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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지방선거

[이재명] "남경필 후보의 악의적 모함선전 참을 수 없었다"

잠용(潛蓉) 2018. 5. 14. 17:34

이재명 "어머니에 대한 형의 패륜·폭언 참을 수 없었다"
한겨레 입력 2018.05.14. 11:56 수정 2018.05.14. 12:16 댓글 10678개


'형수 욕설 사건' 진상 페이스북에 공개
"형의 성남시정 관여 막은게 갈등 원인
이유 막론하고 가족에 폭언한 것 사과"

[한겨레]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남경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을 두고 공세를 펼치자 이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건의 진상을 다시 밝히며 공개 사과했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형수 욕설 사건…사과드리며 진상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우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이어 남경필 후보가 저의 아픈 가족사에 대해 비방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하여 먼저 이유를 막론하고 가족에게 폭언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린다”며 글을 시작했다.



▲ 민주당 경기지사 이재명 후보가 이른바 ‘형수 욕설사건’의 진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 후보는 “이미 수차례 밝힌 것처럼 이 사건은 지금은 고인이 된 셋째 형님의 성남시장인 저를 이용한 이권개입 시도와 시정 관여를 제가 봉쇄하면서 생긴 갈등이 원인이다. (형님이 어머니에게)이재명과 통화하게 해 달라며 집과 교회를 불 질러 죽인다고 협박했고, 어머니를 상대로 한 (형의)패륜 폭언과 (형수의)두둔, 이 과정에서 생긴 저와 형님 부부간 전화 말다툼 일부가 왜곡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사건의 구체적 경위로 “2012년 초부터 형님은 국정원 김모 과장 및 성남 새누리당 간부들과 어울려 매일같이 시정을 비방하고 ‘종북시장 이재명 퇴진’을 주장하면서 저와의 통화와 면담을 요구하므로, 비서실장과 감사관이 대신 만났는데 비서실장에게는 4명의 공무원 인사를 요구하고, 감사관에게는 관내 대학교수 자리 알선을 요구하며 인사개입 및 이권 청탁을 했다”고 썼다. 결국 이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에 앙심을 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후보는 “(이권개입 요구를 거부당하자 형님은)시장실 농성과 공무원을 협박했고 통하지 않자, 형님은 (형님 스스로)인연을 끊었던 어머니를 이용해 저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형님은 돈 문제로 어머니와 인연을 끊었는데, 2012년 5월 형님 부부가 수년 만에 어머니 집을 쳐들어가 형님이 집과 교회에 불을 질러 죽인다고 위협하여 겁먹은 어머니가 전화를 연결해 저와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형님은 ‘어머니를 죽이고 싶다. 내가 나온 XX구멍을 칼로 쑤셔 버리겠다’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패륜 막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함께 있던 형수는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동조했다”며 욕설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극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으로서)친인척은 존재 자체가 권력이며,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미리 예방하고 단속하지 않으면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제가 시장이 아니었으면 형님과 관계가 틀어질 이유가 없었고, 시장이 되어 적당히 형님 요구를 들어 주었으면 극단적 갈등도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한 뒤, “형님 요구대로 만나거나 통화라도 적당히 했으면 시장실 농성도, 어머니 협박에 폭행도 없었을 것이고, 형님 요구대로 무릎 꿇고 빌었으면 녹음 공개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 친형’을 내세우는 형님으로 인한 친인척 비리와 시정 개입 때문에 오늘날의 성남시와 정치인 이재명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맺는 글에서 “내 생명의 원천인 어머니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패륜 폭언, 그리고 늙고 병들어 몸도 제대로 못 가누시는 어머니를 때려 병원에 입원시키는 형님 부부의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패륜에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반성하고 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임도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그는 끝으로 “어머니는 이제 말씀도 나누기 어려울 만큼 노쇠해지셨고, 유일하게 패륜을 저지르던 형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이제 저도 더 성숙했고, 저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만드는 어머니에 대한 패륜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런 해명과 사과를 명확히 하기 위해 법원이 내린 친형의 어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 등을 사진으로 첨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 시장의 형은 ‘박사모 성남지부장’과 ‘황대모’(황교안 대통령만들기 모임) 회장 등을 맡으며 이른바 ‘태극기 집회’ 등에 참석하며 보수 활동을 하다 2017년 8월 사망했다고 이 시장은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남경필 '이재명 형수 욕설 파일' 들고 나왔다 되레 '역풍'
한겨레ㅣ입력 2018.05.15. 13:56 수정 2018.05.15. 16:56 댓글 3660개



▲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관련해 “이틀 전 음성 파일 들었는데 귀를 의심했다”며 민주당에 경기도지사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14년 선거때 "네거티브 안해 자랑스럽다" 발언
아들 문제 등 남 후보도 가족사 비판 시달린 경험
지역 정치인들 "흙탕물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라"
누리꾼들도 "/자신의 가족사 되돌아보라" 비꼬아

[한겨레] ‘합리적 보수’를 자처했던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비극적 가족사’를 들춰내며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 되레 역풍을 맞는 분위기다. ”불리한 선거 판세를 되돌리기 어렵게 되자 국민의 여망을 저버린 채 네거티브를 꺼내 들었다. 이제는 이미 명확히 해명된 해묵은 얘기를 꺼내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려 하고 있다.” 2014년 5월28일 당시 6·4지방선거에 나선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 선대위가 경쟁자인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향해 내놓은 논평 가운데 일부다. 당시 김 후보 쪽이 남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이런 논평을 내놓은 것이었다.


같은 해 6월4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도 수원시 매산동 제 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남 후보는 “네거티브 없이 정책선거를 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끝까지 잘 유지했다는 것에 나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럽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남 후보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이 담긴 음성 파일을 들었다.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후보를 선거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민주당에 이 후보의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상대 후보의 인격까지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친 것이다.


남 후보의 이런 공격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홍우 정의당 경기지사 후보는 “선거파트너로 인정하고 안 하고는 경기도 유권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남 후보는 (상대 후보들을) 흙탕물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비판했다. 남 후보와 함께 이른바 ‘연정 파트너’로 일했던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는 “이번 건은 안타까움음을 넘어 서글픈 느낌과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 같다. 남 지사(후보) 자제가 군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몇몇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응한 적이 없다.


가족사라고 봤기 때문이다. (아픈 가족사를 이유로)당원이 뽑은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공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다”고 충고했다. 또 남 후보의 연정을 지지했던 김현삼 전 경기도의회 전반기 원내대표도 “남경필 지사, 고작 그 정도 인가’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신(남 후보)이 아파했을 때만큼 이재명 후보도 아프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남경필, 얼마나 절박하면 본인도 사생활과 가족 파렴치 범죄로 숱한 비난받는 사람이 상대 후보 사생활 의혹을 내세우는 저급한 네거티브에 의존할까. 승리 위해 악마와 계약 말고 지더라도 품격을 지키시길”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이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형수 욕설 사건의 진상과 사과’라는 글을 올렸다는 <한겨레> 기사와 인터넷포털 <다음> 등에는 1만5천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은 ‘자신의 가족사를 되돌아봐라. 남 후보는 자격이나 있는가’ ‘이 후보가 가정사 밝혔으니, 남 후보도 부인과 이혼사유는 물론 아들의 범죄를 밝혀라’ 등의 격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남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펼친 것을 두고 정치전문가들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을 원인으로 꼽았다. 정기남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보수 성향이지만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 받아왔다. 하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어려워지자 ‘네거티브의 치명적 유혹’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일자리, 민생 등 유권자 중심의 이슈를 놓치는 선거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는 없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