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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국회

[이상한 거부권 행사] '여당 원내대표 사퇴선언'… 막장드라마 종료?

잠용(潛蓉) 2015. 7. 8. 17:57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꿈꾸는 정치의 길 계속 갈 것" [기자회견 전문]
YTN | 입력 2015.07.08. 13:37 
 

 

[앵커] 유승민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의 사퇴 권고를 수용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늘 아침 여의도에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을 또 했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 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 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저의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거듭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의 용서와 이해를 구합니다.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되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 했습니다.

 

지난 4월 국회 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보수,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습니다. 저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해 주신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유승민 "정치생명 걸고 민주주의 가치 지키고 싶었다"

머니투데이 | 구경민 기자  | 입력 2015.07.08. 13:54 | 수정 2015.07.08. 14:03  

 

"정의로운 보수의 꿈 이루기 위해 계속 갈 것"

국회법 개정안 논란을 일으킨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사퇴 입장을 밝혔다. 원내대표로 선출된지 5개월만의 사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긴급 의원총회 끝에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새누리당 의총은 8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30여 분간 진행됐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밝히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그는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가 희망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 드린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여의도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을 또 했다"면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하나로 정치를 해왔다"고 소신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기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정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정치 생명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제1조 1항의 지엄한 가치 지키고 싶었다"면서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며 "거듭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의 용서와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임기를 못채우고 물러나는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됐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국회 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보수, 제가 꿈꾸는 따듯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더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며 "저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 해준 국민 당원동지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입장 발표를 마친 뒤 90도로 고개숙여 인사한 후 퇴장했다. [구경민 기자]

 

쫓겨난 유승민, 쫓아낸 박근혜... 누가 승자일까?
한국일보 | 김지현  | 입력 2015.07.08. 16:03 | 수정 2015.07.08. 16:28   

 

 


[사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의원회관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13일 만에 막 내린 '여권막장 드라마'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버티기'가 끝났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고 발언한 지 13일 만이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모아진 의견을 받아들여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렀던 이번 사건을 '기승전결'로 정리했다.

 

起: "배신의 정치" 신호탄 쏜 박 대통령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행정 업무를 마비시키고 국가의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라면서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해 사실상 국회와 전면전을 선언했다.박 대통령의 분노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했다. 박 대통령은 "여당의 원내 사령탑도 경제 살리기에 어떤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다"며 유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고 "정치는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지 자기의 정치 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선 안된다"고 비토했다. 또한 "신뢰를 어기고 줄 세우기와 패권주의를 양산하는 배신의 정치는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 동반자인 여당 지도부를 공개석상에서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사실상 이는 유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종용'으로 받아들여졌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사퇴를 거부한다. (▶기사보기(http://goo.gl/zL3ikS))

 

承: 집단행동 나선 친박… 유승민 찍어내기 '총공세'

박 대통령의 발언은 새누리당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당일인 지난달 25일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친박(친박근혜계)과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간에 의견이 갈렸지만, 격론 끝에 사실상 재신임으로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는 여전히 퇴진을 압박했고, 유 원내대표는 연거푸 사과하면서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친박은 청와대와 뜻을 같이했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며 세력을 규합했다. 친박 측은 "당·청 관계가 파국으로 가면 성공한 정부도 못 만들고 총선과 대선까지 망칠 수 있다"며 유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반대하는 비박 의원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초재선 의원 20여명은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내는 등 '유승민 구하기'에 나섰다. (▶기사보기(http://goo.gl/Jl1dIs))

 

유 원내대표 사퇴 논란은 순식간에 친박과 비박의 전면전으로 이어졌다. 이번 갈등이 외견 상으로는 당청 관계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됐지만, 실상은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놓고 벌어지는 계파간 힘겨루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친박이 '비박 지도부 흔들기'에 성공해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확인하면 총선에서 영향력 행사가 자유로워진다는 지적이다. (▶기사보기(http://goo.gl/ylXxkD))

 

 

[사진] 새누리당 김무성대표가 8일 오전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轉: 예상 못한 전개… '정치인 유승민' 급부상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질수록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유 원내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이다. 리얼미터의 6월 넷째 주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유 원내대표는 4위(5.4%)로 한달 만에 2.0%p 상승했다. 박 대통령에겐 배신자였지만, 민심은 유 원내대표에 끌렸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유 원내대표의 정치력뿐 아니라 그가 그간 경제정책 분야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법인세는 성역이 아니다' 등을 주장한 중도개혁세력이라는 점이 재조명됐다. (▶기사보기(http://goo.gl/k72zCH))

 

유 원내대표에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친박 의원들은 더욱 분주해졌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얘기를 하는 도중 육두문자까지 동원된 거칠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될수록 수적 열세인 친박이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유승민 사퇴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기사보기(http://goo.gl/R4rOM))

