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 퇴진 이상을 준비해야...
국민은 새로운 세상을 명령했다"
아시아경제ㅣ나주석 입력 2016.11.13 14:24 수정 2016.11.13 15:08 댓글 493개
촛불 민심은 朴대통령 퇴진 뿐 아니라 새로운 세상 요구
19일 예상되는 검찰의 朴대통령 기소장 주목해야
野, 이제 탄핵 준비 들어가야
여당 일부 의원 포함 200명 설득하면 그 자체로 위력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민은 촛불집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뿐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향후 정국 해법과 관련해 탄핵을 본격 추진해 현 집권세력을 압박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위해 19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기소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전날 촛불집회에 대한 소회와 함께 향후 정국 해법을 제시했다. 우선 민 의원은 이번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로만 볼 수 없다고 의미 부여했다. 그는 "국민은 새로운 시대를 선언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면서 "혁명의 광장에 나온 이들의 외침과 해방감은 어제, 오늘의 일로 갑자기 형성된 것이 아니었다. 최순실이 계기가 되어 지난 세월의 불평등과 반칙,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만 희생을 전가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한 분노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19세 구의역 청년의 컵라면, 강남역 희생자를 위해 바쳤던 꽃 한 송이,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한겨울에 천막 안에서 서로에게 의존했던 체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대하는 국가권력의 싸늘한 눈빛, 팽목항에서 수없이 외쳤던 아이들이 그냥 메아리로 돌아올 때의 회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접하면서 나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성과연봉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능력자처럼 비치게 하는 비겁한 강박… 이 모든 것이 축적되어 촛불이 횃불 되고, 횃불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12일 광장의 목소리가 단순한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로 듣는다면 그것은 '문맹'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국민의 분출을 접한 정치인의 반성도 '당신들이 몰랐던 우리나라'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여의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국민의 분노와 배신감이 수십 수백 배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못 느꼈다면 그는 '정치적 문맹'"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촛불집회에 대해 "대한민국의 주인이 개, 돼지 취급받으며 금수저가 따로 있고 부모가 스펙인 특권사회에 대한 분노"였다면서 "광장은 큰 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우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역할에 대해 "명예혁명이 성공해 부패한 공주정이 끝장난 뒤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갈망의 폭과 깊이를 똑바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권과 반칙이 난무하는 경제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망과 실력을 보여야 하고, 정치인 검사 등 기득권을 타파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향후 야당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음 단계' 즉 대통령의 퇴진을 직접 요구해야 한다 밝혔다.
거국 중립내각 등을 제안했던 민 의원은 "우리가 책임 있게 정치일정을 제시하는 정치세력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인데 이를 청와대가 외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이상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요구는 퇴진"이라면서 "퇴진을 시켜야지 한시적 과도내각과 조기 대선을 통한 권력 이양이 가능하지, 로드맵만 제시해서 부패한 공주제를 끝장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목표는 정국 안정화 이후 대통령의 거취를 고민할 게 아니라 대통령 거취 자체를 논의해 이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19일경으로 예정된 검찰의 공소장은 중대변수"라면서 "교사범, 공동정범으로서 대통령의 범죄가 적시된다면 국회는 헌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탄핵이라는 행동에 들어가야 하는 책무를 안게 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 시점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부역자가 될 것인가, 국민의 편에 설 것인가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전방위적인 접촉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발의 뿐 아니라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에 대해서도 정치력을 발휘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탄핵에 동참하는 의원이) 200명을 넘기면 이를 압박수단으로 하여 대통령을 사임시키면서 대통령권한대행의 한시적 거국내각의 출현으로 조기 대선이라는 권력 이양절차를 밟아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다만 민 의원은 실제 탄핵이 들어갈 경우 국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탄핵 이전의 하야 등을 통한 권력 이양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리적인 시위가 사임을 끌어내면서 단계적 전환을 할 수 있으면 최선이고, 그렇지 못해서 실제 탄핵절차에 들어가면 최장 6개월의 국정 공백과 불안정성이 있게 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검찰과 야당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경고했다. 먼저 검찰에 대해 "공소장에 대통령의 범죄를 적시하지 않거나 아주 사소한 것으로 축소하는 경우는 더 큰 분노, 더 큰 명예혁명의 함성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그때(검찰이 축소 기소 할 경우)도 야당이 2선에 있으면 국민은 야당을 새로운 세상과 정권교체의 희망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민 의원은 12일 당 차원에서 진행된 규탄대회 도중 동료 한 명과 함께 빠져나와 을지로, 시청, 남대문 등지에서 촛불 시민들이 나온 구호와 목소리를 청취했다. 그는 12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광장 속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국민이 갖고 있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안철수, "100만 촛불은 시민혁명... 그동안 민심 이긴 대통령 없었다"
매일경제ㅣ김효성ㅣ입력 2016.11.13 18:16 수정 2016.11.13 21:22
◆ 레이더P 2주년 정치리더에게 듣는다 / 안철수 前국민의당 대표
△ 1962년 부산 출생 △1986년 서울대 의대 의학 학사 졸업 △1988년 서울대 의과대학원 의학 석사 △1991년 서울대 의과대학원 의학 박사 △1995년 안철수연구소 창립 △1997년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 공학 석사 △2008년 펜실페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EMBA) 석사 △ 2011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 2013년 19대 국회의원(노원구병)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2016년 국민의당 공동대표 △2016년 20대 국회의원(노원병)
외국도 朴대통령 인정 안해..외치도 손 떼야
권한이양→총리선임→퇴진' 3단계 해법 제시
개헌은 차기 대통령이 대선 직후에 추진해야
"민심을 이긴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지난 12일 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광화문 앞 경찰 차벽 너머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에 이어 선두에 서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그의 모습이 다소 낯설다. 일각에선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 과시가 목적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은 민심을 파악해 거기에 따라 해법을 만드는 게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촛불집회 다음날인 13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안 전 대표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확신이 묻어났다. 안 전 대표는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민심을 이긴 사람이 없었다"고 두 차례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을수록 민심은 더욱 성날 것이라는 직격탄도 날렸다. 현 정부에 대한 분노뿐만 아니라 무능력이 현재 사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그는 새로운 리더십 탄생을 통한 국정 정상화의 '골든타임'을 내년 6월 말까지로 봤다. 인터뷰에는 서양원 매일경제 편집국장, 박정철 정치부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직접 참여한 12일 촛불집회 때 민심은 어땠나?
