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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국회

[읍소전략] 내분을 읍소로 덮으려는 정치쇼… 또 유권자 우롱

잠용(潛蓉) 2016. 4. 6. 19:46

與 무릎 꿇고 "살려달라"...

또 꺼내든 읍소전략 얼마나 먹힐까?
뉴스1 | 김영신 기자,박승희 기자,석대성 기자 | 입력 2016.04.06. 16:54 | 수정 2016.04.06. 17:17
 

전통 텃밭 영남권 흔들리자 "이대로 가면 朴정부는 식물... 미워도 한번만 더"

수도권은 반대... 현수막·홍보에서 朴대통령 사라져

전문가 "읍소전략, 표 결집에 역효과...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박승희 기자,석대성 기자 =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박근혜 마케팅'을 앞세운 읍소 전략을 다시 꺼내들었다.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 박근혜정부가 식물정부가 된다"고 외치며 보수층 집토끼 결집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다분히 보수표 결집만을 노리는 '엄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읍소전략이 이번 총선에서 얼마나 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 선대위원장과 대구지역 총선 후보자들이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대구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사죄의 의미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2016.4.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박 대통령을 앞세운 읍소 전략은 새누리당의 고정 레퍼토리였다. 가까운 예로는 2014년 6·4 지방선거가 있다. 당시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최악의 경우 완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컸다. 지방선거를 닷새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들은 읍소전략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당시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서청원·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전국 곳곳에서 "도와주십시오" "바꾸겠습니다" 등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유세를 벌였다.

 

지방선거 전패 위기에까지 몰렸던 새누리당은 최악을 면하고 선전했다. 지방선거 이후 당내에서 본격적으로 박 대통령을 앞세운 '읍소전략'의 수명이 다했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당이 공약과 정책, 중도·진보층을 향한 외연확장 전략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과 관련한 보수층의 동정심에만 매달린 무기력한 전략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직후 초선의원 모임인 초정회가 '박근혜 마케팅' 자성 촉구 성명을 냈다. 최근 박 대통령을 살려달라고 말하는 김무성 대표는 당시 7·14 전당대회 레이스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은 당이 이기기 위한 절규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자생력을 가진 활기찬 당이라면 그렇게까지 안했을텐데 대통령에게 겨우 매달리는 모습은 무기력하다"고 했었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 당선 후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읍소전략을 펴지 않았다. 지역 주민이 직접 후보를 뽑는다는 상향식 공천, 지역 일꾼론으로 국회의원 재보선 4곳 중 광주를 제외한 3곳을 모두 석권했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다시금 읍소전략을 꺼내든 핵심 이유는 전통 텃밭지역인 영남지역에서 비상이 걸려서다. 유승민 의원의 탈당 등 공천 파동으로 인해 당 심장부,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가 심상치 않다.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부산 서부와 경남 김해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이 야당과 초접전이거나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당초 수도권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었던 김무성 대표가 방향을 틀어 영남권에 내려갔다 올라와 주재한 지난 4일 심야긴급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대로 가면 과반 의석을 못 얻고, 그러면 박근혜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된다"는 읍소전략을 공식화 했다. 이후 김 대표는 전국 유세에서 이 프레임을 연일 설파하고 있다.

 

영남권 선대위원장인 최경환 의원 역시 "박 대통령을 제대로 못 모셔 죄송하다. 사죄드린다. 회초리를 때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 의원 등 대구·경북 후보들은 급기야 6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대구에서 "공천 파동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수도권은 어느 선거에서나 늘 우리 당에게 우호적이지 않았기에 결국 '51대49'싸움"이라며 "그러나 텃밭 영남이 흔들리는 것은 심각하다. 전통 지지층에서 당에 실망을 드러내고 투표를 포기하는 추세가 나타나 읍소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을 내세운 읍소전략은 기존 지지층을 겨냥한 전략이라, 당이 또다시 대통령에게 종속돼 선거를 치른다는 비판은 면할 길이 없다. 이런 맥락에서 수도권 등 여당 약세지역에서는 읍소전략의 수위가 덜하거나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과거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은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 현수막으로 인쇄해 건물 전면에 내걸곤 했다. 반면 이번 총선 새누리당의 서울 후보 47명 선거 공보물을 보면, 박 대통령 사진이나 "박근혜"라는 문구를 전면에 배치한 사례가 없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했던 한 수도권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유권자들이 너무도 많다"며 "가뜩이나 우리당이 열세고 대선에서도 야당이 이긴 곳인데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을 살려달라는 읍소를 하겠느냐? 수도권은 개인기와 공약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결국 꺼내든 읍소전략이 일면 효과를 거두겠지만, 그 정도가 이전만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새누리당 지지율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맞지만 과반 의석이 안된다는 주장은 엄살"이라며 "그냥 전통 지지층을 자극해 보수표 결집을 꾀하려는 전략이기 때문에 기존 지지층으로부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명 한림대 교수 역시 "지지층에게 위기감을 조성하려는 전략"이라며 "그러나 결국 투표율이 관건이기 때문에 읍소전략의 효과는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eriwhat@]

