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저 점검중... 준비되는 대로 이동"
YTNㅣ김웅래ㅣ입력 2017.03.11 08:11 댓글 2171개
[앵커] 대통령직에서 내려온 박근혜 前 대통령이 사저 점검 문제로 아직 청와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이동한다는 계획입니다. 청와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김웅래 기자! 언제 이동할지 관심이 많은데, 아직 안 정해진 건가요?
[기자] 사저 점검 문제로 당장은 어렵다는 점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삼성동 사저가 워낙 오래 비워둔 집이기 때문에 점검할 시설이 많은 데다, 경호상 확인할 부분도 적지 않아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박 前 대통령이 언제 이동할지는 현장 점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저 점검을 마치는 대로 박 前 대통령의 거처를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박 前 대통령은 일단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무고하다는 자신의 입장과는 달리, 헌정 사상 첫 파면이라는 오명을 쓰게 돼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제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前 대통령은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들을 만났지만 박 前 대통령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어제는 박 前 대통령은 물론이고, 청와대도 아무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오늘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박 前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기 전에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되고는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습니다. 어제 박 前 대통령과 참모들이 만났을 때 3시간 정도 회의를 했는데, 주로 사저 복귀 방안과 입장 발표 여부가 논의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박 前 대통령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제는 박 前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보좌할 수 없게 된 참모진으로서는 대응 방식을 놓고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 때문인지, 참모진 대부분 취재진과의 접촉을 자제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파면됐고, 권한대행의 역할도 상황 관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진이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참모진의 일괄 사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아직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은 데다, 사표 제출은 도망가는 것밖에 안 된다는 인식도 없지 않아 사표 제출 여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모진은 주말인 오늘도 대부분 정상 출근해 논의를 이어갑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오래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조만간 박 前 대통령은 물론, 참모진의 향후 행보에 대한 방침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청와대 춘추관에서 YTN 김웅래[woongrae@ytn.co.kr]입니다.
[단독] 탄핵 발표 뒤 내려진 청와대 봉황기... 박근혜 개인 깃발인가?
중앙일보ㅣ전민규ㅣ입력 2017.03.11 02:31 수정 2017.03.11 07:20 댓글 831개
↑ 10일 청와대 본관 앞에 게양돼 있던 대통령 봉황기 모습이다. 파란색 바탕의 이 깃발에는 봉황 두 마리와 무궁화 문양이 그려져 있다.
↑ 이날 청와대 본관 앞에 태극기와 함께 게양돼 있던 대통령 봉황기(원 안)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뒤 내려졌다.
[대통령 탄핵] 청와대 직원들, 삼성동 사저 복귀 위한 준비 시작
연합뉴스ㅣ입력 2017.03.10 15:54 수정 2017.03.10 18:20 댓글 440개
[제작 최자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최평천 기자 =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10일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남 삼성동 사
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저 주변도 주인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직원들이 박 전 대통령 복귀에 앞서 삼성동의 박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파면 선고 후 4시간이 미처 안된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청와대 관계자들이 탄 은색과 갈색 승합차 2대가 나란히 사저 앞에 도착했다. 직원들은 차량을 세운 뒤 차량에서 베이지색 상자 등 짐을 내려 사저 안으로 옮겼으며, 약 30여분 뒤 사저를 떠났다.
↑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결정된 10일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사저로 청와대 관계자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3.10 saba@yna.co.kr
정장 차림의 이 관계자들은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직원들로 박 대통령의 사저 복귀 준비를 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도착하기 전에 생활에 필요한 짐을 미리 옮겨두고, 집안을 미리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돌아오는 것은 대통령에 당선되고서 2013년 2월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 4년여만이다. 다만 청와대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당장은 사저로 돌아가지 않고 관저에 잔류한다고 밝힘에 따라 복귀 시점은 주말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2층에서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창밖을 살피고 있다. /2017.3.10 photo@yna.co.kr
경찰은 이날 사저 앞 초소에 평소와 같이 경찰 3명을 배치한 것 이외에도 사저 주변에 5개 중대(약 350명)를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중이다. 사저 앞에는 박 대통령의 복귀 장면을 취재하려는 국내외 취재진 200여명
이 몰린 상황이다. [ses@yna.co.kr]
[탄핵 인용] 사저로 옮겨지는 朴 전대통령 짐
뉴스1ㅣ민경석 기자ㅣ입력 2017.03.10 15:40 댓글 1819개
↑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청와대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로 박
전 대통령의 짐을 옮기고 있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박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선고기일에서 재판관 전원일치(8-0) 의견으로 박 대통령에게 파면 결정을 내렸다. /2017.3.10/뉴스1 newsmaker82@news1.kr
끝까지 기각 확신한 듯...
