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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성평등

[미 연방대법원] '동성 결혼은 합헌' 결정

잠용(潛蓉) 2015. 6. 27. 13:24

미 대법원 "동성결혼 합헌" 역사적 결정… 미 전역서 허용
연합뉴스 | 2015/06/27 00:19

 


↑ '동성애자 권리 지지' 무지개빛 조명 켠 샌프란시스코 시청(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 허용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역사적 판결을 선고하기 전날인 25일(현지시간) 늦은 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 청사가 동성애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빛 조명으로 빛나는 가운데 그 앞 횡단보도에 녹색 등과 보행 신호등이 켜져 있다. /2015.6.26 solatido@yna.co.kr

 

"결혼은 법·사회 발전과 동떨어질 수 없어, 법 앞의 평등 헌법이 보장해야"
"수정헌법 14조 동성결혼 허용" 평등권 규정 수정헌법에 결정 근거
오바마 "평등을 향한 여정의 큰 발걸음", 판결 원고인 게이에게 축하전화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연방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결정은 대법관 9명 가운데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이뤄졌다. 지금까지는 워싱턴 D.C.와 36개 주에서만 동성 결혼이 허용돼왔으나, 이날 결정으로 미 전국에서 동성 결혼이 허용됐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수정헌법 14조(평등권)는 각 주가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과 동성 간 결혼이 자신들이 사는 주가 아닌 다른 주에서라도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동성결혼 허용 기념' 백악관 트위터 사진(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찬성 5, 반대 4로 미국 전역에서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하자 미 백악관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 그림에 동성애 지지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을 덧입혀 '트위터' 표지사진으로 만들었다. <백악관 공식 트위터 화면 캡처> 2015.6.27 smile@yna.co.kr

 

수정헌법 14조는 동성 결혼 지지자들에게 동성과 이성 결혼이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근거로 여겨져 왔는데 대법원이 이날 결정의 논리를 14조에서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또 결혼은 예로부터 중요한 사회적 제도였지만 "법과 사회의 발전과 동떨어져 홀로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성 결혼에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진 사회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법원은 강조했다. 대법원은 "남녀 동성 커플들이 결혼의 이상을 경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그들은 법 앞에서의 평등한 존엄을 요구한 것이며 헌법은 그 권리를 그들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결의 캐스팅 보트를 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도 결정문에서 "결혼은 한 국가의 사회적 질서의 이정표"라며 "동성 커플이건 이성 커플이건 이러한 원칙을 존중하는 데에는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 '동성애자 권리 지지' 무지개빛 조명 켠 샌프란시스코 시청(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 허용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역사적 판결을 선고하기 전날인 25일(현지시간) 늦은 밤 동성애자 인권 운동의 중심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 청사가 이를 상징하는 무지개빛 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2015.6.26 solatido@yna.co.kr

 

 

대법원은 동성 커플 14명의 청원으로 지난 4월28일 동성결혼의 전국적 허용 여부를 결정할 심의를 시작한 이래 미시간과 오하이오, 켄터키, 테네시 등 동성 결혼을 금지한 4개 주에 반대하는 이들 커플 측의 주장과 4개 주를 변호하는 주장을 경청해왔다. 또 지난해 11월 연방 제6 순회항소법원이 4개 주의 동성결혼 금지 방침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으나, 이에 불복한 이들이 대법원의 개입을 촉구하자 동성결혼의 전국적 허용 여부를 대법원이 결정할지, 주가 판단하도록 할지 심의에 착수한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2013년 이성 간의 결합만 결혼으로 인정한 결혼보호법의 부분 위헌 결정, 지난해 10월 5개 주의 동성결혼에 대한 상고 각하 결정 등을 통해 사실상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길을 열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평등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제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할 권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재판의 원고이자 게이인 짐 오버게펠에게 전화를 걸어 대법원의 결정을 축하했다.

동성 결혼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대법원 건물 앞에 모여 동성애를 의미하는 무지개 깃발 등을 흔들며 역사적 결정을 환영했다.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결혼의 자유'라는 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이날 승리는 자유와 평등, 포용, 무엇보다 사랑을 위한 중대한 승리"라며 "미국 역사상 최초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커플들이 '결혼한다'라고 말할 자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shin@yna.co.kr]

 

