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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사 피격] 긴박했던 5시간 치료... 그래도 '같이 갑시다!' 트윗

잠용(潛蓉) 2015. 3. 6. 15:46

미국대사 피습...

흉기가 된 '극단적 민족주의'
한겨레 | 입력 2015.03.05 20:10 | 수정 2015.03.05 22:40 
 

리퍼트 대사, 오른뺨 베이고 왼팔 찔려… 생명 지장없어
체포된 김기종씨 "한미 군사훈련 반대… 혼자서 범행 준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한-미 연합훈련 반대 등을 주장하는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에게 흉기로 피습당해 얼굴과 왼팔을 크게 다쳤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위 외교관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한-미 관계는 물론 범행 동기 수사 등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리퍼트 대사는 아침 7시40분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장 홍사덕)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연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강연을 앞두고 식사하던 중 25㎝ 길이의 과도를 든 김씨에게 습격당했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의 뒤쪽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달려들어 대사를 밀쳐 눕힌 뒤 상체에 올라타고 흉기를 휘둘렀다. 리퍼트 대사는 오른뺨을 11㎝ 베이고, 왼팔에 3㎝ 크기의 관통상을 입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은 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2시간30분간 수술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은 "얼굴을 80여 바늘 꿰매고 손상된 왼손 신경과 힘줄을 봉합했다. 다행히 (흉기가) 경동맥을 비껴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기능적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체포된 김씨는 독도수호운동 등을 하는 문화단체 우리마당 독도지킴이의 대표다. 김씨는 사전 등록 명단에는 없었지만, 지난달 13일 민화협이 소속 181개 단체에 일괄 발송한 초청장을 받은 뒤 범행을 준비했다고 한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경찰이 수사중이지만, 그가 이날 피습 현장에 들고 간 유인물, 검거 뒤 발언, 과거 행적 등을 볼 때 '극단적 민족주의자'의 돌출적 범행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씨는 강연장에 가져간 유인물에서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해라!'

'우리에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켜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주장에는 왜 마냥 침묵하는가'

'광복 70년이라면서 군사주권 없는 우리의 처지가 비통할 뿐이다'

 

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 체포된 뒤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전쟁훈련 때문에 이산가족이 못 만나지 않습니까.

키리졸브 훈련 반대합니다.

전쟁훈련 중단해야 합니다.

과거 팀스피릿 때처럼 전쟁훈련 중단합시다"

 

라고 수차례 외쳤다. '왜 폭력을 썼느냐'는 질문에는

"전쟁을 반대하니까. 전쟁보다 더 큰 폭력이 어디 있느냐?”고 답했다.

 

언제 계획했는지,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열흘 전부터 했다. 같이 하면 큰일난다"며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김씨는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찌르지 않고 겁만 주려고 했는데, 대사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과거에도 공개 석상에서

"일본 천황을 죽여야 한다"

"지구상에서 미국은 없어져야 한다"

 

는 등 과격한 발언과 돌출적 행동을 자주 하고, '독립운동가'로 자처하는 등 자기과시 성향이 강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전했다. 김씨는 2010년 7월 '한-일 공동 번영'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에게 독도를 상징하는 길이 10㎝와 7㎝ 크기의 콘크리트 조각을 던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은 김씨에게 살인미수와 상해(흉기 소지), 외국사절 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김씨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김씨 사무실과 전화 수·발신 내역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범행 동기와 배후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용 이재욱 기자xeno@hani.co.kr]

 

'입장에서 습격까지 단4분'...

손으로 쓴 이름표로 입장
연합뉴스 | 입력 2015.03.05 18:19 | 수정 2015.03.05 18:22  
 
김씨, 미리 참석 의사 밝히지 않아… 주최 측이 들여보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5일 오전 흉기로 수차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의 범행은 불과 4분 만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사건 현장인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입구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오전 7시33분 수행원과 정문 출입구로 입장했다. 김씨는 2분 뒤인 7시36분 같은 정문 출입구로 홀로 들어갔고, 이로부터 4분 뒤인 7시40분 리퍼트 대사가 상처를 입은 얼굴을 감싸 안고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확인됐다.

 

 

 

 

↑ 제압당한 리퍼트 미 대사 습격 괴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용의자가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당하고 있다.

 

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리퍼트 대사에 대한 범행이 이뤄진 것을 두고 김씨가 어떻게 행사장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행사를 주최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에 참여하는 181개 가운데 하나인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대표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주최 측은 김씨를 포함해 420명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현장 공간의 한계 때문에 실제로 참석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로부터 사전에 연락을 받아 명단을 작성해 뒀다. 김씨는 초청장에 회신(RSVP)을 하지 않아 이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의 얼굴을 알고 있던 행사 관계자가 현장에서 손으로 써 준 이름표를 달고 행사장인 세종홀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현장에 배치됐던 정보관이 행사 관계자에게 김씨가 출입이 가능한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행사 관계자는 참여 단체의 일원이라 괜찮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김씨는 자기가 행사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며 "김씨가 현장에 온다는 정보는 경찰이 사전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세종홀로 들어간 후 얼마 되지 않아 리퍼트 대사에게 접근해 흉기를 휘둘렀다. 그러나 '복장이 특이하다'는 이유로 김씨를 주시하고 있던 정보관 등에 의해 곧바로 제압됐다.

