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촛불국민혁명

[조인근] '우주의 기운' 직접 썼나 질문에 '말할 수 없다'

잠용(潛蓉) 2016. 10. 28. 19:43

조인근, ‘우주의 기운’ 직접 썼나 질문에 “말할 수 없다”
겨레 :2016-10-28 15:37수정 :2016-10-28 17:10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설문 큰 수정 없어… 최순실 모른다” 의혹 전면 부인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연설문 초안은 청와대 부속실로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연설문도 대부분 초안과 유사하게 나갔다”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은 28일 오후 3시 현재 감사로 재직 중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앞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조 감사는 이 날 연설문 초안을 작성해 건넨 곳이 “청와대 부속실”이라며 “청와대 부속실은 딱 하나 있다. 부속비서관은 정호성”이라고 언급했다. 정호성 비서관은 현재 최순실씨에게 연설문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조 감사는 그러나 이 날 “최순실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최순실씨의 연설문 수정과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일관했다. 조 감사는 연설문 내용이 수정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연설문에서 수정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저희들이 이런저런 자료들을 취합해서 말씀자료를 정리해서 대통령께 올려 드리면 대체로 큰 수정이 별로 없었다. 수정이 있었다면 아주 부분적인 표현, 단어 그런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 연설문 등의 내용이 크게 바뀐 것에 대해서도 “어느 부분을 크게 바뀌었다고 말씀하시는지 저는 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감사는 “연설문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고 제가 얘기한 걸로 보도됐는데,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며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조 감사는 회견 초반에 비교적 단호하게 부인하는 발언을 하다가, 질문이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조 감사는 박 대통령 연설문에서 ‘우주의 기운’ 등 논란이 된 일부 표현을 직접 썼냐는 질문에 “청와대 보안 사항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을 피했다. 또 “‘혼이 비정상’ 문구 직접 썼나?”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초안 넘긴 직속상관이 누구인가? 어디에 넘겼는가? 정호성인가?”라는 질문에 머뭇거리다 “통상 부속실로 넘겼다”고 답했으며, 어느 부속실이냐는 질문에 “부속실은 딱 하나 있다. 그 부속비서관이 정호성이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그는 서둘러 회견을 마쳤다.

 

조 감사는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 연설문을 고쳤다는 의혹이 불거진 25일 이후 외부 일정, 휴가 등을 이유로 이날까지 본사로 출근하지 않다가 휴가 중인 28일 돌연 입장표명을 위해 본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감사는 이 날 입장표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 요새 최순실씨 문제로 나라가 굉장히 혼란스럽다. 저까지 나서 한두마디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래서 그동안 언론접촉 안 했다. 다만 며칠 지나다보니 저 때문에 불필요한 의혹이 증폭되고 제가 생활인인데 회사나 가정에 이런 식으로 더 이상 피해줘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감사는 박근혜 정권 출범 뒤부터 올해 7월까지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업무를 맡다가 최근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되며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 감사는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고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 시점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다음은 조인근 전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전문.