 

대구서 무릎꿇은 眞朴 "미워도 다시 한번"
조선일보 | 대구/박수찬 기자 | 입력 2016.04.07. 03:07 | 수정 2016.04.07. 04:57

 

[총선 D-6] 與, 텃밭 영남권서 '읍소 작전'
최경환·대구 후보들 "朴대통령 봐서 기회 달라" 엎드려 큰절
일부 시민 "급하니까 저러지... 뭘 반성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새누리당이 6일 텃밭인 영남에서 '반성'과 '사죄'를 앞세운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 공천 내홍으로 시작된 지지층 이탈 현상이 선거를 1주일 앞둔 시점에도 수습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 대구 지역 후보자 11명은 이날 대구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에서 당원·지지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유세를 열었다.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은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대구 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마음을 열고 계시지 않다"며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를 도와 국정을 성공시키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 못 했다. 대구 좀 먹고살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절규 제대로 뒷받침 못 해 드렸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노래처럼 후보자가 마음에 덜 들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했다. 조원진(대구 달서병) 후보도 "새누리당이 (공천 때문에) 싸우는 것을 보고 '투표 안 하겠다'는 분이 계신데, 저희가 잘못했고 교만했다"며 "새누리당이 밉더라도 버리지 마시고 채찍을 드는 마음으로 적극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 대행인 윤재옥(대구 달서을) 후보가 약 3분에 걸쳐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으로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피눈물나게 반성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읽었다. 그동안 후보들은 아스팔트 위에서 신발을 벗은 채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공원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 중에는 "급하니까 저런다" "도대체 뭘 반성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 새누리당 김문수(대구 수성갑) 후보는 합동 유세에 앞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백배사죄하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매일 멍석 위에서 100번 절하는 백배(百拜)로 유세를 시작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야풍(野風)이 거센 부산에서도 선거 전략의 콘셉트를 '사죄'와 '반성'으로 바꾸기로 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현재 부산의 상황을 총체적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사과하고, 주민들에게 더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다가서는 방향으로 선거 유세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일부터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초심으로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각 지역구 선거사무소 외벽에 내걸 예정이다. 기존에는 후보 이름·얼굴이나 구호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이를 철거하고 새 현수막을 달아 일괄적으로 반성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후보들에게는 최대한 '낮은 자세'를 권장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시끄러운 유세차 선거나 대규모 조직 선거를 지양하겠다"고 했다.

 

일부 후보는 '집토끼'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개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더민주 전재수 후보와 경합 중인 박민식 후보는 5일부터 기존의 '북구를 끝까지 책임질 사람'이라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반성합니다, 혼내신 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부산 사상에서 무소속 장제원 후보에게 고전 중인 손수조 후보는 현수막을 통한 '박근혜 마케팅'으로 읍소한다는 전략이다. 손 후보 측은 "기존 현수막은 공약 위주로 만들었다면, 이제는 손 후보가 '박근혜 키즈'로서 지역에서 해온 일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반성과 함께 기존에 이런 일을 해온 것도 있으니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세월호 사고로 정치적 열세에 몰리자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도와주세요'라는 읍소형 선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이날 밤 김 대표와 최 위원장을 비롯해 원유철 원내대표, 김을동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오세훈·안대희 후보 등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당 홍보기획본부가 만든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를 부르는 동영상을 촬영했다. 이 동영상은 7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된다. [Copyrights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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