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10만' 집회 "노동개악·국정화 중단"..'격렬' 충돌, 광화문 혼란
머니투데이 | 사건팀 | 입력 2015.11.14. 23:03 | 수정 2015.11.14. 23:05
경찰 '차벽·물대포' vs 시위대 '쇠파이프·밧줄', 노인 참가자 "위독"…
경찰 "불법폭력 변질, 끝까지 추적·엄단"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 이후 7년여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약 10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참가자들은 노동 개악 중단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기 등에 목소리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시위대와 참가자들과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며 양측 모두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서울 광화문 일대가 큰 혼란을 빚었다. 경찰이 시위대의 광화문 광장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세종로 사거리 주변에 차벽 저지선을 설치하고, 시위대가 이를 넘으려 시도하면서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6개월여 만에 경찰의 물대포와 캡사이신이 등장했고, 한 집회 참가자는 물대포에 맞아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이르렀다.
↑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농 등 참가단체들은 집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2015.11.14/뉴스1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도심 곳곳에서 단체별로 사전 집회를 가진 후 오후 4시 이후부터 시청 앞을 비롯한 세종로 사거리 방향으로 집결하면서 오후 11시 현재까지 7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사전 집회에서 각 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정권 심판'을 외치며 △노동개악 중단과 장시간 노동 단축 논의 △쌀 수입 확대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농업말살 정책 철폐 △폭압적인 노점단속 중단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기 등의 11개 분야 22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오후 5시 당시 주최측 추산 13만명, 경찰 추산 6만4000여명 등 최대 규모가 운집했던 시위대는 세종로 사거리 주변의 동·서·남 쪽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했지만, 경찰은 광화문 광장을 미신고 집회 장소로 판단해 일찌감치 '청계광장~동화면세점', '서울역사박물관', '종각역 사거리' 등 진입로에 차벽 저지선 설치를 완료한 상태였다. 경찰은 또 지하철 역사를 통한 집회 참가자들의 광화문 광장 이동을 막기 위해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7,8,9번 출입구를 봉쇄했다. 또 오후 6시40분쯤부터 7시30분쯤까지 지하철이 광화문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마저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 차벽을 넘으려고 시도하자 경찰이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 /015.11.14/뉴스1
이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차벽의 경찰 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려 했고, 이로 인해 코리아나 호텔 앞의 버스 한대가 끌려나와 차벽 일부가 붕괴되자 경찰은 곧바로 물대포와 최루성이 강한 캡사이신액을 분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참가자 중 일부는 쇠파이프로 경찰버스의 유리창을 깨거나,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10시까지 집회 참가자 26명을 각각 해산불응, 공무집행방해와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오후 1시쯤에서는 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중구 프레스센터앞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여, 경찰이 검거 작전을 시도했지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발에 실패하기도 했다. 충돌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백모씨(70)는 이날 오후 7시쯤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하던 와중에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는 오후 7시30분쯤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뇌출혈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백씨가 차벽을 뚫기 위해 다른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버스에 묶인 밧줄을 잡아당기던 중 경찰의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쓰러졌다"며 "경찰은 쓰러진 이후에도 줄곧 백씨와 그를 도우려는 다른 집회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청계천 나들이에 나왔던 중국동포 김모씨(48)는 오후 6시30분쯤 시위대의 돌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중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집회가 격렬해지자 경찰청은 "시위가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됐다"며 "불법폭력 시위를 벌인 집회 주최자와 폭력 행위자 전원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정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불법폭력시위 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집회 주최자와 폭력시위자, 배후 세력까지 즉각 검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또 경찰버스, 차벽 등 경찰장비를 훼손한 시위주도 단체와 행위자에 대해서도 민사상 손해배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사건팀]
경찰 '물대포 맞은' 70대男 뇌진탕... 병원측 "생명 위독"
