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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국민혁명

[법원]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잠용(潛蓉) 2017. 2. 17. 09:21

[이재용 구속]'설마'하던 삼성, 최악의 국면에 '패닉상태'
뉴시스ㅣ최현ㅣ입력 2017.02.17 05:48 댓글 786개



'설마'가 '현실'로… 삼성그룹, 패닉에 빠진 모습
재계 "최악의 국면…나머지 기업들도 대비해야"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삼성은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됐다. 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서 삼성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17일 오전 5시38분께 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앞서 16일 오전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서관 319호 법정에서 진행된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이동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려왔다. 영장실질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돼 다음날까지 이어지며 구속이 결정돼 이 부회장은 대기하고 있던 현장에서 바로 수감됐다.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올해 경영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된 삼성은 경영 전반에 매우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특검팀 수사가 시작된 뒤 대기업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삼성가에서도 지금까지 오너 구속이라는 사태를 맞은 적은 없었다. 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한 삼성그룹은 최근까지 여러 번 검찰수사에 휘말렸지만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고(故) 이병철 전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구속사태는 피해왔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총수의 구속 소식에 당혹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미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어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했던 만큼 충격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사 임직원들은 이 부회장의 신변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 앞으로 그룹 전반의 행보는 어떻게 이뤄질지 등에 대해 논의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삼성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지만 솔직히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 총수가 구속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서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대한승마협회장)은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됐지만 오너의 부재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해체가 공식화 되는 등 미래전략실이 마비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전격 구속되면서 삼성은 투자를 비롯한 대외활동 전반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제 삼성뿐만 아니라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나머지 기업들도 최악의 국면을 배제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해당 기업들의 오너리스크 우려로 인한 투자 위축이나 경영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forgetmenot@newsis.com]


이재용 구속으로 '뇌물죄 큰 산' 넘은 특검... 남은 과제는?
뉴스1ㅣ이후민 기자ㅣ입력 2017.02.17 06:15 댓글 822개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朴대통령 대면조사에 집중... 뇌물수수 등 혐의 입증 주력
우병우·비선진료 주목, 다른 대기업 수사 속도낼지 주목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구속영장을 끝내 받아내면서 뇌물죄 수사의 큰 산 하나를 넘었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혐의 수사에 한층 속도를 내는 동시에 지금껏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한 다른 의혹들에도 남은 시간동안 수사력을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21일 출범한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최순실씨(61·구속기소) 딸 정유라씨(21)에 대한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비리 수사에 빠른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박 대통령과 '법꾸라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 현안해결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거 출연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 등 남은 수사대상은 산더미처럼 쌓였어도 성과는 미지근한 상태다.

특검은 지난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에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하고 국회에도 수사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보냈지만, 연장이 불투명하다는 전제 하에 공식 수사기간인 70일이 만료되는 28일 전까지 지금까지 펼쳐놓은 수사들을 조금이라도 매듭짓기 시작해야 한다.


◇ 청와대 압수수색 무산되자 朴대통령 대면조사에 총력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61·구속기소)와 공모한 삼성 뇌물수수 의혹과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을 직접 지시한 의혹, 세월호참사 7시간 동안의 행적에 관한 의혹, 비선진료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청와대 측이 막아서며 무산된 뒤 특검팀은 법원에 압수수색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에 관한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가 이마저도 16일 각하됐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무산됐지만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포기할 수 없는 특검으로서는 현재 물밑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면조사 성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특검은 박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 일정 및 장소, 방법을 놓고 조율을 마쳤다가 일정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빌미로 무산된 뒤 박 대통령 측과 다시 한번 조율에 들어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로 박 대통령 대면조사의 필요성이 더 커지게 되면서 그동안 수사 대상자들의 비협조와 수사기간 제한 등의 벽에 부딪혔던 특검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대면조사가 성사되더라도 지금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해 온 박 대통령을 상대로 의미있는 진술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비선의료진' 김영재 특혜의혹 수사도 계속