 

친박의 총공세에 유 원내대표의 버팀목이 됐던 비박 의원들도 하나 둘 돌아섰다. 사퇴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유 원내대표 측에서도 "계속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면 위험 부담이 커진다"며 결단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김무성 대표도 '사퇴 불가피'로 가닥을 잡으면서 새누리당 최고위는 8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기사보기(http://goo.gl/8eDd2m))

 

結: 물러난 유승민… 靑·친박 '상처뿐인 영광'

8일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안건으로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 대표는 의원들의 뜻을 모아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 권고안'을 전달했다. "의원들 투표로 뽑혔으니 나갈 때도 의원들 결정을 따르겠다"던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결과를 즉각 수용, 사퇴했다. 유 원내대표는 거센 사퇴 요구에도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내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며 그 가치는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설명했다. (▶전문보기(http://goo.gl/z0tUKW))

 

'원내대표 유승민'은 물러났지만, '정치인 유승민'에겐 새로운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배신자'라는 낙인에도 불구하고, 유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비민주적인 사퇴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보수진영 내 '개혁보수'의 색을 확실히 각인시켰을 뿐 아니라 '자기 정치를 하는 소신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얻으면서 오히려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칼럼보기(http://goo.gl/SJYGzB))

 

유 원내대표도 사퇴의 변에서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유 원내대표는 사퇴의 변에서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칼럼보기(http://goo.gl/YoKlol))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유승민 사퇴, <조선왕조실록> 보는 기분” 
[미디어오늘] 2015-07-08  15:44:37 노출 : 2015.07.08  16:18:20 

 

[인터뷰]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실장
 “유아기적 행태, 박근혜-아베 닮은 꼴, 50년대 자유당 수준”
“박근혜 대통령은 유아기적 행태를 보이고 있고 이를 따른 새누리당 의원은 50년대 이승만에 줄을 선 자유당 의원과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자고 한 뒤 새누리당 의원이 ‘박수’를 치는 방식으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했다. 유 원내대표는 결국 “법, 원칙, 가치”를 얘기하며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후진적 정치 행태가 총망라된 사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십년 동안 한국에 거주하면 정치 상황을 지켜봐왔던 일본인 학자의 입에선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15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후지이 다케시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3권 분립 자체가 왜 한국에서 작동되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후지이씨는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국면에 대해 “조선왕조 실록을 보는 기분”이라고 꼬집으면서 “박 대통령이 유아적 사고를 표출했고 새누리당 의원은 50년대 후반 자유당 의원들이 철저히 이승만 대통령 앞으로 줄서는 모습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이씨는 “행정부의 모델이 원래 왕이었는데 옛날 시대로 회귀로 박 대통령이 행정부의 기능을 왕의 역할 기능으로 만들어버렸다”며 “사실 이런 방식은 한국 현대사로 볼 때 이승만 대통령 시절과 비슷하다. 당시 최대 적대 세력이 국회였고 지역구 주민들을 동원해서 정치인을 규탄했지만 그때는 야당을 공격한 것이어서 이번 사태와 질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후지이씨는 박 대통령의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가 가능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특정 정치인을 찍어낼 수 있는 것은 권력이 공적 방식이 아닌 사적 행사가 가능하도록 한국 사회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배신의 정치’라는 말 속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정치에 입문하기까지 자신의 곁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작용한 개인적 특성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전혀 치밀하지 못한 계산 속에 나온 유아기적 행태인데 이를 가능하도록 한 한국의 정치적 공간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후지이씨는 “단순히 자신의 뜻과 맞지 않아 싫다라는 개인의 뜻이 정치적 뜻으로 투영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한국 사회의 정치공간이 개편됐기 때문”이라며 “신자유주의와 산업 자본주의 때문에 국민의 실체가 없는데도 국민의 이름으로 개인의 뜻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이씨는 “현재 한국은 자산만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되는 세상이면서 국민이 필요없는 체제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복지국가 체제가 지배계층에겐 필요없다. 이런 상태에서 왕이 하는 것처럼 통치해도 국민의 지지없이 유지가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며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 사태 역시 박 대통령의 유아적인 행태가 표출돼도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먹히고 정치를 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사회 변화 속 정치 문법 자체가 바뀌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한국 정치사회 변화에 대한 관점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새누리당 친박 의원들이 주도해 자신들이 뽑은 원내대표를 대통령 한마디에 따라 박수로 사퇴 권고안을 결의한 내용에 대해서도 “50년대 후반 자유당 의원이 철저히 이승만 앞으로 줄서기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며 “이제 더 이상 정통 보수의 역사는 있을 수 없고 끝날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은 대통령 선거 이전에 완전히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다”며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한다고 발표한 것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과 겹쳐 새누리당 분열상이 나오고 정권을 잡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 결과일 수 있지만 이에 따라 새누리당 내부에서 정통 보수의 모습을 되찾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노컷뉴스
 

