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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추억의 가요] '봄맞이' (1928) - 이난영 노래

잠용(潛蓉) 2015. 2. 7. 10:51

 

 

'봄 맞 이' 
윤석중 작사 / 문호월 작곡 / 이난영 노래

(이난영 1928년 취입곡)


<1>

얼음이 풀려서 물 위에 흐르니
흐르는 물 위에 겨울이 간다
어허야 어허야 어-허어리~
노를 저어라 음~  봄맞이 가자
<2> 
냇가의 수양버들 실실이 늘어져
흐르는 물 위에 봄 편지 쓴다
어허야 어허야 어-허어리~
돛을 감아라 음~  봄맞이 가자
 <3>
제비 한 쌍이 물 차고 날아와
어서 가보란다 님 계신 곳에
어허야 어허야 어-허어리~
노를 사려라 음~ 봄맞이 가자
 <4>
돌아온 강남제비 물 위에 춤추고
집 위에 종달새 노래부른다
어허야 어허야 어-허어리~
노를 저어라 음~ 봄맞이 가자

 

 


 

1930년에 접어들면서 가장 많이 불려진 노래 중의 하나로 노래의 여왕 이난영의 소녀시절에 부른 '목포의 눈물' 다음 가는 힛트송이다. 작사자인 아동문학가 윤석중(尹石重)씨가 당시 양정고보를 나오자 서울 남대문통에 자리잡고 있던 OK레코드회사 2층 연습실을 빌어 <계수나루회>란 동요단체를 이끌고 있었는데, 이 '봄맞이'는 그 때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가사는 동요 티가 나는 유행가이기는 하나 그래도 동요작가 생활 40년 동안에 대중가요로 불리는 것은 이 한 편만이 있을 따름이다. (歌謠半世紀에서/ 白庸)

 이 곡은 동요작가 윤석중이 작사를 하고 문호월이 작곡한 이난영의 힛트작이다. 경북 김천 출신 문호월은 전통민요에 새롭게 편곡한 신민요를 많이 발표했었다. ‘노들강변’이 그 대표작이며, ‘봄맞이’는 2박자의 폭스 트롯의 빠른 템포의 노래이다. 이 곡은 이난영 특유의 비음이 잘 어우러진 간드러진 목소리로 잘 소화한 노래인데. 황금심도 비음섞인 목소리가 특징으로 이 노래가 그녀에게 어울리는 노래임은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알 수 있다. 민요풍으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비음을 적절히 잘 구사할 줄 알아야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우수, 경칩 무렵이면 겨우내 얼었던 두터운 얼음이 따뜻한 봄 기운에 서서히 녹아내리는데 풀린 얼음이 물 위에 흐르고 흘러서 물 위에 겨울이 떠내려 간다는 표현이 매우 낭만적이고 시적이다. 어야 디야~ 흥겹게 노를 저어서 봄맞이 가자는 신민요풍의 대표적인 노래이다. 이 노래는 이난영 외에도 장세정, 황금심, 박재란, 조미미, 백설희, 이미자 등 많은 가수가 불렀으며, 그중에 박재란의 노래는 약간 느리면서 여유있는 느낌을 준다.

 


봄맞이 - 이난영

 


‘목포의 눈물’ - 이난영 노래

 


아동문학가 윤석중의 또다른 면모
[오마이뉴스] 2003.12.10 15:33 이준희(songcing)

 

<봄맞이> <외로운 아가씨> 등 총 3곡 작업
지난 12월 9일에 타계한 윤석중(尹石重 1911~2003)은 실로 우리 나라 아동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의 삶이 곧 우리 아동 문학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이며, 수많은 그의 작품들은 오랜 세월 동안 만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 10대 소년으로 첫 작품을 쓴 1924년 이후 윤석중은 동요, 동시, 동화 등 주로 아동 문학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그런데 그의 작품 중에서는 비록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위한 노래, 유행가 가사도 발견할 수 있다. 윤석중이 작사한 유행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나온 것으로 확인할 수 있고, 또 현재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은 <봄맞이>이다. 신민요 <노들강변>을 작곡한 문호월(文湖月)이 곡을 만들고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가수 이난영(李蘭影)이 부른 이 노래는 1934년 2월 신보로 오케레코드에서 음반이 발매되었다. [사진: <봄맞이> 음반라벨 ⓒ 이준희]

얼음이 풀려서 물 위에 흐르니/ 흐르는 물 위에 겨울이 간다
어야 드야 어허으리/ 노를 저어라 봄맞이 가자
냇가에 수양버들 실실이 늘어져/ 흐르는 물 위에 봄편지 쓴다
어야 드야 어허으리/ 돛을 감아라 봄맞이 가자
제비 한 쌍이 물 차고 날아와/ 어여 가 보란다 님 계신 곳에
어야 드야 어허으리/ 노를 달여라 봄맞이 가자

유행가로 만들어지기에 앞서 신문 지면에 먼저 발표되었던 <봄맞이>는 음반에 유행가로 표기되기는 했으나 신민요적인 분위기가 짙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목포의 눈물>을 발표하기 이전 이난영의 노래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었던 <봄맞이>는 요즘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어렵지 않게 들어 볼 수 있다. <봄맞이>보다 반년 늦게 발표된 <젊은 뱃사공>(염석정廉石亭 작곡)은 음원이나 가사가 공개되어 있지 않아 정확히 어떤 작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민요로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봄맞이>보다 민요적인 색채가 더욱 짙은 작품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젊은 뱃사공>은 당시 오케레코드의 간판급 가수로 활동하던 이난영과 고복수(高福壽)가 함께 부른 곡이기도 하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윤석중이 작사한 유행가에 신민요풍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소박하면서도 친근한 우리말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에 노력한 그의 작풍(作風)과도 관련이 있는 점이라 할 수 있다. 1938년에 나온 <외로운 아가씨>(박시춘(朴是春) 작곡, 남인수(南仁樹)·장세정(張世貞) 노래)는 앞서 본 두 작품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 곡이다. 당시 유행하던 블루스풍 곡조에 붙여진 가사는 본격적인 유행가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외로운 아가씨> 역시 당시 유행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지나치게 감상적인 표현과는 거리가 있어, 동요작가로서 유행가 가사를 지은 윤석중의 입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무섭지 않으세요 앞에 가는 아가씨/ 호젓한 밤거리로 혼자 가는 아가씨
아가씨 모셔다 드릴까요, 아가씨 모셔다 드릴까요/ 혼자 가도 좋아요, 호젓해서 좋아요.
바래다 드릴까요 앞에 가는 아가씨/ 가까운 길을 두고 돌아가는 아가씨
아가씨 바래다 드릴까요, 아가씨 바래다 드릴까요/ 돌아가도 좋아요, 멀더라도 좋아요.
이 우산 받으세요 앞에 가는 아가씨/ 밤길을 이슬비를 맞고 가는 아가씨
아가씨 이 우산 받으세요, 아가씨 이 우산 받으세요/ 맞고 가도 좋아요, ㅇㅇㅇ도 좋아요.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윤석중의 유행가는 이 세 곡에 그치지만, 광복 이전 유행가에는 아직 작가가 밝혀져 있지 않은 작품이 대단히 많기 때문에 윤석중이 작사한 작품이 더 발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앞으로 보다 많은 작품이 발굴된다면, 아동문학가의 이면에 숨어 있는 유행가 작가 윤석중의 작품 세계 또한 본격적으로 재조명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