특검은 박 대통령의 성형·미용시술 등을 통해 청와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따냈다는 의혹을 받는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부부를 중심으로 한 비선진료 의혹 수사도 이어간다. 특히 설연휴 직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김 원장의 아내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48·구속)가 건넨 명품가방 등을 확보했다. 안 전 수석이 박 대표와 통화하며 "아내한테 점수 많이 땄다"고 언급한 사실도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박 대표는 안 전 수석 부부에게 현금과 명품백, 무료시술 등 수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은 이같은 뇌물공여 행위가 박 대표가 입은 각종 특혜지원에 따른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은 김 원장 부부가 받은 특혜 이면에 박 대통령과 최씨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남편 김 원장과의 뇌물공여 공모 혐의점도 수사 대상이다.


◇ '의혹 덩어리' 우병우 전수석 소환조사 임박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임하며 최씨 등의 비리행위를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한 직무유기 또는 비리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방조·비호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또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과정과 최씨 등의 비리행위를 내사하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 본인이 영향력을 행사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해임되도록 했다는 의혹도 특검의 수사대상이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의 횡령 의혹 등과 관련해 감찰을 벌이던 특별감찰관실 해체를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씨의 미얀마 원조개발사업 이권개입 과정에 주미얀마 대사 인사에 개입하거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한 정황 등도 추가로 포착됐다.


특검 수사대상에 명시된 의혹 외에도 세월호참사 당시 광주지검의 수사 과정에 부당한 외압을 가해 수사를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진경준 전 검사장 승진 등 검찰 인사에 부당개입 의혹,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횡령 의혹, 처가와 넥슨간의 땅 거래개입 의혹, 아들의 운전병 특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 다양한 개인비리도 불거진 바 있다. 우 전 수석에 대해 지난 2월부터 수사에 들어간 특검팀이지만 지금까지 우 전 수석 아들의 '꽃보직 특혜'와 관련해 백승석 경위와 가족회사 정강의 억대 그림거래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우찬규 학고재 대표, 이 전 특별감찰관과 문체부 인사개입 관련 피해자 일부를 불러 조사하는 데 그친 상태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별검사보 역시 지난 14일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상당히 많다"며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현재 상태에서 다 수사하기 힘들고 그 중 몇가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되어서 어느 정도 특검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삼성' 잡은 특검 다른 대기업 수사 속도낼까?

특검은 초기 삼성 뿐만 아니라 롯데와 SK 등 다른 대기업 수사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현재 나머지 대기업 수사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수사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본격적으로 하기 불가능하다"며 "다른 대기업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는 현재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남은 열흘 동안 다른 기업들 수사에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특검이 수사개시 전부터 이 부회장을 포함해 대기업 총수를 일부 출국금지 조치하면서 SK와 CJ, 롯데 등 기업을 상대로 총수 사면청탁 및 기업 현안해결을 위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의혹과 관련한 특검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SK는 박 대통령과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두 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것이 최태원 회장(57)의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의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기금 출연과 최 회장의 특사에 '거래'가 있었다는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CJ는 이재현 회장(57)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 당시 기업인 중 유일하게 사면을 받은 이면에 박 대통령에게 청탁한 정황이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드러났다.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권을 놓고 신동빈 회장(62)과 박 대통령과의 거래가 있었고 해당 민원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재단에 45억을 출연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hm3346@]


특검 '재시도' 끝 이재용 구속... 朴대통령 수사에 '급물살' (종합)
연합뉴스ㅣ2017.02.17 05:47 수정 2017.02.17 07:50 댓글 5050개


총수 구속...공황상태 빠진 삼성 (의왕=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17일 새벽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리던 삼성그룹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utzza@yna.co.kr


