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나 일반인들, 신중현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있어서 대한민국 록 음악의 최고봉으로 "아름다운 강산"을 꼽는데에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일부 평론가나 대중 음악가들은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을 꼽기도 하며 또 다른 곡을 지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세기 동안 사랑받아오는 국민적 대중가요인 "아름다운 강산"은 시대적인 변화와 음악성의 흐름 등으로 전혀 다른 편곡 버전으로 바뀌어 근래에 후배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된 명곡 중의 명곡이다.
1972년 신중현과 더맨 버전의 "아름다운 강산"은 10분이 넘는 대곡이며 신중현이 이끌었던 밴드 중 최고의 연주력을 선보였던 팀이라는 평가와 함께 밴드 버전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물론, 엽전들, 또는 뮤직파워 버전을 선호하시는 사람들도 있다.) 김정미도 보컬과 코러스로 함께한 곡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올겐과 오보에의 인트로부터 웅장하게 출발하는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6분에 가까운 보컬이 마감되면서 흐르는 비통하면서도 비장한 더맨의 연주를 천번도 넘게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
신중현과 더맨 - 아름다운 강산 보컬-신중현.박광수.김정미
1973년 김정미 독집인 김정미 NOW와 바람 엘범에 각각 수록된 "아름다운 강산"은 맛깔스럽고 감칠맛나는 창법과 절묘한 톤 조절로 부른 솔로 버전의 완창이다. 시대의 흐름이라고 자부하기엔 거부감과 함께 변질되고 왜곡됨을 느끼게 하는 이른바 내지르기식의 요즘 버전들이 마치 소음처럼 느껴지는 것은 신중현이 추구하고 꿈꿨던 그 시대의 진정한 낭만을 그 누구도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힘으로만 목청껏 노래했기 때문이다. 신중현 스스로 자신의 음악에 가장 부합하는 보컬리스트로 첫 손을 꼽았던 김정미는 몽환적 관능으로 무장한 한국 사이키델릭 록 음악의 새로운 역사를 열기에 충분한 자격을 지니고 있었다. 김정미 특유의 부유하는 듯한 목소리는 신들린 신중현의 기타 연주와 더불어 초월의 합일을 단숨에 이루어낸다. 그리고 '아름다운 강산'. 이 고금의 걸작은 김정미의 버전에 이르러 그저 '건전가요'가 아니라 꿈꾸는 듯한 도취의 아름다운 여행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이 앨범은 한국의 대중음악이 무려 삼십여 년 전에 어떤 위대함을 성취했는지를 알려주는 소중한 시금석이다.
김정미 - 아름다운강산(클릭-재생) 1973.김정미 NOW.바람 앨범 수록
"충격과 공포"로 표현된 신중현과 엽전들 2집 음반 뒷면이다. 음반 앞면은 신중현.이남이.권용남등 멤버 모두가 정장 차림의 차렷 자세로 단정하게 찍은 모습이다. "아름다운 강산"을 제외한 수록곡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시대에 얼마나 신중현과 엽전들이 탄압과 억압을 받은 음악인들이었는지 짐작된다. 발표곡마다 금지곡으로 되었다.
신중현과 엽전들- 아름다운 강산(클릭-재생) 1980년 해금된 신중현이 기획하고 결성한 대규모 밴드인 신중현과 뮤직파워는 여성 보컬 2명을 포함하여 총 아홉명으로 구성된 빅밴드이었으며, 혹자들이 신중현 음악에서 변형된 것으로 비평하는 뮤직파워 버전 "아름다운 강산"이 새로운 편곡 버전과 기존 곡들에 비해 다소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발표되었다. 그 당시 TV에서 대규모 신중현 밴드가 출연하여 이곡을 연주하며 부르는 것을 본인도 직접 보았으며, 1982년 2집을 발표한 후 해체됐는데, 급변하는 음악성의 흐름과 긴 공백 후에 이른바 댄스 음악으로 주류가 바뀐 세상은 신중현에게는 다른 이질적 음악 세상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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