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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세월호] 선체 시험천공 개시… 유류품 총 48점 수습

잠용(潛蓉) 2017. 4. 3. 13:39

세월호 선체 시험천공 개시... 유류품 총 48점 수습(종합)
이데일리ㅣ김성훈ㅣ입력 2017.04.03. 12:11 수정 2017.04.03. 12:14 댓글 112개 
 


2일 세월호를 싣고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정박한 화이트마린호 위로 세월호 육지운송 준비 작업을 할 인력들이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체 무게 감량 작업 돌입... 육상 거치 전 460t 줄여야
이준석 선장 손가방 등 유류품 총 48점 발견
100명 투입해 펄 제거작업..4일까지 마무리 예정

[목포=이데일리 김성훈 유현욱 윤여진 기자]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를 육상으로 옮기기 위해 선체에 구멍을 뚫는 작업이 3일 시작됐다. 해양수산부와 선체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세월호의 무게는 약 1만 3460t으로 추정된다.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약 1만 3000t인 만큼 460t가량을 줄여야 한다는 게 해수부 측 설명이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체조사위 협의와 장비 정비 작업을 거쳐 오전 11시부터 시험 천공에 들어갔다”며 “오전 중 21개소 추가 천공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수부와 선조위는 천공을 통해 자연 배수 방식으로 약 1200t의 바닷물과 펄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월호 무게 추정치를 감안하면 모듈 트랜스포터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수부는 펄 제거와 선체 무게 감량 작업을 완료할 경우 5일 모듈 트랜스포터 시험 운전을 진행한 뒤 6일부터 세월호 선체를 육상으로 옮기는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약 100명의 인력을 투입해 펄 제거 작업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펄 제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 속도로 진행한다면 4일까지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해역의 해저면 수색 작업도 이어간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선체에서 빠져나올 유실물에 대비해 세월호 주변 해저에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철제펜스를 설치했다. 해수부는 상하이샐비지 잠수사 20여 명을 철제펜스 안에 2인 1조로 투입해 두 달 동안 해저면 3만 2000㎡를 조사할 방침이다. 해수부의 ‘속도전’을 두고 세월호 유가족 측은 반발하고 있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 진상규명 분과장은 “발표를 하자마자 서둘러 선체 시험 천공을 하는 것은 기존에 제기된 세월호 침몰 원인 중 하나인 평형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8일까지 예정된 소조기 전에 육상에 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체 중량이나 해수 분포 등을 고려해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다 보니 유가족들에게 미처 연락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 펄 제거 작업 현장에서 이날까지 손가방과 옷가지, 휴대폰, 스웨터 등 총 48점의 유류품이 발견됐다. 이준석 선장 여권 등이 들어 있는 통장지갑과 필기구(연필 4개·색연필·볼펜),수첩 9개, 모포, 휴대폰, 작업화, 스웨터, 넥타이 등이다. 이 선장의 손가방에서 나온 여권과 신용카드, 통장 외 나머지 유류품의 경우 펄과 유성혼합물 등이 묻어 있어 아직 소유자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단독]선체조사委 "육상거치 시점은 예산적 판단"

목포신항=CBS노컷뉴스ㅣ특별취재팀 송영훈 기자ㅣ입력 2017.04.04. 06:04 댓글 46개



인양된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입항한지 2일째인 1일 오전 상하이셀비지 작업자가 반잠수정 화이트마린호로 올라가고 있다. /이한형기자


세월호에 구멍까지 뚫으며 '소조기 완료' 휘몰아친 까닭은 결국 '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육상거치 시점은 상업적 판단의 문제일 뿐, 선체조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희생자 가족들의 반발과 선체 훼손 우려에도 세월호 천공과 절단을 잇따라 감행한 것이 결국 '돈' 문제 때문임을 밝힌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조사위 김창준 위원장은 3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육상거치 시점은 상업적 판단의 문제"라며 "조사위의 권한인 선체조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상하이샐비지가 손해를 감수하고 천천히 거치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고도 했다. 이같은 언급은 세월호의 육상거치를 최대한 앞당기려 한 해수부나 업체의 입장이 인양 비용의 문제이지, 신속하고 효과적인 희생자 수습이나 진상규명을 위한 선체의 온전한 보존과는 무관하다는 걸 보여준다.



3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접안해 있는 세월호 천공작업에 쓰일 마그네틱 드릴(60파이). /이한형기자


해수부와 조사위가 세월호에 구멍까지 뚫어가며 소조기내 육상거치를 목표로 서두른 것은 결국 비용 문제를 가장 염두에 뒀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무리한 인양을 서두른 이유가 국가예산이 많이 들어서도 아니다. 이번 세월호 인양업체로 선정된 상하이샐비지는 거치작업까지 계약이 맺어져 있는 상태라 작업 지연시 비용은 업체가 모두 부담한다. 해수부는 2015년 7월부터 세월호 인양을 위한 국제입찰을 진행했다. 국내외 27개 업체가 7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한 끝에 상하이샐비지가 주도하고 국내 해저 케이블 업체인 오션씨엔아이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해수부는 상하이샐비지와 851억원에 계약을 맺었으며, 상하이샐비지는 인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모든 손해를 배상하기로 했다. 계약금은 세 단계로 구성된 인양 과정을 완료할 때마다 차례로 지급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도 "추가비용은 상하이 샐비지가 부담한다"며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지 않겠느냐"고 얘기한 바 있다. 같은날 다시 열린 저녁 브리핑에서도 '상하이샐비지가 모듈트랜스포터 24개를 추가동원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육상거치까지 15일 더 되는 정도이며 상하이샐비지가 추가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만약 오는 6일 세월호를 육상으로 올리지 못하면 다음 소조기인 15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화이트마린호 용선료로 하루 3억원씩의 비용이 든다"며 "45억원을 부담하느냐 24개를 추가하느냐 문제인데 추가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상하이샐비지 측이 손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세월호 선체를 이용해 '선심'을 쓰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상하이샐비지 측이 15cm까지 구멍 크기를 키우는 까닭에 대해 "현장 지휘부인 부사장과 설계책임자가 본사에 보고할 때 본사에서 '플랜 B'가 없냐고 물어볼 것"이라며 "(15cm로 키운) 원형 구멍은 본사에 설명하기 위한 설득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양수산부는 이번 소조기 내에 작업을 마무리해야한다며 천공작업은 물론 자동차 등 화물제거까지 진행했다. 유가족들은 선체가 훼손돼 진상규명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수차례 반대해왔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작업은 진행됐고 해수부는 선체 20곳 안팎에 구멍을 뚫었지만 이마저도 오판으로 드러나 별 효과를 보지도 못했다. 사실상 이번 소조기에 작업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다음 소조기를 기다리면 된다는 얘기지만, 그동안 해수부는 유독 이번 소조기만 고집하면서 수많은 천공과 절단으로 사실상 선체를 훼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