무지개로 물든 미국… "동성결혼 합헌 결정은 미국의 승리"
연합뉴스| 2015/06/27 05:47


자유·평등의 큰 진전 vs 대법관·공화당 등 보수파는 강력 반발
(워싱턴·샌프란시스코·댈러스=연합뉴스) 심인성 임화섭 장현구 특파원 = 미국에서 '인권과 정의의 파수꾼' 노릇을 해 온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판정을 내리고 미국 전역에 동성결혼 허용 결정을 내린 2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은 성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지지하는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다. 행정 수도인 워싱턴D.C.에 자리한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과 세계 동성애자의 수도 격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뻐하는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지지자의 환호성으로 크게 진동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즉각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던 동성 연인들은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둘러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정치인 등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결혼의 의미가 정치적인 판결로 퇴색했다'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의 논란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고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반색했다. 아울러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 동성애자·인권 단체 기쁨 만끽… 새로운 민권시대 개막-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10시께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허용 결정이 알려지자 연방대법원 청사 바깥에서 판결을 기다리던 동성애자와 인권 단체 지지자들은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며 기쁨을 자축했다.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기뻐하는 지지자들. 성결혼 합헌 결정에 기뻐하는 지지자들 인권 단체 회원들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의 한 도서관에 모여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및 전국 허용 결정에 기뻐하고 있다.(AP=연합뉴스)


길게는 50년 가까이,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군 동성결혼에 대해 '최후의 보루'인 연방대법원이 대법관 5-4 판결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싸워온 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뜨겁게 포옹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판결 전 미국 국가를 부르며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역사적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념하고자 청사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기쁨의 행진을 벌였고, 지나가던 시민은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건넸다.

CNN 방송으로 생중계된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이자 이번 재판의 원고인 짐 오버게펠에게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축하와 경의를 동시에 표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사는 크리스털 하딘은 각각 3, 5살 먹은 아이들과 함께 연방대법원 청사로 달려와 새 역사의 순간을 함께했다.

 

그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결혼 평등권을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아이들과 이 순간을 만끽하고자 나왔다"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지는 모르지만, 역사의 순간을 이 자리에서 함께했다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미래에 무척 소중할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등 공공건물과 역사적인 동성애자 밀집 지역인 카스트로 구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또 시청 앞에 자발적으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사랑하는 동성 커플 모두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사랑이 승리하다'는 뜻의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 샌프란시스코 시청에 모인 동성결혼 지지자들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및 전국 허용 결정을 환영하는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연설을 듣고자 많은 지지자들이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 모였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시 청사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공건물은 리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날 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 조명이 환하게 켜고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기대했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에도 많은 동성애자가 모여들어 새 역사의 개막을 만끽했다. 게이바인 이곳에 1969년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자, 이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뒤 스톤월 인은 게이 해방 운동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스톤월 인'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렌츠는 "동성결혼은 결혼이 아닌 평등의 문제"라며 "뉴욕의 LGBT와 세계의 성적 소수자가 거둔 승리"라고 말했다.

 

 

↑ 뉴욕 '스톤월 인'서 동성결혼 자축하는 게이 커플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및 전국 허용 결정이 내려진 26일(현지시간) 게이 커플이 미국 뉴욕의 유명 게이바인 '스톤월 인'앞에서 키스하며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동성결혼 허가증 받으러 법원 쇄도

그간 동성결혼을 불허한 미국 14개 주의 동성 짝들은 연방대법원의 판결 직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받으러 법원으로 즉각 달려갔다. 

 


 

↑ 자축하는 게이 커플 케네스 덴슨(왼쪽)과 가브리엘 멘데스 게이 커플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및 전국 허용 결정에 기뻐하며 댈러스의 법원에서 키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결혼 허가증을 받으려고 동성커플 20∼25쌍이 미국 텍사스 주 트래비스 카운티 법원에 득달같이 달려가는 등 텍사스, 네브래스카, 조지아,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아칸소, 미시간, 오하이오 등 14개 주 법원에 동성애 커플이 운집했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아왔지만, 주 정부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동거인 신분으로 지내던 게이와 레즈비언 쌍들은 지인과 가족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리며 합법적인 동성 부부로서의 소중한 자유를 누렸다.