후지이씨는 ‘유사 파시즘’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에 대해 “파시즘이라고 할 수도 없고 단순 독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시즘의 경우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야 하고 결국 헤게모니의 지배가 있어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는 실체가 없는 애국심을 동원해 국민의 눈을 가리면서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선 국민이 있는 것처럼 만들어야 하니까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게 하고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등 해서 이를 따르는 사람은 훌륭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를 반대하면 빨갱이라고 하고 있다”며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고 미사여구를 동원하거나 속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실체 없는 애국심을 동원해서 밀어붙이며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아베 정권 역시 박근혜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후지이씨의 주장이다. 자위대 허용 문제만 하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수준 이하의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일본 국민들을 설득할 의지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의 정치 공간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국민이 필요없는 사회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이상 선출직 정치인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차이는 조금 있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안이 없는 상태를 직시하고 각자도생을 집단적으로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안이 없다는 것은 신자유주의를 도입할 때 지배계층이 절망을 만드는 도구로 쓰인 말이지만 대안이 없는 것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상상해야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지이씨는 일본 교토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오사카대 일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0년대 이승만 정부의 정치와 반공주의, 그리고 파시즘을 연구해왔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野, 유승민 사퇴 "대한민국 정치사에 치욕으로 기록"
머니투데이 | 박용규 기자  | 입력 2015.07.08. 15:57 
 
"모든 책임은 정쟁의 원인을 제공한 청와대에 있어"
새정치민주연합이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사에 치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8일 유 원내대표 사퇴 이후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원내대표를 내쫓는 의원총회를 개최했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오늘은 아시아에서 손꼽는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치욕스런 날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세력은 '배신자 유승민'을 쫓아내는데 성공했는지는 모르지만, 국민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며 국민을 '핫바지'로 여기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차갑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4.10.26/뉴스1

 

야당은 새누리당의 내홍으로 국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의 부재로 국회가 원하지 않는 파행을 겪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중요한 시점에 새누리당의 내분으로 민의가 중단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변인은 "모든 책임은 새누리당은 물론 무엇보다도 정쟁의 원인을 제공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규 기자 ykpark@mt.co.kr]

13일만에 끝난 '유승민 논란'... 사퇴 요구부터 수용까지
연합뉴스 | 입력 2015.07.08. 15:49 | 수정 2015.07.08. 16:24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결국 여당 원내사령탑에서 중도하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역설하며 사실상 '불신임' 의사를 밝힌 지 13일만이다. 이로써 유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간 갈등으로 비화됐던 새누리당의 내홍도 일단 해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후임 원내대표 선출, 20대 총선 공천문제 등 여당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음은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날부터 유 원내대표의 사퇴 발표까지의 주요 일지다.

 

▲6.25 =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거부권 행사)하면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자기 정치',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언급하며 국정 비협조를 정면 비판.

▲6.25 = 새누리당은 오후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재의 표결이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짓는 한편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는 일축하며 사실상 '재신임' 결정.

▲6.26 = 유 원내대표가 오전 공개 석상에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국정을 뒷받침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 반면 청와대는 이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이 대통령 인식의 엄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반응. 청와대 정무·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정현 의원, 현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은 계속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

▲6.26 = 서청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정갑윤 김태환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7인 긴급회동해 대책 숙의.

▲6.29 = 오전 경기도 평택시에서 열린 메르스·제2연평해전 관련 현장 대책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 촉구. 오후 3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최고위원회의 소집. 일부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유 원내대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채 결론은 내지 못하고 종료.

▲7.1 = 애초 유 원내대표가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던 추가경정예산 관련 당정협의를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주재. 2일 개최 예정이었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연기돼 야당 반발. 친박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쳐지는 6일 국회 본회의를 유 원내대표의 '사퇴 데드라인'으로 선언.

▲7.2 = '유승민 사퇴' 논란으로 오전 최고위원회의 파행. 김태호 최고위원이 계속해서 공개 발언을 통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자 김 대표가 '회의 중단'을 선언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감.

▲7.3 = 유 원내대표 주재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개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참석.

▲7.6 = 국회법 개정안 재의를 위해 국회 본회의 개최. 여당 표결 불참으로 국회법 개정안은 사실상 자동 폐기 처리. 김무성 대표, 기자회견 통해 국회법 개정안 사실상 폐기에 사과 입장 표명.

▲7.7 = 오전 10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최고위원회 소집해 의원총회 8일 소집 결정. 유 원내대표도 "의총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수용.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으로 이름 변경.

▲7.8 = 오전 9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개최. 결의안은 채택 않고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 김무성 대표가 직접 유 원내대표에게 의총 결과 전달하고 유 원내대표는 오후 1시께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공식발표.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