 (유 전 회장을) 사냥하다가 객사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장례식이 열린 이틀간 빈소에서 직접 조문객을 맞은 유족은 지난 29일 구속 집행정지로 잠시 풀려난 유씨의 장남 대균(44)씨가 아닌 매제 오갑렬(60) 전 체코 대사였다. 한 참석자는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상주 대균씨는 신도들 눈에 띄지 않는 빈소 VIP 화장실 옆에 홀로 앉아 줄곧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흐느꼈다"고 했다. 대균씨와 함께 구속 집행이 일시 정지된 유씨의 아내 권윤자(71)씨도 31일 발인 예배 전에는 빈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동생 권오균(64)씨 등 친지와 함께 별도의 가족 방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 참석차 52시간 구속 집행정지 허가를 받았던 대균씨와 권윤자·권오균씨, 유병언씨 동생 유병호(61)씨 등 4명은 장례가 끝난 31일 오후 구원파 집행부와 회의를 한 뒤 호송용 승합차로 금수원을 빠져나와 오후 7시쯤 인천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 장례식을 계기로 그의 시신과 관련한 악성 유언비어는 잦아들 것으로 본다"면서 "유씨는 청해진해운 등에서 자금을 빼내고 안전 운항을 게을리해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유씨 일가에 대한 재판과 그들 재산의 국고 환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김승재 기자 안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