 

 

↑ 7대 레즈비언 커플 결혼식 43년간 커플로 지내온 마지 에이드(77.오른쪽)와 앤 소럴(78) 레즈비언 커플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서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및 전국 허용 결정 이후 지인들의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미시시피 주 힌즈카운티 법원은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결혼 허가서 신청 양식을 '신랑, 신부'에서 '신청자 1, 신청자 2'로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동성결혼의 전국적인 허용에 따라 그간 불허된 주에 살던 300만명의 동성커플이 결혼권을 획득했다고 추산했다. NBC 방송은 1996년 갤럽 여론 조사에서 동성결혼 찬성 응답률이 27%에 불과했으나 최근 조사에서 60%로 급상승했다면서 다른 어떠한 사회 의제보다 미국민이 동성결혼에 호의적으로 돌아선 것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 보수파 강력 반발 "종교 자유에 대한 공격"… 대선쟁점 부상 가능성

일부 기독교 신자와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등 보수파 인사들은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은 '보수 본색'으로 돌아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법리적인 의견이 빠진 상태로 대법원이 끝냈다면서 이번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도계 후손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법원을 비난했다. 공화당의 유력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신경외과 의사 출신 경선 주자 벤 카슨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미국의 법"이라는 말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언론은 공화당 잠룡 가운데 카슨의 반응이 가장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sims@yna.co.kr, solatido@yna.co.kr, cany9900@yna.co.kr]


미국 전역서 동성결혼 합법화… 공화당 반발로 논란은 계속
연합뉴스 | 2015/06/27 05:19

 

대법관 9명 중 찬성 5명, 반대 4명… 로버츠 대법원장 반대표 행사
동성결혼 합법화한 21번째 국가…
공화 잠룡들 비판 대선쟁점 부상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텍사스 주(州)를 비롯해 동성결혼을 금지해 온 14개 주에서도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남녀 이성 간의 결합'으로 구성된 전통적 부부에게 제공하는 것과 똑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14개 주의 동성 커플은 약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워싱턴D.C.와 36개 주에서만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 역시 동성 커플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애플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이미 사실상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기업은 동성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는 게 현실이다.

 


↑ 동성애자 권리 지지 무지개빛 조명 켠 샌프란시스코 시청


미 대법원의 이번 동성결혼 합헌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대법원은 앞서 2013년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이성 간 결합'이라고 규정해 동성 커플이 연방정부에서 부부에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한 1996년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동성결혼을 금지해 달라'며 5개 주에서 제기한 상고를 각하함으로써 이들 지역에서 동성결혼 허용의 길을 텄다.

 

동북부의 매사추세츠 주(州)가 2004년 5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이후 2000년대 말까지 동성결혼을 인정한 주는 손에 꼽을 정도였으나, 2013년 대법원 결정 이후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2013년 8곳, 2014년 16곳에 이어 현재 36개 주로 늘어났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54)이 지난해 10월 말 자신이 게이라고 공개로 선언하는 등 미국 사회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쪽으로 흘러왔다.

비영리단체인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대법원의 합헌 결정을 전망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1970년대 이후 본격화된 이민 물결로 백인·앵글로 색슨족·프로테스탄트(WASP)라는 미국 인구의 주류 지형이 바뀐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은 히스패닉계가 대선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미국 내 인구 비중이 17.4%(5천540만 명)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성소수자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온 것도 대법원의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정책을 역설해 왔으며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LGBT에 대한 보호를 강조했다. 지난 2월에는 국무부 차원에서 LGBT 성소수자 특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 직후 트위터에 "평등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환영의 글을 올린 데 이어 곧바로 특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승리다. 이번 결정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결정 직후 '세계 게이들의 수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미국 도시 곳곳에서도 환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대법원의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에도, 당분간 동성결혼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에 찬반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법원 최종 결정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이외에 진보와 보수 성향의 대법관 8명이 각각 찬성 4명, 반대 4명으로 극명하게 엇갈린데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공화당 추천 인사이면서도 전날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해 예상 밖의 합헌 결정을 내렸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반대 소수의견을 내면서 "이번 결정은 헌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보수 성향의 대법관 4인은 동성결혼 인정 여부는 각 주 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공화당 대선후보들도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제국적 대법원'이라는 격한 표현도 나왔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성명에서 "남녀 간의 결혼에 대한 규정은 신이 만든 것으로, 어떤 속세의 법원도 이를 변경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오직 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결혼의 재정의'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양분된 목소리를 냈다"며 5대 4로 갈린 대법원 결정을 거론한 뒤 "제국적 법원의 (합법화) 결정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사법부의 폭압에 저항하고 거부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도 "대법원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제 남은 유일한 방법은 주 정부가 계속 결혼의 정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헌법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와 릭 샌토럼(펜실베이니아) 전 상원의원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다만,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은 대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존중 또는 지지의 입장을 보여 다른 공화당 후보들과 대조를 보였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2016년 미 대선판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성결혼을 지지해 온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과, 보수 결집을 야기해 공화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상반된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08년 대선 경선 당시에는 동성결혼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최근에는 "동성결혼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해야 한다"며 지지로 급선회했다.