靑 "朴대통령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
동아일보ㅣ입력 2017.03.11 03:02 댓글 7216개
↑ 삼성동 사저 도착한 경호실-총무비서관실… 통신장비 등 들여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에 청와대 관계자들이 도착했다(왼쪽 사진). 대통령경호실과 총무비서실 소속인 이들은 사저로 경호비품 등 물건을 옮겼다. 오른쪽 사진은 경호실 관계자가 통신장비
가 담긴 박스를 옮기고 있는 모습.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헌재 첫 대통령 파면]靑, 8대 0 인용에 침통
[동아일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끝난 지 약 2시간 반 뒤인 10일 오후 2시경. 한광옥 대통령비서실
장과 대통령수석비서관 전원이 청와대 관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한 시간가량 탄핵 인용에 따른
사저 복귀 방안, 대국민 메시지 등 조치를 보고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내내 침묵을 지켰
다고 한다. 침통한 수석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등 대화가 제대로 오가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오늘(10일)은 관저에 머물 것”이라며 “따로 메시지나 입장 발표는 없다”고 했을
뿐 온종일 깊은 침묵 속에 잠겼다.
박 대통령, 기각 100% 확신했던 듯
앞서 이날 오전 11시 박 전 대통령은 TV로 헌재 선고를 지켜봤다. 8 대 0으로 탄핵이 인용되자 몇몇 참모에게
전화해 사실관계를 되묻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줄곧 탄핵 기각을 확신했
던 것 같다. 참모들조차 탄핵 인용 가능성을 제대로 보고하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쉽
게 받아들일 수 있었겠느냐”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오후 3시 반경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 삼성동 사저 상황 때문에 이동할 수 없다. 오늘(10일)은 관저에 머물 것” 이라고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주말 동안 관저에 머물다가 삼성동 사저가 수리되는 대로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르면 12일, 늦으면 13일경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 흔한 "헌재결정 존중"한다는 메시지도 없어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에 대한 간단한 입장조차도 밝히지 않았다. 당초 청와대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실을 중심으로 인용과 기각, 각각에 대비한 두 가지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했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아무런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메시지조차 내지 않은 데 대해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헌법재판소 최후진술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 이를 언급할 여력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최후진술 의견서에서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육성으로 메시지를 전한 것은 1월 25일 한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가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27일 헌재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는 이동흡 변호사가 최후진술 의견서를 대독했다. 박 전 대통령이 한 달 이상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다 탄핵 인용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 안팎에서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은 (박 전 대통령이) 조용히 계시고 싶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 혼자 머물면서 향후 거취 등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떠나기 전 파면 결정에 대한 승복 및 국민통합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참모진들 거취는?
앞서 한 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비서동인 위민관에 모여 TV를 통해 탄핵 심판을 지켜봤다. 청와대 직원들도 각 사무실에서 숨을 죽인 채 TV를 응시했다. 이때만 해도 청와대 직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추천했던 서기석, 조용호 헌법재판관의 표정까지 살피면서 기각에 대한 희망을 접지 않았다. 그러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 대행이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마침내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결정하자 “아…”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일부 직원들은 눈물을 터뜨렸다.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한 뒤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이 청와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30분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초유의 국정 공백을 우려해 당분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부 수석들은 대통령 파면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맞춰 발표된 '더러운 잠' 3탄
경향신문ㅣ정지윤 기자ㅣ입력 2017.03.10 16:28 댓글 1516개
[경향신문] ‘더러운 잠’의 작가인 풍자화가 이구영씨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더러운 잠’ 3탄 ‘더러운 잠3-bye 닭’을 발표했다. 이 작가는 “최근 도를 넘어선 태극기 집회에 등장한 성조기와 태극기를 표현한 것으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몰상식적 주장만을 내뱉는 폭력적 현상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침몰하는 세월호가 있던 창밖 모습은 촛불집회의 모습으로 대체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이 깨어 있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닭털은 탄핵인용으로 퇴진하는 비리한 권력을, 똥 주변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파리떼 들은 만만치 않는 오늘의 현실을, 수 없이 많은 촛불집회의 사람들은 우리가 걸어야할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작가는 밝혔다. 한편 지난 1월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BYE’전에 전시된 그의 ‘더러운 잠’은 표현의 자유와 여성폄하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시리즈의 2탄 ‘black’은 문제가 된 누드를 검게 색칠해 과도하고 집요하게 지적되는 비판에 항의한 바 있다.