머니투데이 | 2015.11.14. 20:14 | 수정 2015.11.14. 20:43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김종훈 기자]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 중인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가운데 한 노인 참가자가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에 따르면, 집회 참여를 위해 상경한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백모씨(70)는 이날 오후 7시쯤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인근에서 차벽을 둘러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와중에 뇌진탕으로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자들은 "백씨가 차벽을 뚫기 위해 다른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버스에 묶인 밧줄을 잡아당기던 중 경찰의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쓰러졌다"며 "경찰은 쓰러진 이후에도 줄곧 백씨와 그를 도우려는 다른 집회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과 충돌하자 경찰이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15.11.14/뉴스1
쓰러진 백씨는 오후 7시30분쯤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뇌진탕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환자 상태와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민중총궐기' 종료..생명 위협 물대포에 '성난 민심'(종합)
노컷뉴스 | CBS노컷뉴스 신동진 기자 | 입력 2015.11.15. 00:37
[NocutView] 쓰러진 老농민… 멈추지 않는 물대포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14일 밤 11시를 기해 집회 해산을 선언했지만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투쟁본부 측은 15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행진 원천봉쇄 살인진압 결찰 규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궐기 상황 종합결과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에 참가했다가 사고를 당한 농민 백모(69)씨는 현재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 한때 사망설까지 돌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14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민주노총 등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참가자들이 횃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조영선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백씨는 사망한 게 아니다"라며 "의학적으로 신경 반응이 있어 수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 14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전남 보성군 농민회 백모씨에게 경찰이 멈추지 않고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의식 잃고 쓰러진 노인에게 자비란 없었다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영상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7시쯤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한 백씨는 경찰이 쏜 캡사이신 물대포에 조준 사격을 받고 쓰러졌다. 백씨는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면서 머리를 땅에 심하게 부딪쳐 의식을 잃었다. 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iframes.백씨가 움직이지 않자 주변에 있던 시위대가 캡사이신 물대포를 몸으로 막으며 그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의 캡사이신 물대포 난사는 계속됐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 16분여 만에 119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종로소방서 측은 "출동 당시 의식이 없었다"고 말했고, 보성군 농민회 관계자는 "백씨가 위독해 의사가 가족을 부르라 했다"고 전했다. 백씨는 전남 보성군 농민회 소속 회원 120여 명과 함께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행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참석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시위대 밧줄로 차벽 들어내…경찰, 캡사이신 물대포에 소화기까지 동원
앞서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4만여 명(경찰 추산) 시위대는 오후 5시쯤부터 광화문을 향해 진출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경찰 차벽을 예상한 듯 나열된 경찰버스를 걷어내기 위해 밧줄까지 준비했다. 경찰버스 바퀴에 밧줄을 묶은 시위대는 줄다리기 하듯 차벽을 하나씩 걷어내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250개 부대, 2만여명의 인력을 투입한 경찰은 캡사이신 물대포, 소화기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교보문고 인근에서는 소화기도 등장했다. 경찰의 차벽에 막힌 일부 시위대는 차벽에 향해 보도블럭을 던졌으며, 경찰은 물포와 소화기 등을 살포했다. 안국 사거리에서도, 대학로에서 사전 집회를 마치고 시청광장으로 합류하려던 6000여 명(경찰 추산)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밤이 깊어지자 일부 시위대들은 이순신 동상 앞에서 촛불을 켠 채 집회를 했다.
↑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행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시위대를 경찰이 차벽을 이용해 가로막은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민중총궐기' 시위대-경찰 격돌 속 연행자 속출
집회 시위 참가자에 대한 경찰의 연행도 이어져서, 자정 현재 총 5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시위대 50명을 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고등학생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측은 "강동서 2명, 수서서 2명, 혜화서 1명, 경찰버스 내 억류 3명 등 다수의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며 "이 중에는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53개 시민사회단체와 333개 지역단체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도심 각지에서의 부문별 집회를 필두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총궐기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이 운집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7년만에 가장 큰 규모다. [CBS노컷뉴스 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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