▷후세 역사에 기록될 날이다. 시민혁명의 날이자 국민 항쟁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이) 대통령 임기 말에는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번에는 미운 감정이 아니라 '창피하다. 수치스럽다'는 감정이다. 미운 감정은 바뀔 수 있지만 수치스럽다는 감정은 바뀔 수 없다.
―박 대통령 퇴진 서명과 촛불집회에 나서고 있다. 실제 퇴진에 영향을 줄까?
▷지금은 정치인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 서서 가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정치인은 그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서 해법을 만드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서명운동이라든지 집회 참여는 제가 주도한다기보다 그런 민심을 파악하고 모으고 해법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촛불집회가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실망한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무능력과 무책임이다. 청와대에서 잘못 보는 것은 (민심 이반이)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생겼고 그것만 해결하려고 하는 착각이다. 그 밑에는 지난 4년간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거대한 분노가 있다. 그래서 내년 정치권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 변화와 문제 해결 능력, 또는 미래에 대한 준비,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는 정직과 신뢰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한다.
―꽉 막힌 정국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첫 번째로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총리에게 넘긴다고 선언한다. 두 번째로 여야 합의 총리를 선임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다. 여야 합의된 총리, 즉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질서 있게 수습할 수 있는 방법과 일정을 만들어서 제시하고 이에 따라서 갈 수 있다.
―대통령이 내치와 외치에서 모두 손을 떼야 하는 이유는?
▷외국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눴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이미 박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더라. 어떤 분들은 외치를 박 대통령에게 맡기자고 하는데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다. 외국 정상이 박 대통령과 만나서 어떻게 속 깊은 이야기 나누고 대화하고 또 약속하겠는가. 알맹이 없는 외교 공백 상태가 이어질 것이다.
―권한대행 총리의 역할은?
▷모든 전권을 가진 총리라고 하면 사실상 대통령 직무대행 총리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 직무대행이 앞으로 (대선까지) 남은 14개월을 그 상태로 끌고갈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력이 그렇게 오래가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개혁 과제들이나 구조조정, 외교적으로 시급한 문제들을 제대로 추진력 있게 해결할 수 없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이런 것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다만 관리형 총리에 머무를 것이다.
―대통령 퇴진 이후 조기 대선 시기는?
▷정치적으로 (대통령이 퇴진) 의사 밝히고 실제로 (이후의) 과정들은 시기를 조절해서 갈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국가는 미국 아니겠나. 한미동맹이 가장 근간이라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후 최소한 6개월 내에는 (우리도) 새로운 리더십이 서로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 전 대표 측은 6월 말까지 조기 대선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적어도 4월 말에는 대통령의 법적 퇴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인터뷰 후 전해왔다).
―박 대통령이 계속 권력 유지한다면 탄핵도 고려하나?
▷그러한 불행한 사태는…. 국민의 민심을 잘 파악해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 때문만도 아니고 지난 4년간의 무능으로 비롯된 실정에 대한 분노가 더 깊다.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촉구한다.
―대통령이 버티면 어떻게 하는가?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민심 이긴 사람이 없었다. 어제(12일) 국민의 민심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 아니겠는가. 앞으로 (촛불집회는) 계속될 것이다. 민심 이긴 대통령은 없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검 논의는?
▷현행법상 대통령이 심각하게 저촉되는 것들은 없지 않으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정말 큰 우려가 대통령은 최고의 정치인이며 정치인은 법만 어기지 않으면 되는 게 아니라 법의 테두리를 넘어 도덕적 책임도 져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검찰이 현행법적으로만 판단하면 국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개헌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일부에서 일단 개헌하고 그 체제에 따라서 대통령이나 총리를 뽑자고 한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14개월 동안 국민투표를 두 번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를 위기에 빠뜨린다. 지금은 리더십을 빨리 세워야 한다. 우선 현행 체제로 대통령을 새로 뽑고 임기 초기 때 개헌하자는 게 의견이다. 정치인들이 개헌 얘기를 하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크므로 국회에서 논의하면 합의가 안 될 것이다. 대선 공약으로 정하고 그 방향에 따라서 국민이 투표하면 힘이 모아질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시 개헌 공약 지킬 것인가?
▷이런 엄중한 시국에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엄청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반기문·손학규 등과의 연대 등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지금은 정치공학적인 유불리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그러면 또 진심이 왜곡된다. 지금은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때다. 지금 시나리오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함께 이 나라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보수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저는 국민이 바라는 게 이쪽저쪽 식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넘어서 정치교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당선을 어떻게 보나?
▷제가 계속 얘기한 것이 2016년은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는 해라는 점이다. 기득권 정치가 문제 해결하지도 못하고 강렬한 변화를 바라는 대중의 요구를 반영 못하니 분노가 폭발한 것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이다. 우리는 4월 총선 결과가 그랬다.
[정리 = 김효성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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