질문: 최순실과 아는 사이인가?
조인근: 전혀 모른다. 언론보도 통해 알게 됐다. 청와대 재직 이후에도 몰랐다.
질문: 최근 언론 보도 보면 연설문 수정돼서 돌아온 적 있다고 말한 걸로 나와 있는데 그런 이야기 한 적 있나?
조인근: 정확하게 말하면 연설문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고 제가 얘기한 걸로 보도됐는데,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 질문: 연설문이 이상하게 돼 돌아온 적이 있나? 조인근: 없다. 질문: 연설문 유출 알았나? 조인근: 몰랐다. 언론 보고 알았다. 질문: 그동안 침묵하고 있다가 왜 입장표명 나섰나? 청와대와 교감 있었나? 조인근: 청와대 교감 없었다. 요새 최순실씨 문제로 나라가 굉장히 혼란스럽다. 저까지 나서 한두마디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래서 그동안 언론접촉 안 했다. 다만 며칠 지나다보니 저 때문에 불필요한 의혹이 증폭되고 제가 생활인인데 회사나 가정에 이런 식으로 더 이상 피해줘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왔다. 질문: 올해 7월 청와대에서 나왔는데 나오게 된 계기기 연설문 유출과 관련된 것인가? 관련 사건이 있었나? 조인근: 그런 사건은 전혀 없었고 제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3년6개월 재직했다. 대선까지 하면 4년이 넘는데 기자여러분이 잘 알지 않나. 글 쓰는게 힘들고 어렵다. 피를 말리는 작업들인데 그걸 4년 이상 해 오니 제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건강도 많이 안 좋아졌다. 그래서 사의표명했다. 그게 받아들여진 것. 질문: 연설문이 최종본 다르게 돌아온 거 인지했을테고 경로 알아보려고 안 했나? 조인근: 저희들이 이런저런 자료들을 취합해서 말씀자료를 정리해서 대통령께 올려 드리면 대체로 큰 수정이 별로 없었다. 올려드린대로 해줬어. 그래서 중간에 손을 댔다고 의심한 바가 전혀 없다. 연설문이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심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최종본은 대통령이 한 말씀이야. 그런 거지 중간에 이상해졌다는 둥 그럴 내용이 전혀 아니다. 그런 적이 없다. 질문: 드레스덴 연설문, 외보안보 문건이 내용 바뀌었지 않나. 큰 일 아닌가? 조인근: 어느 부분을 크게 바뀌었다고 말씀하시는지 저는 좀 이해하기 어렵다.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저희들이 올려드리는 말씀자료를 대부분 그대로 하셨다. 수정이 있었다면 아주 부분적인 표현, 단어 그런 것들이었다. 아예 통째로 이상하게 느낄 정도로 수정했다거나 첨삭한 적 없다. 질문: 초안이 어느 과정 거쳐서 대통령한테까지 가나? 조인근: 엊그제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에서 프로세스 설명했다. 그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잇다. 청와대 보안규정상 디테일안 업무 절차를 말할 수 없다. 큰 흐름은 비서실장이 설명한 그 정도다. 질문: 대통령이 직접 연설문 수정해서 내려준 적 있나? 조인근: 보안 업무 규정상 말할 수 없다. 비서실장 말씀으로 가늠할 수 있을 거다. 질문: (최순실과) 연설문 관련 협의한 적 있나? 조인근: 최순실 본 적도 없고 언론보도 보고 알았다. 전혀 그런 적 없다. 질문: 연설문이 사전에 일반인한테 간 게 이해 안 된다. 과정 짚이는 게 없나? 조인근: 전혀 없다. 의심해 본 적도 없다. 뉴스 보고 알았다. 질문: 연설문에 약간이라도 수정한 느낌이 없었다는 건가? 조인근: 나는 알지도 못했다. 느낌도 못 받았다. 질문: 연설문이 개인 피씨에 사전에 들어간 건 잘못된 것 맞지 않나? 조인근: 제 상식으론 이해가 안 된다. 질문: 연설문 중 ‘우주의 기운’ 직접 쓴 건가? 조인근: 디테일한 건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올린 말씀자료 대부분 그대로 나왔다. 질문: 일반인에게 연설문이 사전에 유출된 거 어떻게 생각하나? 조인근: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렇게 된 건지 아는 바도 없고 드릴 말씀도 없다. 질문: 비서관으로 봤을 때 문건 유출과 수정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나? 조인근: 드릴 말씀 없다. 질문: ‘혼이 비정상’ 문구 직접 썼나? 조인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질문: 초안 넘긴 직속상관이 누구인가? 어디에 넘겼는가? 정호성인가? 바로 대통령한테 가는 건 아니지 않나. 바로 윗선이 누군가? 조인근: 통상 부속실로 넘겼다. 질문: 제1부속실? 제2부속실? 조인근: 제2부속실은 지금 제가 알기로 없다. 부속실은 딱 하나 있다. 그 부속비서관이 정호성이다. 질문: 부속실 누구에게 넘어가는 건가? 조인근: 더 이상 말 못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최순실 진짜 모른다” 말하는 안종범의 딜레마
한겨레 :2016-10-28 17:45수정 :2016-10-28 17:50
[토요판] 커버스토리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말이 거짓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물증들이 나왔다. <한겨레>가 28일 정현식 전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결과, 안 수석은 지난해 12월27일부터 올해 7월21일까지 모두 55차례에 걸쳐 정 전 총장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스마트폰의 일정표와 비교해보면 직접 만난 것도 7차례인 것으로 나온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안 수석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 정 전 총장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7번 가운데 플라자호텔이 5번으로 가장 많고, 롯데호텔과 조선호텔이 각각 1번씩이다. 안 수석은 정 전 총장이 ‘신임 이사장이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정동춘 CRC 운동기능회복센터 원장 010-9377-○○○○”이라고 전화번호까지 알려준다.