 

한편,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은 미국이 전국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21번째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동성결혼은 네덜란드가 200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허용했다.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갖는 위상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 조치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ims@yna.co.kr]


연벙 대법원 “군 동성애 공개 금지는 합헌”   
한국일보ㅣ2009-06-09 (화) 

 

연방 대법원은 8일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에 대한 정체성을 공개하고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한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는 군내 동성애 비공개 복무 정책하에서 강제 퇴역한 전직 장교출신 제임스 피에트란겔로 2세가 제기한 동성애 공개허용 요구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문에서 연방항소법원이 동성애자에 대해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는 국방부 정책은 군의 규율과 결속력을 높이려는 정부의 정당한 이해와 합리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한 것은 올바른 판결이라고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대선 유세과정에서 동성애자 비공개 복무 정책을 뒤집겠다고 선언했지만 취임 이후 현재까지 구체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고 있다.  


[질문] 왜 무지개 깃발은 동성애의 상징이 됐나요?
헤럴드경제 | 입력 2015.06.29. 16:05 | 수정 2015.06.29. 16:14

 

[HOOC=서상범 기자][질문] 동성애 문화를 상징하는 깃발이 무지개(레인보우) 깃발로 알고 있습니다. 왜 많은 색 중에 무지개를 사용하는 걸까요? 유래가 궁금합니다. -- 미국 연방 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리며 전세계가 무지개 빛깔로 물들고 있습니다. 판결 후 미국 전역에서는 무지개색 깃발을 든 동성애자와 그 지지자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백악관의 공식 트위터 계정 역시 무지개로 색을 입힌 백악관의 모습을 공개하며 이번 판결을 축하했습니다.

 


↑ 사진1= 위키피디아


구글 등 IT 기업들 역시 무지개를 이용한 각종 이모티콘과 배너를 선보였는데요. 구글은 ‘평등한 결혼(marriage equality)’이나 ‘gay marriage(동성결혼)’ 등 성소수자와 관련된 단어를 검색했을 때 페이지에 무지개 색의 서로 손을 잡은 사람들과 하트 모양 배너를 띄우도록 했습니다. 트위터는 무지개 하트와 깃발 모양의 이모티콘을 선보였죠.

이처럼 무지개 깃발(Rainbow Flag)은 동성애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는데요. 그 유래에 대해 위키피디아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지개의 다양한 색깔은 LGBT(게이,레즈비언,양성애자,트랜스젠더)로 불리는 성수사자들의 다양성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무지개를 사용한 깃발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78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이 퍼레이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술가 길버트 베이커가 주디 갈란드의 노래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것으로 전해지죠. 주디 갈란다는 게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뮤지션입니다. 여기에 60년대 대학가 흑인 인권운동 진영에서 인종 평등을 상징하는 오색기(적- 흑- 고동- 황- 흰색)도 길버트의 아이디어에 영감을 줬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깃발을 만들었을 때는 지금과는 다른 여덟가지 색의 무지개였는데요. 빨강ㆍ주황ㆍ노랑ㆍ초록ㆍ파랑ㆍ남색ㆍ보라의 7색에 핑크를 더한 것이었죠. 길버트는 각각의 색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핑크는 성지향(sexuality), 빨강은 삶(life), 주황은 치유, 노란색은 햇빛, 초록색은 자연, 청록색은 마법과 예술, 남색은 평온과 화합, 보라색은 정신을 각각 상징했습니다. 이후 1978년 샌프란시스코의 게이 퍼레이드에서 암살된 하비 밀크를 기리기 위해 무지개 깃발은 폭발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당시 깃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대량으로 생산이 어려운 핑크가 무지개에서 빠지고 맙니다. 1979년 깃발은 또 한번의 수정을 거쳐 남색이 제외되며 현재는 빨강ㆍ주황ㆍ노랑ㆍ초록ㆍ파랑ㆍ보라의 6가지 색으로 깃발이 구성됩니다.

 

한편 무지개 깃발은 동성애 문화만이 아닌 평화의 상징으로도 사용되는데요. 1960년대에 이탈리아에서 고안돼 2003년 이라크 전쟁 시작을 전후해 전세계에서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두 경우 깃발에 사용하는 색깔의 순서로 구분을 하는데요. 평화의 상징으로 쓰일 때는 빨간색이 맨 아래에 있고 보라색이 맨 위에 놓입니다. 반면 LGBT 깃발로 쓰일 때는 빨간색이 맨 위에 있고 보라색을 맨 아래에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