법원, 이번에는 삼성측 '피해자' 주장 수용 안 해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영재 기자 =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삼성 창립 이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28일 수사 기간 만료를 앞둔 특검은 이 부회장 신병 확보를 발판 삼아 수뢰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 조사에 남은 역량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7일 오전 5시35분께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지난달 19일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결국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함께 청구된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의 영장은 기각됐다. 이 부회장을 심문한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다만 박 사장에 대해선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5가지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승마 선수 육성을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씨가 세운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1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세운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천800만원을 후원 형식으로 제공했다. 또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중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에 보낸 35억원에는 단순 뇌물 공여 혐의를, 재단·사단법인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과 동계센터 후원금 16억2천800만원에는 제3자뇌물 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실제로 최씨가 지배한 코레스포츠와 동계센터, 박 대통령과 최씨가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넘어간 돈은 총 255여억원이다. 뇌물수수죄는 실제 돈이 건너가지 않아도 약속만으로도 성립해 특검팀은 삼성이 건네기로 한 430억원 전체에 뇌물 공여 및 제3자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 지원금 35억원과 정유라(21)씨에게 제공된 명마 구입 대금 집행에는 특경법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에는 최씨 지원을 위한 자금 집행을 정상적 컨설팅 계약 형태로 꾸민 행위가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추가했다. 이 부회장 측은 최씨 일가 지원이 박 대통령의 사실상 강요에 따른 것이며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법원은 결과적으로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과 박 대통령의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사이에 대가성이 있다는 특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측은 영장 재청구 직후 "특검이 뇌물 사건이라는 기본 틀을 짜놓고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목표 아래 군사작전을 하듯 벌여온 게 이번 수사"라고 반발한 바 있다. [cha@yna.co.kr]


[충격의 삼성] 창업 79년만에 첫 총수 구속
연합뉴스ㅣ2017.02.17 05:51 수정 2017.02.17 07:42 댓글 1510개


이병철·이건희, 사카린 밀수·비자금에도 구속은 면했는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은 역대 삼성그룹 총수 중 첫 사례다. 창업주인 이병철 초대 회장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부회장까지 총수 3대에 이르는 동안 여러 번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한반도 구속까지 된 적은 없었다. 1938년 대구 '삼성상회'에서 출발해 79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커오면서 겪은 숱한 위기 중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시련을 맞은 것이다. 이 부회장의 조부인 이병철 전 회장은 1966년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검찰에 불려가지는 않았다.


삼성 계열사인 한국비료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 55t을 건축자재라고 속여 들여와 팔려다 들통났다. 세간의 분위기는 험악했고, 삼성과 박정희 정권이 밀수로 번 돈을 나눠 가지려 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이 전 회장은 한국비료의 국가 헌납과 경영 은퇴를 선언, 위기를 모면했다. 대신 그의 차남이자 밀수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창희 당시 한국비료 상무가 6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총수 구속...공황상태 빠진 삼성 (의왕=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17일 새벽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리던 삼성그룹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utzza@yna.co.kr


부친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 역시 수차례 의혹의 중심에 섰지만 구속된 적은 없다. 이건희 회장은 1995년 11월 대검 중수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할 당시 다른 대기업 총수와 마찬가지로 불려와 조사를 받았다. 이후 불구속 기소돼 1996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이듬해 10월 사면받았다.


2005년 이른바 'X파일' 사건이 터졌다.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검찰에 대한 금품 제공을 논의한 것이 녹음파일 형태로 폭로된 것이다.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서면 조사만 받았고 무혐의 처분됐다. 삼성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재 8천억원을 사회기금으로 내놨다. 이어 2007년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이건희 회장 지시로 금품 로비를 하고 자신 명의의 비밀계좌로 50억원대의 비자금이 관리됐다는 내용이었다. 곧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따라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출범, 삼성 비자금과 불법 경영권 승계 과정을 훑었고 이건희·재용 부자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 2008년 2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김용철 변호사 등으로부터 고발되어 피고발인 신분으로 삼성특검 사무실로 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1월 19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 밖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 [연하뉴스 자료사진]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최종 처분은 불기소였다. 이건희 회장은 배임·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기소 직후인 2008년 4월 자신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쇄신안'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법원에서 일부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지만 약 1년 뒤 사면됐다. 이처럼 삼성 총수 일가는 검찰과 여러 차례 악연을 맺었지만 대규모 변호인단을 동원한 치밀한 방어 전략으로 고비를 넘겨왔다. 그러나 변호인단의 '철통 방어'도 이번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된 이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인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nomad@yna.co.kr]