 

앞서 민화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왜 등록도 되지 않은 김씨를 입장시키느냐'는 경찰의 말을 들은 후 실무자가 김씨에 대한 조치를 취하러 향하던 중 김씨가 헤드테이블로 뛰어나가 테러행위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측의 말을 종합하면 민화협 관계자가 '조치'를 취하려 한 때 경찰은 김씨를 '주시'하고 있었고, 그 사이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를 두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헤드테이블 참석자를 조사해야 구체적인 정황이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tsl@yna.co.kr]


리퍼트 대사 피습후 수술까지...

긴박했던 5시간 (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5.03.05 18:53 | 수정 2015.03.05 18:53  

 

 

↑ 민화협 행사장서 괴한 공격당한 리퍼트 주한 미 대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 참석했다가 괴한의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3월 5일 오전 7시 33분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로 들어감.
▲ 오전 7시 36분 = 김기종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흉기를 소지한 채 세종홀에 들어감.
▲ 오전 7시 40분 = 김기종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조찬이 시작되자 갑자기 일어나 한 참석자 옆에 유인물을 내려놓은 뒤 리퍼트 대사를 밀쳐 눕히고 25㎝ 길이의 흉기를 수차례 휘두름. 리퍼트 대사, 사건 현장에서 순찰차를 이용해 강북삼성병원 응급실로 이송. 김씨는 현장에서 검거.

▲ 오전 8시 10분 = 김기종 대표, 들것에 실려 서울 종로경찰서로 이송.
▲ 오전 9시 30분 =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 1차 브리핑 열고 기초 조사 내용 발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어떤 경호 요청도 받은 바 없다."
▲ 오전 9시 30분 = 리퍼트 대사, 강북삼성병원에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
▲ 오전 10시 = 세브란스병원서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와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 집도로 리퍼트 대사 수술 시작.
▲ 오전 11시 = 김기종 대표, 오른쪽 발목 골절 호소해 들것에 실려 적십자 병원으로 이송.
▲ 오전 11시 30분 = 박근혜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 세 번째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사건 보고받고 "이번 사건은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밝힘.
▲ 오후 12시 10분 = 로버트 오그번 주한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브리핑. "리퍼트 대사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오후 12시 30분 = 리퍼트 대사 수술 종료.
▲ 오후 12시 40분 = 김기종 대표, 오른쪽 발에 깁스한 채 들것에 실려 서울 종로경찰서로 옮겨져 조사.
▲ 오후 2시 = 신촌세브란스병원, 수술 경과 브리핑.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 길이 11㎝, 깊이 3㎝, 왼쪽 팔에 2㎝의 상처를 입었고 힘줄 근육 2개가 파열됐다."
▲ 오후 3시 = 민화협, 서울 구세군회관 건물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 홍사덕 대표상임의장 사태 책임지고 사의.
▲ 오후 5시10분 =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 2차 브리핑 열고 조사 내용 발표. "김기종,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 (서울=연합뉴스)

 

성공적 수술 마친 리퍼트 대사 "같이 갑시다" 심경 전해
동아일보 | 입력 2015.03.05 18:27

 

'대사 수술 성공적'
25cm 흉기에 얼굴이 찔리는 테러에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일국의 대표다운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같이 갑시다"라며 한미 동맹의 발전을 기원하며 의연히 대처했다. 리퍼트 대사는 5일 오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성공적인 응급 수술을 마친 후 "하늘이 도왔다(Doing well&in great spirits!). 아내 로빈, 아들 세준, 강아지 Grigsby와 나는 관심과 지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Robyn, Sejun, Grigsby & I - deeply moved by the support!)"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진]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트위터

 

리퍼트 대사는 이어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업무에)복귀할 것"이라며 "같이 갑시다"라고 부연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흉기에 습격을 당한 후에도 "나는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라는 말을 미국 측 당국자에게 남긴 바 있다. 피습 직후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리퍼트 대사는 수슬을 받기 위해 이날 오전 9시30분쯤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리퍼트 대사는 차량에서 내리면서 괜찮은지 묻는 미국 측 당국자에게 "I'm OK, I'm OK. Hey, guys, don't worry."라는 말을 두 차례 하고는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연녹색 환자복 차림의 리퍼트 대사는 거동에는 불편함이 없어 보였고 스스로 걸어서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리퍼트 대사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치료 경과와 현재 환자의 상태 등을 설명했다. 정남식 병원장은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오늘 오전 9시30분 경 병원에 도착해 바로 수술을 받았다"며 "성형외과 유대현 교수와 정형외과 최윤락 교수가 2시간 30분여 동안 수술을 집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병실로 옮겨진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치료 상황과 관련해서 "왼쪽 얼굴 광대뼈에서 턱밑까지 길 11cm 깊이 3cm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80여 바늘을 꿰맸다"며 "안면 신경과 침샘 등 주요 부위를 빗겨나가 큰 손상은 없다"고 밝혔다.왼쪽손 부위 부상에 대해서는 "왼쪽 팔 전완부는 안쪽과 바깥쪽에 약 2cm의 관통상과 힘줄 근육 2개가 부분 파열되었으며 특히 척골 감각신경부에 손상이 있어서 신경접합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팀 http://bl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