↑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 ’시리즈 3탄인 ‘더러운 잠3-bye 닭’
↑ ‘더러운 잠3-bye 닭’ 의 부분
↑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 2탄 ‘black’ /정지윤기자
↑ ‘더러운 잠’시리즈의 작가 이구영 화가 /정지윤 기자
이번 작품은 ‘더러운 잠’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더러운 잠3-bye 닭’에서는 전작인 ‘더러운 잠’에서 박 대
통령을 누드로 표현했던 것과는 달리 박 대통령이 누워있던 자리와 도도한 최순실의 모습을 생략하고 빈 공간
으로 처리했다. 대신 그 자리에 거대한 똥을 배치했다. 거대한 똥에는 성조기와 태극기가 꽂혀 있고 옆에는 틀
니가 성조기를 물고 있다. 이 작가가 ‘더러운 잠’ 3탄에서 예견한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탄핵되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옥천은 더 이상 박정희 처가, 박근혜 외가가 아니다"
한겨레ㅣ오윤주ㅣ입력 2017.03.10 14:16 수정 2017.03.10 15:06 댓글 874개
↑ 옥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해 11월 옥천 관성회관에서 박 전 대통령 어머니 육영수씨의 숭모제를 규탄하고 있다.
충북 옥천 주민들 희비교차... "안타깝다" "후련하다"
김영만 군수 "흩어진 민심 통합할 방안 마련할 것"
[한겨레] 충북 옥천은 어느 지역보다 착잡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옥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의 생가가 있으며, 육씨 집성촌이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박정희의 처가’이자 ‘박근혜의 외가’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실제 지난 대선 때 옥천은 충북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64.49%로 충북 전체 지지율(56.22%)보다 8.27%나 높았다.
옥천읍 교동리 육영수씨 생가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헌재의 탄핵 선고를 지켜봤다. 옥
천군과 옥천경찰서 등은 생가 주변에 경찰 등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29
일 옥천문화원에서 열린 육영수씨 탄생을 축하하는 숭모제에선 진보, 보수 성향 단체가 몸싸움과 설전을 벌이
기도 했다.
↑ 박사모 등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단체들이 지난해 11월 옥천문화원에서 열린 육영수씨의 숭모제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를 밝히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옥천은 분위기가 양분됐다. 한봉수(73) 옥천 교동리 이장은 “더없이 서운하고 착잡하다. 육 여사의 딸로서 정말 잘해주길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지지했는데 안타깝다. 박정희·박근혜 두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컸었는데 이제 상실감이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육인수 육씨 종친회장은 “할 말이 없다”며 아예 전화를 끊었다. 지난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남아무개(45)씨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나마 채울 수 있는 결정도 조금 기대했지만 차라리 이젠 마음이 후련하다. 이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새로운 옥천을 위해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옥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해 11월 옥천문화원에서 박 전 대통령 어머니 육영수씨의 숭모제를 규탄하고
있다.
환영하는 이들도 많다. 언론노조 <옥천신문>지부 등 옥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일 저녁
마다 농협옥천군지부 앞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어왔다. 오대성 옥천노동자협의회
장은 “파면은 당연한 결과다. 이제 더는 옥천이 `박정희의 처가’, ‘박근혜의 외가’, ‘육영수의 생가’ 마을로 불리
지 않았으면 한다. ‘정지용·송건호의 옥천’ 등 새로운 옥천의 정체성을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영만 옥천군수는 “다행히 아직까진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워낙 오래 끌어왔기 때문에 군민 사이에
서 자정하는 마음이 생긴듯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군민들이 많았던 터라 상실감도 크다. 지난
잘못은 용서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 군수로서 상심한 군민을 달래고 흩어진 민심을 통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이슈플러스] 朴 전대통령, 靑→삼성동 이동 안하나, 못하나?