 

또 4월12일 문자를 보면 “먼저 문자로 경제수석 소개라고 K sports 사무총장이라고 보내고 통화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는 내용도 있다. 재단 일을 돕기 위해 누군가를 소개해준 것이다. 이는 안 수석이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몇차례나 “내가 케이스포츠재단에 전화 걸 일이 없다”고 전면 부인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이런 자료들이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는 안 수석의 주장을 완전히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최순실씨가 정 전 총장과 주고받은 문자도 42차례에 이른다. 최씨가 보낸 문자를 보면 “사무총장님~~제ㅣ 제가ㄷㆍ공항갔다와야해서 4시경뵈야할것같아요~ 외국에서손님이와서요”라는 내용 등인데 맞춤법 틀린 게 눈에 띈다. 또 스마트폰 일정표에 나와 있는 면담 약속만도 9차례에 이른다. 정 전 총장은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최순실 회장이 오전에 지시를 내리면 오후에 아니면 다음날 안 수석이 거의 동일한 내용을 얘기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두 사람이 재단 일을 놓고 수시로 협의하는 사이인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안 수석과의 첫 만남도 최순실씨가 주선했다. 그는 “1월께 최 회장이 ‘안 수석한테 가서 한번 인사를 하시죠. 전화가 올 겁니다’라고 말을 했고 진짜로 며칠 뒤 안 수석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자메시지 기록을 보면 1월25일 오후 ‘수석님, 전화 받지 못하여 송구합니다’라고 정 전 총장이 문자를 보냈고 그날 밤 ‘1월26일(화) 오후2시 플라자호텔 5층 비즈니스센터(예약자명; 김○○)입니다’라고 안 수석이 문자를 보낸다. 이런 정황으로 보면 안 수석과 최순실씨가 모르는 사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런데도 안 수석은 2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겨레는 내가 최순실을 아는 것처럼 하는데 나 최순실 진짜로 몰라. 내가 모든 걸 걸고 얘기하는데 나 진짜로 몰라. 내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하소연을 했다. 정 전 총장도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 안 수석에게 “두 분 사이에 교감이 있는 거죠?”라고 물은 적이 있으나 안 수석은 “누군지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안 수석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 두 사람을 이어주는 제3자가 있다는 거고, 그건 박근혜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적어도 ‘문고리 3인방’이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아 두 사람 사이에서 중계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럴 경우 안종범 수석은 제3자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서 벗어나거나 책임의 정도가 가벼워진다. 포괄적 통치행위를 하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책임은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넘어간다. 반대로 안 수석이 ‘최순실씨를 안다’고 인정하면 대통령의 짐은 가벼워진다. 대신 안 수석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다. 자신이 살려면 대통령을 팔아야 하고, 대통령을 살리려면 자기가 죽어야 한다. ‘안종범의 딜레마’다. [김의겸 선임기자 kyu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