[이재용 구속수사]
외신 "韓정경유착에 극적전환... 대중분노에 답하다" (종합)

연합뉴스ㅣ2017.02.17 10:49 수정 2017.02.17 10:49 댓글 130개


이재용 구속 머릿기사로 보도한 WSJ 인터넷판


"삼성 리더십 공백 예상... 경영승계 계획 복잡해져"

(뉴욕·서울=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김지연 기자 = 주요 외신들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서울발로 일제히 긴급히 타전했다. AFP, AP, 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들은 이날 오전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삼성 후계자, 부패 수사에서 구속되다", "한국 법원이 대형 부패스캔들 연루 혐의로 삼성 후계자 구속을 승인했다" 등 긴급기사를 신속하게 내보냈다. 이들 통신사들은 이어 1차 구속영장 기각 이후 재청구 끝에 영장이 발부된 과정 등을 소개했으며 법원이 밝힌 구속 사유를 설명하고 한국 재계에 미칠 충격 등을 전했다. AP통신은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점과 삼성 역사상 최초의 총수 구속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의 구속이 한국 재계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부회장을 삼성의 사실상 수장(de facto head)으로 지칭하면서 그의 구속이 "한국 기업계를 지배하는 가족경영 대기업 중 가장 큰 삼성에 충격적인 타격"이라고 전했다.


삼성, 창업 79년 만에 첫 총수 구속


외국 언론들은 특히 법원의 구속 결정을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수사에서 중대한 순간이자 이번 사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고질적인 정경유착 고리를 끊으려는 시도 중 하나로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부회장 구속이 이번 사태 수사에서 중대한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그동안 한국 재벌들이 사법체계에서 관대한 처분을 즐겨온 점 역시 이번 사태에서 대중의 분노를 촉발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 부회장 구속 여부가 국가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이유로 재벌가 처벌에 관대했던 한국 사법체계에 대한 시험대로 여겨져 왔다는 점을 환기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에서 이번 최순실 스캔들이 오랫동안 이어진 재벌과 정부의 '안락한'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개혁 요구도 촉발했다는 점을 짚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은 이 부회장 구속 결정을 한국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대기업-정부 결탁관계 단절을 위한 노력에 '극적인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회장 사건은 비교적 짧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와 사법체계가 재벌의 화이트칼라 범죄를 엄중히 처벌할 수준에 도달했는지 보여줄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노정호 컬럼비아 법대 한국법학연구소장은 "이것이 바로 현재 한국 대중의 요구"라며 "일종의 응징을 바란다"고 진단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구속영장 발부 직전에 특검의 영장 청구를 두고 한국의 여론에 주목하는 '대중의 분노가 삼성 총수의 체포를 새롭게 요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써서 한국 국민의 구속 수사에 대한 목소리에 특검이 답했다고 표현했다.


외국 언론들은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 기업활동에 미칠 타격에도 주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작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 이후 모바일사업 되살리기에 매달려온 가운데 이 부회장 구속은 리더십 공백을 만들어내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재용 부회장에겐 고통스러운 사건이지만 결국 삼성에 약이 될 것"이라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발언을 전하면서 삼성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략적인 의사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 또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혐의로 이 부회장과 최소 5명의 삼성 고위 임원이 조사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번 구속으로 삼성이란 기업 제국의 핵심(crown jewel)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계획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