박세준 입력 2017.03.11 19:56 수정 2017.03.11 20:44 댓글 1687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다음날인 11일에도 청와대를 떠나지 않았다. 청와대 관저에서 서울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여전히 구체적인 시점과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계속되는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탄핵 이후 청와대 시설 사용제한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그러나 대통령 신분이 아닌 상황에서 계속 관저에 머무를 수 없는 만큼 최소한 퇴거 시점을 밝히고 이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오늘(11일) 이동은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도의 입장 표명이나 메시지 전달도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이 밝히는 이동불가 사유는 삼성동 사저의 상태다. 물리적인 환경 자체가 전직 대통령이 머무를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단계라는 것이다.
↑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차량이 주차해 있다. 인터넷 설비를 설치하려는 KT 측 차량으로 알려졌다. /안승진 기자
삼성동 사저가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인데다 4년 넘게 관리를 하지 않아 집안 곳곳에 보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경호상 안전확보를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사저 외에 경호안전상 별도 주거지(경호동)를 제공받을 수 있다. 경호동은 전직 대통령이 마련할 수 있는데 박 전 대통령 측은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사저 주변 부지 매입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호동을 확보하기에 앞서 일단 사저 내부에 소수의 경호 인력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부터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사저의 환경과 관계없이 박 전 대통령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 공관은 사유지가 아니지 않으냐”며 “국민이 보기에도 불편한데 삼성동이 안 된다면, 제3의 장소로 옮기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일단 청와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임시로 머물다가 삼성동 사저의 시설 보수가 끝난 뒤 정식 입주를 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비서실장보다 경호실장의 권한이 더 세다”며 “경호책임자가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하는 상황에서 다른 참모들이 무리하게 사저 이동을 권유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호책임자의 입장은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경호에 필요한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고 이미 전 실장, 전 수석이 된 사람들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청와대 떠나지 않은 박 전 대통령... 버티기 수순?
한국일보ㅣ손효숙ㅣ입력 2017.03.10 18:07 수정 2017.03.10 21:33 댓글 6587개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9일 춘추관에서 열린 대국민담화를 마치고 장막 뒤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관저를 떠나지 않았다. 박 전 대
통령은 특히 헌재 결정에 대해서 아무런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
에 대한 불복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탄핵 선고 직후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소집해 박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 여부와 복귀 방식 등을 긴급 논의했다. 당초 청와대 측은 선고 결과에 따른 대응별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향후 수습 방식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지만 당장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언론 접촉
을 피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참모진은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 4시간이 지나서야 “입장 발표나 메
시지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면서 "삼성동은 (경호) 상황 때문에 오늘 이동하지 못하고 관저에 남는다”고 밝혔
다. 박 전 대통령이 언제 청와대 관저를 떠날지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전날 “선
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태도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결정과 동시에 대통령직에 물러나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만큼 청와대에서 즉각
퇴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대통령 탄핵을 대비한 청와대 퇴거 조항이 딱히 없어서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
계속 머문다면 혼선이 지속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이 이날 오후 3시쯤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짐을 옮기고 사전 점검을 실시했다. 사저의 보일러 수리를 위해 작업용 공구를 든 인부들이 1시간 정도
머물기도 했다.
헌재의 결정이 만장일치로 내려진데다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온 상황에서 박 전 대통
령이 아무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헌재 선고 결과에 대한 충격으로 박 전 대통령 스스로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선고 뒤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뒤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의 향후 일정에 대해 설명 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친박계인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청와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불발됐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기각을 기대하다가 충격을 받고 외부 접촉을 끊은 채 칩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참모들도 전날까지 기각 내지는 각하 결정을 기대하며 복귀 시나리오까지 준비한 터여서 충격의 강도가 더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마음을 정리하더라도 정치적 명예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대
한 시간을 끌면서 정치적으로 가장 유리한 퇴거 방식을 고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셈법이 무엇
이든 청와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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